與, 이준석 추가징계 착수… 李 “양두구육 말했다고” 반발
‘당원권 6개월 정지’ 72일만에
黨윤리위 긴급회의… 절차 개시
“李, 근거 없이 黨 모욕-비난”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추가 징계여부 관련 긴급회의에 앞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8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7월 8일 이 전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초유의 중징계를 내린 지 72일 만이다.
이양희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로 개최된 회의 직후 “(이 전 대표는) 당원, 당 소속 의원, 당 기구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모욕적, 비난적 표현을 사용했다”며 “법 위반 혐의 의혹 등으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를 했다”고 징계 절차 개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등을 비판하며 사용한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추가 징계를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어떤 표현이 문제가 된 건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언론에서 많이 쓰셨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 결정이 나온 직후 페이스북에 “양두구육 표현을 썼다고 징계 절차를 개시한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 및 수위는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 결과 발표와 맞물려 전격 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尹 출국한 날, 윤리위 李 추가징계 논의… 당내 “제명시킬 수도”
與윤리위, 당초보다 열흘 앞당겨… 李 ‘양두구육’ 등 발언, 또 징계 착수
黨안팎 “정진석 비대위 적법성 다툴
28일 법원 추가 가처분 심문 앞두고 李 자격 박탈시켜 각하 효과 노린듯”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2022.9.18. 사진공동취재단
“경찰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이준석 정리’에 착수한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8일 중앙윤리위원회가 당초 예정보다 열흘이나 일정을 앞당겨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여권 내에선 “법원의 추가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 전에 미리 이 전 대표를 제명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말까지 거론되고 있다.
○ 尹 출국날, 與 윤리위 “추가 징계”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는 18일 오후 3시 국회에서 7차 전체회의를 열고 3시간 만인 오후 6시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당 소속 의원, 그리고 당 기구에 대한 객관적 근거 없이 모욕적이고 비난적 표현을 사용했고, 법 위반 혐의 의혹 등으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당초 28일 전체회의를 예고했던 윤리위는 16일 갑자기 회의 일정을 앞당긴다고 예고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이 전 대표가 17일 성 상납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인 18일 회의를 열게 된 것. 이 전 대표는 윤리위 일정 변경이 알려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와우. (윤석열) 대통령 출국 시점에 맞춰. 바로 직후에”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15일 CBS 라디오에서도 “역사적으로도 지난 몇 달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어디에 가시면 꼭 그 사람들이 일을 벌였다”고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윤리위가 이날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 절차를 시작한 것을 놓고 당 안팎에선 “법원의 추가 가처분 결정을 앞두고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자격 자체를 박탈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정진석 비대위’의 적법성을 다투기로 한 법원의 28일 가처분 심문 전에 이 전 대표를 제명함으로써 이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이 각하되는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위원장을 비롯한 윤리위원들의 임기가 10월 중순 종료되는 만큼 징계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도 회의가 앞당겨진 배경으로 꼽힌다. 한 윤리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리위원들의 임기를 고려한 부분이 (가처분과 관련된 것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 “최소 당원권 3년 정지” 추가 중징계 전망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와 수위는 늦어도 이달 내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이 전 대표에게 소명 기회를 주기로 했다. 징계 수위는 현재 6개월인 ‘당원권 정지’ 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방안부터 ‘탈당 권유’와 최고 수위인 ‘제명’까지 거론된다.
이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더 늘리게 되면 국민의힘으로선 이 전 대표가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을 차단하면서도 정치적인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제명은 최고위 의결 사항이지만 개정 당헌에 따라 최고위의 권한과 직무를 대행하는 비대위에서도 이를 의결할 수 있다. 탈당 권유의 경우 위원회 의결 통지 이후 10일 이내에 탈당하지 않으면 곧장 자동으로 제명되기 때문에 제명과 같은 효과를 가지면서도 최고 수위의 결정이 아니란 점 때문에 정치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소 당원권 3년 정지라는 추가 중징계가 나올 것이란 말이 벌써부터 돌고 있다”며 “징계 절차 개시는 사실상 징계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와 계속 갈등을 이어가는 모습이 국민에게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일을 법원으로 가져가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이 전 대표는 가처분을 철회하고, 당 윤리위도 추가 징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경석 기자, 권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