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는 많은데 뽑을 사람 없다”… 반도체 인력 미스매치 심화
[달라진 취업 선호도]
구직자 능력, 기업 눈높이 못 미쳐
‘반도체 법안’은 국회서 감감무소식
반도체 가르칠 대학 교수도 태부족
국내 반도체 업계는 뽑으려는 기업과 지원하는 구직자 모두 늘고 있지만 오히려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 생기는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기업에서 원하는 역량과 구직자들이 갖춘 직무 능력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 때문이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는 지난달 초 반도체 산업 지원과 인력 양성을 위한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인 ‘K칩스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첨단 분야 대학 정원 확대와 임용 자격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총량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들이 반도체학과 증원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이 계약학과를 운영하면 해당 비용을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외국인 전문 기술자의 세액 감면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한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에 계류된 채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부족한 인력은 1년에 3000여 명으로 지금 상황대로라면 앞으로 10년간 누적 3만 명이 모자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주요 대학과 협력해 인재를 양성하는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가가 나온다. K칩스법 등을 통해 서둘러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원이 늘어도 들어오는 학생들을 가르칠 교수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서울대만 해도 공대 교수 약 330명 중에 반도체를 주력으로 연구하는 교수는 10여 명뿐이다. 업계에서 전문 고급 인력 충원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학 입학부터 세부 전공이 아닌 계열로 뽑아 교육 유연성을 넓히거나 해외에 있는 전문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산업과 교육 현장에 활용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반도체 1위 삼성전자, 2위 인텔과 격차 벌려
2분기 매출 28조원-점유율 12.8%
인텔과 격차 1.4%P→3.4%P로 확대
매출액 기준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점유율을 더 늘리며 2위 인텔과의 격차를 벌렸다.
1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부문 매출액은 203억 달러(약 28조2200억 원)였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 매출액 1581억 달러의 12.8%로, 1분기(1∼3월)의 12.5%에서 0.3%포인트 올랐다. 서버 수요 증가와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장에 힘입은 덕분이다.
인텔은 PC 수요 둔화와 공급망 차질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2분기 매출은 148억 달러로 1분기보다 16.6% 줄었고, 같은 기간 점유율도 11.1%에서 9.4%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인텔 간 시장점유율 격차가 1.4%포인트에서 3.4%포인트로 커졌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인텔을 추월하며 처음 1위에 올라섰다. 이후 2019년 역전당했다가 지난해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호황과 함께 또다시 인텔을 제쳤다.
다만 이번 옴디아 보고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해 분석한 내용이다. 2분기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TSMC에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TSMC의 3분기(7∼9월) 매출이 2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삼성전자(183억 달러)와 인텔(150억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