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 진화에 안간힘…자연재해 대비 강화
칠레 EMERICs - - 2023/03/03
☐ 대규모 산불 장기화
◦ 한 달째 계속되는 재난 상황
- 칠레 전역을 뒤덮고 있는 대규모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기까지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2월 2일 칠레 중부에 위치한 비오비오(Biobío)와 뉴블레(Ñuble) 지역에서 산불이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약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칠레 곳곳에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산불을 보고 받은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 칠레 대통령은 즉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여러 지원책을 실시했지만 건조하고 높은 기온이 진화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 칠레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45만 헥타르(ha)가 넘는 삼림이 불탔다. 또한 2,4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되었으며, 그 외에도 교회, 병원을 포함한 여러 공공시설과 농경지 및 목장도 피해를 입었다. 또한, 2023년 2월 28일을 기준으로 산불로 총 26명이 사망하고 2,0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으며 7,6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칠레를 뒤덮은 대규모 산불>
자료 출처: NASA
◦ 역대급 자연재해
- 칠레는 지난 2017년에도 전국적인 대규모 산불을 경험했다. ‘화재 폭풍(fire storm)’이라고 불렸던 당시 화재는 약 46만 헥타르에 이르는 토지와 삼림을 집어삼켰고 1,000여 채에 이르는 가옥과 건물을 파괴했다. 이번 산불은 피해 면적 기준으로 역대 2위에 해당하지만, 건축물 피해는 이미 2017년 화재를 넘어선 상황인데다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칠레 사상 최악의 재해로 기록될 가능성도 크다.
- 보리치 대통령은 산불이 번져가는 지역을 연이어 긴급 재난 지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칠레 국민을 향해 산불 진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는 메시지를 거듭 내놓고 있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상당한 국가 역량을 재난 극복에 쏟아붓고 있으나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 국제 사회 도움 도착...칠레 정부는 화재 발생 관련 진상 파악 나서
◦ 각국 정부, 소방 인력과 물자 지원
- 보리치 대통령이 처음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흘 뒤인 2023년 2월 6일, 미 정부가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한 인력과 물자를 칠레에 지원했다. 5,600명에 이르는 소방 인력이 칠레에 긴급 입국했으며, 만성적인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칠레의 상황을 고려하여 36톤에 이르는 화재 진압용 소방용수도 함께 칠레에 도착했다.
-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인력과 물자가 도착하기 하루 전인 2023년 2월 5일에는 스페인이 화재 진압 지원을 위한 소방관과 군인, 훈련된 드론 파일럿을 칠레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칠레의 인접국인 아르헨티나 역시 소방 인력과 차량, 그리고 헬기 지원을 약속했고, 멕시코는 화재 대응 전문가와 군 병력을 칠레로 파견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도 칠레를 위한 인력과 물자를 보냈으며, 산불이 장기화되자 칠레를 돕기 위해 나서는 국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 산불 발생 원인 조사 착수...위법 사항 발생 시 강력 처벌 예고
- 한편, 막대한 자원 투입과 해외 정부의 도움으로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와중에도 칠레 정부는 이번 산불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물론 칠레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극심한 가뭄과 이상 고온을 겪고 있기에 산불이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칠레 정부는 이번 산불이 인재(人災)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 칠레 정부는 산불 발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로 구성된 합동 수사반을 편성했다. 또한, 만약 조사 결과 이번 산불이 개간 등을 위한 고의적인 방화와 같이 인위적인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원인 제공자나 범법 행위를 자행한 용의자를 찾아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지진 위험에도 노출...정부 차원의 재해 대응 준비 필요
◦ 해안 지역에서 지진 발생
- 칠레 현지 시각으로 2023년 2월 23일, 칠레 남부에 위치한 오이긴스(O'Higgins) 지역 북서쪽 인근 해안에서 리히터 규모 5.5의 지진이 일어났다. 지진 발생 소식을 보고받은 칠레 정부는 급히 해당 지역의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다행스럽게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큰 인명 혹은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 다행히 이번 지진으로 칠레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칠레는 지진의 위협에 상시 노출되어 있는 국가이다. 지리적으로 칠레는 세계 지진의 90% 정도를 유발하는 소위 ‘태평양 불의 고리(Pacific Ring of Fire)’라고 불리는 지역과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칠레를 비롯해 멕시코 등 중남미 대륙 서쪽 해안가를 끼고 있는 국가들은 주기적으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 지진 보험 가입 추진...재난 대책 도입 계속
- 약 1개월 전, 수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 튀르키예 지진으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오이긴스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은 칠레 정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칠레 정부는 오이긴스 지진과 비슷한 시기,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대규모 지진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세계은행(World Bank)와 지진 보험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 칠레 정부는 큰 지진으로 대규모 재산 피해가 발생하면 복구를 위한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약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복구와 피해 당사자 지원을 위해 지진 보험 가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연재해에 대비한 안전장치와 대비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뜻임을 밝혔다.
- 세계 각지에서 화재,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이상 기후로 인해 산불 발생이 잦아지던 와중 사상 최악의 산불을 맞이한 칠레는 지진대에 접해있고 해안가가 길게 뻗은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지진과 쓰나미 피해에도 노출되어 있다. 자칫 국가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자연재해에 칠레 정부가 어떠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수립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Prensa Latina, Death toll from forest fires in Chile rises to 26, 2023.02.28.
teleSURtv, Chile Declares ‘Santa Ana’ Forest Fire in Biobío Under Control, 2023.02.28.
NASA, Fires Blaze Through South-Central Chile, 2023.02.03.
Relief Web, Chile: Forest Fires, 2023 - United Nations System, Situation Report No. 2, 2023.02.17.
The Guardian, Chile firefighters battle blazes amid warning that wildfires could get worse, 2023.02.06.
Aljazeera, Chile’s president urges unity amid battle to contain fatal fires, 2023.02.06.
Voice of America, International Help Arrives for Fire-Hit Chile, 2023.02.06.
teleSURtv, Chile Maintains Forest Fire Emergency, 2023.02.20.
Reuters, Wildfires in Chile raise 'great concern', says minister, 2023.02.19.
La Prensa Latina, Emergency for forest fires continues in center-south of Chile,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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