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선 미화센터
“새 신발이 탈이 났네.”
“그럼 구입한 곳에 가 서비스를 부탁하면 고쳐 준데”
그런데 어느 백화점에서 샀는지 도무지 기억이 아리송했다.
“신발깔창에 상호명이 적혀 있다고 하며 그 걸 적어서 찾아 가라고 했다.”
일러 주는 대로 하기가 마음에 내키지 않아 버스 정류소 옆에 있는 신발 수선 집에 가보기로 했다.
수선 집 아저씨께 이 신발 고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자기는 고칠 수 없는데 오거리 은행 옆에 있는 수선 집에는 신발 수선용 재봉틀이 있으니 그리로 가보라고 친절히 안내를 해 주었다.
물어물어 찾아 갔더니 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었으며 차례를 기다리라고 했다.
수선공은 남정네의 전유물로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의 주인공은 중년의 아주머니, 고무로 된 앞치마를 두르고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 평 남짓한 가게 안에는 두 사람이 겨우 비집고 앉을 정도이며, 주인은 컴퓨터로 도장을 새겨주고 있었다. 영업 종목은 각종 도장파주기, 열쇠 수리공, 주된 영업은 신발 수선업이라. 야~ 능력있네.
요즈음 장사가 잘 되느냐고 말을 걸었더니 예년에 비해 손님이 많다고 했다.
경제가 어려우니 수선 집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귀 뜸을 해 주었다. 신발의 등에 실이 풀어져 그것을 고치는데 는 2,000원이라고 했다. 기왕지사 밑창을 갈면 얼마냐고 했더니 합해서 만원이란다.
어차피 밑창을 갈아야 되기에 이 때다 싶었다. 신발을 수선하는데 옆에 보니 여자 분이라 꼼꼼히 손질하기에 마음이 흡족했으며 구두 뒷 창을 붙인 자리를 말끔히 다듬어 줄때는 고무 먼지가 나기에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하였으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며, 손님을 배려하였다.
거기다가 수리한 후 구두를 닦아 주는데 파리가 낙성을 할 지경이며 상대방의 얼굴이 비칠 정도로 광을 내어 주는 게 아닌가?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조금 있으니 열쇠를 만들어 달라는 손님이 왔다. 억척이 아줌마는 미소 띤 얼굴로 열쇠도 만들어 주었다.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아주머니, 그대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오랜만에 바가지를 쓰지 않고 정당한 대접을 받았다는 생각에 기분 좋아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요즈음 구두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구두 한 켤레 사는데 티켓 두장에 현금 2만원을 합하여 주고 산 신발, 아껴둔 신발, 행여 못 고치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했었는데 번쩍 번쩍 하는 새 신발을 신으니 기분이 날아갈 듯 하였다.
다음에는 등산화 밑창도 수선해야겠다고…….
< 2009.06.08 >
컴퓨터 화면에 도장 -- 도장을 손질하는 모습
미싱 작업을 하는 아주머니
중앙에 보이는것이 열쇠 본 뜨는 기구
신발 깔창도 보이네.
구두 수선 센터의 상징물
빼곡히 쌓인 부품과 물건들
최대한의 공간 이용
구두 뒷축을 연마하는 모습
꼼꼼한 손질
위 사진은 6월1일부터 시작된 희망근로 신청자들이
가로수 옆에 잡초를 재거하는 모습이다.
다 같은 길거리에서 일을 하는데
구두수선공 아줌마와는
대조가 된다.
님의 생각은?
- 발그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