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언니 오늘 집에 있어요?" 라는 문자 메시지가 떴다.
당연히 그러하다 라는 답신을 보냈더니만 먼 길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찾아드는 길에
"그런데 집 앞에 들어가는 길은 괜찮아요? 눈길이거나 그렇지는 않지? 미끄러질 일은 없는거지?"
그럴까봐 이틀 내내 마당쇠님이 온 몸이 파김치가 되도록 눈길 도로를 정비 해놓았지만
나가 보지 않았으니 알 수는 없고 무조건 조심해서 오라는 말로 마무리.
그헐게 노심초사를 하는 그녀는 직장 생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찾아들곤 하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휴가를 얻어 귀한 그 하루를 함께 하고자 찾아든 것이었으니 참으로 고맙고도 고마운 인연 지기라 아니 할 수 없겠다.
그렇게 간만에 만나 채식자연주의 만찬을 누리고 함께 마을길을 돌며 산책을 하고
다담을 나누면서 한나절의 즐거움을 누리니 좌우지간 사람은 자주 만나고 봐야 할 일이지 싶도록
밀린 이야기가 너무 많아 숨 쉴 틈 없이 물꼬가 흘러만 간다.
게다가 새로 구입한 난로 앞에 앉아 난로 위에 얹어진 세 개의 주전자를 통해 쉴 새없이 보이차와
헛개나무 대추차를 마셔대니 온 몸이 따스하고 흘러 넘치는 이야기의 풍성함으로도 이미 마음이 따스했다.
어쨋거나 그렇게 하루 종일 마시고 먹고 수다를 떨며 모처럼 저녁 시간에는 티비 앞을 점령
하고 앉아 떠나지 않고 화면을 들여다 보기는 처음이요 내 사전에 결코 없을 일이지만 단순
하게 살기를 좋아하는 그녀 덕분에 채널을 돌려가며 그녀가 보여주는 온갖 드라마를 섭렵하고
일반적인 여자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기본적으로 좌르르 꿸 수는 있었으니
요즘의 드라마 흐름이나 세태의 반영을 알겠다.
하루 종일 티비 드라마를 보면서 하루를 소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적성에 맞지 않음은 분명하지만
더러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시선을 놓아도 좋으련만 아, 또 분석이 들어가신다.
그냥 드라마를 보고 즐기면 좋을 텐데 태생이 자꾸만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의도를 분석하기 시작하니
그것도 참 못 말릴 일이겠다 싶어 그냥 두 눈을 질끈 감고 눈으로만 드라마를 쫓으며 입으로는 수다를 날리다 보니
어느새 밤 열 한시가 넘었고 지인이 좋아하는 '별에서 온 그대' 라는 프로그램을 마지막으로 하루치 드라마 섭렵이 끝났다.
그리고 그녀가 굳이 자고 가라는 성화를 뿌리치면서 까지 돌아가고 하루를 정리하는 의미로
늦은 밤 뉴스를 시청하다보니 앞으로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일-문화가 있는 날-이라 칭하며
대중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려고 한다는 소식들 듣게 되었다.
오호라...듣기엔 아주 반가운 소리요 가능하다면 꼭 혜택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뉴스 시청을 하다가
혹시 선거발은 아니겠지? 불특정 다수에게 공약을 남길 일은 아니겠지? 또 전국민의 절반이 넘은
개인정보 털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시선을 돌리려고 하는 짓은 아니겠지 별별 생각을 하다가
그것은 아닐 거야 로 결론 지으며 일단 믿어 보자로 의심의 눈길을 걷었다.
그런데 왜 선심을 자꾸 의심하느냐고 묻지 마시라.
그놈의 선심성 공약이 지켜진 적이 별로 없다는 것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아시지 않느냐 말이다.
뭘 하겠다고 해놓고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는 대중을 향한 약속이라는 것, 별로 믿을 것은 못되지만
이번만큼은 꼭 절대적으로 혜택을 보고 싶어 믿어보기로 한다.
왜? 다른 것도 아니고 문화 혜택이니 말이다.
그것도 무료도 가능 하고 할인도 된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말이다.
특히 우리처럼 시골에 사는 사람들에게 문화적 혜택이란 거의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니 도시 뿐만 아니라
지방과 연계해서도 이 혜택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굴뚝이라 문화일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하였던 것.
도시를 버리고 안성으로 내려온지 13년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이 고장에 자리매김하느라 서울로 동선을 움직여 가며 문화 행사를 누리는 일은 아예
엄두를 내지 않게 되었고 기껏 해야 천안이나 평택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서 누리고 흡수하게 되었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고 마뜩치 않아 언젠가 부터는 저절로 포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여러가지 혜택을 준다고 하니 문화인으로서의 자존감을 높여 볼까 한다.
워낙 언저리 도시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 받기도 어렵고 혹시 있다고 하여도 가격도 마음 편히
즐길 만큼은 아니었으니 움추러 들었던 것도 사실이요 도시에 편중한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입장료가
반값으로 할인이 된다면 한 번쯤 가볼까 라는 마음을 먹고 수요일 하루 쯤 세내어 찾아갈만은 하겠다 싶은데
또 한편으로는 너도 나도 수요일에 몰린다고 하면 과연 죄다 수용가능 하기는 할까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생각이 우주를 헤매는 듯 하다.
그래도 우선은 반갑다.
문화라는 것이 특정인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일반인 모두와 대중적인 잣대로 이뤄지는 것이라면
혜택 또한 그러해야 함이 마땅하거늘 특정 소수 정예들이나 문화를 향유하는 것처럼
호도되고 왜곡된 현상을 탈피할 아주 좋은 기회가 또 마지막 주 해당 수요일은 문화일이라는 콘셉트이겠다.
그 좋은 의도가 누리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날로 발전하다 보면 저절로 모든 수요일은 문화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일단은 첫 시작의 단추를 잘 꿰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영화 관람료의 할인과 국립 공연 시설의 공연을 무료나 할인 가격으로 볼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부분도 공감대를 형성하여 프로 농구나 배구 가족 입장료도 할인이 된다고 하니
전국민에게 스포츠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일환으로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 환영할만한 일인데
점차로 영역확대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해본다.
일단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취지에 걸맞게 다양한 방향의 혜택이 주어지길 희망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분야별 주요 혜택 내용을 살펴보았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주요 영화관은 저녁 시간 오후 6시 부터 8시 에 상영을 시작하는 1회분에 한하여
관람료를 8천원에서 5천원으로 할인을 하고 메가박스, 롯데 시네마의 직영관, 전주 시네마, 대한극장 서울극장 등에서
할인 가격으로 불 수 있다고 한다는데 아, 역시나 다.
전관도 아니고 모든 마지막 수요일에 해당하는 전반적인 시간대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뭐냐.
그 시간대와 해당 영화관을 찾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 아니던가.
나도 모르게 기분이 팍 상하고 어이가 없어 그럼 그렇지 싶다가도 그래도 일단은 시작의 물꼬를 텄으니
시행해보고 좋은 반응이 오면 영역을 확대하겠지 다시 마음을 고쳐 먹다가도
이런 야비한 조건에서는 혜택을 볼 사람이 많지는 않겠다 싶었다.
결국 기대치만 높였지 실제는 용두사미 격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다시 한 번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시행 되는 첫 달인 2014년 1월 29일 마지막 수요일엔 국립극장에서 기획한 특별 무료 공연인
한국 춤 공연 '코리아 환타지'와 국립국악원의 기획 공연 '청마의 울림'은 특별 공연으로 선보인다고 한다.
예술의전당은 뮤지컬 '영웅'의 영웅석(1·2층) 300석과 최자현 피아노 리사이틀 전석을 30%할인한다는데
다양한 공연에서의 혜택이 아니라서 아쉽긴 하다.
스포츠 관련 부분은 어떠한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참으로 정성이다.
암튼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경기장에 이날 부모와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함께 입장하면 입장료가
모두 반값으로 할인된다고 하지만 과연 직장인으로서의 부모님과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요 과연 실행 가능할 일인지도 의심스럽다.
마치 빛 좋은 개살구 같다는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평일 수요일에 부모와 함께 움직이기란 역시 하늘의 별 따기가 아니던가 말이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그날을 위해 월차라도 내어야 하는 것이 아니더냐 말이다.
그런 반면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조선 4대 궁궐과 종묘·조선 왕릉이 무료로 개방됨과 더불어
전국 국·공·사립 박물관·미술관·과학관 중 상당수도 무료나 할인 가격으로 관람 할 수 있다는 것에는 고무적이긴 하다.
그나마 우리 아이들에게 이것도 기회라고 작은 기회라도 주어진다고 생각하면 다행한 일이라 여겨짐은 물론
이 뿐만 아니라 참으로 실질적이고 실제적인 많은 혜택이 일반 소시민에게 주어지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가져 본다.
헌데 방학 중에는 가능할 일도 학교 수업이 진행되는 학기 중에는 가능한 일일까?
그 또한 의문이 아닐 수 없지만 학교 내에서 자체적이고 탄력적인 융통성을 발휘하여
수용할 방법을 찾으면 그나마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기는 하다.
이제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음이니 일단을 박수치면서 환영을 하고 문화가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요
그 문화가 풍성할수록 민도가 높아진다는 것쯤은 아시리라 믿는다.
점차로 한류열풍이 단순히 아이돌 그룹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셨으리라 보고 고압적이고 고리타분함이 아닌 조금이라도 발상의 전환을 갖는다면
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소시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유념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은 일이지만 1프로 쯤은 대중적인 마인드와 소시민을 위한 배려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국민들에게 미칠 환경의 변화나 파장이 쓰나미급으로 전환되어 점차로는1인 1 문화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끝으로 마무리 할까 한다.
와중에 꼬집어 한 마디를 더 붙인다면 문화관광부면 어떻고 문화체육관광부면 어때서 굳이 개념이 같은 문체부를
새롭게 이름을 바꿔야 했는지 그것도 궁금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며 명패 바꾸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의식이,
발상의 의도가 정말로 아리송 하다.
물론 주력 부분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 아니던가 말이다.
그 이름자 하나 바뀌면 너무 많은 것을 새로 준비해야 하고 그로 인한 국가의 세액 손실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결국은 국민의 혈세가 아니던가 말이다.....그야말로 쯧쯧쯧
*****자세한 문의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여가정책과. 044 203 2514
첫댓글 수요일을 문화일로 하겠다는 말은 벌써 한달여 전에 뉴스에서 다룬 내용인데...
문제는 우리처럼 수요예배가 있는 기독교인들은 그림의 떡이지만...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것도 잘만 활용하면 유용할듯 하고~!
아, 그랬습니까 한달 전에?
그때는 소식을 알지 못하였고 엊그제 뉴스에 확정되어 실시한다는 아나운서의 말에 옳다구나 했습니다만
역시 그 수요일에 혜택을 받을 사람은 많지 않겠구나에 동시다발로 든 생각은
어쩌면 이리도 얄팍한 선심성 행정이냐 싶다가도 그래도 시도와 의도는 좋았다 로 박수 칩니다.
하다보면 좀 더 나은 방법을 또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어서.
전 요일, 금액에구애받지않고
내가 편한시간대에 제 값내고 다닙니다...
ㅎㅎㅎㅎ 그럴 수 있으면 가장 좋죠.
혹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신경 써서 수요일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말이고
과연 그 약속이 끝까지 지켜질 지 살펴보자는 것이며
어쩐지 선심성 낚시 같다는 생각이 드니...얼마나 실현가능 할 일인지 궁금하다는 말씀입니다.
사실 저 또한 관계없이 즐기긴 합니다만.
@햇살편지 요일 생각하고 뭐생각하고 스케쥴 맞추고 하다보면
포기
차라리 나 편할때 부담없이 간다....아님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