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7
[플루토에서 아침을(Breakfast on Pluto/2005)] - 킬리언 머피, 리암 니슨
감독 : 닐 조던
배우 : 킬리언 머피 - 키튼 役
리암 니슨 - 버나드 신부 役
[연합뉴스 펀글]
<새영화> 긍정의 힘 '플루토에서 아침을'
2007-03-28
'크라잉 게임'의 닐 조던 감독 최신작
킬리언 머피 섬세한 연기 눈길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Breakfast On Pluto)'은
오드리 헵번 주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을 연상시킨다.
유사한 제목뿐 아니라 현실과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 또한 그렇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보석상 티파니가 상류사회를 뜻한다면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이야기인 '플루토에서 아침을'에서의 플루토(명왕성)는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의미한다.
이 영화를 만든 닐 조던 감독은 아마 이런 유사성 때문에 제목을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본뜬 듯한 '플루토에서 아침을'이라고 지은 것 같다.
여자가 되고 싶은 패트릭(킬리언 머피). 그는 장미와 사탕을 좋아하고 여장을 즐기는
남다른 청년이다. 패트릭 대신에 여자 이름인 키튼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패트릭은 버림받은 불쌍한 아이다. 갓 태어나 성당 앞에 버려졌고 신부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과거를 알고 난 뒤부터 패트릭은 항상 친엄마를 만날 꿈만 꾼다. 뛰어난 미모를 지녔다는
생모를 그는 '유령숙녀'라고 부른다. 여장 탓에 가족과 자주 부딪히던 패트릭은 생모를
찾아 런던으로 떠난다.
동성애자 등 소수자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사회자 약자인 이들을 통해 부조리와 불평등,
차별이 만연한 세상을 꼬집는다. 극단적인 소재는 이를 구현하기에 무엇보다 매력적이며 효과적이다.
아일랜드 출생인 닐 조던 감독은 영화 '크라잉 게임'에서처럼 동성애와 북아일랜드라는
공간적 배경을 '플루토에서 아침을'로 그대로 가져왔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전쟁으로
유명한 북아일랜드와 동성애는 차별ㆍ약자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플루토에서 아침을'을 이끄는 두 축은 차별 가득한 현실과 이를 뛰어넘는 발랄한
패트릭이라는 캐릭터에 있다.
감독은 아일랜드인이며 여장남자인 패트릭이 이 두 가지 약점 때문에 때론 이용당하고 때론
고통받지만 긍정적인 사고로 고난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긍정의 힘으로 삶의 고통을
'가볍게' 극복하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구현한 것.
감독은 이 영화를 "순수함, 상상의 힘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감독의 의도를 생각하며
관람하면 더 재미있을 듯.
'플루토에서 아침을'은 '크라잉 게임'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등으로 유명한 닐 조던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이외에도 주인공 킬리언 머피 때문에도 관심을 끈다.
킬리언 머피는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 주인공
데이미언을 연기했고 내달 개봉 예정인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선샤인'에도 주요 배역으로
얼굴을 내민다.
심각한 내용을 가벼운 외피로 포장한 이 영화에 대해 관객의 반응은 엇갈릴 듯.
수다떨기 : 영화 포스터가 여기 저기 눈에 띄고, 입소문이 좋게 난
영화라 보게 되었는데요.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역사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전체 줄거리도 모르고, 평소 관심 가지고 있던 감독도, 배우도 아니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참 유쾌하게 봤던 영화였다고 생각되요.
영화 내용적으로 보면 결코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말이에요.
영화 속 대사 :
손님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방에서.
리암 니슨(버나드 신부) : 옛날에 부모를 모르는 한 소년이 살았다네.
킬리언 머피(키튼) : 어머 슬퍼라. 끔찍이 슬퍼했겠네요?
리암 리슨 : 그렇진 않았어. 오히려 늘 웃고 있었지.
킬리언 머피 : 눈물을 감추려고 웃은 건 아닐까요?
리암 리슨 : 아마도 그렇게 웃지 않으면 ... 힘들었겠지.
킬리언 머피 : 힘들다니 뭐가요?
리암 리슨 : 자기 처지를 감당하기가.
킬리언 머피 : 그를 꽤 잘 이해하시는 것 같네요.
리암 리슨 : 난 그애 아빠를 알아.
킬리언 머피 : 그런데?
리암 리슨 : 그 아빠는 아일 몹시 사랑했지만 표현을 할 수 없었어. 그를 얼마나...
킬리언 머피 : 얼마나?
리암 리슨 :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할 수 없었어.
킬리언 머피 : 그건 말도 안돼요.
리암 리슨 : 어째서?
킬리언 머피 : 왜 그런 말을 못해요?
리암 리슨 : 방법을 몰랐으니까. 수 많은 말을 알았지만 그 말만은 할 줄 몰랐거든.
킬리언 머피 : 세상에 그렇게 쉬운 말을?
리암 리슨 : 때론 쉬운 말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겐......불가능한 말이야.
그는......아이 엄마도 사랑했지만 그 또한 불가능했어.
킬리언 머피 : 결국 말을 못했나봐요?
리암 리슨 : 못했지, 그래서 아이는...영국으로 떠났고, 그 아빠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지.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것들과 해줬어야 하는 것들을 계속 생각했어.
킬리언 머피 : 또 뭘 생각했대요?
리암 리슨 : 혹시 아이가...엄말 찾으려고 영국에 간 건 아닐까.
킬리언 머피 : 엄마 이름이 뭐죠?
리암 리슨 : 아일리. 아일리 버긴. 그래서 그 아빤 결심했지. 아이에게 엄마 사는 델 알려주자.
킬리언 머피 : 슈령 숙녀는 어디 살죠?
리암 리슨 : 뭐?
킬리언 머피 : 계속 하세요.
리암 리슨 : 그녀는 가정이 있기 땜에 꺼려할지도 몰라.
킬리언 머피 : 어디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