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탈당 꼼수에..국힘 "사사오입 버금가" 정의당 "민주주의 테러"
김명일 기자
입력 2022. 04. 20. 16:21 수정 2022. 04. 20. 18:07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유동 상근부대변인은 “반민주적 행태”라고 반발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갖 꼼수란 꼼수는 다 쓴다. 이 정도면 사사오입 개헌에 버금가는 반민주적 행태”라며 “더불어민주당에서 ‘민주’를 빼야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두렵지 않나? 국민을 보고 정치하시라”라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했던 말이다. 문 대통령 임기 이제 20일 남았다. 과연 저 말대로 얼마나 문재인 정부가, 그리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켰는지 되돌아보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야바위짓을 그만하라”라며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를 민주당이 철저하게 무시했다. 검수완박을 밀어붙이기 위해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킨 민주당의 행태는 국민을 속이는 야바위짓일 뿐이다”라고 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역사는 사필귀정이다. 비상식적이고 반민주적인 짓을 벌인 모든 정치집단은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다”라며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견제와 균형을 이토록 철저하게 깔아뭉갠 민주당을 기다리는 것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뿐이다”라고 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후보자 지명을 대국민 인사 테러라고 했다. 묻는다. 민형배 법사위원 탈당을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하겠나?”라며 “민주당의 오늘 처사는 국회의 시간과 국회의 민주주의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다. 몰염치하다”라고 했다.
민형배 의원 탈당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가야한다. 국민께서 지켜보고 있다.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분별력 있게 하자”라고 했다.
검수완박에 반대한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라고 했다.
양 의원은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의 한사람인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라며 “내가 사랑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민주당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검찰개혁은 시대적 소명이지만 좀 더 숙고하자. 제 한 몸 제물로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이용섭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당론인 ‘검수완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탈당’이라는 자기희생을 보여주신 민형배 의원의 결단을 높이 사고, 외롭지 않도록 광주시민이 함께 하겠다”고 했다.
민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민주당은 안건조정위 회부를 통해 ‘검수완박’ 법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는데 민 의원이 양 의원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국민의힘은 합법적 ‘의사 진행 지연’ 수단인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청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각 3인으로 구성된다.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 1명을 무소속에 주겠다며 민 의원으로 지정하면 조정위는 4대 2로 무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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