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는 돼지 살코기를 밑간한 후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튀김 요리이다. 이런 돈까스의 어원은 두툼한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음식인 포크 커틀릿(Pork Cuttle)에서 유래가 되었고 이 포크 커틀릿을 일본에서 “Pork의 한문인 豚(돼지 돈)으로 번역하고 다시 cutlet를 일본식 발음인 카츠레츠(カツレツ)로 발음한 데서 출발하여 시간이 흐르면서 카츠레츠의 뒷부분을 잘라내고 카츠(カツ)만 사용하여 돈카츠(豚カツ)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렇게 지어진 일본식 이름이 한국에 전해지면서 연음화되어 ”돈까스(혹은 돈가스)“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돈까스라는 이 단순한 메뉴가 거쳐온 위와 같은 과정을 놓고 볼 때 우리는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외국산 및 외국 브랜드라면 환장하는 속물적 사고방식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뉴 하나를 놓고 사대주의라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요즈음 가는 곳마다 온갖 간판, 온갖 상품, 온갖 회사들이 듣도 보도 못한 외래어들로 치장을 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그런 외래어 이름들이 사업 혹은 장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도움 되지 않는 이름을 사용할 머저리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외래어 열풍은 음식메뉴에 그치지 않는다. 신문방송들부터 외래어 사용의 홍보대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부 고위인사나 국회의원들, 혹은 저명지식인들이 나와 대담할 때 입에 달고 하는 말들 중에는 “팩트(Fact)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계속 모니터링(monitoring)을 하고 있다,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팬데믹(pandemic)상태가 되었다”, 등등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자랑스럽게 늘어놓고 있다. 특히 방송의 연예프로그램에 나오는 외래어들을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잠시 대표적인 외래어들을 몇 개 알아보자. 갈라쇼(Gala Show: 큰 경기나 공연이 끝난 뒤 벌이는 축하 행사), 걸 크러쉬(Girl Crush: 여성이 같은 여성의 매력에 빠져 동경하는 현상), 그루밍(Grooming: 화장, 털 손질, 손톱 손질 등, 몸을 치장하는 행위), 노멀 크러쉬(Nomal Crush: 평범하고 소박한 것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정서), 뉴트로(Newtro: 새로움과 복고의 합성어로 새롭게 유행하는 복고풍 현상), 데자뷰(Deja Vu: 처음 보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어 보이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 도플갱어(Doppelganger: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나 동물, 즉 분신이나 복제품),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주차하지 않고도 가게 창구를 지나가며 주문 상품을 전해주는 서비스) 같은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이런 외래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딥 페이크(Deep Fake: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특정 영상에 합성한 편집물, 즉 가짜 동영상),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의 첫 자를 딴 말로서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 랩소디(Rhapsody: 자유롭고 관능적인 기악곡을 뜻하며 광시곡이라고도 함), 레트로(Retro: 과거의 제도, 유행, 풍습으로 돌아가거나 따라 함), 루저(Loser: 모든 면에서 부족하여 어디에서건 대접 받지 못하는 사람, 버스킹(Busking: 길거리 공연), 빈티지(Vintage: 낡고 오래된 것), 스모킹 건(Smoking Gun: 결정적 증거), 스웨그(Swag: 힙합 용어로 잘난체 하거나 으스대는 몸짓), 시크하다(Chic하다: 세련되고 멋있다), 싱크로율(Synchronization: 비교되는 대상이 서로 닮은 비율), 아우라(Aura: 예술 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 애드리브(Ad Lib: 연극이나 방송에서 출연자가 대본에 없는 대사를 즉흥적으로 하는 말), 엠지세대(MZ세대: Millennials와 Genaration을 합친 용어), 엣지(Edge: 개성, 센스, 독특, 특징) 등등도 정말 많이 쓰인다.
내킨 김에 좀 더 소개하면 워너비(Wannabe: 닮고 싶은 사람이나 갖고 싶은 물건을 동경하는 마음과 행동), 원마일 웨어(One mile wear: 동네에서 입고 다니는 간편한 옷), 젠더(Gender: 생물학적 성(Sex)에 대비되는 사회적, 문화적인 성), 좀비(Zombie: 살아있는 시체), 카메오(Cameo: TV나 영화에서 유명 인사의 깜짝 출연), 코스프레(Cosplay: 게임이나 만화 속의 인물처럼 분장하여 그 주인공 흉내를 내는 놀이), 키치(Kitsch: 저속한 작품이나 공예품 또는 싸구려 상품을 이르는 말), 테이퍼링(Tapering: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썼던 각종 완화 정책과 과잉 공급된 유동성(자금)을 거두어들이는 정책. 티저(Teaser: 일부만 공개하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예고성 광고), 폰지 게임(Ponzi Game: 고율 배당을 미끼로 초기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 수익으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않고 제3자에게 신규로 자금을 빌려 상환하는 투자 사기 행위) 등등, 일일이 열거하자면 정말 끝이 없다. 이렇게 외래어 마니아(Mania: 광신자)들이 넘치는 나라가 과연 자랑스런 나라일까? 아니면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 같은 놈이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수구골통일까? |
첫댓글 광신자가 많아도 너무 많지요. 따다붓다 하다간 개망신 당해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