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859
신심명072
동봉
제3칙
제5장 소견小見
제2절
잡으려고 마음쓰면 가늠을잃어
보나마나 삿된길에 들어가지만
놓아두면 그런대로 자연스러워
근본바탕 가고머묾 본디없어라
집지실도執之失度
필입사로必入邪路
방지자연放之自然
체무거주體無去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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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늠度의 다른 말은 정도程度다
영어로 디그리degree다
눈금의 뜻이 담겨 있다
사람이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조절하기 어려운 게 있다면
어쩌면 적절한中 씀庸이며
알맞은中 길道일 것이다
뭔가를 잡으려 한다면
절제를 잊어버리고
무조건 손 안에 많이 넣으려 한다
법도 도度 자가 대표적 새김이나
살 택, 헤아릴 탁으로도 푼다
법도, 법제, 법, 정도 외에
가락, 율려, 자
온도 등의 단위
도구, 기량, 국량
거듭하는 횟수
태양과 하루의 해
드러나 보이는 겉모양
천체의 속도 따위가 담겨 있다
게다가 각도의 단위에서부터
온도의 단위가 도度며
온도계의 눈금
직각의 90분의 1
경도와 위도의 단위
지구 둘레 360분의 1이다
출가 승려가 되고
헤아리고 추측하며
번뇌로부터 해탈하며
기준으로 삼아 따름이 도다
법도 도度 자를 잘 들여다보면
집 엄广 자와 스물 입廿 자
또 우又 자가 만난 자다
열 십十 자에서
스물 입卄
서른 삽卅
마흔 십卌 자 따위가
열 십十 자에서 왔으며
산가지에서 비롯된 글자들이다
법도度가 셈이 바탕이라면
집广은 삶의 뜰이고 터전이다
집家 뜰庭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스물 입卄자는 3가지가 있는데
반듯하게 열 십十자를
나란히 놓은 스물 입卄 자가 있고
한쪽 발을 앞으로 쭉 내민
받들 공/스물 입廾 자가 있으며
이래가 막힌 스물 입廿 자가 있다
입卄 자가 고정된 스물이라면
입廾은 움직이는 스물이며
이래가 막힌 스물 입廿 자는
삶을 담고 생각을 담은 글자다
어린아이가 처음 셈을 시작할 때
하나에서 열까지는 기본이다
그래서 열까지 제대로 익힌 뒤
열에서 스물까지 ㄹ받침과
서른에서 아흔까지 ㄴ받침을 거쳐
마침내 ㄱ받침인 백에 이른다
열이나 스물처럼 ㄹ받침은
ㄹ받침이 주는 굴곡처럼
흐름을 통해 다양함을 배운다
이것이 지우학志于學의 시기다
서른에서 아흔까지는 모두
ㄴ받침인데 이들은 섬立의 세계다
이립而立의 나이는 서른이 맞을까
물론 서른 나이가 맞긴 하나
마흔, 쉰, 예순, 일흔, 여든에서
마침내 아흔에 이르고
그리하여 삶을 마감하기까지
모두 두 발로 걷는 섬立의 시기다
ㄴ받침은 어떤 나이일까
신발ㄴ을 신은 채 걷는 나이다
가령 3자리 수 ㄱ받침의
백 세에 이르면 박힘의 시기다
ㄱ자처럼 살아온 삶의 이미지를
후손들이나 후학들 마음에
오래 박히게 되는 때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단다
백의 ㄱ자 받침은 곧 남김이다
우리는 과연 어떤 이미지로
후세에게 남겨질 것인가
아무튼 법도 도度 자는 처음부터
헤아림을 위해 만든 글자였다
큰 집의 뜻을 지닌 집 엄广 자에
돌멩이口와 손卄을 그렸다
땅에 놓인 돌멩이口를
오른손又으로 집어들어 힘껏 던진다
그리하여 돌멩이 떨어진 곳과
거리를 재어 표현한 것이
헤아릴 도度 자에 담긴
던지다, 재다 따위의 뜻이다
잡을 집執 자에 담긴 뜻은
잡다를 비롯하여
가지다, 맡아 다스리다
처리하다, 사귀다, 두려워하다
벗, 도반, 동지同志 따위다
잡을 집執 자에는
고생辛과 행복幸이 있다
그 행복은 정지되어 있지 않고
공丸처럼 둥글어 개인이 아니라
모든 이가 함께 누릴 가치다
회의문자로 잡을 집执의 본자다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다행할 행幸 자가 의미소요
잡을 극丮이 소릿값이다
극丮은 명사로 쇠고랑인데
쇠고랑을 채운다丮는 뜻이다
소릿값을 나타내는 집과
환丸 자를 기본으로
손을 뻗어 잡다로 되어 있다
죄인罪人을 사로 잡다의 뜻이다
같은 의미를 가진 한자로는
잡을 구拘 자를 비롯하여
붙잡을 나, 라拏, 拿
잡을 병秉
을잡을 액扼
잡을 조操
잡을 지摯
잡을 착捉
잡을 체, 탈 태逮
잡을 파, 긁을 파把
잡을 포捕 자 따위가 있다
잡을 집執 자를 다시 보자
다행할 행幸 자는 반전의 뜻이다
행복幸은 고생辛에서 온다
그래서 반전의 글자라 한 것이다
따라서 두 글자는 1획 차이다
행복幸에서 긍정一을 빼면
마침내 고생辛이 되고
고생辛에서 희망一을 품으면
고생은 그 자리에서 행복이 된다
고생辛은 매운맛에서 왔다
시어머니의 매움에서 온 것이다
이를테면 시어머니 말씀을
맵辛게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기쁨幸으로 받아들일 때
이보다 값진 행복은 없을 것이다
다행할 행幸 자를 가운데 놓고
둘이 마주 앉아 바라보면
서로 상대 영역土을 인정함이다
내가 바라본 상대 마음 영역과
상대가 본 내 마음 영역이
서로 오고감丨丨으로 맺어 있다
놓을 방放은 등글월문攵 부수로
놓다, 놓이다, 석방되다
내쫓다, 추방하다
내놓다, 꾸어주다
버리다, 달아나다, 떠나가다
널리 펴다, 넓히다
꽃이 피다, 빛을 발하다
내걸다, 게시하다
그만두다, 내버려 두다
방자하다, 멋대로 하다 등이다
또 어긋나다를 비롯하여
본받다, 본뜨다
배를 나란히 늘어놓다
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이르다, 다다르다
준하다, 기준으로 삼다
의지하다, 서로 닮다
지급하다, 바라다
크다, 크게
형벌의 한 가지 따위다
잡음執은 나쁜 것이고
놓음放은 좋은 것이라 하지만
정말로 이들 둘은 좋고 나쁠까
외롭고 절망에 빠진 사람은
다가가 마음 다해 잡아줄 것이요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마음 편해질 때까지 놓아 주라
집착의 집執이 아니고
방종의 방放이 아니라면
놓고 나쁨의 극단을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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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절 수각에 비친 하늘 : 사진/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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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6/2020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큰 자비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