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 보니 왜 이런건 아무도 내게 얘기해 주지 않았을까 싶은게 하나 둘이 아니다. 먼저 카톡프로필이나 SNS를 보면 무조건 행복해 보이는 아기 엄마들. 아기만 낳으면 모든게 아름다워 질것 같았는데. 왜 내게 말해 주지 않았니.. 절대로 출산과 육아는 아름답지 않다 출산은.. 아름답지 않았다.
내가 겪은 출산은 본능적인 그러나 창피할 겨를 없는 평생 처음 겪는 낯선일들의 향연이었다.
아름다운건 내 딸이었지 출산 한 내가 아니었다
그리고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은 또 한가지.
나는 아기만 낳으면 임신중에 입지 못했던 옷들을 모두 입을수 있을 줄 알았다.
그. 러. 나.
겨울에 출산 했던 나는 아무것도 입을수 있는 옷이 없었다 나는 젊은 엄마는 아니지만 예쁜 엄마가 될거야. 너무 아기한테 얽매여서 내 모든걸 버리진 말아야지.. 했었는데. 출산을 경험한 순간 나도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니트, 울 아기를 안을땐 입으면 안되는 옷이었다
일명 가오리 스타일의 티셔츠 아기띠를 하면 댕강 올라가 잘못하면 배를 보여주거나 옆구리를 보여 줄수 있는 옷이다
청바지랑 자주 입었던 박시한 스타일의 티셔츠. 아기 발에 감겨서 내려놓을때나 안아 올릴때 잡아당겨져 목이 늘어나거나 아기 발 모양이 거룩하게 남을수 있는 옷이다
열심히 사다 모았던 스키니 청바지. 기분 내느라 한번 입었는데 아기 안고 앉았다 일어났다 몇번했더니 피가 안통해 센시아를 사먹을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다리도 가릴수 있고 통풍도 잘 되고 고무줄로 편하게 입을수 있는 롱 스커트. 아가.. 왜 이렇게 엄마 치맛자락을 잡니.. 치마 벗겨지면 어떡해
그럼 대체 무슨 옷을 입어야 하나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면소재 티셔츠와 잘 늘어나는 고무줄 바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이즈들의 옷 앉고 일어설때 무리가 없고 아기를 안았을때 걸리거나 아기 팔이나 다리에 걸려 민망한 상황이 생기지 않을 옷.
그러나 어떤 옷을 입어도 하루 종일 애 보면서 눕고 뒹굴고 앉았다 일어났다 백번 하다 보면 저녁땐 너덜너덜해져서 그 날 입은 옷은 어둑어둑해지기 전에 얼른 세탁기에 집어넣는다.
나는 옷을 엄청 잘 입거나 패션에 엄청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심플하게 똑 떨어지는 캐주얼을 좋아하고 되도록 자리와 상황에 맞는 옷차림이여야 스트레스 덜 받는, 내 옷에 고집 있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어딜가나 아기와 함께 일땐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다.
예쁜 엄마 이고 싶었는데 이 모든것들은 임신 기간 중 나의 상상속에만 있던 아름다운 출산과 육아였던 것이다.
하긴 임신한 사람에겐 좋은 말만 해주는게 원칙이고 안그래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테고 두렵고 힘든데 이런 얘기를 들으며 태교 할수는 없으나!! 알건 알아야 한다
이글을 보는 임산부 여러분 아름다운것만 상상하다 나중에 옷방 보며 우울증 올수도 있으니 이거 하나만 알고 가세요.
입을수 있는 옷이 없다는 걸.. 편한게 최고지만 편한것 옷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야 한다는 걸
아기 엄마들은 스타일이 비슷비슷하다 생각했었는데 이유있는 패션이었다.
패션이라 하기엔 뭣하지만 아가들을 위해 모든것에 최선을 다 하는 엄마들의 모습이다
외출 할때 마다 정신없고 뭐라도 하나 빠트릴까봐 손으로 꼽아보며 내 얼굴이며 머리는 신경쓸 겨를 없어도 아직 머리 없는 우리 아기 아들로 볼까봐 아기 리본 머리띠는 꼭 챙겨나가고 미어터질듯 그득그득 화장품이 담겨있던 화장품 파우치는 온데간데없고 아기 간식,치발기,혹시 모를 분유 여분에 이 더운 여름에도 혹시 모를 얇은 담요까지 가방 박음질 선이 벌어지도록 아기 물건만 챙겨넣는 나는 엄마다
그리고 예쁜엄마가 되겠다는 다짐은 여전히 변함없다. 햇님이가 이 세상에는 엄마 아빠 말고도 기댈수있는 많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일들이 아주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그날까지 예쁜 엄마 말고 그냥 엄마로 지낼 생각이다
혹여 길을 지나는 무릎 나온 트레이닝 복을 입은 아기 엄마를 보거든 아줌마들 패션은 다 저래..라고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내 아기를 키우기 위한 엄마들의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패션이라고 생각 해 주시길..
아기와의 외출은 늘 정신없지만 그래도 집에서 늘 아기 사진만 찍어 주는 것보다 잠깐이라도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기에게나 엄마에게나 좋은것 같아요. 참고로 면티에 고무줄 바지만 입는다면서!! 하실까봐..외출시에 입는 옷중 가장 편하고 화려한 (?)색을 자랑 하는 원피스예요.^^
-------------- 가수 메이비 블로그 글을 보며 글 완전 잘씀.. 러생각들고 엄마들 대단하다는 생각들어서 퍼옴
첫댓글 슬프다...
ㅜㅜㅜ흑..
결혼은 몰라도 출산은 진짜 하기 싫다 ㅋㅋㅋㅋ
아휴........정말 ㅠㅠ 슬퍼
아 진짜 끔찍하다ㅠㅠㅠ
ㅠㅠ진짜 우리언니만 봐도 옷입는데 제약이 엄청나다....ㅜㅜ
애 낳기싫다..
맘아파...
문화센터갈때 애기는 있는 옷 중 젤 예쁜거 입히고 나는 박스티에 바지대충 주워입고 감ㅋㅋㅋㅋㅋ
이래서 애 낳기 싫어...
난 애 낳기싫어... 아님 보모를 구하던가...
다싫어 결혼도 애도
아......ㅠㅠㅠㅠㅠ
메이비 글 되게 잘쓴다 ㅜㅜ
그래맞아 아직 아기가 없지만 우리 남편두 맨날 그 말함 ..여자들은 꾸미는 거 좋아하는 데 못꾸미는 거 맘아프다고 벌써 남자가 메고다닐만한 백팩 기저귀가방으로 쓴다고 알아보고있음..
지금쯤 아기낳고 잘지내고 있지?
ㅜㅠㅠㅜ 글 너무 잘쓴다
헐 이런부분까지는 전혀몰랐어 와...새롭게 알고간다..육아와 출산은 계속 보고 듣고해도 어렵구나...전혀 몰랐어 요새야 페미고 여자들이 의견을 잘 내서 이런사실들이 있다는 걸 조금씩 아는 듯..그 전엔 임신과 육아에 대해 무지했었는데
와 그러겠네... 몰랐음 ㅠㅠ
역시 글 진짜잘쓴당 블로그구경가야지
돈이 있는 사람도 저렇게 힘든데 돈이 없는 사람들은 얼마나힘들까... 난 너무힘들다 비혼비출산
잘쓴다 글...
개스트레스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