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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감동 최상 공공서비스 제공에 주안점" | ||||||||||||||||||||||||
신만섭 대전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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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옆구리 터질 만큼 차곡차곡 몸집을 불린 해질 녘에야 어깨를 짓누르는 설움을 메고 열세 식구 궁색하게 모여 사는 초가 삼간으로 발길을 옮겼다. 검정 교복 입고 등교하는 친구들이 왜 그리 부럽던지, 농사꾼으로 살기엔 어린 마음 속에 품은 그릇이 너무도 컸다. "아버지께서 병들고 땅뙈기라고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이웃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행상을 하시면서도 자식 교육은 꼭 시키려 하셨지만 저희 집은 달랐어요. 어버지도 건강하시고 손바닥만 하기는 하지만 땅도 조금 있었거든요. 그런데도 고등학교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농사를 지으라는 말씀이셨죠. 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너나없이 어려운 시절이라고는 하지만 배 곯기를 밥 먹듯 했고 눈치코치 달고 살며 열차 훔쳐 타는 일은 예사였으니 말이다. 산 허리에서 마주친 측량기사에게서 언감생심 토목과를 가고 싶다는 욕심을 챙겼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 동안 장작 장에 내다 판 돈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은 노고 끝에 꿈에도 아른거렸던 청주농고 교정을 밟을 수 있었다. 맏이에게 농사를 지으며 올망졸망 어린 동생들 뒷바라지를 원했던 아버지의 뜻을 거스른 대가는 혹독했다. 책보는 돼지우리에 내팽개쳐지기 일쑤, 책상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고 책은 멀쩡할 틈이 없었지만 공부에 대한 열의는 꺾이지 않았고 졸업할 때까지 전교 1등 자리를 독식하게 만들었다. 성적으로 펼쳐 보인 열정은 고집 센 아버지에게 학업을 묵인받은 밑천이자 고교 재학 중 공무원 시험에 합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안겨 줬다. 고향인 충북과 타향인 충남에서 동시에 합격 통지서를 받았지만 67년 2월 20일 어수룩한 충북 청년이 이불 보따리 하나 짊어지고 첫 발을 내딘 곳은 충남 부여 토목관구 사무소다. 피붙이는커녕 일면식도 없는 객지에서 오직 뚝심에 의지한 산골 소년의 꿈은 소박하게 영글어 갔다. 쏜살같이 38년이 흐른 지난달 20일, 어느 새 드문 드문 백발이 핀 산골 소년은 대전시 도시건설방재국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치고 어엿한 사장이 돼 새로운 인생길에 올랐다. 꿈을 접고 현실에 안주했다면 결코 이를 수 없는 자리에 오른 신만섭(申萬燮·57) 제3대 대전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신 이사장은 오른편 검지손가락 마디가 없고 엄지 밑둥은 탈골돼 퉁퉁 부어 있다. 검지 마디는 중학교 2학년 때 작두질하다 잃었고, 엄지는 언제 어떻게 그리 됐는지 그 자신도 모른다. 이 손과 얽힌 일화는 그의 진면목으로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이미 공무원이 된 이후에도 군대 못 가면 취직도 못한다는 아버지의 걱정 섞인 잔소리가 귀에 인이 박혀 상처 난 부위를 감춰 가면서까지 입대했을 만큼, 한다면 하는 성격이다. 38년의 공직생활을 흠집 하나 없이 마무리한 것도 그어 놓은 선을 분명히 지키는 바른 심지 덕이다. "기술직이다 보니 터무니없는 의혹의 눈초리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내가 왜 공무원이 됐을까' 후회막급했지만 그만큼 오기도 발동하더군요. 저 나름대로 신조가 생깁디다." 그의 후배들이라면 한 번쯤 들었음 직한 말이 '절대 탐하지 말라.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도록 하라. 공사에 완벽을 기해라'다. "견물생심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처음엔 꿀맛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독이 돼 화를 부릅니다."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또한 그의 습성이다. 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관운을 타고났다고 하지만 일밖에 모른 채 앞만 보고 온 그에게 때맞춘 승진은 부산물일지 모른다. 한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에 맞서 3개월간 측량과 설계를 반복하는 동안 무릎이 시리다 못해 아린 것도 몰랐고 대청댐 수몰선 측량을 하다 길을 잃어 버린 적도 있다. 95년 해외시찰 길에 오르기 직전 하수처리장이 역류해 물바다가 되자 시청에서 다급히 그를 호출했다. 당시 그의 직함은 하수처리장과는 거리가 있는 시설계획과장. 결정은 출국 포기였고 사태는 그의 수고를 거쳐 별탈없이 수습됐다. 따지고 보면 지하철, 도로, 다리, 하수도 등 관 주도의 지역 개발사업 중 그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기술직 공무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 봤습니다. 운이 좋은 편이죠. 워낙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라 아마 함께 근무한 직원들은 힘들었을 겝니다." 일 욕심 많은 그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취임 채 열흘도 되지 않아 구상한 복안이 돈 버는 공단 만들기다. 이를 위해 그는 T/F를 구성, 수익 창출 프로젝트 수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대목에서도 선은 분명하다. 자칫 공기업이 민간인의 밥그릇을 범했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시설관리공단은 시민들이 일상생활과 밀접하면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활 인프라 시설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공단의 주인인 시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최상의 공공서비스를 공급해 삶의 질 향상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는 한편 이를 토대로 전국 어느 공기업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일류 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직 업무 파악 중이지만 준비된 신 이사장의 경영방향은 확고하다. 전문교육 강화 등 우수한 혁신 소프트웨어를 도입, 경영에 접목시키는 한편 혁신을 통해 거둔 성과만큼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모티브를 제공하는 경영혁신 완수가 첫번째요, 모든 사업장에 대한 시민만족도 조사를 토대로 체감할 수 있는 단계별 만족도 제고를 통해 사랑받는 공기업상을 구현하는 시민만족 경영 실천이 두번째다. 모든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의무화하고 특히 많은 시민이 사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시설물 안전관리 강화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과 상생의 노사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상호 존중하는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이 그 뒤에 서 있다. 품질경영 실현과 신바람 나고 즐거운 직장 분위기를 조성, 공단의 대내외 경쟁력을 높여 나감으로써 전국 제일의 시설관리공단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2001년 1월 1일 설립된 이래 매년 사업범위를 확대, 4개 분야 13개 대형 시설물을 관리하는 것이 시설관리공단의 주요 임무. 하루 90만t의 생활하수처리능력을 보유한 하수처리장, 157개소의 합병정화조를 관리하는 대청호 오염방지시설 등 수질환경시설, 한밭종합운동장·월드컵경기장·월평경기장 등 체육시설은 물론 화장장, 납골당 등 장묘시설까지 시민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만족한다면 신 이사장이 아니다. 소극적인 관리개념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경영마인드를 도입, 모든 시설을 더욱 효율적으로 경영해 시민의 삶 향상은 물론 시정의 한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비록 초보 CEO지만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행정과 달리 경영은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공단의 경영구조를 생산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각종 시스템과 구성원의 마인드를 개선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으로 외부의 급변하는 변화와 흐름에 항상 능동적인 대처를 해 나갈 것입니다. 노동조합과 직원들에게는 상호 공동체 인식과 비전을 심어 주고 일하는 이사장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함은 물론이고요. 수요자인 150만 대전시민을 위해서는 항상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신명을 바칠 각오가 돼 있습니다." 초기 투자가 많더라도 경제적 효용가치가 높다면 아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은 이사장 취임 후 품게 됐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시설은 더욱 그렇습니다. 당장 예산을 더 쓰고 덜 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멀리 내다보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칼국수와 추어탕을 즐기는 그는 소탈하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체질상 술과 친숙하지 못한 탓일까, 저녁식사는 주로 가족과 함께하는 편이다. "돈을 벌어야 되겠습니다. 공단에 와서 보니 돈주머니를 따로 차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더군요. 돈 버는 공기업을 만들기 위해 목하 고민 중입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만든 것이 수익사업 창출을 위한 T/F입니다." 그 옛날 지게 가득 꿈을 지어 나르던 산골 소년이 또 하나의 도전장을 내민다. | ||||||||||||||||||||||||
나그네설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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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