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성암에서 내려오자 빗줄기는 더 굵어 졌고, 다음 목적지인 남해로 가기전에 하동에 위치한 "최참판댁"를 둘러보기로 가기위해 발길을 재촉했다. 구례에서 남해로 향하는 19번 도로는 섬진강과 어우러져 봄과 가을에는 벗꽃과 단풍으로 인해 승용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은 운전하는 사람을 두고 걸어서 다닐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이 있다. 조금만 가게 되면 전망 좋은곳을 표시해 두고 쉬어 갈 수 있도록 조성도 되어 있고, 그 밑으로 섬진강에서 래프팅을 하는 모습도 불수 있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녹차밭과 인근에서 재배된 과일을 판매하는 가판점도 많이 눈에 뛰인다.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면 뭐하랴 ! 비가 엄청내려 겉보기에 한옥으로 잘 꾸며져 있고 "아씨국수"등 소설 토지에서 나오는 등장인물을 연상해 놓은 건물들이 즐비 하지만 차에서 문도 못 열어보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남해로 향했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서 그런지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을 알려주기에 남해에서 뭘로 요기하나 고민하다가 "멸치쌈밥정식"으로 정하고 스마트폰 위력을 통해 내비에게 안내를 지시하고 태풍 나크리의 소멸 되었다는 소식을 기대해 본다. 남해에는 가 볼곳이 많이 있다. 하지만 강한 비와 바람으로 인해 간단하게 점심을 마치고 다음 여정을 고민하게 되었다. 많이 아쉬운 남해 일정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피곤이 몰려와 뿌연 바다물이 보이는 어느 해안가에 주차하고 잠시동안 꿀잠을 청해 보았다.
태풍 나크리는 제주에서 군산쪽으로 이동한다고 해서 남해안은 무사 할 것이라는 마음속 한곳은 허무하게 비로 쓸어버렸다. 시간은 오후 5시가 넘어 오늘 하루를 마무리할 공간을 찾아야 하는데 통영군청과 거재시청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민박집은 모두 꽉 차고 빈방이 없다고 한다. 아니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왜 빈방이 없지 혼자말로 중얼거리다가 하는 수 없이 찜질방을 찾기로 하고 이왕이면 다음날 이동하기 편하기 위해 거제도에 있는 찜질방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찜질방 출입문을 바람이 열어 줄 정도로 세차가 불어서 낼 일정이 오늘 오후 같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 눈앞에 아른 거려다. 관광지에 위치한 찜질방 답지 않게 숙소로 정한 찜질방은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많이 없었고, 비바람 소리만 아니면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과거 직원들과 함께 여수 엑스포를 관람하기 위해 순천의 찜질방에서 잠 못 이루고 뜬 눈으로 지세웠던 기억이 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정도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적은 규모의 탕과 휴계실에서 나만의 평온한 공간을 확보하여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었고 불편함 없이 하루밤을 보냈다.
[사진은 환선굴 입구에 있는 폭포를 물줄기를 흐릿하게 찍기위해 노력했으나, 없는 삼각대로 인해 원하는 진을 얻지는 못했고 방법론만 습득한 계기가 되었다]
[바람의 언덕 ] 포항/호미곶/영덕
집나온 사람들에게 흔히 "잘 먹고 다녀야 한다"라고 덕담을 자주 사용한다. 평상시에는 누구랑 같이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여행길에서는 뭘 먹었는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침일찍 서둘러서 찜질방을 나와 오늘 일정을 협의 한후 먼저 해금강을 볼수 있다는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전날 밤과는 달리 바람은 불지만 비는 오지 않아 좋은 예감을 주는 듯 했다. 테마박물관 뒷편으로 펼쳐진 신선대는 해안가에 새 하얀 파도가 철 ~~썩 때리는 모습과 돌산이 파도에 부서져 기암 절벽을 만들고 그 정상위에 한그루의 소나무등 한폭의 그림같이 시야에 들어왔다. 함목몽돌 해변가에는 파도가 자갈을 곱게 다듬어서 만들어진 몽돌들이 밀려오는 파도에 악기를 연주하는 듯 하다. 인천을 떠나 여행을 시작한 이후 비바람으로 누리지 못했던 아쉬움을 한방에 다 날려 보냈듯 했다.
바람의언덕은 인위적으로 등대 옆에 관광목적의 풍차를 만들어 두고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냄새가 물씬 풍겨난다. 날씨가 좋아 해금강이 보였으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을텐데 그 아수움이 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온 것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마음껏 눈요기 하고 사진도 찍다보니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관광 안내지도를 참고삼아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공곶이에 가면 식당가가 즐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네비의 안내 미숙으로 공곶이는 보지 못하고 다음 항인 지세포로 향했다. 수협도 있고 대형마트도 있어 다른 포구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아 이곳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결정하고 이곳저곳을 살피는 도중에 수산물을 보기 위해 수협공판장에 들어 갔다. 품목은 몇가지 않되고 차에서 요기 할 것 구입하고 "아침은 뭐가 좋아요 ?" 계산대 아주머니에 물어 봤더니 "장어탕"을 추천해준다. 그것도 특이하게 요리한다는 집까지 직접 전화까지 걸어 확인 해주신다. 벌써부터 입맛이 돌긴 했지만 막상 가보니 공사중으로 장사를 안 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바로 옆집에서 ~~~ 그래도 맛은 있다.
해저 40미터까지 터널로 통과한다는 "거가대교"를 통행료 1만원을 지불하고 양산. 경주를 거쳐 구룡포에 위치한 호미곳에 도착했다. 지도상으로는 토끼 꼬리부분이라고 확연하게 보여지지만 막상 와보니 남해나 동해의 일부 포구를 관광단지로 조성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조금 아쉽지만 엄청 많은 인파로 인해 나만 피해 본것이 아니란 것으로 이해 하려고 한다.
포항은 여러가지로 머리에 쏵 입력되어 버렸다. 거대한 규모의 포항제철공장과 새로이 조성된 배 정박장소가 현대식 요트와 함께 어선들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 같은 항구도시인 인천에도 접목해 볼만한 시설물이 그것이고, 또한 백사장 길이가 엄청 긴 해안가를 가지고 있어 "영일대"등 시설물을 적절한 장소에 잘 설치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다만, 점심을 먹기 위해 "생활의 달인"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된 뒤에 대박난 "마라도 횟집"의 가격 횡포는 ~~~ 아닌 듯 싶다. 차라리 가격면이나 맛으로 유명한 영종도의 "선녀풍'이 훨씬 좋은 것 같다. 다음에는 포항 죽도시장에 덜 유명한 곳에 찾아가 진정한 물회를 먹고 싶다.
[망양정 인근 민박집]
외지에서 이틀밤을 지내다 보니 스마트 폰으로 민박집 예약정도는 쉽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여건이 되면 동행자의 삼척 공사현장 직원을 위한 숙소가 있어 휴일이라 직원이 휴가중이있으면 이용해 비용을 조금 아끼려고 했으나, 다음주 부터 휴가란다 어쩔수 없이 오후 8시 이전까지만 운전하기로 정한 룰로 인해 그 시간이 다가오고, 다음날 "환선굴" 방문지와 가까운곳을 찾다 보니 울진이 제격이다 쉽어 울진군청 홈페이지에 등록된 민박집을 전화를 걸어 보았다. 여기도 방이 없다는 멘트는 여전하다. 내가 누군가 한페이지에 6가구를 올려 놓았기 때문에 첫 부분은 많이 소진 되었을 것이고 해서 4번째 페이지에 소개된 곳을 전화하여 방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예정된 시간에 도착한 민박집{聽流軒 청류헌]은 노 부부가 여름 한철에 오토캠핑장과 민박을 운영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여러 사람도 만나고 즐겁게 사시는 분들 같았다. 처음 맞이 하실때 "남자 둘이네'하시면서 그 목소리가 우리를 경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이나 방 구조는 인터넷으로 확인해서 별 문제는 없었고 하룻밤이지만 민박에 대한 특휴의 느낌을 받을려고 어르신 하면서 말을 걸어 보았다.
말문이 트이고 시간이 지나자 울진 깡촌에서 태어나 중학교 동창인 부인을 만난 이야기. 여름철에만 내려와 쉬었다가 추운 겨울되면 서울로 다시 올라가기 때문에 1000여평이 넘는 대지의 풀을 어떻게 관리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등등 시간 가는줄 모르고 계속 말씀하신 것을 보신 할머니가 "여기까지"라고 잘라보지만
모처럼 말동무를 만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계신 할아버지는 할머니 말이 귀에 안들어 오나 보다.
서울대 다닐때 4.19운동 등 시대적 상황까지 바둑 모임중 회원 한분이 현판을 직접 제작해 주셨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11시가 넘어 내일을 위해 쉬어야 겠다고 말씀드렸다. 일찍 출발할지 몰라 비용을 드리고 돌아서는데 할머니께서 낼 아침 같이 먹자고 제안 하신다.
아침 식사시간에도 정겨운 할아버지의 말씀은 계속되고 같이 식사해준점을 우리에게 역으로 감사하다 한다. 나도 나이들면 저리 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청류헌 : 울진군 금남면 743번지 tel 054-783- 8500
망양해수욕장과 망양정이 위치해 있고 캠핑장소도 제공 가능
[원더풀 삼척!]
책이나 말로서 전해들은 삼척이다. 해안가 일부만 보고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도시를 조금 다듬었다해도 그 본바탕은 쉽게 눈에 뛴다. 가파른 산 중턱에 계단처럼 지어진 집들이 옛날 마을을 연상시키고 그 시대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행자가 8월중이 이곳에서 일을 한다고 해서 경비원 몰래 자세를 낮추어 가면서 찍은 사진인데 스릴은 있었지만 큰 규모의 공사이고 해무가 끼어 있어 별루 화상은 깨끗하지 않아 글로 표현 해본다.
해무로 인해 앞으로 앞으로 전진 해서 찍은 사진 들.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누구의 신발인가 ???
[환선굴]
환선굴 스님이 불공을 드리기 위해 동굴에서 수도를 하고 있다는 흔적은 있는데 스님이 없어 환선한 것이라는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둥굴들은 "다 같은 형태이지 뭐 !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별도의 등산코스가 있지만 노약자를 위해 모노레일(왕복 7천원)이 설치 되어 있어 입구가 평지가 아니라 높은 곳에 있다는 것과 낮은 굴이 아니라 체육관 크기의 공간도 있고 나름 테마별로 주제를 만들어 두고 관광객이 이해 하기 쉽게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 다른 동굴과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30분정도 계단으로 조성된 등산로를 이용해 입구까지 갔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등산로를 이용하면 주변의 폭포나 포토존이 있어 추억을 기록할 수 있게끔 여유를 준다.
환선굴을 마지막으로 무작정 떠난 여행길을 종지부 찍는다. 다음날 동행자의 딸이 강남에서 수술이 예정되어 있어 두고두고 원망의 소리를 듣지 않을려면 집으로 복귀해서 가장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책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몇년전에 함백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들리던 음식점이 있어 그래도 강원도에 왔는데 한우 한접씨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 ! 라고 하여 고속도로 보다 약 30분 지연된 길을 택해 한우고기로 늦은 점심을 마쳤다. 정육식당인데 맛과 가격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집근처에 도착해서 서로 즐겁게 여행이 었다고 경려하면서 해어졌고, 쉽지 않는 일을 큰 문제없이 여행를 즐겁게 해준 동행자에게 다시한번 고생했고 감사했다는 표현을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