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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근대 시대의 자아 성찰
'현대 과학기술시대'에 필요한 지식인의 태도는?
# 논제와 제시문
<논제1> 제시문 (가)의 내용을 자신의 문장으로 요약하시오.(200자 내외)
<논제2> 제시문 (나)와 (다)에 언급된 현대 사회의 특징들은 (가)의 필자가 추구하는 입장과 배치될 수 있다. 그 근거를 비교 분석하시오. (600∼700자 내외)
<가> "세계적인 관점을 지니되, 지역 주민으로서 살라"는 카프라의 말은 여전히 명언이다. 그러나 '지역'을 잃은 사람들에게 그 말은 너무 멀리 있다. 분열과 방황과 흐느낌과 자신 없음을 어루만지며, 바로 여기에서 조그만 공동체적 공간을 만들어 가는 일, 너무 늦었을까? 자기의 주변성과 타자화됨을 알아챈 후 비탄과 피해 의식에 젖기보다 제3의 시각, 제3의 주체를 만들어 가는 일, 불가능할까? 식민지 지식인의 언어로 식민지를 고발하는 것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 거대한 근대화 과정의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지점에서의 글쓰기, 그것이 가능할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발명가나 혁명가나 저자가 아니다. 인류 보편의 문제를 해결할 이론가는 물론 아니다.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성·계급·지방 등으로 다변화한 경험과 국가 경제를 초월한 지구촌을 잇는 경험 사이에서, 전통(토착) 문화적 실재와 보편적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실재 사이에서 긴장하면서도 여유 있게 자신의 삶의 터전을 지켜 가는 자기 성찰적 주민들의 꼬물거리는, 작은 움직임들이다. 갖가지의 작은 실천을 통하여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조한정, <글 읽기와 삶 읽기>-
<나> 테크노폴리의 사회에는 도덕적 구심점이 없다. 테크노폴리는 도덕의 자리에 효율성, 흥미, 그리고 경제 발전을 채워 넣었다. 이것은 기술 발전의 이기(利器)를 통해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다. 이것은 안정과 질서를 말하는 모든 전통적 서사와 상징을 던져버리고 대신 기술, 전문 지식, 그리고 소비의 쾌락을 위한 삶을 제시한다. (중략) 테크닉은 이성을 사용하여 사물을 지배하고, 무의식적인 것을 설명하며, 질적인 것을 양적인 것으로 만든다. 그리하여 테크닉은 이제 새로운 도덕으로서, 선악을 초월한 곳에서 자리해서 권력과 자율성을 확보하고 오히려 자신이 도덕의 심판자가 되고, 마침내 새로운 도덕의 창조자가 된다.
-도성달 외, <과학 기술 시대의 삶의 양식과 윤리>-
<다> 현대 사회를 흔히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대중 사회라고들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포드주의(Fordism)'라는 특정한 생산 방식이다. (중략) 포드의 자동화된 조립 라인은 생산되는 제품을 표준화할 뿐만 아니라 일하는 과정도 표준화하는 것이었다. 조립 라인에 배치된 노동자들은 움직이지 않은 채 기계 벨트에 실려 온 부품들을 조립하였다. 작업 공정 전체의 구상과 관리는 경영자나 현장 관리자가 수행하고 조립 라인에 배치된 노동자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표준화된 단순 노동만을 반복한다. 노동자들의 작업은 컨베이어 벨트라는 기계의 흐름에 종속되었다. 그 결과 포드는 엄청난 생산성의 향상을 이룩할 수 있었고 자동차 업계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포드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표준화된 동질적인 재화를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점이다. 대량 생산된 재화는 대량 소비를 요구하는데, 포드주의는 이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과거에 비해, 많은 임금을 받게 된 노동자들이 대량 생산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규모의 유효 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드주의는 대량 생산과 대중적인 소비 문화의 성장으로 특징짓는 대중 사회의 길을 열었다. -고등학교, <사회·문화>-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세계화 시대, 탈근대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주변을 관찰하고 고민하며 나아가 성찰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시대의 지성인이 해야 하는 것은 거대하고 심오한 담론들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일상에서의 또 공동체 안에서의 소소한 움직임들이기 때문이다. 다른 먼 곳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나 자신과 내 주변을 살피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만 진솔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제시문에서는 다양한 경험들 사이의 경계에서 그것들을 설명해 낼 수 있는 언어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 지구촌을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계에 서야함을 역설하고 있다.
제시문 (나)에서는 현대 사회가 기술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테크노폴리의 사회이며, 그곳에서는 기술이 이성을 지배하고 현상을 설명하며, 전통과 도덕의 자리에 경제 발전과 소비의 쾌락이 자리잡는다고 말한다. 그 사회 속의 사람들은 과학 기술에 의한 진보를 통해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며, 그곳에서 기술은 이제 새로운 도덕으로서, 선악을 초월한 곳에서 자리해서 권력과 자율성을 확보하고 오히려 자신이 도덕의 심판자가 되고, 마침내 새로운 도덕의 창조자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포드주의가 제품의 표준화와 일하는 과정의 표준화를 통해 제품의 대량 생산의 길을 열어 현대와 같은 대량 소비의 대중 사회를 가져 오게 되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포드주의의 특징은 표준화된 동질적인 재화를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점이다. 대량 생산된 재화는 대량 소비를 요구하는데, 포드주의는 과거에 비해 많은 임금을 받게 된 노동자들이 대량 생산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규모의 유효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이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포드주의는 대량 생산과 대중적인 소비 문화의 성장으로 특징짓는 대중 사회의 길을 열었다.
# 논제 분석
<논제1>에서는 탈식민지 시대인 오늘날에 지식인은 어떠한 태도와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문제이다. 발명이나 혁명보다 지식이 필요하다는 제시문 속의 내용을 깊이 생각해보고, 이를 오늘날의 상황과 관련하여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제시문은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자신의 일상을 관찰할 수 있고, 고민해 볼 수 있으며, 당연한 일상들을 성찰해 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욕망들이 부딪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경계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대단한 발명가나 혁명가보다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요약을 할 때에는 문제에서 요구했듯이,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다 쓰지 말고 반드시 필자의 관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자신의 문장으로 바꾸어 써야 한다.
<논제2>에서는 제시문 (나)와 (다)의 내용을 파악한 후, 이것들이 <논제1>을 해결하면서 정리한 필자의 주장에 어떻게 상충되는지 근거를 대라는 문제이다. 이때 두 내용의 공통점을 뽑아서 이유를 대는 것도 좋겠고 각각의 내용을 분리해서 근거를 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제시문 (나)와 (다)의 내용의 공통점은 기술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테크노폴리의 사회, 합리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대량 생산, 대중적 소비의 사회가 발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오히려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과학 기술 자체가 지닌 결함들을 극복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20세기에 들어와서 발전한 자동화 기술이 인간을 단순하고 고된 일, 위험한 일로부터 해방시키고, 앞으로의 기술 발전은 오히려 인간의 노동 행위를 좀더 인간적인 어떤 것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도 연결된다. 이것은 기계와 과학을 우선시하는 입장으로 제시문 (가)에서 발명이나 혁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변, 일상 속의 인간에 대한 성찰이라는 입장과 배치된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글을 전개해야 한다.
# 주제관련 심화학습
1. 비판적 이성
자신이 믿는 진리와 가치, 또는 인식에 대해 부단히 비판하고 성찰하는 능력으로 철학과 인문학, 예술 등 정신문화의 영역과 관련이 있다. 자기의 삶과 사회에 대해 끝없이 비판하고 성찰함으로써 참다운 진리에 다가서려고 하는 태도가 바로 비판적 이성의 특징이다. 물질적 풍요와 편리의 신화에 사로잡혀 물질의 노예가 되어가는 현대사회는 '비판적 이성' 능력이 퇴화하고 몰가치화되는 바람에 '어떻게' 즉, 'know-how'가 중요한 사회가 되어 '어떻게 돈을 벌까', '어떻게 출세할까', '어떻게 이길까?' 만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인간화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을 자각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비판적 이성이다.
2. 세계화의 빛과 그늘
세계화는 사람들의 의식이나 행동이 한 나라의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를 무대로 이루어지면서 국경 없는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화는 국가 간에 물자 및 인력과 정보가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세계를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만들어버렸다.
세계화가 나타나게 된 데는 무엇보다 비행기 등 교통 수단의 발달과 기술 혁신으로 인한 운반 비용이 저렴해져 국가 간에 재화와 서비스 이용률과 이용량이 대폭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 기술의 발달도 세계화를 촉진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보 통신망의 발달로 지구촌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무역 교류 증대와 세계 경제 발전으로 인한 각국의 물자 생산이 늘어나고 환경 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생태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개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국가와 지역 간에 기술력과 경제력 차이가 갈수록 커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므로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3. 포드주의
포드주의(Fordism)는 부품의 표준화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이동식 생산 공정을 도입해 이를 결합한 생산 방식으로 1910년대의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비로소 보편화된 것이다. 포드주의적 생산 방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는 부품들이 서로 완전히 호환 가능(interchangeable)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하며, 공장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사전에 설계되고 건설되어야 하는데, 이는 정밀기계 공업과 거대 장치 산업에서의 기술적 발전에 크게 힘입었다. 포드주의(Fordism)적 생산 방식은 노동자들이 거대한 공장 속의 어떤 한 자리에 고정되어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운반되어 오는 노동 대상에 대해서 아주 간단한 몇 가지 조작을 하는 식의 오늘날의 대표적인 노동 방식을 완성시켰다. 포드주의(Fordism)의 성공은 비약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가능하게 하고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어 놓았지만,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적 노동 과정에서 경험하는 소외를 더욱 가중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고 이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같은 영화들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 출제경향
20세기 들어 이루어진 과학 기술의 엄청난 성공은 과거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생명 공학의 비약적 발전은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킬 길을 열어 놓았고, 정보 통신, IT 기술은 유비쿼터스 시대가 멀지 않은 장래에 도달할 것임을 보여 주고 있으며, 표준화된 대량 생산 기술의 보급은 산업의 발전과 물질적 풍요를 인간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이와 더불어 과거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윤리적, 법적 문제들도 함께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은 오늘날의 '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우리가 중요시해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인가'를 되새겨 보게 한다. 논술 시험에는 과학기술이 가져 온 사회적 변화, 인간의 삶과의 관계를 묻는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 최근의 경향은 과학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다른 영역을 묶어서 제시하는 것이다. 과학기술과 사회, 과학기술과 인간, 과학기술과 종교 등이 그것이다.
1999학년도 부산대 논술(정시)에서는 현대과학기술 문제의 본질과 극복 방안을 물었고, 2000학년도 서울대 논술(정시)에서는 도덕성을 갖춘 이성적 인간은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묻는 문제를 출제했다. 2000학년도 연세대 논술(정시)에서는 현대 과학 기술 문명이 빚어낸 인간 소외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묻는 문제, 2000학년도 성균관대 논술(정시)에서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삶에 미친 영향을 묻는 문제, 2001학년도 한양대(정시)에서는 기술문명사회에서 인간 소외 현상의 문제점과 극복 방안을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되었다. 또 2002학년도 고려대 논술(수시1)에서는 과학기술문명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묻는 문제, 2003학년도 중앙대(수시1)에서는 전자정보기술의 부정적인 면을 묻는 문제, 2003학년도 성균관대 논술(수시1)에서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삶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2004학년도 서울대 논술모의고사에서는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사회적 관계와 문화적 양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으며 이러한 변화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묻는 문제, 2004학년도 가톨릭대 논술(수시2)에서는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삶을 묻는 문제, 2005학년도 중앙대 논술(수시1)에서는 과학지상주의의 오류 극복 문제를, 2006학년도 한양대 논술(정시)에서는 과학 이론의 발전 과정을 묻는 문제, 2006학년도 숙명여대 논술(정시)에서는 과학 연구의 방향 설정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요인을 묻는 문제, 2006학년도 서강대 논술(정시)에서는 기술과 현대를, 2006학년도 한양대 논술(정시)에서는 미래 인간 기계를, 2008학년도 성균관대 모의논술에서는 자연과학적 인식의 상대성은 가능한가를, 2008학년도 인하대 모의논술에서는 과학 발전에 대한 견해를, 2008학년도 서울대 모의논술(2차)에서는 인문학도에게 있어서 과학의 의의를 묻고 있다.
이처럼 현대 과학 기술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 올바른 이성관에 대해 묻는 문제가 꾸준히, 그리고 상당수 출제되어 왔는데, 이는 아마도 현대 사회가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인간의 정신적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할 수 없는 새로운 걱정거리들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과학 기술에 의해 만들어 지고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는 현대 사회가 어떤 이념과 사회 원리에 의해 성립되고 있는지, 인간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끼쳐 왔는지, 그리고 그러한 발전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가 될 수 있는지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 관련교과
·사회(디딤돌) Ⅸ. 1. (1)현대 사회의 변화 ·사회문화(중앙교육진흥연구소) Ⅴ. 1. (2)여러 나라의 근대화 과정 ·전통윤리(교육인적자원부) Ⅳ. 2. (3)경제윤리와 현대적 실현 방안 ·한국 근·현대사(두산) Ⅳ. 4. (3)사회의 변화 ·경제(두산) Ⅴ. 3. (1)세계경제의 지구촌화 ·경제지리(교학사) Ⅰ. 2. 세계 경제 발전과 경제 환경 변화 ·한국지리(대한교과서) Ⅶ. 2. (1)세계화 시대의 빛과 그림자 ·도덕(교육인적자원부) Ⅰ. 1. (2)현대사회의 도덕 문제 ·세계사(지학사) Ⅸ. 2. (1)과학기술과 산업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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