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 사이 차령산맥에 있는 높이 1,282m의 산이 있습니다. 원래 가을 단풍이 좋아 적악산이라 불렀으나 뱀에게 잡힌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에 힘입어 치악산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주봉인 비로봉(또는 시루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1,282m)을 비롯하여 매화산·향로봉·남대봉 등 1,000m 이상의 산이 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1984년에 총면적 182.1㎢의 치악산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습니다. 치악산을 알게 된 것은 은사님들이 다녀오신 후 소개해 주셔서 고교 1학년 때 처음 찾았던 산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화전민들이 많이 살고 있었으며 숯가마도 많았습니다.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신림역에서 내려 금대리에서 오르거나 상원사 방향으로 남대봉 올라 길고 긴 종주산행도 하였으며 반곡역에서 내려 국형사 - 보문사 - 곧은재를 넘어 비로봉을 오른 적도 있었으며 구룡사 방향에서 사다리 평창을 오른 후 비로봉을 올라 보문사로 내려가기도 하였던 곳입니다.
최근에는 걸음 여행을 목적으로 구룡사에서 세렴폭포까지 오른 후 되돌아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는데 2022년 새해벽두 단단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점점 근력이 사라지는 현실을 경험하며 이대로 방치하다간 다시는 못 오를 산이 생길 것이라는 예단 하며 더 늦기 전에 명산 순례를 할 목적을 갖고 결행하게 된 것입니다. 치악 정상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산 주름은 아름답고 그 질서만큼은 호쾌하여 상상을 초월하답니다. 생각 같아서는 일출을 보고 내려오면 좋겠지만 동선상 무리가 따릅니다. 그냥 겨울철 다운 상고대와 적설이 만들어 놓는 설경만이라도 챙기는 호사가 따라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혼자 이 모든 것을 챙기기보다는 동행인들과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서
몇 해 전 함께 설악을 올랐던 파스칼 형님과 요셉 형제와 함께 2월 7일 치악산을 함께 오르려 계획을 세웠습니다. 고산인 관계로 왕복 5시간~ 6시간 소요되는 발품입니다. 더군다나 동절기 산행임으로 기상조건에 따라 시간은 연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구정을 전 후로 폭설이 많았던 기상조건은 늘 좋은 설경을 보여주는데 요즈음 기상이변으로 눈이 상당히 부족한 현실에서도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으나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동쪽 방향에 펼쳐진 태백 줄기의 호쾌함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등반의 성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고 노익장의 건각을 의심 없이 다녀올 수 있다는 성과 또한 심적으로 호쾌함을 경험하게 되는 호사가 느껴집니다.
치악의 맥, 자체도 아름답지만 흐르는 맥의 선율이 아름다운 곳이 바로 치악의 맥입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출발하는 맥으로서 대부분 명산은 대간 상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나 강원도 오대산 부근에서 갈라져 서남방향으로 갈라져 내륙으로 흐르는 맥이 있습니다. 그 맥 선상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산이 바로 치악산입니다. 섬강을 건너 경기도를 품에 안고 안성, 천안을 건너 공주방향으로 거침없이 흐르는 맥을 있어 놓습니다. 바로 차령산맥이지요. 혹자는 섬강에서 맥이 끊겼으니 산맥이 아니라 하기도 하지막 산맥은 지상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상에서 잇지 못하는 맥은 강물 아래로 몸을 숨기고 넘어 다시 솟아 맥을 달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무튼 시루봉~~ 시루봉이라 하는 것은 비로봉의 자태가 떡시루를 업어 놓은 것 같다고 현지인들이 불러온 산 이름입니다. 시루봉에 서서 육산의 줄기가 곧은재를 넘어 남대봉을 향해 남하하는 모습은 용트림 같기도 합니다. 이 모습을 보고 서 있노라며 자신도 모르게 용맹 정진하게 되는 순간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약2km 구간의 고통스러운 오름에서 성취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커다란 깨달음에 도취 순간도 경험하게 되는 것 또한 등반의 이론과 실기를 체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에게 눌려 제한적인 삶의 환경을 이렇게라도 바꾸지 않는다면 숨이 막힐 것 같습니다. 오고 가는 동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이끌어 주는 형제님들을 믿고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열심히 걷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