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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가 잠들어 있는 곳-홍유능 일년 중에 요즈음처럼 야외로 나가기 좋을 때가 또 어디 있을까? 막바지 빠알간 단풍의 유혹을 떨칠수 없어 정수 유치원도 빼먹고 야외로 나가본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홍유능이다. 홍릉은 고종황제와 명성황후 민씨가 잠든 곳이고, 유능은 순종황제와 순명황후 민씨 순정황후 윤씨가 잠들어 있다. 두 능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릉이며, 최초의 황제능이기도 하다.
답사자는 누구나 좌쪽으로 난 산책길로 먼저 거닐 것이다. 산책길은 참 아름답다. 그저 걷기만 해도
가을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왕릉에 온 것이라기 보다 잘 가꾸어 놓은 공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솔직히
인위적인 냄새가 난다. 그래서 그런지 기존의 왕릉에서 느꼈던 고풍스런 맛은 조금
떨어진다.
저 멀리 홍릉이 나온다 처음 본 느낌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 동안 보았던 왕릉의 형식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정면에 정면5칸 측면 1칸짜리 팔작지붕의 일자형 건물인 침전이 나온다. 난 처음에 궁궐건물인 줄 알았다. 창경궁의 '명정전' 모습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기존 왕릉은 맛배지붕에 '丁' 모양을 한 정자각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중국 황제묘의 형식을 따랐기 때문에 저런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침전이 너무 커서 뒤의 봉분은 완전히 가려졌기 때문이다. 가장 파격적은 것은 뭐니뭐니 해도 이곳에 놓인 석물들이다. 석물은 보통 봉분앞에 문인석,무인석, 호석 등이 서 있는데 이곳은 침전 앞에 일렬로 도열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문인석, 무인석 말고도 국적불명의 기린, 코끼리, 사자, 해태, 낙타, 말, 양이 서 있어 마치 동물원을
찾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구한말 조선을 침탈할려는 열강들이 외래
동물로 보여 못내 씁쓸하다.
석공은 기린과 낙타는 한번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저 상상해서 그린 것 같다. 낙타라는데...
무인석의 키는 4미터에 육박하여
왕릉의 석물중에서 가장 규모가 클 것이다. 서양인 얼굴을 하고 있어 친근감도 떨어진다. 더구나 상자에 갇힌 사람처럼 자세가 경직되어 부자연스럽다.
명성황후의 죽음 궁녀들 틈에서 영문도 모른 채 떨고 있는 명성황후를 확인한 낭인들은 옷을 갈갈히
찢어 버리고
가슴에 일본도를 꽂아 죽인다. 처참하게 쓰러진 황후는 궁궐 우물에 처박혔다가 판자위로 실려 궁궐 뒤 사슴사냥터에 옮겨 기름을 붓고 태워버린다.
조선왕조의 권위와 존엄의 상징하던 궁궐에서 자행된 만행이다. 불과 100여전
전의 일이다. 민족의 자존심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순간이 아닐까? 그 후 조선은 망국과 쇠퇴의 길을 걷는다. 홍릉....바로 명성황후가
누워 있는 곳이다.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 대원군은 60년간 안동김씨의 세도에
어지간히 신물이 난 모양이다. 그는 더 이상 세도정치가 되풀이되질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8살에 부모을 잃고 고아로 자란 민치록의 딸을 왕비로
책봉한다. 이 여인이 바로 근대사의 역사의 한복판에 선 명성황후 민씨다. 이 선택은 대원군 입장에선 일생일대의
실수일지도 모른다. 훗날 민비 때문에
실각하고 청나라로 쫓겨나지 않았던가?
민비는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수완이 능란한 여자였기에 왕비에 오른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왕실 정치에 관여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시아버지 대원군과 정적관계에 이르기까지 한다. 결국 그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하였다. 며느리 민비가 그렇게 똘똘하고 야망이 큰지 몰랐던 것이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와의 목숨건 싸움.. 실권, 청나라 귀양, 그리고 복권, 대원군은 마침내 일본을
동원하여 며느리를 살해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어쩌면 직접 관여는 하지 않았지만
묵인은 했을지도 모른다. 황실은 이합집산이 되고, 외압은 물밀듯이
들어오고, 민중은 도탄에
빠졌다. 어쩌면 조선 망국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유릉이다. 역시 황제의 능제를 갖춰서인지 유릉 역시 홍릉과 조영이 비슷하다. 단지 참도 양옆에 놓여진 석물이 보다 구체적이고 아름답다. 직접 동물을 본 것인지 사실적이며 독창성도 보인다. 서양조각수법의 영향을 받았던 모양이다. 문인석은 홍릉과 마찬가지로 금관을 쓰고 있다.
일자형의 침전 안도 원색의 단청과 천정,,그리고 두 마리의 용이 그려진 용상이 화려한 문양과 선명한 색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잇다. 순종은 재위기간 4년동안 조선의 종말을 바라보는 비운의 왕이기도 하다. 어머니 명성황후의 시해를 목격한 그는 재위기간에 친일파를 앞세운 일제에 주권을 내준 통한의 왕이기도 하다. 허울좋은 황제이지 ..일제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재실이 상당히 크다. 양반집 한옥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녀는 나중에 불교에 귀의 '大地月' 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황후는 1966년
창덕궁의 낙선재에서 72세의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고 순종 옆에 묻혔다.
명성황후의 한이 단풍으로 되 살아난 것이 아닐까?
나 예뻐요?
은행잎을 밟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노란 은행잎이 하늘을 수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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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주 좋은 사진과 더불어 역사를 다시 읽어 보는 이글이 좋네
아주 좋은 사진과 더불어 역사를 다시 읽어 보는 이글이 좋네(2)
2년전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명성왕후' 뮤지컬을 가릉빈가와 소피아랑 보면서 '비운의 국모'여서 조선이 너무 힘이 없어서....눈물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언제나 많은 것을 한꺼번에 주시는 대장님 감사합니다^^
정수야! 네가 앉아있는 그은행잎길을 나도 한번 밟아봤으면... 정성들인 사진, 수수한글, 너무나 좋은 음악... 1달쯤 시간 잡아서 "조국순례대행진" 을 떠나봤으면... 손에 대장님 쓰실 책 한권 들고... 항상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해주시니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까요.....^^*
뮤지컬 여우사냥(윤석화 주연)보고,또 드라마 명성 왕후도 보고..조선의 힘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눈물지었는데...대장님의 글과 음악을 들으니 또 눈물이 날려고 하네...단풍도 곱고,마지막사진 정수의 환한 얼굴이 너무 좋다
금곡이군요..몇년간 살면서 한 두번 가본 기억도 있지만 이제야 자세히 알게되네요.. 춘천에 다녀오실길이 있으면 오시는길에 평내 서울리조트 지나서 고개하나 넘어서면 금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