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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완도의 에머랄드 바다에 풍덩 글/사진: 이종원
섬 여행은 신비롭다. 쪽빛 화선지에 먹물을 뿌려 놓은 것처럼 예쁜 섬들이 점을 이루고 있다. 에머랄드빛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다 피곤하면 해송 숲으로 들어가 수박을 쪼개먹거나 해먹에 몸을 맡기고 늘어지게 낮잠을 잔다. 부시시 눈을 비비고 일어나 낚시대를 챙겨들고 갯바위에 올라가 볼락을 낚거나 뻘에 숨어 있는 조개와 숨바꼭질을 한다.
완도는 섬 여행의 천국이다. 서쪽에는 보길도가 있고 동쪽에는 고금도, 신지도, 약산도, 생일도까지 여름천국이 펼쳐지며, 남쪽으로는 보석 같은 섬 청산도와 남도의 끝섬인 여서도가 박혀 있다. 특히 서남해안 최대해수욕장인 신지도의 명사십리해수욕장은 작년 말 다리가 놓이면서 5분이면 건너갈 수 있어 완도항까지 가서 철부선에 올라 타 40여분간 바다를 건너는 수고는 이제 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허락되면 점점히 떠 있는 섬을 바라보며 산책을 해도 좋다.
완도대교를 건너면 고민에 빠진다. 좌측 13번 국도를 타고 섬을 끼고 동부해안도로를 달릴까? 우측 77번 서부해안도로에 들어가 해안절경에 빠지볼까? 아무래도 근사한 바다 풍경을 원한다며 후자를 권한다. 굽이치는 해안절벽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피어있고 다도해의 섬들이 드문드문 박혀 있어 영화필름이 지나가는 것처럼 황홀하다. 특히 해질 무렵이면 바다는 보석처럼 반짝거린다. 40리 굽이길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화흥포의 일몰이다. 한때 바다를 호령했던 완도사람들의 아름다운 낙화임이 틀림없다.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과 동고해수욕장
전국에 명사십리(明沙十里)라는 이름의 해수욕장이 여럿 있지만 신지도의 명사는 명사(明沙)가 아니라 명사(鳴沙)다. 은빛 모래밭이 파도에 쓸리면서 내는 소리가 십리 밖까지 퍼진다고 하여 울 명(鳴)을 쓴다. 해안선의 길이가 4km나 이어지고 백사장의 너비도 상당하다.
특히 이곳의 모래찜질은 신경통, 관절염,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꽤 된다. 민박, 식당, 화장실 샤워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고 있다.
숙박은 전남도청에서 운영하는 70개의 몽골식 텐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3평 남짓으로 5-7명이 이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으며 가격도 2만원으로 저렴하다. 장판은 물론 창문과 전기시설까지 갖췄으며 소나무 숲에 자리 잡고 있어 야영의 분위기도 만끽 할 수 있다.(www.jeonnam.go.kr 문의:062-601-2345)
번잡한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싫다면 8km 정도 더 깊숙이 들어가면 섬 끝자락에 동고해수욕장이 나온다. 굽이도는 고갯길에서 펼쳐지는 바다풍경은 섬 여행의 덤이다.
수 백 년 된 해송 300여 그루가 마을 앞에 서 있어 야영하기에 그만이다. 인파로 북적거리는 명사십리에 비해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며 어촌사람들의 순박한 정을 만끽할 수 있다. 진섬과 혈도 등 바다낚시터가 널려 있어 해수욕과 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사진) 동고해수욕장에서 아이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독고령에서 바라본 명사십리 전경
(사진) 모래가 단단하여 해변을 따라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신지도 섬 전체가 자전거 하이킹 도로다.
(사진) 오랫동안 바다를 봐도 지겹지 않다.
(사진) 신지도에 펼쳐진 무꽃. 투툼한 무다리를 숨겨 놓은 무꽃은 이렇게 예쁘다. 바다건너 고금도 약산도가 펼쳐진다.
청산도의 지리해수욕장과 신흥해수욕장
청산도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인 지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다. 두둥실 떠 있는 섬 사이로 떨어지는 태양과 황금빛 바다 그리고 금모래가 어우러진 일몰은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아이들이 수영하기에 좋고 수 백 년 된 노송이 우거져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낸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신흥해수욕장에 가는 것이 좋다. 바지락, 백합 등 갯벌체험을 할 수 있어 아이들의 인기가 높다. 섬도 아름답지만 구들장 논을 일구고 살아가는 섬사람이 더 예쁘다.
지리와 신흥 중간에 있는 진산해수욕장은 갯돌밭으로 유명하다. 파도가 치고 빠질 때 들려주는 자연의 속삭임에 눈물이 날 정도다.
당리마을에 가면 우리나라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동원한 서편제 촬영지를 만날 수 있다. 유봉일가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황톳길을 걸어오는 명장면을 그려 보는 것도 좋다.
최근엔 드라마 ‘봄의 왈츠’를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하얀 집과 바다풍경이 절묘하다.
봄의 왈츠 세트장. 침대에서 바다가 훤히 보인다.
바다의 옥-구계등
'구계등'이란 이름 자체가 호기심을 유발한다. 우리말로 옮기면 '9개의 계단을 이룬 비탈' 이란 뜻이다. 억겁의 세월동안 파도에 씻긴 갯돌은 공룡알 만큼이나 큼직하고 모난 곳 하나 없다. 태양이 해변을 비출 때면 돌은 진회색을 띄다가도 파도에 밀려 바닷물이 살짝 적셔질 때면 돌은 검푸른 빛깔로 바뀐다. 특히 석양빛에 반사된 조약돌은 바다의 옥을 보는 것만큼이나 황홀하다. 평소에는 계단의 형태가 잘 드러나지 않다가 태풍이 한바탕 지나가면 정확하게 아홉 개의 계단이 드러난다. 구계등 뒷편에는 참나무, 떡갈나무 등 40여종의 상록수가 방풍림을 만들어내고 있어 삼림욕코스로 적격이며, 1.2km가량의 자연 탐방로가 이어져 있다.
화흥포 일몰
해질녁 화흥포구 만큼 아련한 감동을 주는 곳이 또 있을까? 태양은 활짝 핀 동백꽃이며 노을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낙화였다. 백일도와 흑일도 사이로 떨어지는 붉디붉은 태양은 바다의 밭고랑인 부포의 행렬을 비춘다. 고단한 바닷일을 마치고 포구로 향하는 작은 배를 만난다면 성스런 그림을 접하는 것만큼이나 숭고하다. 이곳 화흥포항에서 배를 타면 보길도에 닿는다.
어촌민속전시관
우리나라 최초의 어촌박물관인 '완도어촌민속전시관' 역시 화홍포 초입에 자리 잡다.해상왕 장보고의 섬인 완도에서 바다의 생활상이 담겨진 전시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대형 식인조개와 어류박제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한 선박체험코너는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영상관에서는 장보고의 일대기를 볼 수 있다.
드라마 ‘해신’ 세트장
완도읍 대신리 소세포세트장은 1만6천평 부지에 청해진 포구마을을 재현해 놓았다. 크고 작은 선박 6척이 바다에 둥둥 떠 있고, 포구엔 저잣거리, 군영막사, 망루 등 청해진 본영과 신라왕궁을 재현해 놓고 있어 드라마의 감동 뿐 아니라 남도의 바다 풍경에 흠뻑 빠져 볼 수 있다.
세트장으로는 국내 최초로 도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볼거리가 다양하다. 해신뿐 아니라 ‘신돈’, ‘태왕사신기’, ‘서동요’등 해안풍경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특히 해남으로 떨어지는 일몰이 볼 만하다.
3만평 부지의 불목리는 신라촌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았다. 본영, 객사, 민가, 중국거리, 설평상단, 이도현상단(무역품 거래 및 상인숙소)등 40여 동의 기와집과 수로시설을 갖추고 있다. 세트장을 거닐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당나라시대로 빨려 들어가는 착각에 빠진다. 세트장을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숙승봉도 오랫동안 시야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드라마속 주인공이 되어 분위기잡으면 좋다.
장도 청해진유적지
장좌리 마을 앞바다에 전복을 엎어놓은 듯 둥글넙적한 섬이 눈길을 끈다. 바로 해상왕 장보고 장군이 중국과 일본 해역까지 해상로를 장악하고 국제무역을 주도하며 청해진의 본거지로 추정된 장도다. 장도 남쪽에 발견된 1000여 개의 나무기둥 행렬은 당시에 외적을 방어하거나 토사 유출을 방지한 목책이며, 망루나 토성에 올라서면 다도해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남문 앞에는 신라 때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이 놓여있다. 하루 두 차례 물길이 열려 장좌리 마을로 걸어 들어갈 수 있으며, 파래에 물든 초록빛 갯벌을 거니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삶이 있어 분주한 완도읍내
완도포구는 늘 분주하다.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 생선을 팔고 있는 상인이 한데 어우러 져 뱃사람들의 고된 삶을 지켜 볼 수 있다. 포구 앞에는 구슬처럼 영롱한 주도(천연기념물 28호)가 자리 잡고 있어 사시사철 푸르름을 보여 주고 있다. 완도읍내에 해안 끝자락에 는 ‘음식특화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회를 즐길 수 있고 완도 여객선 터미널 옆 ‘활어해산물 장터’에서는 횟감을 구입할 수 있으며 회와 매운탕을 먹을 수 있도록 좌판이 놓여 있다. 완도 특산물인 전복회를 놓치지 말자. 최근에 완도가 낳은 세계적인 골퍼인 최경주를 기리는 공원이 생겼다.
국내최대의 난대수목원-완도수목원
서부해안도로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완도 수목원이다. 완도의 지붕인 상황봉 자락에 새둥지처럼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는 완도수목원은 꽃향기를 가장 많이 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의 난대수목원으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다른 수목원과 달리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다.
난대림은 북위 35도 이남의 남해안과 제주도, 울릉도 지역등 온화하고 일교차가 적은 지역에만 볼 수 있는 푸른 활엽수림을 말한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다도해의 전경이 한 눈에 펼쳐있어 시원스런 눈 맛이 펼쳐진다. 산림전시관에는 각종 전시물과 영상물이 흥미롭게 꾸며있어 아이들 교육장소로 그만이다. 계곡 물놀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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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해 해남완도답사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아 가고싶다...ㅠ.ㅠ
좋군요. 섬이라면 멀미가 날 법도 한데..ㅎㅎㅎ^*^
대장님 몽골텐트 전화번호가 없는 것이라네요^^:::: 어짜유~~~
좋네요...~ 저두 담주에 가는데 꼭 들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