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나더 라운드>
1. ‘술’은 매혹적인 음식이자 삶을 풍성하게 하는 도구이지만, 때론 엄청난 불행을 가져오는 위험한 흉기로 변신한다. 누군가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칭송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저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술을 많이 마시는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술’은 복잡한 의미를 갖는 존재일 것이다. 이러한 ‘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성찰하게 해주는 영화를 만났다. 광고에서 그윽하게 ‘칼스버그’ 맥주를 마시던 미켈슨이 주연을 맡은 덴마크 영화 <어나더 라운드>이다.
2. 같은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4명의 친구들은 최근 무력감과 지루한 삶에 지쳐있다. 수업의 열정을 잃었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특히 주인공인 역사 교사 미켈슨은 수업의 질 문제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항의까지 받는다. 친구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모임에서 우연하게 이야기하게 된 노르웨이 심리학자의 연구 가설(‘모든 인간은 0.05% 혈중 알코올 농도를 가지고 태어난다. 매일 이를 유지하면 창의적이고 용감하게 만든다’)은 그들에게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곧바로 실행에 돌입한다.
3. 수업 전 그들은 한두 모금의 술을 마셨고 약간의 취기를 가지고 수업에 임하였다. 그것은 상상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지루하고 상투적인 방식으로 수업하던 교사들은 어떤 활력을 내부에서 뽑아내었고, 그것은 실제 수업에서 높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와는 다른 교사의 활력과 열정에 학생들도 호응하였고, 수업의 효과는 높아졌다. 수업의 활력과 더불어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소원했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미켈슨은 가족여행을 추진하기까지 한 것이다. 이렇게 적정한 수준의 ‘술’은 그들의 삶을 확 바꿔버렸다.
4. 하지만 술이 주는 장점은 완전히 술에 취할 때의 상황에 대한 실험을 거치면서 완전히 붕괴되었다. 만취한 이들은 길에 쓰러져 버렸고, 자신의 침대에 오줌을 누었고, 때론 낮에 열린 교직원 회의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술에 대한 실험은 임계점을 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극심한 피해를 주었다. 그 결과는 비참했다. 어렵게 회복단계로 들었던 미켈슨과 아내의 관계는 별거로 이어졌고, 다른 친구 또한 아내와의 갈등이 심해졌으며, 한 친구는 죽음에 이른 것이다. 한 동안의 활력은 과도한 음주의 결과로 비참하게 변모하였다.
5. 하지만 감독의 ‘술’에 대한 생각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과거 ‘술’이 가져왔던 활력의 결과였다. 졸업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교사들의 열정에 대해 감사했고, 특히 시험 때마다 긴장 때문에 시험을 망친 한 학생에게 약간의 음주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비록 친구의 죽음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시작된 반전일지라도, 그것은 ‘술’ 자체는 결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때론 술은 삶을 활기차게 만들고, 불안을 이겨내게 하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활성화시키는 매우 매력적인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것에 대한 한계를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매우 조심스런 대상이기도 하다. 이렇게 영화는 술이 주는 장점과 그것이 과도하게 진행되었을 때의 위험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술’이 주는 매력과 함께 술에 대한 능동적인 활동과 적절한 통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6. 영화는 학생들이 술에 취해 지하철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 학생들은 졸업 시험 통과를 축하하며 모두 모여 술을 마시며 기쁨을 노래한다. 미켈슨도 맥주를 마시면 자유롭게 학생들과 어울린다. ‘술’은 결코 죄가 없다. 다만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과욕과 무지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술이 없는 축제는 상상하기 어렵다. 술이 가져다주는 적절한 상태의 이완이 삶에 주는 활력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을 것이다. 그것을 활용하고 조절할 수 있는 태도와 능력이 우리에게 소중한 것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흥미로운 술에 관한 보고서이다.
첫댓글 - 영화의 흐름이 눈앞에서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것 같다. 술의 즐거움과 해악, 동전의 양면이다. 체질적인 것이 가장 앞서겠지만 알맞게 적절하게가 관건이다. 가볍게 취해서 지나가는 시간의 흥겨움을 어디서 구할 수 있겠는가? 술을 마실 수 있는 건강이여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