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는 미술관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에 모아서 간략히 올려볼까 한다.
리옹역에서 떼제베를 타고 바젤에 가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한국사람들이 많이 묵는 인터라켄에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그린델발트로 갔다. 스위스는 기차시스템이 워낙 잘 갖추어져 있어서 갈아타거나 하더라도 5~10분 밖에 걸리지 않고 매우 편리하다. 스위스패스와 스위스철도청에서 제공하는 SBB어플(한국어지원)만 있으면 다른 어느 나라를 다니는 것보다 편리했다.
스위스의 철도는 마치 거대한 시계처럼 착착 돌아간다.
그린델발트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이다. 작고 소박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산속에서 살아서 그런지 이곳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생활을 하고 저녁 6시만 되면 가게문을 닫는다.
스위스의 상징과도 같은 소와 종. 목에 달린 종을 조그맣게 만들어서 기념품으로 판다.
그리고 스위스에 가면 꼭 권하고 싶은 먹거리는 다름 아닌 우유이다. 기본적으로 식재료가 풍부하지는 않고 주로 햄, 치즈 같은 낙농업이 발달했는데 우유가 진짜 맛있다. 좁은 우리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넓은 산에서 방목하며 풀을 뜯어 먹고 살아서 그런것 같다.
짐 풀고 동네를 산책하다 만난 부부.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스위스에서는 노인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홍콩, 일본에 이어 평균수명이 비교적 높은 순위에 들어 있었다. 공기가 좋고 산에서 운동도 많이 하며 번잡함이 적어서 살기에 좋은것 같았다.
스위스의 전통가옥 살레. 집을 지으면 대대로 이어서 그 집에서 산다.
소규모로 민박을 하는 경우도 많다. 창문에는 보통 꽃을 걸어 둔다.
멀리 가지 않았다.
뒷동산에 20~30분쯤 올라갔을 뿐이다.
해질무렵의 마을 풍경.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그냥 슬슬 산책만 하고 아무데나 앉아 있어도 좋은 곳이다.
구름에 가려 있는 산이 영화 노스페이스에서 나오는 아이거산이다.
다음날 아침 인터라켄으로 내려가서 루체른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루체른은 호수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유람선을 탔는데 그리 날씨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운치있는 호수를 볼 수 있었다.
호숫가를 날고 있는 새들이 청둥오리였다.
굳이 루체른까지 간것은 '산들의 여왕'이라는 리기산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배에서 내려 다시 산악열차를 갈아타고 올라갔다.
어째 올라갈수록 날씨가 흐려졌다.
정상에 도착했을때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이것이 전부였다.
원래 한국에서 여행을 준비할때 멋진 사진을 보며 가장 기대했던 곳이 리기산이었는데... ㅠㅠ
노자가 말하기를 天地不仁이라고 했던가? 천지자연이 사람사정을 다 봐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여행에서 배운 것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빨리 포기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정신차리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해야 뭐라도 건질 수 있다. 그리고 그래서 건진것이 처음 계획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짜피 여행에도 인생에도 정답은 없으니까...
리기산 정상에서 안개를 바라보며 멍~해 있는데,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이런 날씨에 정상까지 올라온 사람들은 국적불명의 외국인 커플 2명. 그리고 나를 포함한 8명의 동양인이었고, 동양인 모두는 한국사람이었다. ㅎㅎ
보통 관광지에서 한국사람을 만나도 특별히 아는 척을 하거나 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우리는 모두 무척 금방 친해졌다. 내려오는 기차를 기다리며 자기소개도 하고 진지한 이야기도 하였고 지금도 단체 카톡방을 운영중이다.
아래로 내려오니 다시 날씨가 개였다.
아름다운 곳이다.
루체른의 명물 카펠교.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같이 닭고기와 맥주를 마시고 헤어졌다.
리기산에서 멋진 풍경은 못봤지만 그대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다음날은 융프라우로 오르는 기차를 탔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톱니바퀴열차로 갈아타고 올라가야 한다.
어째 날씨가 어제에 이어서 협조를 안한다.
요기까지는 뭐가 보인다.
전망대의 모습.
밖은 just bright & white
융프라우 정상의 전망대.
그래도 만년설 한 번 만져는 봤다.
혹시 가게되시면 날씨 흐리면 올라가지 마세요. ㅠㅠ
미리 인테넷에서 쿠폰 챙겨가서 꽁짜로 먹은 컵라면.
그래도 추운데서 따끈한 라면 국물을 먹으니 맛있더라는...ㅋㅋ
융프라우에서 너무 일찍 내려와서 시간이 좀 남았다.
그래서 편도 30분정도 걸리는 곤돌라를 타고 피르스트에 올라갔다.
그리고 정말 멋진 광경과 마주하게 되었다.
사진을 찍은 후 저 의자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대자연이 그린 그림은 어떤 화가가 그린 그림 이상으로 대단했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다가 중간부터는 자전거를 타고 내려왔다.
멀리서 소들이 종소리를 내면서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정말 그림같은 풍경들이 펼쳐졌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하면서 쉬엄쉬엄 내려왔다.
펼쳐진 초원과 아이거 산.
때로는 얻어 걸린 것이 처음 계획보다 나을 때도 있다.
내가 타고 내려오던 자전거.
숙소에 있던 작은 엘리베이터.
파리의 지하철처럼 이곳의 엘리베이터는 직접 문을 열어야만 열린다. 아무리 기다려도 문이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다.
마지막 날은 날씨가 좋았다.
아이거산과 그린델발트의 전경.
스위스 사람들은 관광객에게 정말 친절하다. 역에서 기차를 타기위해 물어보면 자세히 설명해주고 많은 경우 직접 데려다 준다. 호텔이나 기념품샵, 마트의 캐셔까지도 친절하다. 그리고 말이 잘 통한다. 스위스는 독일어, 불어, 이탈리아어, 로마슈어어의 4개 언어가 공용어이다. 하지만 영어도 잘 한다. 그런데 조금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어느 나라보다도 영어로 대화하기가 쉽다. 그리고 교통과 관광과 관련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대충하는 것이 없고 신뢰가 간다. 사진 속의 산속에서 핸드폰의 인터넷이 파리의 지하철보다 잘 터진다.
주민들은 외부의 사람들에게 관심은 많지만 쉽게 말을 걸지는 않는다. 수줍게 쳐다보다가 살짝 미소를 짓고는 피해간다. 그러다 뭐를 물어보면 친절히 설명해 준다. 그리고 부지런하고 근면하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가진게 풍족한 사람들은 게으르고 놀기를 좋아하는데 비해서 영국이나 스위스처럼 자연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땅의 사람들이 근면하고 그로인해서 오히려 더 잘 사는 것을 보면 처한 상황 보다는 이에 대처하는 사람의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경치가 좋군요^^
97년이 생각 나는군요~ 스위스의 기억은 007에 나왔던 곳을 간 것외에는~ㅎㅎ 좋은 사진 감사드립니다~^^
잘 봤습니다.
와우 너무 아름답고 또 잘 찍으신거 같고,,, 여행도 찐하게 하신거 같네요,,, 여행하면서 말을 거는 거... 걸까 말까 많이 갈등하게 되죠,.,, 그래서 말을 하게 되면 그말이 일생을 통해 좋은 기억으로 다 남는 거 같아요!!
사진들이 다 좋아서 몇번씩 보고
저도 가 보았으면 좋겠다 생각도 해
봅니다.^^
에구..😅 부럽습니다~~*
멋집니다~^^♡
멋진 여행기
감사합니다^^
스위스에 요즘 꽂혔어요
영화<youth> 통해 대리만족만…
사진보고있으니 세포가 살아나는거같아~
살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