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상류 강원도 인제군서 받침돌·망치 등 100여점 발굴
1만5000년 전 구석기시대의 '석기(石器) 공장'이 소양강 상류인 강원도 인제군 남면 부평리에서 발견됐다. 국내 구석기 유적 중 선사시대 사람들이 돌을 깨서 만든 연장인 뗀석기(타제석기)의 제작 공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매우 드물다.
매장 문화재 전문 조사 기관인 국강고고학연구소(소장 차재동)는 이 지역 하천 환경 정비사업 지구에 대한 발굴 조사 결과 후기 구석기 문화층 2곳과 석기 제작터, 통일신라시대의 집터,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제철 유적 등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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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인제 부평리 발굴조사 현장에서 나온 1만5000년 전 구석기시대의 석기 제작터(아래). 좀돌날몸돌(위 왼쪽)과 주먹도끼(위 오른쪽) 등이 발굴됐다. /문화재청 제공
이곳에서는 △구석기인들이 석기를 만들 때 썼던 받침돌 △세밀한 작업에 필요했던 공이 형태의 망치 △석재를 고정했던 자갈돌이 출토됐다.
주변에서는 흑요석으로 만든 돌날과 좀돌날(작은 돌날), 격지(몸돌에서 떼낸 파편) 등 유물 100여점이 출토됐다. 또 이암·반암·응회암·벽옥 등으로 만든 돌날몸돌(돌날을 떼내기 위한 몸체가 되는 돌), 좀돌날몸돌, 슴베(자루 속에 끼워 고정하는 부분) 등도 나왔다.
국강고고학연구소 박성희 연구실장은 "이 석기 제작터를 통해 몸돌에서 돌을 떼내 뗀석기를 만드는 후기 구석기시대의 구체적 단계별 석기 제작 공정을 '풀 세트'로 알 수 있어 주목된다"고 밝혔다. ①응회암 자갈돌의 1차 분리 작업 ②흑요석 원석과 조각의 부합 ③이암으로 된 돌날몸돌과 돌날의 접합 등을 거쳐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뗀석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북한강 유역에서는 양구군 양구읍 상무룡리와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에서 후기 구석기 유적이 연달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