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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알고 나를….
드디어 모기의 계절이 왔습니다.
이 놈들은 없는 곳도 있는 곳도 없어요. 그러기에 '방충망을 쳤는데 왠 모기가...'라는 말은 안 맞지요. 경찰있다고 도둑없는 것 아닌거 다 아시죠?
오늘 새벽 발등이 너무 가려워 잠이 깼습니다.
모기에게 헌혈을 당한 거지요.
어찌나 화가 나는지. 원!
그래서 모기 퇴치법을 발동했습니다. 내가 잠을 좀 손해 보기로 하고…….
모기 특공대를 소탕하기 위해서는 먼저 병법에 따라 적에 대한 소상한 것도 놓치지 않고 속속들이 파악해야 백전백승(?)합니다.
*모기(蚊)는 무척추동물 문(門), 곤충 강(綱), 파리 목(目), 모기 과(科)에 속하는 곤충으로 우리나라에는 47종류 정도 서식하고 암컷이 산란을 위해 흡혈하고 수컷은 수액을 먹음.
대롱처럼 긴 입은 7개의 판으로 구성되어 굴착, 혈액응고 방지 타액 투입, 흡혈, 접착방지 등등의 역할을 분담함. 주입된 타액으로 피부가 간지럽고 질병이 전파됨.
자! 이제 특공대에 대하여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으니 소탕법까지 알면 금상첨화지요. 그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예방(豫防): 뭐니 뭐니 해도 방충망 단속으로 예방이 최고입니다. 방충망 점검으로 무단 영공침입 비행금지 구역 설정.
2. 체포(逮捕): 저는 특공대 체포에 비겁하게도 인체에 해로운 모기약이나 향을 일체 사용 안 합니다. (그라모 우짜노?)
문을 몽땅 닫고 차렵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오른손(왼손잡이는 반대로.)과 오른 뺨만 내 놓습니다.
그러면 불 꺼지고 정확히 17분 후에 모기는 뺨 주변을 염탐합니다. ♬엥~앵♪(음악 조코!)
음악에 공포를 느끼거나 예비동작을 취해서는 안 됩니다. 참아야지요. 참아야 하느니…….
잠시 후 귓바퀴에 랜딩 하는 날개바람과 모기 숨결을 느낍니다. 그대의 숨결을…….
(내 경험상 특공대는 대부분 뺨보다 귀를 선호합디다.)
랜딩 후에도 인내를 발휘해 8, 9초를 기다려야 합니다.
정확히 8-9초다 싶을 때 오른손을 이불이 흔들리는 전율과 공기 파동 이 없도록 뺀 다음 신속히 귀를 살짝 때립니다.
이때 유념해야 할 것은 긴장으로 악력이 조금 셀 경우 고막이 찢어 질 우려가 있다는 거지요.
십중팔구는 떡 된 놈을 손바닥으로 비비는 복수의 쾌감과 승자의 우월 감 그리고 인내하며 타임을 감지한 과학적 계산이 이겼다는 만족감이 충만한 당신 대뇌에 엔도르핀(endorphine)이 분비됨을 느낄 것입니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사항은 8초 이전에 동작을 개시하면 미 체포 확률이 높고 너무 지체하면 헌혈 액이 늘어난다는 거지요. 피 같은 피가…….
왜 8초냐고 물으신다면?
랜딩 후 1쌍의 더듬이로 사주경계, 식사하기에 편한 장소 선정, 윤모가 있는 입술에서 자르고 찌르고 빠는 즉 스푼과 나이프 냅킨(napkin)의 선택, 서서히 자르는 시간이 대략 8,9초 정도 됩니다.
모기와 두뇌싸움에서 이기려면 기다림은 필수입니다.
인내하거나 속셈이 귀찮은 분에게는 삼 번을 권유합니다.
3. 압축(壓縮): 이 경우는 단잠이 기왕지사 깨었으니 과감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는 결단력과 아내가 짜증을 낼 경우 변명거리를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우선 전등을 켜고 문을 모두 닫고 안방 화장실 문만 반쯤 열어 두세요.(안방 화장실 없는 집에 거주하시는 분은 모니터의 '닫기'를 클릭 하세요. 영양가가 없으니깐)
그런 후에 분명히 방안에 침투한 모기가 밝음에 놀라 은신했으리라 짐작이 되는 커튼이나 화장대 아래 등등 공간을 수건으로 휘젓습니다. 대부분 모기가 놀라 쫓기며 비행을 시작합니다.
이 경우도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너무 쌔게 흔들면 가구 먼지가 날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이 때의 모기날개 회전수는 정지비행 기준 1초에 160회며 엔진음 ♬엥~앵♪은 소음기준 15db(데시벨)정도로 힘찹니다.
그러나 계속 휘젓고 다닙니다.
특공대는 강렬한 전등아래 은신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불 꺼진 안방화장실을 보고는 안전한 참호로 판단하고 대피합니다.
♬엥~앵, 살았다!♪
그래도 행여 있을지 모를 구원투수를 생각하여 2분간 더 휘젓습니다.
몽땅 몰아넣는다는 거지요.
그리고는 신속히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그 동안 은신처에서 휴식하고 있는 놈(대부분 걸어둔 타월 뒤나 변기 아래 주변)을 강제 비행시킵니다. 수건을 휘저어서…….
하얀 타일과 거울을 배경으로 비행금지구역을 비행하는 미확인 비행체 지만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비행을 하지요. ♬엥~앵, 죽었다.♪
좁은 공간에서 피할 곳은 없습니다.
그러기를 3분.
특공대의 날개 회전수가 20으로 소음이 6db로 뚝 떨어질 정도로 체력이 약화됩니다.
이젠 내피를 빤 놈의 빨간 배가 뽈록한 것까지 보일 정도로 현저히 비행속도가 떨어집니다.
그래도 휘젓습니다. 또 3분.
이제는 비행을 포기하고 하얀 세면기에 비상착륙 합니다.(♬헉! 헉!! 에~효. 앵~앵♪♪)
그러나 손끝으로 건드려 강제 비행을 시킵니다.
그러면 십중팔구는 또 납니다. 20초도 날지 못하고 불시착. 타일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그때의 특공대 표정은 ‘아자씨! 차라리 날 잡아 잡소’ 이거나
‘내 몸 속에는 당신의 귀한 피가 흐르고 있어요.’입니다.
그러나 또 강제 비행으로 날개를 잡고 공중으로 던집니다.
그러면 깡다구 좋은 놈은 날개를 몇 차례 퍼덕이기는 합니다만 대부분 타일 위로 추락합니다.
그러면 형벌을 시작합죠.
날개 하나를 떼고, 다리하나를 떼고 발하나를 떼고…….
종내는 엄지손톱으로 내 귀중한 피가 가득 찬 빨간 배를 톡! 복수의 쾌감을 맛보지요. (니! 잔악하네! 그랴! 맞아 잔악하지. 재미가 묻어나니깐)
모기에 쫓기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는 것보다 영양가 만점이지요.
이 방법이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에게는 사번을 권하고 싶군요.
4. 화형(火刑): 좀더 적극적이고 사디즘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은…….
(마! 고마해라! 니도 참 깨살스럽네! 자연사랑 동물사랑 카더마!
그랴! 고마하지 머! 화형은 후각까지 자극하고 만족시키……. 됐다 마!)
"기왕지사 털어놓을 바에는 4번인지 사번(死煩, 죽을 死, 괴로울 煩)인지를 계속하소."
그러지 머! 크게 밑천이 드는 것도 아니고!
화형(火刑)의 경우는 전기 충격기(?)나 라이트 구입과 그리고 내피를 빨려야 하는 막대(?)한 출혈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
특공대 소탕에 대비해 라이트를 준비하면 조상님들이 항상 강조하신 유비무환 용어에 일조가 될 터!
그 얄미운 모기로 인해 이미 잠은 설쳤고 복수심은 머리털을 곤두 세웠다.
먼저 차렵이불을 몽땅 뒤집어쓰고 오른팔을 밖으로 내어 팔베개를 하고 16분을 기다린다.
물론 왼손에는 충격기나 라이트를 쥐어야지.
은쟈(?)는 "와? 16분이고?" 하는 분이야 없으리라. 그러나 왜? 팔베개여? 라는 무식한 질문을 하실 분이 계시지 싶어서 토를 단다.
귀 아래에 미끼(?)를 둬야 날개 회전 엔진음♬앵~엥~앵♪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고 귀를 노출시키지 않아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거지.
이때 특단의 유의를 하실 사항은 노출된 팔에서 완전히 힘을 빼야 한다는 거지.
특공대는 음식(?)을 찾아 후각을 동원하다 오직 하나, 이불 밖으로 나온 팔뚝에 앉게 되는 것이야 자명하지.
이때도 8~9초를 기다린다.
그 다음, ‘무식하게 왼손으로 때려 떡을 만든다’. 는 것이 아니고
특공대가 7개의 판으로 피부를 절개하고, 드릴로 파고, 응고예방용 타액을 주입하고 빨대를 꽂아 맛난 피를 시식할 때(약 15초 정도) 까지를 기다렸다가 행동개시!
순간적으로 파-팍! 노출된 팔의 주먹을 불끈 쥐어 이완된 근육을 팽팽히 당긴다.
그러면 긴장과 악력으로 혈관과 땀샘이 수축되면서 피부조직이 당겨지는 근육과 함께 조여든다. 팽팽하게…….
모기는 늘어진 피부 겉 조직과 이빨 박은 혈관사이 수축된 근육에 두 개의 이빨이 끼어서 꼼짝을 못하게 되지. ♬앵~엥~앵, 이게 아닌데. 앵~엥♪
그런 다음 왼손으로 떡을 만들면 이때까지 인고의 세월을 보낸 보람이 일순간 날아간다.
급할 것 없다.
천천히 라이트로 광명을 밝힌 후 입술을 피부에 처박고 날개를 퍼덕이는 애처로운 무척추동물 문(門)의 머플러(?)에 라이터를 켜서 화력을 서서히 갖다 댄다.
♬앵~엥~앵, 아이고 뜨거워!! 앵~엥♪
이때 매우 유념할 것은 다급하거나 복수심이 충만한 나머지 불꽃 강도를 최대로 하였다가 눈썹을 태우고 모기도 놓치는 불상사를 당하지 않게 침착 하란 거지.
길게 시간을 잡아 무더위(?)에 서서히 자기 한 몸을 불태우며 괴로워 허덕이게 해야 즐거움이 길어지고 고통스러워하는 곤충 강(綱)을 보며 빼앗긴 혈액보다 충만해지는 엔도르핀으로 보상받음을 만끽하지.
♬짜지직!♪ 날개, 그리고 팔다리(?) 가 구수한(?)냄새와 함께 소실된다.
참! 피 빠는 모기는 암컷이기 때문에 ♬짜지직♪이 아니고 ♬뽀지직♪이 맞다.
특단의 유념이 필요한 분이 있다.
운동을 게을리 하여 근육도 없고 불끈 쥐어봤자 긴장으로 당겨질 조직도 없는 분은 절대 따라하지 마시기를…….
(마! 그냥 잡고 말겠다. 무슨 지랄 바가지 같은 행우지를 하노? 그래도 되지 머!)
세계 희귀(稀貴)요리 중에 모기 눈알요리가 으뜸이며 비싸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안다.
(머라카노? 모기 눈깔 요리라 켔나?? 시방 니 정신이가?
내 정신이 아니면 이런 야그를 하것소!!)
중국 싼쒜이성 주민들은 박쥐들이 엄청 서식하는 동굴에서 박쥐 똥을 채집해 와서는 큰 물통에 넣고 이리저리 휘저어서 몇 시간 두면 모기를 주식으로 하는 박쥐 똥 속에 다른 것은 희부옇게 물에 녹고 나머지는 가라앉는데 녹은 물은 비료로 쓰고 가라앉은 것을 다시 천천히 물을 흘려서 삼베로 걸러 삼베 위에 걸린 것들을 모은다.
이게 바로 반짝 빤짝 영롱하게(?) 빛나는 모기 눈알들이라 카네. (무슨 영롱씩이나.)
다른 것은 모두 소화되어도 눈알만 남는다는 게지.
이를 모아 올리브유에 볶고 갖은 양념하여 한 접시 만드는 것으로 톡톡 씹히는 감각과 혀끝을 감도는 미각이 기가 차단다.
70년 베트남 지하 벙커에서 생활할 때 마포자루를 잘라 만든 천을 방충망 삼아 통기구에 쳐두면 모기가 들어오려고 그물코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붙어서 앵앵거리는데 창이 땅바닥 높이와 같은데 어른 팔뚝만한 도마뱀들이 창에 붙어 쉭!~쉭! 소리를 내며 긴 혀로 모기를 잡아먹더라고요.
그 모기들이 어찌나 큰지!
참! 모기는 이빨 판이 많은데 충치는 없을까?
이상 모기에 대한 보고서 끝!
첫댓글 역시 문인답게 리얼하게 모기퇴치법 논문 박사학위 수여 손색이 없네요, 홍알교주님 삽입 음악이 너무너무 좋아요, 특히 섹스폰소리, 약속도 없는 인생길.... 빚지고 가는 인생길, 가사 내용 공감하네요. 고맙습니다.
예방, 압축,체포, 화형의 순으로 전개되는 한 여름밤의 향연이 리얼하게 전개되는 글 들이 읽지않고는 베기지 못할 긴박감까지 겸하여 재미를 느낍니다.수고하셨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인터넷에서 글을 읽는 분들이 별로 없습니다. 전부 그림만 대충 보시고 나가니깐요. 지루한 글을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이고, 무슨 글이 이리도 깁니까~참말로 경이롭습니다.~무슨 논문 쓰실라꼬 그랍니까,~마 이참에 세계 최초로 모기학 박사 학위를 받아도 되겠습니더~ㅎㅎㅎ그런데 귓속에 들어간 놈을 잡다가 손가락 사이로 놓친 뼈저린 경험이 있는 데 한 수 가르쳐주이소~ㅋㅋㅋ
포기형은 없는지요 아예포기하고 워메 헌열을 좀 마이하는게 낫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