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예절 1. 호칭(呼稱)에 대하여 34개 문답 풀이

[임행진]

 

전통 예절 1 호칭(呼稱)

01 자기의 부모를 남에게 말할 때 '아버님' '아버지' '애비' 를 어떻게 구분해야 합니까?

남의 부모를 말할 때는 높이지만 자기의 부모를 남에게 말 할 때는 높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버님' '어머님'과 같이 '님'을 붙이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아버지' '애비' 를 골라 써야 하는데 대화 상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1. 부모의 윗대(上代)인 조부모, 증조부모, 외조부모에게 말할 때는 '애비' '에미'라 하는 것이 옳습니다. 나에게는 부모지만 그들에게는 자식이기 때문에 낮춰 말합니다.

  2. 기타의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는 '아버지' '어머니'라 하는 것이 옳습니다. 설사 부모의 어른이라도 부모의 형이나 누님, 촌수가 먼 방계(傍系)의 윗대 분에게 말할 때도 '아버지' '어머니'가 맞습니다.

   물론 예스럽게 호칭하려면 아버지는 '가친(家親)' 이 통상적이고 어머니는 '자친(慈親)' 이라고 해야 좋습니다.

02 부모에게 '님' 자를 붙이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정 의례준칙의 지방(紙榜) 쓰는 법에 "아버님 신위, 어머님 신위" 라 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지요?

옛날부터 부모를 문서(文書)에 쓸 때는 '님'을 붙였습니다. 예컨대 편지에 '父主前 上書'라 썼는데 '主'는 '임금 주' 로서 '님'이란 뜻입니다.

   고례(古禮)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위패(位牌)에도 '考學生 府君' 이라 썼는데 '君'은 '임금 군' 으로서 역시 '님' 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신주(神主 紙榜)에 '아버님', '어머님'이라 쓰거나, 편지에 '아버님 보세요', '어머님 읽으세요' 라고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03 회사의 상무님에게 저의 과장님을 말할 때 "저희 과장님께서 이렇게 하셨습니다" 고 말했다가 꾸중을 들었습니다. "자네는 자네 할아버지에게 아버지를 말할 때, '아버님'이라 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직장에서 직근(直近 바로) 상급자를 그분의 바로 상급자에게 말할 때 어떻게 말합니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과장도 상급자이고 상무는 과장의 상급인 것입니다. 이런 경우 몇 가지 유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⑴ 과장님께서 이렇게 하셨습니다.

⑵ 과장께서 이렇게 하셨습니다.

⑶ 과장이 이렇게 하셨습니다.

⑷ 과장이 이렇게 했습니다.

⑸ 과장님께서 이렇게 했습니다.

⑹ 과장님이 이렇게 했습니다.

⑺ 과장께서 이렇게 했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 '하셨습니다'는 우선 피해 그냥 '했습니다' 가 좋습니다. 대화 상대자의 아랫사람의 행위를 극존대어로 말하는 것은 일단 옳지 못합니다.

   다음 '과장님께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님' 과 '께서' 를 쓰면 이중(二重)의 존대가 되어 그 분의 웃어른이 듣기 거북합니다. 그럼 '과장님'을 고려해 보면 '님'은 과장의 직 상급자에게는 합당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혈연관계가 없이 인격 대 인격의 직장관계에서 '과장'이라고 해버리기엔 상급자인 과장에 대한 지나친 비하(卑下)라 하겠습니다. "과장께서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과장의 동태(動態)의 일부분에 약간의 존대(尊對) 말을 써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04 남편은 자기 부모를 '아버지' '어머니'라 하는데 며느리는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남존 여비(男尊女卑)의 관습적 호칭이 아닌지요?

옛날부터 친자녀(親子女)가 자기의 부모를 '아버님' '어머님'이라 부르지 않고 '아버지' '어머니'라 부르게 한 것이 바로 며느리의 호칭과 혼동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해도 됩니다.

   친자녀가 부모를 부를 때는 예(禮)와 경(敬)보다 친(親)함이 앞서고, 며느리는 혈연관계가 아닌 결연(結緣), 즉 인척(姻戚)관계임으로 친함보다 공경(恭敬)과 예절(禮節)이 앞서야 하기 때문에 '님'을 붙이는 것이지 남존 여비(男尊女卑) 관념이 아닙니다.

   친자녀는 친함이 앞서기 때문에 '님'을 붙이지 않습니다. 며느리와 딸이 함께 앉아서 똑같이 '어머님'이라 부르면 누가 딸이고 누가 며느리인지 대화를 듣고는 분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어머님'이라 부르고 딸은 '어머니'라 부르면 금방 식별이 됩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호칭 법은 매우 합리적이라 여겨지지 않습니까?

05 전에 신문에서 보니까, 어떤 저명인사가 "직장에서 여직원(女職員)을 '김 양(孃)', '박 양(孃)'이라 부르니까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져서 '미스 김' '미스 박' 이라 부른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옳습니까?

한국 내의 한국인의 직장에서 한국인끼리 서양(西洋) 호칭(呼稱)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김양(孃)', '박양(孃)'이 어색하다는 그 분은 외모(外貌)는 한국인이라도 정신(精神)은 서양인(西洋人)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인(韓國人)이라면 마땅히 '미스 김', '미스 박'이 더 부끄럽게 느껴져야 할 것입니다. 누가 뭐라 하든 '김양(孃)', '박양(孃)'은 우리말입니다. 양(孃)은 여자의 존칭(尊稱)이며 순수한 우리말로 "아씨"와 통합니다. 한국인끼리의 호칭에 한국어를 쓰는 것이 어색해서야 되겠습니까?

06 저는 50대(代) 후반으로 더러 '할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불려 집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모르는 분을 어떻게 부를지 곤란합니다. 역시 '할아버지'라 불러도 될까요?

모르는 노인(老人)을 '할아버지'라 부르는 것은 바른 호칭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애칭(愛稱)입니다.

   우리 조상(祖上)들이 즐겨 사용한 호칭(呼稱)이 있는데 굳이 그것을 쓰지 않고 딴 호칭(呼稱)을 찾을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자기보다 다섯(5)살 이내의 사람이면 '형씨(兄氏)', 다섯(5)살에서 열(10)살 정도면 '형장(兄丈)' 또는 '선생(先生)', 열(10)살에서 열다섯(15)살 정도면 '노형(老兄)', 열다섯(15)살 이상이면 '어르신네' 또는 '노인장(老人丈)'이 좋습니다.

07 저는 시누이와 함께 시장(市場)에 가서 물건을 사는데 시누이를 '아가씨'라고 불렀더니 시누이와 점원아가씨가 함께 '예' 하고 대답했습니다. 이런 혼동이 없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아가씨'란 말은 현재 친척(親戚)이 아닌 남의 처녀(處女)를 부를 때 쓰여지고 있습니다. 또 본래의 시누이의 호칭은 '아가씨'가 아닌 '작은 아씨'입니다. 시장(市場)에서 '작은 아씨'라고 불렀더라면 점원이 대답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08 시부모님에게 남편을 말하기가 곤란합니다. 아이가 있으면 '아빠'라고 하는 것이 일반인데 저는 아이도 없습니다. 남편도 아내인 저를 부를 줄을 모릅니다. 어떻게 부를 까요?

설사 아이가 있더라도 '아빠' 라 하면 안됩니다. '아빠' 는 자기의 어린아이에게 남편을 말할 때나 쓰는 것입니다.

   시부모에게 남편을 말하려면 '사랑(舍廊)'이라 하는 것이 옳습니다. 부부간에는 거처(居處)로 말하니까 '사랑방에 있는 사람' 이란 뜻입니다.

   어른에게 아내를 말할 때 '제댁'이라 합니다. '저의 집사람'이란 뜻입니다.

09 결혼하기 전에는 '○○○씨'라고 서로 불렀습니다.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까 호칭이 궁색합니다. 좋은 호칭을 가르쳐 주십시오.

한국인이 한국인의 호칭을 놔두고 무슨 호칭을 달리 이르려 하십니까?

   직접 부를 때는 '여보'이고, 대화 중의 지칭(指稱)에는 '당신'이라고 우리 조상 대대로 불러 왔습니다.

   더 점잖게 부르려면 아내를 '부인'이라고 하면 됩니다. '여보'는 '여기 보세요'의 준말이고, '당신(當身)'은 '그대 본인'이란 뜻입니다. 젊은 부부가 어른스럽게 '여보' '당신' 이란 말로 부르려니까 부끄럽다고도 합니다만 당연한 호칭(呼稱)을 쓰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입니다.

10 TV에서 보니까 결혼한 시동생을 '아주버님'이라고도 하고 '서방님'이라고도 합니다. 어떤 것이 맞습니까?

그런 질문이 많습니다. 매스컴에서 생활문화면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지요.

   남편의 형제에 대한 호칭이 '서방님'과 '아주버님'인데 남편의 형(兄)은 '아주버님'이고 결혼한 시동생은 '서방님'입니다.

   시동생이 결혼하기 전에는 '도련님' 입니다.

11 시부모님 앞에서 친정부모를 '아빠', '엄마'라고 했더니 '엄마 아빠가 뭐냐'고 걱정하셨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라고 하자니 시부모는 '아버님' '어머님' 이라 하면서 친정부모는 낮추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쁩니다. 어떻게 말해야 옳습니까?

남녀간(男女間)에 자기를 낳으신 부모를 말할 때 '아버님' '어머님' 이라 하지 않고 '아버지' '어머니'라 합니다.

   '님'은 상대를 높여 부르는 예(禮) 스러움인바 부자간(父子間)에는 예(禮)보다 친(親)함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시부모를 '아버님' '어머님' 이라고 '님'을 붙이는 것은 친(親)함보다 예(禮)가 앞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부모 앞에서 친정부모를 말할 때는 '친정아버지' '친정어머니'라고 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우리의 원(元) 호칭(呼稱)은 친정은 '본 곁' 이라 하고 아버지는 '밭 어른', 어머니는 '안 어른'이라 말했습니다. '본 곁의 밭 어른께서', '본 곁의 안 어른께서' 이렇게 말해야 했습니다. '밭 어른' 이란 '바깥어른'이란 말입니다.

12 친구 '미스 朴'이 있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미스 朴 좀 바 꿔주세요"라고 했더니 "우리 회사엔 '미 氏'가 없습니다" 고 탁, 끊어버렸습니다. 기분 나빴습니다. 뭐라고 부를까요?

상대방이 불친절했군요. 그러나 그 불친절을 새 길 필요 가 있습니다. 한국사람끼리의 호칭(呼稱)에 서양식(西洋式)을 했으니까 그런 반응이 나온 것입니다.

   아마도 상대방은 한국인의 주체사상(主體思想)이 철저한 분이신가 봅니다. "朴 ○○ 양(孃)이 있으면 바꿔주세요"라고 말해 보세요. 친절하게 바꿔드릴 것입니다.

13 저는 어른에게 "수고(手苦)하십시오"라고 인사했다가 꾸중을 들었습니다. 잘못된 것입니까?

"수고(手苦)하십시오" 는 일을 하라는 말이 됩니다. 아랫사람이 어른의 일을 해드리지는 못할 망정 일을 하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예를 들어 상사(上司) 보다 먼저 퇴근하면서 "수고하십시오" 하면 "저희는 먼저 나가면서 나보고만 일을 하란다" 고 언짢아 할 것입니다. "전 먼저 나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등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른에게 일이 끝난 뒤에 "수고(手苦)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은 수고를 위로하는 인사라 괜찮습니다. 같은 '수고(手苦)'라는 말도 미리 말하면 하라는 뜻이고 뒤에 말하면 위로(慰勞)의 뜻이 되겠습니다.

14 저의 손아래 매부(妹夫 누이동생의 남편)가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호칭(呼稱)과 말씨를 가르쳐 주십시오?

사위에게 있어 처가(妻家)의 어른은 직계(直系)존속(尊屬)(장인(丈人) 장모(丈母) 등) 뿐이고 기타는 일반 사회적 관계입니다.

   질문(質問)의 경우 손위 처남(妻男)이기는 하나 나이가 자기(自己)보다 적으니까 '형님' 이라 부르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반말을 하자니 손위이라 난처(難處)하며, 질문자의 처남(妻男)의 위치에서도 반말을 하자니 매부(妹夫)가 나이가 많고 존대를 하자니 손아래라 역시 난처(難處)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가까운 남매간(男妹間)인데 어정쩡하게 지낼 수도 없고 대책이 있어야겠습니다.

   원칙적으로 배우자(配偶者)의 친척(親戚)과 나의 관계(關係)는 배우자(配偶者)와의 관계(關係)로 설정(設定)됩니다.

   손아래 매부(妹夫)와 손위 처남(妻男)은 남매간(男妹間)이지만 처가(妻家)의 어른은 직계존속(直系尊屬)뿐이라는 전제(前提)로 그냥 친구(親舊)입니다. 따라서 10년 이내의 차이라면 '자네'  '○○서방(書房)' '(이름)' 이 호칭(呼稱)이고 'XX하게'의 말씨를 쓰면 됩니다.

15 학생(學生)시절에는 한 학년(學年)만 위라도 깍듯이 '형(兄)'이라고 합니다. 직장(職場)에서 1～2년 먼저 입사(入社)한 선배(先輩)도 '형(兄)'이라고 깍듯이 존대(尊對)해야 합니까?

사회생활은 위계질서(位階秩序)가 분명히 지켜져야 혼란(混亂)이 없습니다. 옛 성인(聖人) 맹자(孟子)의 말씀에 "조정(朝廷)에서는 벼슬의 높낮이로, 사회생활(社會生活)엔 나이가 많고 적음으로, 세상(世上)을 이(利)롭게 하고 사람들을 키우는데는 학덕(學德)이 있고 없음으로 위계(位階)를 삼는다."라고 했습니다.

   직장(職場)은 조직사회(組職社會)이고 맹자(孟子)께서 말씀한 조정(朝廷)에 해당(該當)합니다. 직장(職場)에서 위계질서(位階秩序)는 첫째 직급(職級)의 상하(上下)이고, 둘째 동료간(同僚間)에는 연령(年齡)의 고하(高下)이고, 셋째 선후배(先後輩) 관계(關係)가 위계(位階)확립의 조건이 될 것입니다. 선배(先輩)사원(社員)은 신입(新入)사원(社員)인 나보다 확실히 직장(職場)에서의 학덕(學德)이 많은 사람이니 존대(尊對)해야 합니다. 그러나 선배(先輩)가 후배(後排)에게 친구(親舊)로 지내기를 양해(諒解)할 때는 그때부터 동료(同僚)가 되는 것입니다.

16 버스를 타고 가다가 노인(老人)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는데 노인(老人)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망설여졌습니다. 할아버지, 어르신네, 노인장, 노인어른, 어느 것이 맞습니까?

근래 바깥노인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화되었다고는 하나 썩 좋은 호칭(呼稱)은 아닙니다.

   '할아버지'란 손자나 손자뻘 되는 사람이 할아버지나 할아버지뻘 되는 친족간(親族間) 의 호칭(呼稱)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남을 ‘할아버지’ 라 부릅니까? 질문하신 경우와 같이 예(禮)스러운 호칭(呼稱)을 사용하려면 '노인장(老人丈)'이 좋습니다만 '장(丈=長)'은 어른이란 말이므로 순수 우리말로 '노인어른'이라 부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르신네'는 일반적으로 부모(父母)의 친구를 부를 때에 쓰는 것이 적절(適切)하기 때문입니다.

17 저는 딸만 3자매(姉妹)인 중에서 둘째딸의 남편(男便)입니다. 저보다 3살 위인 손위동서를 형님으로 불러야 한다고 해서 '형님'이라 부르고 대접했습니다. 처제(妻弟)가 결혼(結婚)하면 처제(妻弟)의 남편에게서 '형님'이라 불리고 대접받을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처제(妻弟)가 결혼을 했는데 그 남편인 손아래 동서(同壻)가 저보다 1살이  위입니다. 여자(女子)는 시댁(媤宅)의 윗 동서(同壻)가 나이가 적더라도 형님이라 하니까 저의 손아래 동서(同壻)도 처형(妻兄)의 남편인 저를 나이가 적더라도 형님이라 불러야 하 는 것이 아닙니까?

결론부터 말씀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엄격히 말하면 귀하가 3살 위인 손위동서를 형님이라 부른 것도 우리의 전통예절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속담이 거저 생긴 것이 아닙니다. 사위에게 있어 처가(妻家)의 어른은 아내의 직계존속(直系尊屬)뿐 입니다. 기타(其他)의 아내의 친척(親戚)은 모두 사회적(社會的) 사귐이지 서열(序列)을 따져서 위계질서(位階秩序)를 지키지 않습니다. 처남(妻男)이나 처형(妻兄) 처제(妻弟)의 남편인 동서(同壻)들과는 아내와의 관계에 따라서 형님 동생하지 않고 나이에 따라 대접합니다. 3살 정도 손위라면 당연히 '자네'라 부르고 '하게'를 해야 합니다. 귀하의 경우 한 살이 위인 손아래 동서와도 당연히 벗을 터서 친구같이 지내야 합니다.

18 어른들 대화 중에 '벗을 튼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아마 도 나이에 따라 친구 같이 지내는 한계가 있는 것 같은데 몇 살 사이까지 벗을 터서 친구가 될 수 있습니까?

동양(東洋)의 고전(古典)인 '논어(論語)'에 보면 "나이가 배(倍)가 되면 아버지같이 섬기고 (年長以倍則 父事之), 10년이 위이면 형(兄)님으로 모시고(十年以長則 兄事之), 5년이 많으면 어깨를 나란히 해서 따른다(五年以長則 肩隨之)" 고 한 것이 나이로 상대를 대접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배(倍)가 된다는 것은, 성인(成人)의 경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성인(成人)이 되는 나이는 15세(歲)에서 20세(歲)까지 관례(冠禮․성년(成年)의식)를 치르는 법도(法度)로 보아 최소(最小)한도(限度) 15세(歲)는 되어야 성인(成人)이 되는 것이니까 자기(自己)보다 15세(歲) 이상 많은 사람은 아버지 같이 모셔야 할 것입니다.

   둘째, 자기보다 10년 이상 15년까지는 형(兄)님으로 모셔야 하니까 같이 걸을 때도 한발 뒤에 처져서 따라야 도리(道理)에 맞습니다. 아버지로 모실 나이는 아니고 10년 이 넘어서 친구(親舊)로 지낼 수도 없는 사이를 '노소(老小)' 간(間)이라 해서 '노형(老兄)' '소제(小弟)'라고 부르게 되어 있습니다.

   5년이 연상(年上)이면 형(兄)님으로 깍듯이 모시지는 않아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있으나, '따라야(隨之)' 한다는 것은 '약간 처진다' 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까 연장자(年長者)가 양해(諒解)하면 5년 이상 10년까지는 친구(親舊)로 지낼 수도 있습니다. 비록 연장자(年長者)이지만 5년 이하라면 친소(親疎)에 따라 당연(當然)히 친구(親舊)가 되는 것이니까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5년 이상 10년까지의 나이 차이(差異)가 문제(問題)입니다. 이른바 "벗을 튼다" 는 말도 엄격(嚴格)한 의미(意味)에서 이 경우에 해당(該當)됩니다. 물론 형(兄)님 동생의 처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연(當然)한 친구(親舊)일 수도 없으므로 당사자(當事者) 간(間)에 친구(親舊)같이 지내기를 결정(決定)하면 '벗을 튼 것' 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서로 존대(尊對)하며 지내야 합니다.

   '벗을 튼다'는 것은 연장자(年長者)가 친구(親舊), 그러니까 '벗' 이 되기를 양해(諒解)한다는 말입니다. '10년까지는 벗할 수 있다' 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19 저의 일가(一家)인 조카가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습니다. 어떻게 대접(待接)해야 할까요?

그런 경우를 '연고 항비(年高 行卑. 나이는 많은데 항렬은 낮다)' 의 경우라고 합니다.

조카뻘이면 당연(當然)히 조카 대접(待接)을 해야 할텐데 나이가 많아서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부를 때는 "조카님"이라고 하고 말씨는 존댓말을 써야 합니다. 상대방(相對方) 위치(位置)에서는 귀하(貴下)가 아무리 나이가 적더라도 아버지와 같은 서열(序列)이기 때문에 깍듯이 "아저씨(叔)"라 부르고 역시(亦是) 존댓말을 써야 되는 것입니다. 세대(世代)와 나이를 대접(待接)하기 때문입니다.

20 요사이 부부간(夫婦間)의 말씨가 남편(南便)은 아내에게 반말을 하고, 아내는 남편(男便)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이 상식화(常識化)됐습니다. TV나 라디오의 드라마를 보아도 거의가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아내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게 들립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좋은 질문입니다. 근래(近來) 각급(各級) 교육기관(敎育機關)의 수준(水準)을 평준화(平準化)한다고 작업을 하더니 말씨도 평준화(平準化)해서인지 엉뚱한 장면(場面)들이 연출(演出)되고 있는 것이 사실(事實)입니다. 기왕(旣往)에 평준화(平準化)하려면 하향(下向) 평준화(平準化)보다는 상향(上向) 평준화(平準化)가 바람직합니다.

   부부간(夫婦間)의 말씨만 해도 그렇습니다. 옛날이나 현대(現代)나 수준(水準) 높은 가정(家庭)에서는 반드시 부부간(夫婦間)에는 서로 존댓말을 쓰는데 영세(零細) 서민층(庶民層)에서는 남편(男便)은 반말, 아내는 존댓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모두 상향평준화(上向平準化) 해서 부부(夫婦) 간(間)에 존댓말을 써야 합니다. 남녀평등(男女平等)은 부부(夫婦) 대화(對話)의 말씨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입니다.

21 저는 직장(職場)에 다니는 20대(代) 중반(中盤)의 청년(靑年)입니다. 국민학교(國民學校)(초등학교(初等學校)) 동창회(同窓會) 모임에 갔더니 어떤 선생(先生)님은 우리들을 '자네', '하게'를 하시는데 다른 선생(先生)님은 '야', '너', '해라' 를 하셨습니다. 선생(先生)님은 한결같아야 할텐데, 어느 것이 맞는 것입니까?

아무리 코흘리개 때 가르친 제자(弟子)라도 성인(成人)이 되면 성인(成人)의 대접(待接)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로는 만 20세(歲)를 기준(基準)해서 그 이전에는 애들로 취급해 '야', '너', '해라' 를 하는 것이 당연(當然)합니다만, 일단 성년(成年)인 그 이후에는 '자네', '여보게', '하게' 를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별로 성년(成年)의식(儀式)이 행해지지 않습니다. 관례(冠禮 男子 15=20歲, 女子 15歲)를 하던 때는 관례(冠禮)를 하기 전에는 아이로 대하다가 관례(冠禮)만 끝나면 그 자리에서부터 어른 대접(待接)을 했습니다.

22 전에 어른들을 보면 나이차이가 10년이 가까워도 '벗을 텄다' 면서 '자네', '하게' 하면서 친구(親舊)로 지냈는데 요사이는 약간(若干)만 나이가 많아도 깍듯이 선배(先輩)로 대접(待接)받으려 합니다. 벗을 할 수 있는 기준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런 경우로 인해 다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결론(結論)을 말씀하면 나이가 5년 차이(差異)까지는 당연(當然)히 벗을 하며 친구(親舊)로 지낼 수 있고, 6년부터 10년까지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양해(諒解)하면 서로 벗을 터서 친구(親舊)같이 지낼 수 있으며, 11년부터 15년까지는 '노형(老兄)', '소제(小弟)'라고 해서 깍듯이 '형(兄)님'의 대접(待接)을 해야 하고, 16년이 넘으면 '아버지'와 같은 존장(尊長)으로 모셔야 합니다.

   이런 기준(基準)은 오랜 생활(生活)풍습(風習)으로 정립(鼎立)된 것이고, 문헌(文獻) 상의 근거(根據)로는 논어(論語)에 있는 '연장이배 부사지 (年長以倍則 父事之). 십년이장즉 형사지(十年以長則 兄事之). 오년이장즉 견수지(五年以長則 肩隨之)'라는 글귀입니다.

23 남매간(男妹間)이란 남자(男子)와 여자(女子) 동기간(同氣間)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남(妻男)과 매부(妹夫) 사이를 남매간(男妹間)이라 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찌 처남(妻男)과 매부(妹夫) 사이뿐이겠습니까? 올케와 시누이 사이는 같은 여자(女子)인데도 남매간(男妹間)이라 합니다.

   일반적인 남매간(男妹間)은 남자(男子)와 여자(女子) 동기간(同氣間)을 말하는 것이고, 배우자(配偶者)와 동기간(同氣間)과 나 사이도 배우자(配偶者)와의 관계(關係)로 말해 남매간(男妹間)이라 합니다. 처남(妻男)과 매부(妹夫)는 처남(妻男)의 위치(位置)에서 보면 매부(妹夫)가 남매간(男妹間)의 누이의 남편이니까 남매간(男妹間)이고, 매부(妹夫)의 위치(位置)에서 보면 처남(妻男)이 아내와 남매간(男妹間)이니까 자기(自己)와도 남매간(男妹間)입니다.

   올케와 시누이도 올케의 위치(位置)에서 보면 시누이가 남편(男便)과 남매간(男妹間)이니까 자기(自己)와도 남매간(男妹間)이고, 시누이의 위치(位置)에서 보면 올케가 자기(自己)와 남매간(男妹間)의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이니까 자기(自己)와도 남매간(男妹間)인 것입니다.

24 우리나라의 이름에는 대부분(大部分) 항렬(行列) 자(字)를 쓰는데, 요새 번지고 있는 한글 이름의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또 한문(漢文) 이름이라도 항렬(行列) 자(字)를 꼭 써야 합니까?

어려운 질문(質問)입니다. 전래(傳來)되는 항렬(行列) 자(字) 제도(制度)는 한문(漢文) 식(式)의 이름일 때 사용했습니다. 한문(漢文) 글자의 순서(順序)에 甲,乙,丙,丁이나 一,二,三, 또는 金水木火土 오행(五行) 등의 순서를 따졌습니다.

   그래서 이름 자(字)만 봐도 그 성씨(姓氏)에서 몇 세대(世代) 째 자손(子孫)인가를 분간(分揀)할 수 있었고, 일가(一家)끼리 만나면 항렬(行列)만 보고도 아저씨뻘인지? 할아버지뻘이 되는지 그 세대(世代)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글 이름일 경우는 아직 그런 제도(制度)가 정립(鼎立)되지 않아서 곤란(困難)할 것입니다. 여하간 항렬(行列)을 넣어서 이름을 짓는 것이 위에 말한 대로 더 편리한 건 사실입니다.

25 어떤 부인(夫人)에게 그 남편을 말하려면 무엇이라고 해야 합니까? '아빠' 가 쓰이는데 어색해서 묻습니다.

좋은 질문입니다. 요사이 부부간의 호칭(呼稱)이 정립(鼎立)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전래(傳來)의 좋은 호칭(呼稱)을 두고도 쓰지 않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아빠'는 아이들의 아빠이지 부인(夫人)의 아빠가 아닌데 어떻게 부인(夫人)보고 "아빠는 무엇하십니까?"라는 식으로 말하겠습니까? 부인(夫人)들이 자기의 남편을 남에게 말할 때 '바깥양반' '주인양반'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들의 호칭(呼稱)이니까, 그 부인(夫人)에게 남편을 말하려면 존칭(尊稱)을 붙여서 '바깥어른' '주인어른', 이라고 하면 좋습니다.

   "바깥어른은 어디 가셨나요?", "주인어른은 연세가 어떻게 되셨나요?" 얼마나 좋습니까? 한문식(漢文式)으로 말하려면 '부군(夫君)'이 좋습니다. "부군께서 직장이 어딥니까?" 참 부드럽지 않습니까?

26 처남(妻男)의 부인(夫人)을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아주머니'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어색해서 바른 호칭(呼稱)을 알고 싶습니다.

사실 예절(禮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도 난감(難堪)한 질문(質問)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傳統的)인 생활(生活)관습(慣習)으로는 내외(內外)법(法)이 엄격(嚴格)했고, 따라서 시누이 남편이 처남의 부인(夫人)을 직접 부를 일이 없었던 것입니다. 전통적(傳統的)인 호칭(呼稱)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친근(親近)하게 만나고 지내는 현대(現代)에도 적당(適當)한 호칭(呼稱)이 정립(鼎立)되지 못한다면 일상생활(日常生活)에 불편(不便)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곤란(困難)합니다. 형(兄)의 부인(夫人)이나 부모(父母)와 같은 항렬(行列)이나 서열(序列) 위계(位階)인 부인(夫人)을 부르는 호칭(呼稱)을 처남(妻男)의 부인(夫人)에게 쓸 수는 없습니다. 처남(妻男)의 부인(夫人)이 아직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처남댁(妻男宅․처남의 집사람이란 뜻)'이 좋고, 아이를 낳았으면 아이의 이름을 위에 붙여 '아무개 어머님', 또는 '아무개 자친(慈親)'이 좋겠습니다.

27 제가 장가를 갔는데 손위 처남(妻男)이 저보다 나이가 아래입니다. 아내의 오빠이니까 형님이라고 불러야 할텐데 저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을 어떻게 형님이라 부를지 곤란(困難)합니다. 그래서 처남(妻男)과 제가 만나면 서벅거려서 대화(對話)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여자(女子)는 혼인(婚姻)을 하면 시댁(媤宅)의 가족(家族)이 됩니다만 남자(男子)는 장가를 가도 처가(妻家)의 가족(家族)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자(女子)는 남편(男便)의 형(兄)의 아내인 손위 동서(同壻)가 나이가 적더라도 남편(男便)들의 위계(位階)를 따라 형(兄)님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그러나 남자(男子)는 처가(妻家)쪽 사람들과 아내와의 서열(序列)에 따라 대접(待接)하지 않고 자기 자신(自身)과의 연령(年齡)차이(差異)로 상대(相對)합니다. 다시 말해서 아내의 직계존속(直系尊屬)인 장인(丈人) 장모(丈母)는 나이에 관계(關係)없이 부모(父母)같이 모시지만 기타의 아내 친척(親戚)과는 사회적(社會的) 사귐입니다.

   따라서 손위의 처남(妻男)이나 처삼촌(妻三寸), 손위의 동서(同壻)라도 나이가 친구같이 지낼 정도(程度)이면 친구(親舊)로 사귑니다. 귀하(貴下)의 경우 형(兄)님이라고 부를 생각은 아예 말고, 나이가 10년 이내의 차이라면 그 처남(妻男)과 벗을 하셔야 합니다.

28 신혼(新婚) 여행(旅行)에서 돌아 올 때에 신랑(新郞)과 신부(新婦)가 친정(親庭)과 시댁(媤宅) 중 어디로 먼저 가야 할까요? 이 문제(問題)로 옥신각신하는 예(例)가 많습니다.

친정(親庭)으로 먼저 가면 "이제 우리 집 사람인데 왜 친정(親庭)부터 가느냐?" 고 시댁(媤宅)에서 괘씸하다고 말하고, 시댁(媤宅)으로 먼저 가면 "평생(平生) 살 것인데 친정(親庭) 좀 다녀가면 안 되는냐?" 고 친정(親庭)에서 서운해합니다.

   고례(古禮) 대로 친영례(親迎禮)를 하면 신랑(新郞)집에서 예(禮)를 올리니까 문제(問題)가 없고, 전통관습(傳統慣習) 대로하면 신부(新婦)집에서 예(禮)를 올리고 첫날밤을 차린 뒤에 시댁(媤宅)으로 오는 우귀례(于歸禮)를 하니까 그 절차(節次)가 확실한데 신식혼례(新式婚禮)에는 신랑(新郞) 댁(宅)이나 신부(新婦) 댁(宅)이 아닌 어중간한 예식장(禮式場)에서 혼인예식(婚姻禮式)을 하고 첫날밤을 치르기 전에 신혼여행(新婚旅行)(또는 첫날밤)을 떠나니까 문제(問題)가 생기는 것입니다. 첫째 분명(分明)히 말해서 혼인예식(婚姻禮式)이란 궁극적(窮極的)으로 첫날밤, 즉 합궁(合宮)이라고 해서 남녀(男女)가 몸을 합(合)치기 위한 절차(節次)입니다. 따라서 첫날밤을 차리는 격(格)인 신혼여행(新婚旅行)은 우리 전통관습(傳統慣習)에 의할 때 신부(新婦) 댁(宅)에서의 절차적(節次的) 행사(行事)라 할 것입니다.

   둘째는 남녀(男女)가 합(合)치는 첫날밤은 여자(女子)에게 있어서 중대(重大)한 변혁적(變革的) 행사(行事)이므로 그 후에 같은 여성(女性)이며 규방(閨房)의 예(禮)를 가르친 어머니와의 대화(對話)가 절실(切實)한 것이니 그 기회(機會)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아무리 혼수(婚需)를 미리 시댁(媤宅)으로 보냈다 하더라도 비밀(秘密)스럽고 자질구레한 신변(身邊) 잡품(雜品)들은 신부(新婦)가 직접(直接) 가지고 가야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친정(親庭)에 있을 것입니다.

   넷째, 딸을 마지막 보내고 생소(生疎)한 시댁(媤宅)에 보내면서 아무리 예물(禮物)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그냥 빈손으로 보낼 수 있겠습니까?

   이상과 같은 연유(緣由)로 해서 신혼여행(新婚旅行)에서 돌아오는 신랑(新郞)과 신부(新婦)는 신부(新婦) 댁(宅)으로 가서 한 밤을 지낸 뒤에 시댁(媤宅)으로 들어가는 것이 합리적(合理的)입니다.

29 남좌(男左) 여우(女右)란 말을 많이 쓰고 실제(實際) 좌석(座席) 배치(配置)에도 원칙(原則)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좌우(左右)란 위치를 잡아야 할 자신들의 左右입니까? 예(例)를 들어 신랑(新郞)․신부(新婦)가 설 때, 또는 회갑(回甲)에서 부모(父母)가 앉을 때, 그 자신(自身)들의 左右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좌우(左右)인가? 를 말합니다.

매우 중요(重要)한 질문(質問)입니다. 실제(實際)로 누구의 좌우(左右)인가 혼동(混同)이 되고 있습니다. 당사자(當事者)의 좌(左)가 보는 이의 우(右)가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좌우(左右)란 당사자(當事者)의 좌우(左右)도 아니고, 보는 이의 좌우(左右)도 아닙니다.

   예절(禮節)에 있어서 '누구의' '어디의' 라고 기준(基準)을 정(定)해서 좌우(左右)를 말할 때는 당연히 그 특정기준(特定基準)의 좌우(左右)이기 때문에 혼동(混同)이 없지만, 특정기준(特定基準)이 없이 좌우(左右)라고 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특정기준(特定基準)이 없을 때의 일반적(一般的) 기준(基準)이 정(定)해져 있습니다.

   그 일반적(一般的) 기준(基準)은 '상좌(上座)' 입니다. 좌우(左右)에서의 좌(左)는 동(東)이고 우(右)는 서(西)를 의미하며 상좌(上座)는 北쪽이기 때문에 당연(當然)한 논리(論理)입니다.

   상좌(上座)가 북(北)이라는 것은 과혼상제(冠婚喪祭)의 사례(四禮)에서 공통(共通)된 것이고, 그 상좌(上座)의 좌(左)가 동(東)이며 남자(男子)이고, 상좌(上座)의 우(右)가 서(西)이며 여자(女子)입니다.

   따라서 회갑(回甲)잔치에서는 헌수(獻壽)를 받는 당사자(當事者)가 앉는 자리가 상좌(上座)이기 때문에 부모(父母)가 상좌(上座)에 앉으면 좌측(左側)인 동(東)에 부(父)가 앉고 우측(右側)인 서(西)에 모(母)가 앉게 됩니다.

   혼인예식(婚姻禮式)에서는 병풍(屛風)을 친 곳, 즉 주례석(主禮席)이 상좌(上座)이기 때문에 주례(主禮)의 좌측(左側)인 동(東)에 신랑(新郞)이, 주례(主禮)의 우측(右側)인 서(西)에 신부(新婦)가 서야 합니다.

   전통혼례(傳統婚禮)에서 신랑(新郞)의 자리는 동(東)쪽이고 신부(新婦)의 자리는 서(西)쪽이라고 명시(明示)되어 있고, 이때의 동서(東西)는 상좌(上座)의 좌측(左側)이 동(東)이고 우측(右側)이 서(西)가 되는 것입니다.

   제례(祭禮)에서는 신위(神位)를 모신 곳이 상좌(上座)이기 때문에 신위(神位)의 좌(左)가 동(東)이고, 우(右)가 서(西)입니다. 따라서 남자(男子) 자손(子孫)은 신위(神位)의 좌측(左側)인 동(東)쪽에서 북향(北向)해 서고, 여자(女子) 자손(子孫)은 신위(神位)의 우측(右側)인 서(西)쪽에서 북향(北向)해 서는 것입니다.

30 저는 혼인(婚姻)한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남편(男便)이 친구(親舊)들과 함께 집에 와서 대접(待接)하는 일이 가끔 있는데 남편(男便)의 친구(親舊)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편(男便)의 친구(親舊)와 대화(對話)를 하거나 불러야 할 일 이 많을 것입니다. 남편(男便)의 상급자(上級者)나 또는 사회적(社會的) 직급(職級)이 있으면 그 직급(職級)을 불러도 됩니다. '과장님' '대리님'. 만일 그런 직급명(職級名)이 없으면 '선생님'이 가장 좋습니다. 젊은 사람들끼리 ‘선생님’이 어색하다고 생각되시면 '○○○ 씨(氏)'도 좋습니다. 그러나 '○ 씨(氏)'를 붙일 때는 성(姓)만 말해 '김씨(金氏)' '박씨(朴氏)'라고 하면 안되고 반드시 성명(姓名)을 다 말해야 합니다. '金甲童 氏' '李夢龍 氏'라고 말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선생님' 이라 부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31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兄)님인 큰아버지, 그리고 큰아버지보다 손위인 고모부(姑母夫), 세분이 함께 계신 자리에서는 누구에게 먼저 절을 해야 합니까? 차례대로라면 고모부(姑母夫), 큰아버지, 아버지의 순서(順序)인데요.

그런 경우(境遇)가 많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여러 어른이 함께 계실 때는 절하는 순서(順序)에 원칙(原則)이 있습니다.

   그 순서(順序)는 먼저 직계존속(直系尊屬)의 최상위자(最上位者)부터 남(男)․여(女), 다음은 방계친척(傍系親戚)의 상위(上位) 세대(世代) 순(順)으로 하되 같은 세대(世代)에서는 촌수(寸數)가 가까운 순서(順序)의 남(男)․여(女), 그 다음이 친척(親戚)이 아닌 사람은 연령(年齡) 순(順)으로 절하면 됩니다.

   귀하(貴下)가 질문(質問)하신 경우는 직계존속(直系尊屬)은 아버지뿐이므로 아버지에게 먼저 절하고, 다음이 친족(親族)인 큰아버지, 마지막으로 고모부(姑母夫)에게 절해야 합니다.

   절의 순서(順序)에 대한 원칙(原則)은 고례(古禮)의 복제(服制 돌아가신분의 추도(追悼)기간(期間))의 경중(輕重)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경우도 원칙(原則)은 아버지에게 먼저 절을 해야 되지만 아버지의 직계존속(直系尊屬)보다 아버지에게 먼저 절하면 아버지가 불편(不便)하시다 해서 직계존속(直系尊屬)은 웃 세대(世代)부터 합니다.

   만일(萬一) 연령(年齡) 순(順)으로 증조(曾祖)할머니, 증조(曾祖)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친구(親舊), 큰아버지, 고모부, 아버지, 당숙(堂叔 집안 아버지와 같은 항렬(行列)), 아버지의 친구(親舊), 형(兄)님 등 열 분이 한 자리에 계시고 전부(全部) 절을 하려면

   ⑴ 할아버지

   ⑵ 아버지

   ⑶ 증조(曾祖)할아버지

   ⑷ 증조(曾祖)할머니

   ⑸ 큰아버지

   ⑹ 당숙(堂叔)

   ⑺ 고모부(姑母夫)

   ⑻ 형(兄)님

   ⑼ 할아버지의 친구(親舊)

   ⑽ 아버지의 친구(親舊)    순(順)으로 절해야 할 것입니다.

32 시댁(媤宅) 시누이의 남편(男便)을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근래(近來)에 '고모부(姑母夫)'라고 흔히 말하는데 아무래도 바른 호칭(呼稱)이 아닌 듯 해서 묻습니다.

古禮에는 처남(妻男) 댁(宅)과 시누이 남편(男便) 사이는 엄격(嚴格)한 내외법(內外法)이 있으므로 서로간에 직접(直接) 부를 일이 없었는데, 요사이는 내외법(內外法)이 엄격(嚴格)하지 않아 서로 부를 경우가 많은데서 호칭(呼稱)의 혼란(混亂)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요사이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고모부(姑母夫)'라고 부르는데 고모부(姑母夫) 란 자기(自己)의 자녀(子女)가 부르는 호칭(呼稱)이지 처남(妻男)의 아내(衙內)인 자기(自己)가 부르는 호칭(呼稱)은 아닙니다. 물론 시누이 남편(男便)을 자기(自己)의 자녀(子女)에게 말할 때는 '너의 고모부(姑母夫)'라고 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옛날에 시누이 남편(男便)을 말하는 경우란 제삼인칭(第三人稱)으로 말할 때가 전부(全部)였습니다. 그때는 시누이 남편(男便)의 성(姓)을 붙여 '金 서방(書房)' '李 서방(書房)' 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직접(直接) 부를 때는 '○○○님'을 붙여 '金 서방(書房)님' '李 서방(書房)님'이라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33 저는 택시 기사(技士)입니다. 택시를 이용(利用)하는 손님은 성별(性別), 직업(職業), 연령(年齡) 등이 다양(多樣)한데 손님에 대한 호칭(呼稱)을 구분(區分)하기가 어려운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좋은 호칭(呼稱)이 있습니까?

그렇겠습니다. 나이가 어린 학생(學生)이라고 해서 '얘', '너' 할 수 도 없고, 남녀(男女) 연령(年齡)등 천태만상(千態萬象)의 고객(顧客)을 그때마다 격(格)에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습니다. 어찌 택시뿐이겠습니까? 음식점(飮食店), 접객업소(接客業所), 기업체(企業體), 은행(銀行), 병원(病院), 상점(商店) 등 자기(自己)나 자기(自己)의 사업(事業)을 이용(利用)하는 고객(顧客)을 맞는 업소(業所)에서는 모두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남녀노소(男女老少) 가릴 것 없이 '손님' 이 제일 좋습니다.

   '손(客)'은 고객(顧客)이란 뜻이고 '님'은 그 '손'을 높이는 말이니까 '고객(顧客)님'을 우리말로 '손님'이라 하면 적격(適格)입니다. 어린아이든 노인(老人)이든 신분(身分)이야 어떻든 '손님' 이라 불려서 기분 나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34 평소(平素)에 '양(孃)'이라고 부르던 동년배(同年輩)의 여직원(女職員)이 혼인(婚姻)을 해 기혼녀(旣婚女)가 되었습니다. 호칭(呼稱)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갑자기 그것도 동년배(同年輩)인데, '여사(女史)'라고 부르기가 쑥스러워서 그럽니다.

'여사(女士)' 라고 부르는 것을 쑥스럽게 생각할 까닭이 없습니다. 미혼(未婚)인 여자(女子)를 '양(孃)'이라 불렀으니까 기혼(旣婚)인 여성(女性)은 당연(當然)히 '여사(女士)'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사'에도 두 가지의 뜻이 있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바로 '女史'와 '女士'입니다.

   '여사(女史)'는 여자(女子)인 사관(史官)이란 뜻으로 옛날 왕실(王室)에 여자(女子)의 사관(史官)을 두어 왕후(王后)의 측근(側近)에 있으면서 왕후(王后)의 언어(言語)와 동정(動靜)을 기록(記錄)하는 직책(職責)이었습니다.(周禮)

   '여사(女士)'는 성년례(成年禮)의 계례(笄禮)를 치른 성인(成人)인 여자(女子)를 높이는 호칭(呼稱)입니다.(家禮)

   따라서 '여사(女史)'는 기(旣)․미혼(未婚)에 관계(關係)없이 사회적(社會的) 활동(活動)을 하는 여자(女子)를 이르는 호칭(呼稱)이라 할 것이고,

   '여사(女士)'는 성년(成年), 즉 기혼여성(旣婚女性)을 부르는 호칭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동년배(同年輩)라도 기혼여성(旣婚女性)이니까 '여사(女士)'라고 부르는 것이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