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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대의원대회 열어 파업 결의하는 현대차 노조/작년 7월 자료사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자체 홈페이지 내 게시판을 폐쇄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종전의 열린편집 방식에서 닫힌편집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게시판 글을 보려면, 반드시 사전에 사번과 부서, 이름 등을 자세하게 적어넣은 후 아이디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또 외부인은 접속할 수 없지요.
게시판에 글을 쓸 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차 노조가 이같이 게시판 문호를 닫은 것은 일종의 '검열'을 하겠다는 뜻에서입니다. 노조가 주간연속 2교대제 관철을 압박하기 위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데, 반대여론이 워낙 높다는 점을 의식한 겁니다.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 비판도 막아보자는 거지요.
현대차 노조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폐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여름 파업할 때도 똑같이 했지요. 반대여론이 높아 불리할 때마다 게시판을 닫는 것입니다. 당시 노조에 물어봤었는데,"사측의 방해공작이 많아서"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른바 '알바'들이 파업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지적한 인터넷 '알바'들은 현대차 노조 게시판을 떠나 네이버와 다음,금속노조 게시판 등에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충 훓어봐도 일반 국민들의 90% 이상이 노조 파업을 '정신나간 짓'으로 평가하고 있지요.
노조가 주장하는 것은, 전주공장에서 이달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무조건 실시하라는 겁니다. 전주공장에는 현재 재고가 1년치(버스 기준 1500여 대) 쌓여있는데, 사측에선 1교대만 돌려도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형편에 노조는 주야간 10시간분씩 물량을 생산하고,임금도 그만큼 더 달라는 것입니다.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쌓여도 그건 노조가 알 바 아니라는 거지요.(참고로, 도요타 노조는 오는 3월까지 자체적으로 판매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조의 자발적인 자구 노력이죠. 도요타 노조가 파업을 안하기 시작한 게 1950년쯤부터이니 현대차 노조보다 약 60년쯤 앞서 있군요.)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오늘 제2차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했습니다. 임원 급여를 10% 삭감하고 경상예산을 20% 줄이겠다는 거지요. 이밖에 뼈를 깍는 원가절감 방안 등이 발표됐습니다. 관리직 임금동결 등 통상 수준의 비상경영 체제로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사측의 비상경영 체제를 바라보는 노조의 눈도 '정상'으로 보긴 어려울 듯 싶습니다. 사측이 자꾸 위기를 '조장'한다고 주장합니다. 보수언론의 의도라나요.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 모양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국민의 90%가 반대해도,현대차 노조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아무리 여론이 악화되도 몇몇 강성 집행부의 논리가 계속 먹힌다는 것이죠.
노조의 강성 성향은 어찌보면 구조적인 겁니다. 매년 대의원 선거를 하고, 2년마다 집행부 선거를 치르다보니,각 계파간 "선정성 경쟁"에 나서고 있지요. 현대차 내에도 노동운동 계파가 10개가 넘게 있습니다. 업무보다는 노동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입니다. 각 계파 간부들의 '야심'이 불필요한 파업으로 몰고가기도 합니다.
현대차 노조가 정초부터 파업을 추진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김태곤 지부장 직무대행의 '의도'가 작용한 결과입니다.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윤해모 지부장은 이번 파업 추진에 직접 간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궁금한 것은 이번 파업 결의에 참여했던 노조 대의원 400여 명(일부 대의원은 아예 처음부터 빠졌다고 합니다만)이 어떻게 '만장일치'로 찬성할 수 있었느냐는 겁니다. 투표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의원 중 용기있는 사람이 없었거나 아니면 집단 최면에 걸렸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