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건너 한 번씩 강풍이 불고 한 낮엔 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 때문인지
우리 동네의 플라타너스 나무의 생잎이 가로에 어지럽게 떨어져 있다.
그래도 장미는 5월을 피우고 있으며, 새들은 부지런히 둥지를 드나들고
있어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축복의 날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과 섭리가 아닌가 생각해 보며 오늘도 기쁘고 감사하게 살아 보자는 마음으로
어쭙잖은 남도 기행문을 올려본다.
‘풀 하우스’에서 2박을 하고 짐을 싸서 다시 광양시내로 가기 위해 ‘묵방’마을을 나섰다.
오늘은 토지의 ‘최참판 댁’을 가기 위해 하동 악양 마을 평사리를 목표지로 했다. 버스를 타러 내려가는 호젓한 마을 길에는 사람도 없고 아침 햇살을 받아 진달래가 수줍은 새색시의 치마폭처럼 피어있다.
광양에 오니 마침 장이 서 있는 게 아닌가! 정말 몇 십 년 만에 보는 장날인 것이다.
열려있는 식당도 없고, 열어야 12시에 연다고 해서 간단히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방’이라고 붙은 간판을 찾아 들어가 옛날처럼 쌍화차를 시켜서마시니 그 또한 옛날 생각에 미소가 지어진다.
데이트 할 때에 얼마나 많은 다방들을 전전했는지….^^*
다방 마담 언니는 오십 대, 너무나 친절하다. 시골인심이 느껴진다.
옛날처럼 한복을 곱게 입은 이른바 ‘가오마담’이 아니라 청바지를 입은 신식 마담이다. 나이든 퇴직 신사들의 비위를 맞추기가 힘들다며 “어찌나 질투가 심한지,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지도 못한다니까요” 하며 인심 좋게 웃는다.
우리는 다방에 가방을 맡겨놓고 장 구경을 나섰다.
4년 전에 남원에 들렀을 때 하지 못한 장 구경을 이곳에서 운 좋게 하게 되었다며 거리로 나섰다.
장날은 얼마나 생기가 있는지! 우리는 아이들마냥 신이 나서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고 사진도 찍고 아, 거기에서 진짜 집에서 만든 쑥떡도 샀다.
쑥떡을 먹어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묵방 마을의 안내판.
정류장에 앉아 바라보는 앞산의 진달래는 얼마만에 보는지요!
광양의 버스 정류장 로터리에 왔어요.
다방에 짐을 맡기고 제일 먼저 눈에 띄인 과일들이
얼마나 싱그러운지요,
딸기, 사과 배, 방울 토마토, 한라봉 귤, 노오란 참외 등이 있었습니다.
저 큰 무우가 얼마나 먹음직 스러운지요.
여기는 어물전 입니다. 갈치, 황새기, 고등어 등
한국산 어물이라니요!
주부의 본능(?)이 발동해서 사고싶은 것을 참느라 어려웠어요.^^*
뒤돌아 서니 건 어물전 입니다.
쥐포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채 입맛을 당겼어요.
조금 골목길을 들어가다 보니, 해삼, 멍게, 주꾸미, 등 회거리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회를 쳐주면 먹었을텐데 안타까웠어요.침만 꼴깍~
키조개를 따고 있는 아주머니,
딸이 한국에 갔을 때 엄청 큰 홍합을 칼로 썰어먹었다기에
새로운 홍합이 나왔나? 했더니 바로 그게 이 '키조개'랍니다. ㅎ,.
쑥, 냉이, 부추, 취나물 등 없는 것이 없는 나물전 앞에 오니 고향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듯했습니다.
꽃게 간장게장이 너무 먹음직 스러워
감탄만 하며 서 있었지요, 불쌍하게스리...
과자전 입니다. 뻥튀기, 각종 전병, 옥수수 튀김 등 맛있는 과자가 듬뿍
있네요.
꽃가게에 수선화가 봄을 활짝 물들이고 있습니다.
시장 구경을 다 하고 거리에 나오니,
버스 정류장 앞 벤치에 장을 보러 왔는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청학동이 가깝다던데 맨 탕건을 쓴 할아버지가 보이니 신기합니다.
길에서 그 옛날에 장터에서 팔았던 검은 타이어 고무줄을
팔고 있습니다.어찌나 반갑던지요
바로 이 다방에서 짐을 찾아가지고 하동 버스 터미널로 갔습니다.
하동 터미널에 왔습니다.
이제 '최참판 댁으로 갈겁니다.
첫댓글 정겨운 재래시장의 펼쳐져있는 모든 물건을 보니 주부라 그런가요? 그립고 ,그립습니다.아~ 위에 노란 꽃 이름이 말로만 들었던 수선화 인가요!아주예뻐요.오랜시간 잊고 지낸 내나라의 풍경을 보니 정말이지 정겹네요.~~감사드리며 염치없이 다음 3탄 기대합니다
자매님도 한국 다녀온지 오래 되었지요?
도시 보다는 이렇게 정겨운 시골이 좋더군요. 다닐때에는 너무 추워서 투덜거리며 다녔는데 사진을 보니 다시 가고 싶네요.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한가봐요.^^,
답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드로메다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