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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로 떠나는 여행스케치
 
 
 
카페 게시글
일본 스크랩 [바이크로 일본일주12,000km]서일본-아마루베등대
바라미 추천 0 조회 105 11.05.15 22:0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호텔을 나와서 달리는 길이 어제처럼 험한 바닷가를 지난다.


윗부분이 부러져 떨어지다가 바위 틈에 끼인 듯.


오늘은 바람은 어제보다 잦아들었지만 비가 오락가락한다.


카스미를 지나 아마루베에 이르기까지 비옷을 3번쯤 입었다 벗었다 반복하는데

입으면 비가 그치고 벗으면 내리고.. 절묘하다.


아마루베는 철교가 유명한 곳이다. 아마루베철교.


일본의 많은 철도광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2개의 가파른 산에 철교가 바다를 배경으로

걸려 있다. 이 철교를 기차가 지나가는 싯점이 많은 사진가들을 불러모으는 것이다.


철교 아래는 좁지만 평지가 있어서 인근 마을의 공동작업장이 있었다는데, 1986년에

강풍에 기차가 떨어져 작업장을 덮치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희생자는 차장1 + 마을주민5 = 6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루베철교는 이 마을의 자랑거리였던가 보다.


1912년에 건설된 이 철교를 철거하고 새로운 다리를 만드는 공사가 시작된 모양인데..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않는 아마루베철교의 붉은 난간에 마을 주민들이 내 건 현수막이

보인다. -아리가토우 아마루베철교-


불의의 사고로 마을 주민들이 희생되는 일도 있었건만, 철교 덕분에 마을이 얻은

것도 많았던 듯.. '그동안 고마웠다, 아마루베철교'라는 현수막을 사진으로 담고싶은데

비바람이 너무 세차다.


지나가자.


기억 속에만 남겨두는 풍경도 있는 거다.


아마루베등대에 이르는 샛길이 절벽 위를 지난다.


발 밑으로 멀리 보이는 바다에 파도가 출렁이는 광경이 아스라하다.


샛길을 따라 들어가니 가파른 절벽에 붙은 마을이 나타난다.


"이런 곳에도 마을이?"


마을 입구 조그만 터에는 '사적'마을이라는 표식이 서 있다.



이런 으슥한 곳에 마을이 있으니 범상치 않다. 


아니나다를까.


사연이 있는 마을이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전기문학으로 치는 '헤이케모노가타리'라는 것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평씨집안 이야기'쯤 된다.


1100년대 후반.. 교토의 시라가와 왕에 이어서 새 왕이 추대될 무렵에 조정의 실권을 주무르던

다히라(평:平)씨 일족에 대항해서 미나모토씨 일족이 전쟁을 벌였다.


교토에서 시작된 전투는 이러저리 장소를 옮겨가며 계속되다가 최후의 결전이라 할 수 있는

단노우라해전이 시모노세키의 칸몬해협에서 벌어졌다.


그것이 1185년 3월, 해전에서 승리한 것은 미나모토씨 일족.


이후 미나모토씨는 가마쿠라 막부를 열어 일본을 통치하고 왕정이 유명무실해진다.


막부로 대표되는 무신정권은 도쿠가와막의 에도막부까지 700여년간 이어진다.


패배한 다히라씨 일족은 적에게 죽거나 자결하거나 붙잡히거나 투항하거나.. 또는 도망치거나.


이 때 다히라씨측 왕후에게서 태어난 안도쿠왕(8세)을 외할머니가 품에 안고 해협에 투신.


거기서 도망친 자들 가운데 한 무리가 북쪽 해안을 거슬러 이 마을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온통 험준한 절벽과 거친 바다에 둘러쌓인 오지 중에 오지였으니.. 숨어살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었으리라.


안내판에는 이 마을에 숨어살던 이들의 가계도를 보여준다.


그런데 바이크팬으로써 슬쩍 궁금한 대목이 있다. 


야마하의 팩토리레이싱팀에서 월드gp500 우승으로 이름을 날린 다히라 다다히코씨는 

다히라씨 일족의 후손일까..?


그 밖에도 야마하팀에는 아베노릭(노리후미), 후지와라 노리히코같은 옛 귀족의 성을 쓰는 

레이서들이 많은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


다히라, 후지와라, 아베씨는 모두 옛날 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성씨들이다.


비에 젖은 샛길을 따라 마을 뒤편에 오르면.


나타나는 아마루베등대.


일본 최고(高)점에 설치된 등대라는 안내문.



등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일본인에겐 일본해.


저 멀리 지나온 해안이 보인다.


계속해서 샛길을 지나는데..


지난 폭우에 무너진 곳인가 보다.


사방공사를 위해서 바닥에 표시를 해 두었다.


실은 아마루베등대 근처에 서 있는 차량통행을 불허한라는 안내판을 무시하고 들어온 거다.


바이크가 아닌 승용차였다면 돌아나가야할 처지일텐데.. 다행이다.


불로수.


이 물 마시면 안 늙는다? 한모금 마셔두자.


벼랑에 길을 내고 마을이 들어서고..


고기를 잡고 아이들 키우고.. 살아가고.


구경하고.


첫번째 사진의 바위는 다케노 출발해서 1.5cm 달리면 바닷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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