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서린 ‘쥬-고엥 고짓셍’ 15円50銭
20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関東大震災朝鮮人虐殺事件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었다. 일본열도를 동과 서로 나누면 도쿄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간토(관동 關東), 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간사이(관서 關西)라고 한다. 간토(關東) 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11시 58분에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지역’에서 진도 7.9의 대지진이 발생하여 도쿄의 약 44%, 요코하마의 약 80%가 불에 탔고 10만 명이상이 희생되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의 유포를 내무성, 관헌이 주도하고 군대, 관헌, 행정의 지시로 자경단을 조직하여 학살을 주도한 것이다. 그들은 총검 뿐 아니라, 죽창과 곤봉, 단도, 괭이 등을 들고 조선인들만 보면 닥치는 대로 찌르고 베면서 학살했고, 관공서나 경찰서로 피신하며 보호를 요청했던 이들조차 당국의 묵인 아래 오히려 몰아 놓고 잔인하게 죽였다. 대한민국 독립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학살된 조선인은 확인된 수 만 하여도 6661명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학살의 실태 조사를 방해하고 보도를 통제함으로써 사실을 철저히 숨기었으며, 그 후 재판에서는 학살에 관여한 군부와 관헌은 누구 한 사람 그 책임은 묻지 않았다. 심지어 재판을 받은 자경단원들도 다음해 1월의 황태자의 결혼에 때를 기해 특별 은사로 전원 무죄 방면되었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은 무수한 증언과 역사적 자료가 차고 넘쳐서 부정이 불가능한 역사적 사실인데도 일본은 이 학살사건의 책임에 대해 지금까지 100년간 불성실과 침묵으로 일관되어 오고 있다.
자경단과 학살자들은 조선인을 찾아서 길거리에서 칼과 죽창 등으로 살해하였다. 조선 사람을 찾는 방법은 일본어 발음이 정확한지 어눌한지를 기준으로 하였다. 소위 십오원 50전(十五円五十銭)을 말해 봐!’, ‘기미가요를 불러 보라’는 것이었다. ‘十五円五十銭’은 조선인에게는 발음이 어려운 말이었다. ‘十五円五十銭 じゅうごえんごじっせん’이나 ‘大根 だいこん’, ‘파피푸페포 ぱぴぷぺぽ’, 또는 ‘가기구게고 がぎぐげご’라는 말을 시켜보아 발음이 이상하다 싶으면 살해하였다. '15엔 50전(十五円 五十錢)'을 일본어로 발음하면 '쥬-고엥 고짓셍‘ ’또는 ‘쥬-고엔 고짓센'이 되는데, 당시 일본에 살던 조선인들에게는 어려워서 ‘주고엔’, 혹은 ‘추고엔’이라고 발음했다. 일본어로 15엔은 '쥬-고엔'이라고 발음해야하는데 십을 뜻하는 '쥬(十)'는 우리가 잘 쓰지 않는 영어의 Z나 J와 같은 발음이어서 어려웠던 것이다.
어느 나라나 어려운 발음이나 독특한 발음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일본어에는 받침이 없어서 한국의 받침을 정확히 발음하기 어렵다. ‘김치’가 ‘기무치’가 되고, ‘입니다’ >> ‘이무니다’, ‘고추가루를’ >> ‘고츠가루르’가 된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일본인에게 우리말 ‘738,688(칠십 삼만 팔천 육백 팔십 팔)’원 보여주면서 말해보라면 일본사람인가 아닌가를 감정 할 수 있다.
<정확한 발음>
15円 50銭 じゅうごえん ごじゅっせん jūgoen gojussen 또는
じゅうごえん ごじっせん jūgoen gojissen 또는
쥬- 고엔 고주센, 쥬- 고엔 고짓셍
十五円五十錢 실제 발음을 아래에서 '파파고'나 '구글'에서 확인해 보자.
https://papago.naver.com/?sk=ja&tk=ko&hn=0&st=%E5%8D%81%E4%BA%94%E5%86%86%E4%BA%94%E5%8D%81%E9%8C%A2
https://translate.google.com/?hl=ko&sl=ko&tl=ja&text=%E5%8D%81%E4%BA%94%E5%86%86%E4%BA%94%E5%8D%81%E9%8C%A2&op=translate
<참고>
고대 구약성서에 언급된 십볼렛( Shibboleth, שִׁבֹּלֶת)은 특정 집단이 발음이 이상한 특정 집단, 또는 외부인을 구별해 내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나 문구를 의미한다. 길르앗 군은 에브라임 지역의 요르단 강 나루를 차지하고 에브라임 사람이 도망치다가 건네달라고 하면, 에브라임 사람이냐고 묻고 아니라고 하면 십볼렛(Shibboleth)이라고 말해 보라고 하고 그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싑볼렛(Sibboleth)이라고 하면 잡아서 그 요르단 강 나루턱에서 죽였다. 이렇게 하여 그 때 죽은 에브라임 사람의 수는 사만 이천이나 되었다.
<읽어보기>
김응교, 백년 동안의 증언(간토대지진, 혐오와 국가폭력), 책읽는고양이, 2023.9.1
日군경 보는 앞 조선인 학살 장면, 14m 두루마리 그림에 생생, 동아일보, 2023-08-28
(202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