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의 배뇨장애 질환으로 인식돼온 과민성 방광이 남성에서도 흔하며 전립선비대증보다 사회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비뇨기과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전국 2000명을 공동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에따르면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는 성인 남성은 10%로 성인 여성 14%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 40대 12.9%, 50대 16.1%, 60대 이상 23.7% 였다.
과민성 방광은 특별한 병 없이 자주(하루 8번 이상)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갑자기 찾아오고 그것을 참을 수 없으며 자다가도 2차례 이상 소변을 보는 병이다. 일반 성인의 배뇨횟수는 낮에 깨어잇는 동안 4~6번, 밤에 자는 동안 0~1번이다.
배뇨장애요실금학회 이규성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은 “증상 자체도 환자를 불편하게 하지만 업무 생산성과 대인관계를 해치고 우울증을 앓을 위험도 키운다”며 “삶의 질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한덕현 교수는 “과민성 방광인 남성 환자의 23.6%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이는 정상인의 7.4%보다 3배 이상,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11.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병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았다고 응답한 남성은 과민성 방광 환자의 52.8%로,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39.2%보다 1.4배 가까이 많았다”며 “성생활 빈도가 낮아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34.6%로 전립선 비대증(17.2%)보다 2배 많았다”고 덧붙였다.
▽ 과민성 방광, 전립선 비대증이 직장 생활에 미치는 영향
배뇨장애요실금학회 김준철 부회장(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은 “과민성 방광은 지속적으로 치료하면 증상 개선이 큰 병”이라며 “하지만 이 증상을 가진 환자 가운데 실제 의사의 진료를 받은 환자는 12%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웰빙 열풍으로 먹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배설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며 “미국에서도 환자가 의사에게 먼저 말 꺼내기 어려운 10대 질환에 배뇨장애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환자는 운전을 하는 중 갑자가 소변이 마려운데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하면 심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한다”며 “과민성 방광을 스트레스성이라거나 나이 들면 으레 생기는 병으로 생각하지 말고 빈뇨(배뇨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 절박뇨(소변을 보고 싶어지면 참지 못하고 이때 즉시 배뇨하지 않으면 의지와 관계없이 소량의 배뇨가 일어남), 절박성 요실금(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배뇨)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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