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이 19일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이라고 했어요
그러자 당내 일각에선 “마치 북한 노동당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지요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강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돼 이날 처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어요
지명직 최고위원은 당대표가 주로 지역 안배를 고려해 지명하지요
강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십니다”라며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재명 대표님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했어요
강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같은 1964년생이지요
이어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오히려 민주당의 동진 전략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셨다”며 “그 첫발을 이재명 대표님께서
놓아주신 것에 대구 민주당 동지들을 대신해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어요
이를 두고 한 원로는
“김대중 총재 시절에도 저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발언을 제지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했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달님’이라 불렸어요
69번째 생일날 지지자들이 잡지에 낸 광고에는
‘명월(明月)이 천산만락(千山萬落)에 아니 비친 데가 없다”는
문구가 있었지요
정철의 ‘관동별곡’에서 인용했는데 임금의 은혜가
온 세상에 미친다는 뜻이었어요
정치인들은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던 대통령”이라며 더 나갔지요
교수 출신의 한 정치인은 ‘월광(月光) 소나타’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문 대통령 성정을 닮았다”는 영상 편지를 띄웠고,
얼마 뒤 청와대 대변인 발탁 답장을 받았어요
김일성의 ‘축지법’ ‘솔방울로 수류탄’ ‘가랑잎 타고 강 건너’는
웃음이 나는 신격화이지요
1970년 무렵 북 교과서에도 실렸고,
누가 이를 의심하면 죽을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몇 년 전 노동신문은
“사실 사람이 땅을 주름 잡아 다닐 수는 없다”며
축지법이 허구임을 고백했지요
김정은이 “세 살 때부터 사격을 했다”고 우상화하던 북한은
2019년에는 “네 살 때부터”라며 한 살을 올려 정정했어요
자기들이 봐도 너무했나보다 싶었나봐요
김종필(JP) 총리는 인문학 소양을 기반으로 아부도 품격 있게 했어요
JP는 3김 시대 라이벌이었던 김영삼 대통령 집권 때
YS를 홍곡(鴻鵠·기러기), 자신을 연작(燕雀·참새)에 비유했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에는 “밖에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막상 어떤 자리에 오르면 주위를 밝히는 사람이 있다”며
노 대통령을 ‘낮의 촛불’이라고 했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대통령실 주변에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총선 때 다수가 국민의힘의 참패를 예견하고 있었는데,
용산 주변에선 120석 이상, 또는 잘하면 과반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들렸지요
모두 윤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아첨이었어요
같은 시기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를 배우 차은우, 축구선수 손흥민,
조선의 정조에 비유하는 경쟁이 벌어졌지요
이 대표 지명으로 19일 처음 민주당 회의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 “집안의 큰 어르신”이라고 말했어요
데뷔 무대에 대한 압박감이 컸던 모양이지요
이 대표 자서전을 읽으며 흐느꼈다던 정청래 의원도
“지금은 이재명의 시대”라며 맞장구를 쳤어요
동교동계 막내였던 설훈은 민주당을 탈당하며
“이 대표는 아부하는 사람만 곁에 두고 있다”고 했지요
그러나 아부를 한 정치인은 헤아릴 수도 없지만
‘아버지’는 말은 처음 듣는 것 같아요
여기가 ‘어버이 수령’이 있는 북한도 아닌데
민주당은 정말 이상해지고 있지요
머지않아 '어버이 수령 이재명'이라는 말도 나올지 모르겠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새로 지명된 강민구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