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하게 생각나고, 금쪽
같이 귀한 친구들 모임>
삼금회 2017년 10월모임
결과
ㅇ 모임일시 : 2017.
10. 20 (금) 오후 12.00
~
ㅇ 모임장소 : 병점역[1호선],대합실
오찬장소 : 병점역 후 문에서 융건능가는 버스(35-4)로 20분거리
융건능 정문 앞, ‘한국인의밥상’ 밥집(031-222-3700)
오찬 후 윤건능찹배 및 능주변 대화&산책(약 2 시간)
ㅇ 참 석
자 (8명)
강승구, 김규수, 문춘식, 이상태
정건작, 정수영, 최덕원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틀 전 아침, 집을 나서는 아침 공기가 차갑게 느껴진다.
카~ 톡~ 카~톡~!!
주머니 속에서 울리는 손폰소리를 확인하고
난 시몬의 기분이 아침공기처럼 갑자기 더 차가워진다. “피치 못할 개인사정 때문에 오늘 참석이…좀..…”
가을은 노년 남자의 계절이러더니, 그 때문일까?
유난히 깊고
파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한 달 만에 금쪽 할아부지들을 만나러 나서는 시몬의 마음 가운데서도 갑자기 알 수 없는 서운한 감정과 함께 아주 오래된
슬픈 추억 같은 것이 가슴 가장 밑에서 밀고 올라오는 연유가~~!!??.
가을은 역시
노인들 사색의 계절인가 보다.
병점으로 향하는 1호선 전철 서 쪽 편 창 밖으로 아침 햇볓을 받는
황금빛 들녁이 눈부신 가운데 여수인지 목포인지 남녘 어딘가로 가는 긴 기차가 전철 옆을 빠르게 달려간다. 60년대
말 어느 겨울에 형님을 따라 처음 타 보았던 서울 가는 완행 열차가 아련히 오른다.
선반에 꽤재재 한 이런 저런 보자기 짐짝들이 빈틈없이 줄지어 언혀 있고, 가운데 통로 까지
사람으로 가득 찬 열차 안 풍경, 새벽녘 나무틀 차창에 두텁게 낀 성애를 손가락으로 돌려 녹여서 내다
본 밖엔 희미한 전등불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가운데, 간간히 들려오는 저음의 남자안내원의 차내 안내방송이
아련히 떠오른다.
“이 번 역은 천~안~, 이 번 역은 서정리~, 이 번 역은 송탄~,
이
번 역은 병~점~~”
화들짝 깊어진 생각을 털어내고 내린 병점역 개찰구 넘어,
먼저 도착하여 화사한
웃음과 함께 두 손을 흔들며 칭구를 맞이하는 건작/베드로, 수영/바오로 할아부지 모습이 영 반갑다.
근디~~, 이렇게 좋은 날 모임에 왜 결석자가 이리 많은겨?
넘 멀어서 그렁가? 다운된 시몬의 마음을 위로하려는 듯, 개찰구를
바라보며 베드로 할아부지가 말침을 놓는다. 허나~ 오늘 정조대왕
참배길에는 특별히 새 얼굴이 함께 하실 것인즉, 다같이 기쁜 마음으로 환영합시다. 마지막으로 싱글벙글 개찰구를 빠져 나오는 새로운 금쪽멤버 최덕원 할아부지.
“환영합니다,
덕원 할아부지! ~~ ㅉ ㅉ ㅉ!”
서둘러
윤건능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 7명의 금쪽 할아부지 참배단. 오늘
금쪽 할아부지들이 가는 곳, 융건능은, 산업화된 서구문물이
중국대륙을 변화의 격랑으로 몰아가던 명청의 중국과 이 틈 바구니 가운데서 처절한 기득권세력에 맞서 변화를 시도하려던 정조대왕의 깊고 힘든 도전의
역사가 만들어낸 유산인 수원화성과 융건능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활개치는 지금 우리네 현실이랑 넘 닮았당께~~~”, 버스엔진 소음을 의식한 베드로 할아부지의 옥타브 높은 열변이 다소 헐렁한
버스 안을 압도한다.
예상치 않게 점심시간이 한 참이나 벗어난
시간인데도 융건능 정문 앞에 위치한‘한국인의밥상’방방에는 점심하는 사람들로 성시를 이루는 걸 보아 이
집 음식과 서비스의 가성비가 나쁘지 않는 듯, 정신 없이 움직이던 카운터 아짐씨가 다소 늦게 도착한
금쪽 할아부지들을 향해 기분 좋게 애교있는 호통을 친다. ‘늦게 와서 자리가 없지만… 잠간만 기다리시면……?!
푸짐한 반찬접시가 상을 가득 채우고 탁배기가
잔에 채워질 즈음,
“잠깐~~, 오늘 점심은 모처럼 멀리 우리동네로 발걸음을 한
칭구들을 위해 내가 쏩니다, 맛있게들
마니 마니 즐겁게
드시고 늘 건강하세용… 다 같이 건강을 위하여 건배 !!"
수덥한
얼굴에 늘 싱글 벙글 웃음을 멈추지 않는 수영/바오로가 폭탄선언(?)을
던진다.
브라보~~, 바오로 할아부지 쨩~~ ㅉ
ㅉ ㅉ!!, 잘 먹겠습니다!!.”
오래
전에 경험했던 상다리가 휘청댈 만큼 반찬사발이 놓인 ‘순천집’이라는
전라도 한식집을 연상케 하는 밥상을 앞에 두고 나눈 두어 잔의 탁배기가 다소 허기졌던 금쪽 할아부지들의 마음과 기분을 최고로 업 시킨다.
자~~ 배도 채웠으니 어서 대왕님 참배 갑시다.
바쁜
일로 승구/이냐시오 할아부지 까지 먼저 자리를 뜨고, 남은 6명의 금쪽 할아부지들 만이 한가롭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먼저 정조대왕이 잠들어 계시는 건능에 들어선다. 주 중인지라 어린 아이를 대리고 산책 나온 몇 사람의 젊은 아낙을 제외하곤 한가한 묘역 주변엔 가을이 깊어가고
있고, 멀리 대왕께서 잠들어 계시는 왕릉은 황금빛으로 물든 잔디가 옛 대왕의 빛나는 업적을 참배 온
우리에게 일러주는 것 만 같다. 대왕을 참배하고 되돌아 나와 능 후 면의 소나무 숲 길로 발 걸음을
옮긴다. 서울 인근의 왕릉 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적송숲이 잘 가꿔진 곳이 어디 또 있을까. 처절한 견제와 시련을 이겨낸 청년 이산이 정조 왕위에 오르자 마자 한 만은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를 복권하여
이 곳에 모시기 위해 조성한 융건능과 수원화성 축조에 대한 깊은 뜻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잘
가꿔진 수나무 숲을 걷는 내내 대왕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뒤쳐지고
어지러운 나라와 굶주린 백성 생각에 수 없는 날, 밤잠을
설치셨던 대왕이시어~,
격랑과 혼돈의 변화를 맞고있는 지금, 이 나라와 백성을 굽어 살피시어,
7천
만 후손 대대로 모든 백성이 나라다운 나라에서 편히 살 수
있는 복된 나라가 되도록 보살펴 주소서……
마음
속으로 샘 솟는 소망을 생각하며, 사도세자가 잠들어 계시는 동편의 융릉 참배 후, 능 입구로 되돌아 나오는 서쪽 하늘에 짧아져 가는 가을 해가 많이 기울어 간다.
대왕이시어, 오늘 당신을 참배 온, 마음이 고운 금쪽 할아부지들 모두에게도
건강과 평화의 복을 내리소서~!
* 기타
- 지난 번 산행 때 논의한, 남도트래킹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 논의,
산우회와 삼금회 공동으로 추진키로
함
l K12 남도백리길 트래킹 안내자료 Site Link는,
http://cafe.daum.net/12kh/KyUs/712
- 초기 삼금회회원으로 항암투병 중인 친구 위로 방안 논의
-회비현황 : \337,000원
전 월 이월액 : \377,000원
수입(7명) :
6만원
지출 : 0원 ( 오찬 및 음료비 전액, 정수영 지불),
잘 먹었어요, 수영/바오로 할아부지
!
*특별지출: 투병 중인 친구, 위로격려금 10만원
잔액 : 337,000원
김 규수 배상 -건강&평화-
첫댓글 의리있는 삼금회 . . 모임이내요..투병중인 친구 위로방문한다니..
안가도 간것 맹키로 꼼꼼히 잘썼네~~시몬의 글이 갈수록 쎈치해지니까 슬퍼요~~남편을 뒤주에 갇워 숨지게한 시아버지를 원망않고 묵묵히 참아낸 정조대왕 모친 혜경궁 홍씨가 가난과 시댁의 횡포도 꿋꿋히 인내한 우리들 어머니 모습과 오버랩됌서 모친이 잠든 융릉에서 더 애틋한 감정이 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