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리 한국타이어에서 밧데리를 교체하였다.(₩90,000)
●호구 매입 (₩7,500)발안농협
●아침에 마른 풀을 철망울타리 및 살구나무 아래로 쌓고
동북쪽으로는 억새밭 언저리 까지 경계 삼아 모아두었다
긴 세월 동안 쌓인 잡풀이 서너겹 되는 까닭에 낫질을 해야만
호구를 사용하여 건초를 옮길 수 있다.
오후에는 펜스 곁의 잡초를 모두 제거한 다음 흙을 긁어서
내년에 잡추가 덜 자라도록 조치해 둬야겠다.
마당이 깔끔하여 내방객들의 쓰레기 투척이 훨씬 줄어들었다.
물론, 재질별로 분리수거작업을 자주 해야겠지만 훨씬 정돈된
느낌이 들면서 관리되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절로 들 정도이다.
●누렁이의 출현
일곱살 쯤 먹었을 방앗간의 꺼뭉이가 죽을 자리를 찾아 다니는지
주거가 불투명한 가운데, 등이 옅은 갈색이며 나머지는 온통 하얀
누렁이가 밭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작고 귀엽다.
●억새밭
에전에 상추 씨를 뿌려 뿌리째 캐어 먹었던 기름진 밭..농사를 쉬는
동안에 천변주차장이 들어서면서 펜스로 톨로가 막혀버렸지만, 한때
누렁이와 흰둥이가 놀던 그 자리 곁으로 새로운 전신주가 세워지고
방범등이 달렸는데, 내가 즐기던 갈대가 그동안 두평 남짓 영역을 넓혀
길고 넓게 뿌리를 뻗었지만, 그 세력을 키우지 못한 채 시들어 버렸다.
환삼덩굴이나 며느리밑씻개나 도꼬마리 같은 덩굴식물이 줄기를 감아
올라가는데 더하여 건강원 운영하는 녀석이 수세미까지 몰래 심는 통에
허리가 꺾이면서 한 평 남짓한 재래의 억새밭만큼은 견디지 못했나부다.
아니면 그 곳의 토양이 오랜 경작으로 너무 기름져서 억새의 원 생리와는
맞지 않아 약하게 자란 것일지도 모르겠다.
두평 남짓한 자리에 뿌리 깊은 풀을 캐다가 삽괭이 자루가 부러졌는데
곡괭이로 파니 두툼한 뿌리가 뽑혀나왔다. 내년 부터는 덩굴풀이 세력을
넓히지 못하도록 억제하면서 서너평의 억새밭을 조성해 볼까?
●풀이 자라서 누운 자리에 다시금 풀이 났다가 눕고..이러기를 무려
8년 여 가량~!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반복해서인지 두달 넘게 지속해 온
제초작업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수북하게 쌓인 건초더미가 40여평 풀 베어낸 자리에 절로 울타리를
형성하였으며, 살구나무 아래로는 늘어진 나뭇가지의 키를 넘겼다.
누군가는 "일하시느라 애쓰십니다" 슬그머니 말을 건네는데, 그럴 땐
어김없이 "운동하고 있다네!"하고 답을 하곤했다. 일을 한다면 돈을
벌어야 할 건데 내가 돈 벌려고 두 달 넘게 텃밭과 펜스 주변과 마당을
낫과 삽괭이와 플라워링나이프와 쇠스랑과 곡괭이와 호구와 넥기를
들고 이런 류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이번 주말에는 드디어 흙 파는 작업에 들어가도 될 만큼 나의 땀과
흥미와 즐거움이 집 주변을 어루만져 놓았으니 흐뭇한 현상이다.
대충 부어놓은 알타리와 얼갈이배추와 아욱이 콩나물시루를 이룬
여섯평 남짓한 새 밭을 내려다볼 때마다 흙과 풀과 채소를 아우르는
자연의 아늑함과 포근함을 절로 느끼면서 가을의 나날이 기쁘고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