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걸려라 독재 재수 n수 반수 고3 수험생
나는 수능에 35344 떠서 지방대학 1년 반 다니다가 도저히 못 다닐 것 같아서 재수를 결심함
수능때 솔직히 수리는 예상하고 있었는데 (가형) 언외는 진심 최악의 점수였음 모의고사에서도 안 받던 3등급이 떴음
원랜 한 학년끝나고 바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아빠가 반대해서 장장 6개월을 부탁했음
그만큼 나는 그 대학에 다니기 싫었고
그래도 열심히나 해보자 해서 했던 과 공부는 나한테 안 맞았음 (자연계열)
진짜 자존감 떨어진다는게 무슨 말인지 확실히 깨달았고
친구들이 너 도대체 어디 대학 갔어? 라고 물을 정도로 나는 내 대학을 안밝혔음
어릴땐 공부를 잘 했고 주변 기대치가 너무 컸기 때문에 나도 좋은 대학 간다는 걸 당연시 여기고 있었고
내 운이 좋을 거라 믿고 자만했었음 그래서 내 입시가 실패했음
2학년 1학기 끝나기 직전에 허락을 받았고 방학과 동시에 휴학신청
이과에서 문과로 바꿔서 수능을 치기로 결심
그리고 독서실을 알아보고 익친에 사탐이랑 수리 인강이 어떤게 좋은건가 물어보기도 하고
고3때 기억을 더듬어서 책도 사고 그랬음 시작은 방대한거지 원래...ㅋㅋㅋㅋㅋ
이게 내 처음 시작때 플래너임 알아보는 사람 있을까봐 블러함
1년 반이나 수능공부를 쉬었으니 수학은 진짜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탐구는 내가 이과에서 문과로 바꾸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사탐지식은 완전 백지
다행히 언외 머리가 죽진 않았던건지 대충 쳐본 모의고사 점수가 2~3등급내로 나왔었음
그리고 이게 수능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 수록 아무것도 안 했다는 증거인 플래너임...
사탐이랑 수학잡는게 급선무였고 시간이 촉박하다 느껴져서 개념부터 잡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기 때문에
비교적 잘 나올 것 같은 언외를 미룸... 첫 달에 그냥 학원에 들어갔었어야 했는뎈ㅋㅋㅋㅋ
결과적으론 지금 사탐 개념인강만 한 바퀴 돌리고 수특 조금 모의고사 조금 푼 것 말고는 한 게 없음ㅋㅋㅋㅋ
특히 언외 처음엔 단어라도 열심히 외웠는데 나중엔 단어책 그냥 처박아둠
수리는 답없... 신승범 개념도 다 못 돌려서 중간에 수포하고 사탐에 치중함
나 진짜 시작은 간절했음
이대론 내 미래도 불투명하고 나중에 행복하지 못 할 게 분명해서 정말 간절하게 빌고 계획잡고 했었음...
진짜 독서실에 맨 처음 가는게 뿌듯했고 문 닫는 시간 거의 맞춰서 나와서 새벽에 집에 돌아오면
시간이 모자란다는 불안감에 잠도 설치고 계속 더 빨리 개념잡는 쪽으로 계획 수정하고 그랬었음
BUT
의지년...나란년 의지박약....
나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음
간절하니까 정말 해 보고 싶으니까 할 수 있을거다 라고 여겨서 첫 한 달은 정말 열심히 했었음
근데 시간이 가면 갈 수록 해야할 건 태산이고 계획은 자꾸 꼬이고 그러다보니 할 게 다음 날로 밀리고
밀린 걸 보면 하기 싫고 답답해지는 마음에 뭐 잠깐 쉬자 잠신데 뭐 어때 이러다 그 하루를 다 쉬어버리고
그 다음날 책을 펴면 하루 전 기억들이 가물가물해서 또 다시 하기 싫어지고
인강 들으려고 가져온 노트북을 자꾸 들여다보고 그러다 또 그 하루를 넘기고
악순환의 반복...ㅋㅋㅋㅋㅋ
학교 다닐땐 주변에 어떻게 공부하는지도 보이고 선생님도 날 잡아주는데
지금은 나를 잡아주고 옆에서 조언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으니까 풀어지는게 일상다반사
잠도 초반에 비해선 점점 많아짐
7시쯤 일어나다가 이젠 8시반에 일어나서 청담동 스캔들 앉아서 다 보고 독서실 가고
12시도 채 안 되서 집에 들어오고
그렇다고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님 그냥 시간만 줄줄 흘려보내다가 오는거임
그리고 진짜 극강의 외로움이 찾아옴ㅋㅋㅋㅋㅋㅋ
많은 반수생들이 그렇듯 나도 진짜 소수한테만 얘기하고 잠수를 탄 상황임
나름 한 긍정하는 사람이라 독재? 뭐가 외로워 그냥 방학때 집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지내면 되는거지 라고 생각했음
존나 오산 개오산
일단 만나는 사람이 전혀 없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다가도 공부하다가도 문득 외로움
카톡 프사를 쓱 쓱 넘겨보면 애들은 다 연애하고 예쁘게 꾸미고 하는데 난 추리닝만 입고다니니 자존감이 뚝뚝 떨어짐
예뻐 보이던 내 모습이 살이 붙어서 그냥 이상하게만 보임 (사실 종종 예뻐보일 때가 있긴 있었음)
반수한다고 알렸던 친구들이 위로한다고 찾아오면 진짜 고마운데
가고 나면 뭐랄까 묘한 회의감이 밀려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쟤넨 저렇게 편하게 사는데 난 왜 굳이... 이런 식
난 심지어 재수 삼수생이랑은 다르게 대학을 다녔었으니까 그 자유로움에 익숙해져서
학교 다닐 때 즐겼던 걸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는게 종종 날 갑갑하게 만들었음
이게 반복되다보면
공부 스트레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의 자학 + 외로움 등등이 계속 겹쳐서 나중엔 정신적으로 약해졌었음
독서실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갑자기 울기도 하고
문제가 안 풀리면 답답해서 미칠 것 같고
아무 것도 안 하는건 맞지만 아무 것도 안 한다고 꼭 찝어 나한테 내 존재의 쓸모없음을 강조하는 엄마도 밉고
평소엔 신경도 안 쓸 소소한 한 마디가 마음에 걸려서 나 혼자 끝도 없이 생각하고 생각하다 우울해지고
그러다가 문득 내가 내 스스로한테도, 부모님한테도 쓰레기같아서 한심해서 울고
근데 중요한건 내가 한심하다는 걸 깨달아도 그 때 그 순간만이지
하루 아니 몇 시간만 지나면 그저 예능보면서 허허 멍때리면서 허허
혹은 내 자신을 위로한답시고 허허 시간을 보냄
지금 이 글은 수능 10일 전에 쓰는거임
그 말은 즉슨 나는 수능 10일 전에도 익친을 하고 있었다는거
사실 위에 쓴 구구절절도 필요없음
나는 수능 10일 전에도 익친을 하고 있었다로 이미 게임끝
수능을 치고 나서 덧붙일 말이 있으면 덧붙이겠지만
의지가 약하거나 친구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거나 자존감이 낮은 친구들
제발 학원 들어가시길
진짜 부탁이니까 꼭 기숙이든 재종이든 니를 관리해주고 그나마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꼭 들어가시길
물론 모든 경우에 수가 있듯 이것도 케바케라는거 앎
그리고 부탁인데 나는 독재가 잘 맞았어 내 경우는 저거랑 달라 라고 댓 다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음
왜냐면 나같은 애들이 그 댓글을 보면 일말의 희망과 이유모를 자신감이 샘솟아서 독재를 결심할테니까
시작은 다들 간절함 실패를 겪었으니 두번 다시 쓴맛을 보기 싫은 마음에 나는 당연히 할 수 있어
라고 생각은 하지
실천 두 달 가면 다행임 진심
뭐든 실패한 사람의 후기를 보면 나는 이렇게 되지 않을거야 이 사람은 한심해 라고 생각하고
성공한 사람의 후기를 보면 자신감을 얻고 나도 이렇게 되야지 라고 생각함
정말 내가 뼈저리게 느끼는건데
입시생활은 일말의 희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죽을 만큼의 각오를 가지고 하는게 맞는거임
빛나는 성공은 정말 수많은 실패들 사이에 있는 정말 소수임
니가 성공할거란 자신감을 가지지 말고 실패하지 않을거라는 오기를 가지고 시작하기 바람
솔직히 재수를 한다면 학원 들어가는거 강요하고 싶지만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게 아니니까 권유이고 부탁하는거임
내 이십대를 마냥 책상에만 앉아서 보낼 순 없잖아 실패하면 또 해야하는데
재수 삼수 그리고 N수는 정말 겪지 않아도 되는 경험이니까 제발 한 번으로 끝냈으면 좋겠다 다들
만약 재종이나 기숙이 안 맞을 것 같다, 라고 생각되면
수능 끝난 직후 2달 정도 혼자 공부해봐라
친구들 만나지 말고 휴식기... 는 그래... 그래도 수능쳤으니까 일주일 정도는 가지고
진짜 독서실 잡아서 쭉 쉬지말고 2달 공부해봐
그래서 맞으면 학원 들어가지말고 혼자 해
집안 사정으로 학원에 못 들어가는 친구들은
진짜 일주일에 몇 번 안 하는 단과학원이라도 가길 아니면 도서관이라도!!
너와 같은 시험을 칠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봐야지 그나마 동기부여가 될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휴학반수생!!!!! 보고 있나!!!!! 휴학한 반수생들!!! 여기 보세요!!!!!!!
1학년은 휴학이 안 되거나 한 학기 끝나야 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한 학기 끝나면 딱 6월 초쯤임 안 촉박함 절대 안 촉박함 진짜 개썅네버 안 촉박함
그러니까 학원 들어갈 생각 있으면 그 때 들어가도 여유로움 진심 정말
난 내년에 기숙학원 간다... 치얼스...
최저 맞출거라고 논술 넣어놨는데 개뿔 시험장에 발도 못 들이밀 성적이 나올 듯함
불효지만 어쩔 수 없이... ㅅㅂ...
지금 성적은 측정불가임 모의고사도 몇번 안 쳐봤거든
나를 한심 보스라고 생각해도 좋고
존나 이게 자랑도 아닌데 왜 떠벌리고 다니냐고 생각해도 좋음
대신 나처럼 되지 마
너네가 그런 생각을 가졌으면 그럼 제발 나처럼 되지 마 ㅇㅋ?
주절주절하다보니까 글이 길어졌네... 안 읽는 애들 많을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혹시 보고 있을 지도 모를
나와 비슷한 독재생활(=의자에 앉아서 6개월/1년을 통으로 버린 개쓰레기짓)을 한 익치니들에게
수고했음
결과는 비록 좆같을거고 내 자신이 한심해지는 시간을 보냈어도
앉아서 혼자 일년을 버틴거 그 모든 압박을 나눌 사람없이 혼자 견딘거
아무도 안 알아줘도 스스로는 알고 있잖음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견뎠음 5959 수고해쒀
무튼 끝 조오오온나 긴 글이 되버렸지만 좀 시원하다
내년엔 꼭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길 빌며....아디오스
++++ 진짜 마지막으로 고3아
시작도 안 했는데 재수 생각하는 고3아 진심 뒤진다 재수 없는거다
좋은 경험? ㅗ 하지 않아도 될 경험임 생각이 많아지긴 하는데 생각만 많아진다
예쁠 때 대학가서 누릴거 일찍 다 누려라 제발 재수 없다했다 분명 없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