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기축년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종소리를 뒤로 한 체 집사람과 함께 나선 새해 첫 여행길은 가슴
벅찬 희망으로 시작된다! 영일만 끝 호미곶(虎尾串)에서의 日出을 보러 가기 전, 집에 남아 있을 딸 롱이와
除夜의 종소리를 같이 들으며 2009년 첫날을 맞은 우리 가족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소원을 빌었다,,,
1월1일 새벽 12시 15분 차는 중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차가웠던 실내 공기가 더워지기 시작하니 이제서야
새해 첫날 해맞이 여행의 분위기가 살아나 집사람과 기대에 찬 긴~ 1박2일 간의 여행 계획 점검에 들어 간다!
여주I.C를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접어드니 1월 첫날의 바람은 달리는 차를 휘청거리게 만들고, 두시간여를
내리 달려 도착한 휴게소에선 휴게소만의 고유한 맛을 지닌 우동과 즉석 자장면이 반색을 하며 우릴 반간다!
대구를 지나 이정표는 포항을 가르키고 이내 들어선 포항시내엔 우려했던 것 처럼 호미곶으로 가려는 차량의
행렬이 장사진을 이룬다,,,어렵사리 도착한 호미곶~ 시계는 새벽 5시 반을 가르키고 임시주차장으로 안내하는
안내요원의 지시봉을 따라 주차 후 잠시 눈을 붙인다,,,黎明이 밝아오는 기운에 설잠을 깨고 부랴부랴 일출맞이
행사장으로 가는 길엔 매섭디 매운 바닷 바람이 빼속까지 스며든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차량들이 호미곶 전체를
뒤덮고, 거기서 빼져나온 인파는 호미곶 해안으로 밀려 내려간다,,, 해안선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그 자체다!
아스라한 수평선 위로 붉은 빛이 퍼지더니 구름위로 떠오르는 2009년의 첫 태양은 모든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찬란한 모습을 들어낸다,,, 사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태양이 뜨는 곳은 간절곶으로
07:31:26에 일출이 되고, 이곳 호미곶은 07:32:30에 일출이 시작 되지만 유명세 때문에 이렇게 인산인해를 이루나
보다,,,행사장에서 나눠주는 떡국을 먹고나니 이젠 정말 새핸가 보다,,,오십센가 보다,,ㅠ ㅠ
샛길을 알려 준 안내요원 덕에 남들보다 쉽게 포항시내로 빠져나와 원효스님과 혜공선사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오어사(吾漁寺)에 도착, 죽었다 살아난 물고기가 내것이라 다투시던 두분의 인간다운 면모를 다시금 떠올려 본다!
차는 어느새 경주,,,기림사 경내를 돌고있는 집사랍과 나,,,한때는 불국사를 말사로 거느릴 정도로 번창했던 사찰인
기림사의 고색창연한 자태에 빠져본다! 유명한 기림사 약수를 한통 가득 담아 도착한 곳은 골굴사, 선무도의 본산으로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사찰이다, 고난도의 오르막 외길을 올라 바라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속세! 그래 바로 그 속세다!
대중포교의 대표격인 불국사를 다시 찾아 그때까지도 몰랐던 극락전 현판 뒤 돼지 형상의 석가래를 카메라에 담고
해안도로를 따라 도착한 간절곶엔 새벽 첫 일출을 보고 떠난 자리에 또 다시 인파가 몰리고, 간절한 사연을 담아 보내는
커다란 우체통을 뒤로하여 사진 몇장을 찍고, 어두워지는 2009년 첫날의 하루가 西山 넘어로 달려갈때 우린 노을빛이
곱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벗 삼아 부산으로 향한다,,,
동래 온천장에 도착하여 물 좋은 숙소에 여장을 푸니 시장끼가 돈다,,,'서울깍뚜기' 온천장 분점에서 곰탕과 설렁탕으로
저녁을 때우고 온천장 주변을 돌며 부산의 夜景을 즐긴다,,,동래온천의 명소 허심청을 마다하고 녹천호텔 615호에 마련
된 객실內 가족탕에서 새벽부터 달려 온 고단한 두다리를 맘껏 쭉~ 펴 본다! 아~ 참 좋다,,,정말 참~ 좋다!!!
꿀맛 같은 단잠에서 깨어나니, 창 밖을 두드리는 1월 2일의 태양은 어제의 태양과 한치의 차이도 없건만 그놈의 의미 없는
날짜가 대체 뭔지! 시간이란 개념을 만들어 그 안에 갇혀 사는 인간들,,,남태평양의 어느 섬 촌부의 " 뭐하러 그런 시간이란
쓸때 없는 것을 만들어서 그것에 억메여 사는지 모른겠네!" 라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호텔 앞 노천 온천에서 발을 담그고 계신 인근 노인분들의 " 물은 다 같은 물 아닝겨, 그라도 여가 첫 물이라 쪼매 날끼라!"
언제나 어디서나 떠오르는 태양도, 언제나 처럼 솟아나는 온천물도, 장소와 시간만 다를 뿐 항상하는 태양이요 물이니
인생 또한 이러 하지 않겠는가? 다만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시간과 주변이란 장벽에 둘러 싸여 있을 뿐!!!!
겸사겸사 들른 부산에서의 업무를 기분 좋게 마무리 짓고, 자갈치시장에서 건어물과 새우,굴,즉석 부산오뎅을 헐하게 삿다고
좋아라 하는 집사람과 천태종 사찰인 삼화사의 웅장함, 조계종 사찰인 범어사의 오랜 관록을 줄지어 반짝이는 연등에 메달아
놓고 2009년의 둘째 밤을 그간 살아 온 50년 세월지기로 벗 삼아 집으로 집으로 차를 몬다,,,
오늘도 암연 같은 깊고 검은 창공엔 새 희망 처럼 커져만 가는 도톰해진 초생달이 그네를 타고
네시간 여를 연속으로 따라 부른 C.D의 옛 노래가 입안에서 단내를 낼때 집사람의 짧은 한마디가 귓전을 맴돈다,,,
"졌다! 매미!"
2009년 한해만이 아니고 2009년 부터 계속 쭉~ 행복만이 함께하길 바라며! - 나와 집사람 딸 롱이 두손모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