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식의
'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
< 글루미 선데이 - Gloomy Sunday >
Ein Lied von Liebe und Tod
- '처연한 사랑과 죽음의 노래'
20세기의 마지막 해인 1999년 어느 가을,
한 독일인 사업가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레스토랑을 찾습니다.
레스토랑 이름은 '자보'(Szabo).
오래 전 단골 손님이었다며, 그 신사는 부인을 포함한
일행과 함께 아련한 추억이 깃든 시선으로 실내를
살펴보지요.
손님의 눈에 뜨인 피아노... 그는 즐겨 먹던
비프 롤을 음미하며 악사들에게 나직히 청합니다.
"그 노래를 연주해주게나! "
팜므파탈의 치명적인 유혹처럼 동유럽 특유의
은밀하고도 애틋한 선율의 노래가 바이올린 연주로
펼쳐지지요.
그러나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 순간, 피아노 위에 놓인
사진 속의 여인과 눈이 마주친 그는 돌연 가슴을 쥐어
뜯으며 쓰러지며 결국 숨을 거두고 맙니다.
누군가가 경악하며 절규하지요.
"글루미 선데이! 저주의 노래야."
60년 전... 오랜 꿈이던 레스토랑을 경영하게 된
자보(조아킴 크롤 분), 그의 곁엔 사랑스러운 연인
일로나(에리카 마로잔 분)가 미소짓고 있지요.
두사람은 레스토랑에서 연주할 피아니스트 후보를
만나보지만 모두 신통치 않습니다.
한데... 늦게나마 이들은 깊은 슬픔이 배어있는,
강렬한 눈빛의 피아니스트 안드라스(스테파노
디오니시 분)와 운명적으로 마주치게 되지요.
쇼팽의 '왈츠 7번' 을 너무도 우아하게 연주하는
그의 뛰어난 연주 실력에 빠져들며 결국 안드라스를
채용하기에 이릅니다.
일로나의 생일을 맞아 자보는 머리핀을 선물하자,
안드라스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헌정하지요.
"너무 아름다운 곡이에요. 이름이 뭐죠?"
"글루미 선데이입니다!"
그 곡은 그날 레스토랑에 있던 모두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지요.
일로나 역시 안드라스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만, 같은 날 저녁 우연히도 생일이 일치하는
독일인 한스(벤 베커 분)가 일로나에게 청혼하고...
그녀는 거절합니다.
실연의 슬픔으로 괴로워하던 한스는 다뉴브 강에
몸을 던지지만 자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그 못다한 사랑의 아픔을 가슴에 묻은 채 독일로
돌아가지요.
다음 날 아침 안드라스와 밤을 보내고 온 일로나...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다는 그녀에게 자보는
얘기합니다.
“난 신경 쓰지 마! 내가 말했었지? 누구나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고.”
그렇게... 일로나를 사이에 두고 자보와 안드라스는
기묘한 '2대 1의 연인 관계' 를 키워나가죠.
피크닉을 나가서 일로나를 가운데에 두고 나란히
누워서는, 서로의 관계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안드라스에게 자보는 담담하게 말합니다.
“나도 모르겠네. 일로나와 4년을 알아오면서 점차
알게 된 것이 있지.
누구나 모두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육체이든 정신이든,
무엇이든지. 갈증을 채워주는 것을, 더불어 갈망하는
것을...”
그러고서는 일로나에게 말하지요. "그래도 당신을
잃을 수 없어. 당신을 잃느니 반쪽이라도 갖겠어!"
결국 자보와 안드라스, 그리고 일로나는 특별한
사랑의 나눔을 이어가게 되지요.
한편 우연히 방문한 빈의 음반 관계자가
'글루미 선데이' 의 제작을 제의해 옵니다.
음반은 크게 성공하게 되고, 더불어 레스토랑 역시
나날이 번창하지요.
세 사람은 행복의 절정에 마음껏 취해 보지만
'글루미 선데이' 를 듣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며
언론은 안드라스를 취재하려 합니다.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안드라스...그런 그를 일로나와
자보는 위로하지만, 그들 모두 왠지 거부할 수 없는
불길한 느낌에 빠져들지요.
세월이 흐르고... 독일군 대령의 군복을 입고, 예전과
달리 냉혹하게 변한 한스가 그들을 찾아오면서 이들
네 사람의 관계는 비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들에게도 '죽음의 송가' 는 끝없이 전염돼 갔던
걸까요.
한스는 돈을 받고 아우슈비츠행 열차에서
부다페스트의 상류층과 지식인들을 빼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게 됩니다.
자보는 이런 한스의 작태에 염증을 느끼지만
대항하지 못하는 절망감만이 깊어질 뿐이지요.
결국 한스는 자보를 아우슈비츠행 열차 명단에서
빼내 달라는 일로나의 부탁을 미끼로 일로나를
강간하고... 자보는 죽음의 열차에 실려 나치
홀로코스트의 희생양이 되고 맙니다.
레스토랑을 찾는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죽음
장면에서 비춰지는 백발의 노인 한스.
그는 가증스럽게도 전후 성공한 독일인 사업가로,
또 장교 시절 수많은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행
으로부터 구해준, 이른바 '시대의 양심' 으로
평가받지요.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남자들 사이에서 두 남자의
마음을 함께 받아주는, 그리고 모든 남자에게서
사랑받는... 하여, 죽음의 씨앗을 만들고 마는 여자
일로나.
아이라니하게도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
'글루미 선데이' 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되지요.
음악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 는 극중
내내 흐르며 일리나를 둘러싼 세 남자의 절절한
사랑과 죽음의 서사를 애절하고도 처연하게
감싸줍니다.
2차세계대전, 나치 독일 히틀러의 깃발아래
숨죽여 살아가야 하는 유태인 자보,
독일을 증오하는 집시 혈통의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독일을 이용하기도,
팔아먹기도 하는 독일 장교 한스,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서 사랑받지만
아무도 곁에 남은 사람이 없게 된 여자 일로나...
한스의 강압적인 연주 요구를 거부하던 안드라스는,
일로나가 한스의 총구로부터 그를 구하기 위해 오직
혼자서 외로울 때만 부르기로 한 자신과의 다짐을
깨며 '글루미 선데이' 노래를 부르자,
그녀의 순결한 영혼이 유린당한 것에 괴로워하며
돌연 한스의 총을 빼앗아 자신의 머리를 쏴
불꽃같은 생을 마감하고 말지요.
자보는 안드라스의 자살로 슬퍼하는 일로나에게
말합니다.
"안드라스의 '글루미 선데이' 에 담겨있는 메시지를
이젠 이해할 거 같아.
그 노래가 그처럼 많은 자살자를 배출한 건,
인간의 존엄과 존중이 무너지는 순간의 고통과
그 고통이 부여하는 암흑과도 같은 상태를 견디지
못함 채 결국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일 거야.
존엄을 상실한 안드라스 또한 그렇게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닐까?"
< 글루미 선데이 > 영화를 통해 소수의 사람들의
삶에 한 노래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롤프 슈벨.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출신인 그는 '사랑과 죽음,
우정, 그리고 배신' 을 핵심 주제로 삼아
다큐멘터리보다도 더욱 생동감 넘치는 영화를
빚어내고 있지요.
어느 개개인들의 삶의 괘적을 1930~1940년대
헝가리의 시간, 그리고 공간과 대비하며 시대의
아픔을 얘기해주고 있는 셈으로,
그는 영화의 종반부 장면에 만삭이 된 일로나가
안드라스의 무덤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내세웁니다.
누가 아이의 아버지일런지는 관객의 추측과
상상으로 오롯이 남겨 놓은 게지요.
영화의 엔딩은 '글루미 선데이' 를 허밍으로 부르는
80세의 일로나와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는 아들과의
뜨거운 포옹으로 대반전의 방점을 찍습니다.
한스는 일로나와 같은 자신의 80번째 생일에
부다페스트에 왔을 때 의도적으로 이 레스토랑
'자보' 를 방문했던 게지요.
악랄하고 교활하게도 일로나를 유린하고 생명의
은인 자보를 죽음의 아우슈비츠로 보냈음에도,
그는 본인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듯이 뻔뻔하게
이 노래를 청합니다.
결국 일로나는 사랑했던 두 연인을 죽음으로 내몬
철면피 한스를 향해 60년 동안 한시도 잊지 않았던
정의와 분노의 복수를 충격적으로 실행하지요.
안드라스가 자보를 통해 남겨놓은 바로
그 '심장 정지약' 으로 말입니다...
영화 < 글루미 선데이 > OST엔 레조 세레스의
'Gloomy Sunday' 를 비롯해서,
'Gloomy Sunday' 의 애절한 곡조에 기댄 작곡가
데트레프 프리드리히 페테르젠(Detlef Friedrich Petersen)의 영화음악으로 충만하지요.
부다페스트 콘서트 오케스트라 파운데이션의 연주는 'Gloomy Sunday' 의 오케스트라 버전을 비롯해,
'Andras und Ilona(안드라스와 일로나)',
'Ilona's Lied(일로나의 노래)', 'Abschied(고별)',
'Lazlo in Gefahr(위험에 빠진 라즐로)',
그리고 'Ilona`s Gelobni(일로나의 기도)'에
이르기까지... 가슴 시린 슬픔이 가득 깃든 이
비극적인 연가에 애상의 운율을 한껏 더해주고
있습니다.
그밖에 귀오르기 젤메치가 연주하는 '언제나
취해있는(Immer Nur Trinken)' 과
여배우 에리카 마로잔이 나직히 속삭이는
'우울한 일요일(Gloomy Sunday)' 의 독일어
버전 'Das Lied vom traurigen Sonntag' ,
그리고 에리카 마로잔과 다그 로버랜드가 호흡을
맞춘 'Down in Budapest' 의 파워풀한 리듬에
빠지다보면,
관객들 역시 애잔한 우울함의 극치인 '글루미
선데이' 의 치명적인 마력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지요.
특히나 에리카 마로잔이 부르는 '글루미 선데이'
의 노랫 말은,
바그너의 낭만적 오페라 < 트리스탄과 이졸데
- Tristan und Isolde > 2막 중 사랑의 묘약으로
숙명적인 사랑에 빠진 두 연인의 '사랑의 2중창'을
연상케 합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사랑의 듀엣 '오! 이리로
내려와 우리를 감싸주오, 사랑의 밤이여(O! sink hernieder, Nacht der Liebe)'를 부르며,
환희의 절정에서 죽음의 세계인 '밤의 나라' 로
함께 가자고 외치지요.
달콤한 단어인 '과(und - and)'라는 글자가
자기들의 사랑을 영원히 이어주는 역할을
해줄 거라며...
'트리스탄, 이졸데' 이 두 연인은 죽음으로 비로소
하나가 되며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 화합니다.
'자보와 안드라스, 그리고 일로나', 이 세 연인들 또한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이른바 '사랑의
죽음(Liebestod)' 으로 승화되며 맺어지는 건
아닐런지요...
'글루미 선데이' 의 부제 또한 '사랑과 죽음의
노래' 이지요.
영화는 후반부에 독일이 동유럽을 침략하며
'제3제국 건설' 의 야욕을 내비치는 히틀러의 영상과
함께,
역설적으로 헝가리의 위대한 음악가 리스트가
'우리 인생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으로의
전주곡이다' 로 시작되는 라마르틴의 시에 붙인...
교향시 '전주곡(Les Preludes)' 중 1부 곡 '인생의
봄날과 사랑' 을 장중하게 풀어냅니다.
아울러 독일 점령으로 인한 대살륙의 피해가 제일
컸던 폴란드 작곡가 '쇼팽의 폴로네이즈 영웅' 도
이어지며 그 처참한 파국의 조짐을 절묘하게
암유해 주고 있지요.
1. 영화 < 글루미 선데이 > 예고 동영상
https://youtu.be/YGyoAcXHRrU
2. 영화 < 글루미 선데이 > OST
'Gloomy Sunday - Lied von Liebe und Tod'
Soundtrack by Detelf Petersen 1999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xMRS2CZFDnzASRyC2bRlxcN8QlHmgwm9
일명 '자살자의 찬가' 로 불리는 '글루미 선데이'는
1933년 피아니스트 레조 세레스와 시인 라즐로
자보에 의해 만들어졌지요.
1936년 4월 30일...
프랑스 파리의 세계적인 레이 벤츄라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글루미 선데이' 를 연주하던 단원들 중
드럼 연주자는 음악에 취해 권총 자살을 처음으로
시도했고,
결국 그날 그 현장에는 단 한 사람도 살아남아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인을 잃은 아픔으로 이 곡을 작곡했던 비운의
천재 작곡가 레조 세레스 또한 1968년 겨울,
이 노래를 들으며 고층빌딩에서 몸을 던져
삶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 같았던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말았지요 .
실제로 노래가 레코드로 출시 된 지 8주 만에
헝가리에서만 이 노래를 듣던 이들 중 187명이
자살했으며, 급기야 헝가리 정부에 의해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뉴욕 타임즈는 '수백명을 자살하게 한 노래' 라는
헤드라인으로 특집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롤프 슈벨 감독은 1988년 발표된 닉 바르코의
낭만적인 소설 < 슬픈 일요일의 노래 - Song of
Gloomy Sunday >와 이 미스터리 같은 노래를
영화에 멋지게 접목시켰지요.
- 빌리 홀리데이
https://youtu.be/KUCyjDOlnPU
"Sunday is gloomy
일요일은 우울해
My hours are slumberless
내 시간은 헛되이 써진다네.
Dearest the shadows I live with are
numberless
너무나 오래 함께 한 어둠만이 나의 벗.
Little white flowers will never awaken you
작은 하얀 꽃들은 결코 당신의 잠을 깨우지
못할거예요.
Not where the black coach of sorrow
has taken you
검은 슬픔은 당신을 어디에도 데려가지 않아요.
Angels have no thought of ever returning you
천사들은 당신을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군요.
Would they be angry If I thought of joining you
내가 당신에게 간다면 그들이 화낼까요?
Gloomy Sunday
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
우울한 일요일
With shadows I spend it all
내 오랜 친구 어둠과 함께
My heart and I have decided to end it all
내 심장과 나는 모든 걸 끝내길 마음 먹었어요.
Soon there'll be candles and prayers
that are said I know
곧 초가 켜지고 기도가 있을거예요.
But let them not weep
Let them know that I'm glad to go
그러나 아무도 울지 않게 해줘요
내가 기쁘게 간다는 걸 알게 해줘요.
Death is no dream
죽음은 꿈이 아니죠.
For in death I'm caressing you
죽음 속에서 난 당신에게 소홀하지 않죠.
With the last breath of my soul,
I'll be blessing you
마지막 한숨까지 당신을 축복할거예요.
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
Dreaming,
I was only dreaming
나는 오직 꿈꾸었지요
I wake and I find you asleep In the deep
of my heart
나는 깨어나 내 심장 깊이 잠들어 있는 당신을 찾는
꿈을 꾸었었지요.
Dear darling, I hope that my dream
never haunted you...
내 꿈이 당신을 유혹하지 않았기를...
My heart is telling you how much I wanted you
내가 얼마나 당신을 원했는지 내 심장이 속삭이네요.
Gloomy Sunday
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
우울한 일요일"
3. 리스트의 교향시 '전주곡(Les Preludes)'
https://youtu.be/doJxtcGzMZQ
리스트가 남긴 13곡의 교향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 바로 3번 '전주곡'(Les Preludes) 입니다.
6번 '마제파'(Mazeppa)와 더불어 가장 애청되는
리스트의 교향시라고 할 수 있지요.
프랑스의 시인 알퐁스 드 라마르틴의 ‘시적 명상’
(meditations poetiques)을 표현한 것으로,
이 시는 ‘우리 인생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으로의
전주곡이다’ 라고 시작하지요.
표제인 ‘전주곡’ 이 바로 그 첫 구절에서 유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주곡>은 모두 4부로 구성되는데... 이 중 ‘인생의
봄날과 사랑’ 을 묘사한 1부는,
‘삶은 죽음의 전주곡’ 이라는 시구처럼, 화창하고
명랑하기보다는 철학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가
장엄한 주조를 이루는 곡이지요.
(2부는 ‘생명의 폭풍우’, 3부는 ‘사랑의 위안과
평화로운 목가, 4부는 ‘싸움과 승리’ 를 묘사)
4. 쇼팽의 폴로네이즈 6번 A flat 장조 , Op.53 '영웅'
폴로네이즈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민속 춤곡 중
하나로 17세기에 들어와 3박자의 중간 속도로
행렬을 이루고 걸어가듯이 춤추는 음악으로
발달했습니다.
쇼팽이 추구할려는 폴로네이즈는 민족 정신을
진정하게 표현하려는 예술음악이었지요.
'영웅 폴로네이즈' 로 유명한 이 곡은 강하고
남성다운 리듬을 지닌 곡으로,
'군대' 와 비교해보면 '영웅' 이 훨씬 리듬감 있고
여러가지 화성적 아이디어와 악상으로 가득 차
있는 곡입니다.
클레치누스키는 확대된 3부 형식으로 구성된
이 곡을 "쇼팽의 작품 중에서 한 정점을 이루고
있으며, 가장 웅장하고 완벽한 양식을 발휘하고
있다" 라고 말했지요.
5. 쇼팽의 '왈츠 7번 Op.64 -2'
- 에브게니 키신의 피아노
: http://www.youtube.com/watch?v=WVsGf1ag6Us&list=RDWVsGf1ag6Us
작품번호 64번의 두번째 왈츠인 7번 왈츠는
쇼팽의 후기 개성이 잘 드러나있는 걸작입니다.
왠지 마주르카 풍이 강한 이 왈츠는 수면 부족으로
졸린 눈을 비벼가며 파자마 차림으로 마차에서
휘갈겨 썼다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빈 왈츠와는
달리, 서정성과 비극성에 치중한 왈츠이지요.
그는 37세 때 이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인생의
말기였죠. 바로 2년 후, 39살의 아까운 나이에
폐결핵으로 불귀의 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인지 쇼팽 특유의 우울함과 우아한 감성이
그 어느 작품보다도 더 짙게 배어있지요.
그는 10년 이상을 같이 보냈던 연인 상드와 결별한
상태였고, 지병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극단적 상황 속에서 그는 마지막 걸작을
남기는데, 이것이 바로 작품번호 64인 '3개의
왈츠' 이지요.
그 중 첫번째 왈츠가 그 유명한 '강아지 왈츠'이며,
두번째 왈츠가 바로 이 슬픈 왈츠입니다.
곡은 3부 형식으로 서주가 없이 곧바로 1주제가
등장하죠. 마주르카처럼 통통 튀는 리듬이
이어지지만 전혀 흥겨운 느낌은 아닙니다.
우울한 선율은 반음계를 타면서 계속 진행되다가
2주제인 피우 모소(piu mosso)로 이어지지요.
아주 정열적이고, 유성이 날아오듯 빠른 부분입니다.
3주제(트리오)는 피우 렌토(piu lento)로 속도는
갑자기 느려져서, 매우 명상적이고 회상적인
분위기가 이어지지요 .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이지만, 끝내 우울한 느낌을
떨치지 못하고 제 2주제로 다시 연결됩니다.
그리고 제 1주제에서 2주제 순으로 다시 반복을
거치며 마무리되지요.
6. 바그너의 오페라 < 트리스탄과 이졸데 >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Prelude & Liebestod)
- 소프라노 에바 마리아 웨스트브룩
https://youtu.be/zr-kvLiTQ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