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대리기사의 눈물
["세월호 유족에 맞고 새벽까지 조사 받은 뒤 車費 아끼려 다시 대리기사 프로그램 켰죠"]
"경찰 조사를 받고 나와서 휴대전화의 대리기사 프로그램을 켰습니다. 혹시 그 시간에 서울에서 부천으로 가는 콜이 있을까 해서요." 지난 24일 경기도 부천의 한 병원에서 만난 대리기사 이모(52)씨는 "세월호 유족에게 폭행당한 그날 새벽도 어떻게든 콜을 받아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목에 보호대를 하고 있었다. 주먹질당한 왼쪽 얼굴은 여전히 부어 있었다. 기자에게 당시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씨는 계속 뒷목을 만졌다. 지난 17일 새벽 세월호 유가족에게 폭행당한 이씨는 오전 4시 반쯤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나섰다. 이씨는 뛰어와 폭행을 말리고 증언해준 젊은 신고자 2명에게 우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분이 없었으면 저는 맞아 죽었을 겁니다. 버스도 없고 하니 이걸로 택시 타고 가십시오." 이씨는 두 사람에게 만원씩 건넸다. 하지만 신고자들은 "대리기사 일로 얼마나 버신다고 이러시느냐"며 끝내 마다했다고 한다. 이씨는 결국 영등포경찰서에서 지하철 2호선 당산역까지 20여분을 걸어간 뒤 지하철을 탔다. 그는 "대리기사들은 원래 30~40분 거리는 다 걸어 다닌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7시쯤 집에 도착한 이씨는 두 시간쯤 눈을 붙이고 집 근처 병원을 찾아갔다. 엑스레이를 찍던 의사는 "어쩌다 이렇게 다치신 거냐"며 놀랐다. 이씨는 "여러 사람한테 맞았다"고 했다. 병원에서 "상해 진단서는 건강보험이 안 된다"고 했다. 진료비와 진단서 발급 비용으로 15만원이 청구됐다. "그걸 낼 돈이 없었어요.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오겠다'고 하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 이씨는 대리기사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피해 대리기사입니다'라며 글을 남겼다. 그는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몇십분씩 기다리게 하고, 대리기사라고 무시하는 듯한 손님들의 태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안다는 동료들의 댓글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했다. "제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같은 처지의 대리기사들뿐이라는 생각에 (감정이)북받쳐 올랐습니다." 이 말을 하는 이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음 날 통증이 심해진 이씨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씨는 "얼마냐"고 먼저 물었다. CT와 MRI를 찍는 데 50만원 정도 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씨는 "15만원도 없었는데 50만원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일단 입원해 진통제부터 맞았다. 친구에게 급히 100만원을 빌려, 사건 이틀 후인 19일에야 정밀 검사를 받았다. '목 뒤 인대가 늘어났고 갈비뼈 두 군데에 미세한 골절이 있다'는 전치 4주 진단이 나왔다. 이씨는 "그분들의 슬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도 자식이 있는 처지라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는 것은 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도 사람인데 술 마시고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후에 대처하는 잘못된 방식에 화가 났습니다."
한국인 권력의지·출세관 반영된 강자가 약자 짓밟는 '甲질' 언어
|
다음검색
출처: 하늘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나라
첫댓글 대리기사 월수입 천만원 리포트 20211122 이용 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8jUZ/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