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700년에도 창고에 얼음 저장… 귀족 위한 시설이었대요
냉장고
지난 2022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냉장고 판매량이 많이 늘었다고 해요. 봉쇄 상태가 장기화하며 음식을 보관할 냉장고가 여러대 필요해졌기 때문이래요. 냉장고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인류는 예전부터 경험을 통해 차가운 온도에서 음식이 신선하게 유지되고, 높은 온도에서 쉽게 부패한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전근대 사회에서는 주로 자연의 얼음이나 눈을 이용해 냉장 시설을 만들었는데요. 기원전 1700년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도시 테르카에는 얼음을 저장하는 인공 창고가 있었다고 해요.
고대 사회의 냉장고는 소수의 특권 계층을 위한 저장 시설이었어요. 중국 유교 경전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는 '벌빙지가(伐氷之家)'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얼음을 베어내 보관하는 가문이라는 뜻인데요. 이 기록에 따르면, 벌빙지가는 서민들의 생업인 목축에 종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권세가 높은 가문이 서민들의 생업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당시 얼음을 창고에 보관할 정도였다면 재력이 있는 귀족 가문이었다는 것을 뜻해요. 고대 로마 제국에서는 포도주를 차갑게 보관하기 위해 눈이나 얼음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얼음 산업이 등장합니다. 노르웨이 등 얼음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나라에서 그러지 못하는 나라로 얼음을 수출하기 시작한 거예요. 19세기 영국에서는 냉장고 형태의 가구가 등장하는데요. 커다란 나무 궤짝에 얼음과 식료품을 함께 넣어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장롱에 가까운 형태였어요.
사람들은 인공적으로 얼음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의 인쇄공 출신인 제임스 해리슨(1816~1893)은 에테르라는 화합물을 이용한 인공 냉각 시스템을 개발했어요. 이후 많은 회사가 제빙 기술에 뛰어들었죠. 1910년대에는 미국에서 전기 모터를 통해 소형 냉장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냉장고가 가정에서 볼 수 있는 가전제품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