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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불모산 품은 둘레 17km 남해 작은 섬 화창한 봄기운 출렁다리 비경 황홀… 빼어난 암릉에 조망 탁월, 산행객 몰려 봄빛이 찾아드는 3월 첫 주 등산은 대구드림산악회에서 가는 통영 사량도의 지리산 등산이 좋을 것 같아 그리로 따라붙었다. 봄이 시작하는 계절에 바다도 보고 산풍경도 즐기는 지리산, 불모산을 잇는 등산이 안성맞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요일 아침 7시경 출발한 관광버스는 시내를 돌면서 회원들을 태우고 구마고속도로를 올라타서 곧장 남쪽 방향으로 달린다. 이 길은 지금까지 경남의 남해바다쪽으로 갈 때에 많이 지나다닌 길로 풍경들이 대체로 눈에 익숙하다. 사량도에 가려면 배를 타야한다. 오전 10시10분에 일행들은 삼천포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주말이라 사량도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배 출발시간이 50분 정도 남아 있어 필자는 터미널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승선객들은 거의가 등산객들로서 말씨를 들어보니 경상도가 많고 서울, 대전이나 전라도 쪽에서 온 사람들도 보이니 전국에서 몰려든 행락객들이다. 시간이 되어 배를 오르자 일행을 태운 배는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달린다. 등산가면서 기차나 배를 타면 색다른 맛이 난다. 산에 오르기 전에 벌써 등산의 묘미가 더해지는 것 같다. 그리 화창한 날씨는 아니지만 남해바다는 겨울의 색채를 떨쳐내고 봄기운에 젖어 있다. 배위에 올라보면 살갗을 저미는 바람은 찬기가 없고 상쾌하기만 한데, 주변을 살펴보아도 바닷물 색갈이나 인근에 나타나는 섬에는 이미 봄이 와 있는 것 같다. 남해바다를 달려 여객선은 11시 40분경 사량도 내지항에 도착했다. 배에 탄 일행들은 순서를 지켜 내린다. 섬 일주도로 둘레가 17km에 이르는 조그만 섬인데 이름이 사량도이다. 사량도 이름에는 암행어사 박문수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암행어사가 인근 육지 땅인 고성군 하일면에 있는 문수암에서 이 섬을 바라보니 두 개의 섬이 마치 짝짓기 직전의 뱀처럼 생겼다고 해서 `사량도`라고 전해지고 있다. 사량도는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약 1.5㎞의 거리를 두고 상도(윗섬)와 하도(아랫섬), 수우도가 있다. 우리 일행이 산행하는 사량도 윗섬에는 지리산(또는 지리망산, 398m)과 불모산(399m), 두 개의 산이 솟아 있으며 두 산 모두 정상의 조망이 탁월해 전국에서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지리산에 오르면 맑은 날이면 육지에 있는 명산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고 한다. 내지항에 도착한 일행들은 준비물을 챙기고 바로 들머리에 들어서서 산행을 시작한다. 사량도 상도의 등산코스는 지리산, 불모산과 옥녀봉을 잇는 일자형 등산 코스로 지리산 쪽으로 오르려면 내지에서 출발하고, 옥녀봉 쪽에서 등산하려면 대항마을에서 산행 들머리를 잡는다. 이번 산행 일정은 내지마을에서 지리망산, 불모산에 올랐다가 가마봉, 구름다리를 거쳐 옥녀봉에 오른 후 대항마을 쪽으로 하산해 내지항에 가서 6시 배를 타고 삼천포로 가는 계획으로 6시간 정도면 넉넉한 등산 일정인 것이다. 내지마을에서 산등성이 쪽으로 조금 오르니 동서남북의 사방의 남해바다가 눈 아래 펼쳐진다. 시작부터가 기분이 좋다. 아직은 3월 초순이고 바닷바람이 불어 화창한 봄 날씨는 아니지만 불어오는 바람도 상쾌하다.
사량도의 산은 거의가 암릉으로 구성돼 있어 등산이 쉽지만은 않으나, 최고봉인 지리산이나 불모산이 해발 400m에 1~2m 모자라는 높이라 시간상으로나 거리상으로 힘이 들지 않는다. 들머리에서 출발해 1km남짓한 거리에 있는 지리산에 올랐다. 먼저 주변을 살피니 가까이 멀리의 바다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우리 일행들이 가는 불모산, 옥녀봉이 바로 앞에 펼쳐져 있다. 거리로 따지자면 1.1km 앞이다. 산에 오른 등산객들은 `해발 397.8`이라고 쓰인 정상석과 뒤편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열중한다. 남해바다에 있는 명산 사량도에 온 기념으로써 각자가 추억담기에 바쁘다. 지리산 정상의 뒤쪽이 바로 수직 절벽을 이루고 있어 다소 조심스러웠다. 지리망산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사방을 둘러보다가 소문난 것처럼 경관이 좋다. 앞으로 갈 불모산과 옥녀봉도 있지만 지리산에서 보는 조망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일행들 속에서 필자는 멀리 바다와 섬 풍경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영산 지리산이/ 육지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한려수도 통영의/ 절경을 품고 있는 사량도/ 그 중심의 지리산에서/ 이어지는 산 능선들은/ 봄빛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끼고 돌면서/ 이어지는 계단을 빠져나와/ 산 정상에 서면/ 발아래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섬들의 모습들,/ 낭만의 섬산에서 봄맞이한다.(자작시 `사량도의 봄`전문) 봄이 오는 섬 산에 올라 빼어난 경관을 보면서 머릿속을 스쳐가는 시상들을 정리해본다. 산에 올라 등산하는 과정에서 몇몇 곳에서는 잠시 휴식하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산행의 버릇 아닌 버릇으로 자리잡았다. 다음 코스로 가기 위해 하산해 불모산 쪽으로 걷는다. 봄이 오는 남해에서 길게 이어지는 산 능선을 타고 바다풍경도 보면서 걷는 등산길에서 일행들은 행복한 모습이다. 암릉으로 돼있는 바위능선 길이다. 불모산에 오르는 산길이 좌우 낭떠러지가 있어 신경을 바짝 쓰고서 등산로를 타고 조심조심 걷는다. 얼마가지 않아 불모산 정상이 달바위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본다. 사량도에 있는 산위에 오르면 산과 바다를 보는 조망은 한결 같다. 그렇지만 항구에 정착한 배들이나 바다를 지나는 배들의 모습은 변화를 하고 있어 차이가 난다. 지리산에 올라 바라보던 내지항에는 배들이 정박해 있었는데 불모산 달바위에 올라서 보면 그때의 배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달바위에서 잠시 구경을 하다가 다시 가마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이어지는 산 능성은 여전히 암릉이다. 사량도 등산이 유명해진 것은 등산거리가 짧은데 암릉지대가 많고 산행 구간이 막힌 곳이 없고 탁 터져 조망이 월등하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전문 산악인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바다나 섬들을 보면서 걷지만 날씨로 인해 멀리 섬들이나 내륙의 산들은 희미하게 보인다. 며칠전 찾아온 중국의 미세먼지 현상은 사라졌지만 봄철이라 황사바람의 영향인지도 모른다. 일부 구간은 로프를 타고서 가마봉에 오른다 봉우리에 올라보니 건너편 옥녀봉까지는 출렁다리로 연결돼 있다. 가마봉에서 잠시 비경을 내려다보다가 철계단을 타고 출렁다리가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2013년 3월에 완공된 출렁다리는 이 다리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가마봉에서 하산해 바위를 타고 다시 옥녀봉에 오르는 것이 힘든 코스였지만 지금은 편리하면서 사량도의 명물로 자리잡았는데, 이곳에서는 구름다리라고도 한다. 출렁다리를 타고 옥녀봉으로 향한다. 400m높이에서 두 봉우리를 있는 다리다보니 고공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겁이 나는 코스이기도 하다. 조심스럽게 걸으면서 이 일대의 경관을 즐긴다. 다리를 건너 사량도 등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옥녀봉에 올라 지나온 산과 능선을 바라다보고 또 하산할 대항마을 내려다본다. 백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는데, 사량도에서 유일한 대항해수욕장이다. 이 해수욕장엔 한 여름철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고개를 돌려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아랫섬인 하도를 내려다보니 두 섬 사이의 바다에 큰 기둥두 개가 서 있다. 내년에 완공예정인 상도와 하도를 연결하는 연도교 공사다. 공사 구간 1천465m 중 교량 530m가 건설되고 웅장한 주탑과 자연경관과 사량 해협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4개소를 설치된다고 하니 이 다리가 만들어지면 사량도 상도에 왔다가 하도 구경도 수월하게 되니 그때쯤이면 사량도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리라.
일행들은 옥녀봉에서 하산해 마지막 코스인 대항리 마을로 내려서서 등산을 마쳤다. 일행들은 산과 암릉과 바다가 어우러진 사량도의 지리산에서 불모산, 옥녀봉을 잇는 일자형 산 능선 등산을 무사히 마치고 버스로 내지항으로 이동해 오전에 출발한 삼천포로 가는 배를 기다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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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작년에 다녀 왔는데 글과 사진을 보니 새롭게 다가오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
사진이 몇컷 있으니 더 실감이 납니다.
봄을 찾아 나선 산행, 베리 굿!!
배를타고 들어가는 산행길 색다른 느낌일겁니다.보기만 해도 섬에서만 느낄수있는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