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따돌리고 월드컵 8강에 올랐다. 2002 서울월드컵을 보는 듯하다. 러시아는 1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경기서 총 120분간의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푸틴 대통령은 8강 진출을 축하하는 인사를 전했다. http://reurl.kr/2BE41F7SO
러시아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따돌리고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올랐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이고, 스페인은 10위다.
러시아는 1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16강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 총 120분간의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소련 시절인 1970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경기 직후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에 8강 진출을 축하하는 인사를 건냈다고 크렘린측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격파하자, 직접 체르체소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한 바 있다.
경기 시작은 러시아에게 불운했다. 전반 11분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스페인의 마르코 아센시오가 올린 공이 문전에서 러시아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발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이 됐다. 1979년생으로 만 39살인 이그나셰비치는 스페인 세르히오 라모스와 함께 넘어지다가 공이 뒷발에 맞고 러시아 골문 안을 들어갔다.
하지만 러시아는 전반 41분 행운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튬 주바가 헤딩하는 순간 공이 스페인 제라르 피케의 팔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 페널티킥을 주바가 직접 차 넣으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진)
스페인은 후반에도 경기 주도권을 잡고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었지만 러시아의 그물 수비를 뚫지 못했고, 승부는 이번 대회 첫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러시아는 스페인전에서 '5백'과 '두줄 수비'를 펼쳤다. 객관적 전력상 열세인 러시아가 꺼내들수밖에 없는 카드였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는 안정환 해설위원의 표현대로라면 "정말 (몸의) 껍질이 벗겨질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자책골을 기록한 수비수 이그나셰비치는 한국나이로 40세였지만, 세월을 거스르는 활동량을 보여줬고, 신예 미드필더 골로빈은 15km를 넘게 뛴 것으로 나왔다. 러시아 선수들은 발에 쥐가나서 쓰러지길 반복했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몸을 던졌다.
완전히 탈진한 뒤 치러진 승부차기에서 두 팀은 2-2까지 맞섰지만, 선축을 한 스페인의 세번째 키커 코케가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막혔다. 아킨페예프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면서 코케의 오른발 슛을 정확히 막아냈다. 러시아는 네 번째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한 상태에서 스페인의 5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이 골키퍼 아킨페예프의 발에 걸리면서 러시아 선수들이 환호하면 앞으로 뛰쳐나왔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스페인은 개최국 징크스(3연속 개최국에 패배)에 걸려 8강 문턱을 밟아 보지 못했다. 비록 승부차기에서 졌지만, 스페인은 이날 경기에서 슈팅 수 15-4, 유효 슈팅 9-1, 공격 점유율 74%-26% 등 모든 면에서 러시아를 압도했다. 끝내 두 번째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러시아는 8일 크로아티아-덴마크전 승자와 준준결승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