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특별한 공연을 보았어요.
아르츠 콘서트라는 이름만 듣고는 감이 잡히지 않은, 혹시나 지루하지나 않을까 우려되었던 공연이었는데요.
공연을 보고 난 후에는, 이 공연을 보지 않았으면 정말 후회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아르츠 콘서트는 향후 10년을 바라보며, 더 스톰프가 3년간 준비한 국내 최초 시즌제 프로젝트인데요. 오늘 프리뷰를 한 거였어요.
'미술과 음악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동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고 듣는 자리였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예술 작품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미술 작품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 그림에 담긴 뜻이나 의미 등을 이해하면 가장 재미있는 것도 또 미술 작품 인 것 같아요.
오늘 공연에서는 그림에 담긴 많은 뒷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로웠답니다.
뛰어난 입담으로 재미있게 콘서트를 이끌어주신 콘서트마스터 윤웅중 씨.
어찌나 박식하고 말씀도 재미나게 하시는지.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서 관광객들에게 미술 작품을 설명하는 일을 하신다는데, 저도 나중에 루브르에 가게 되면 꼭 이분께 설명 듣고 싶더라고요.
조금 전에 기사가 떠서 좀더 자세히 나온 사진으로 담아왔어요. (출처는 사진 안에..)
콘서트의 첫 곡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 2번 작품 7번 3악장 '라 캄파넬라'였는데요.
제목만 보고는 무슨 음악인지 몰랐는데, 연주가 시작되는 순간 '아!! 이거!!!!' 하게 돼요. 카메라 CF에 쓰여 우리에게 많이 익숙한 음악이에요.
바로 이 CF~ ^^
다들 아시겠죠?
그리고 요제프 단 하우저의 <리스트 가의 저녁식사>라는 그림이 비춰집니다.
아무 사전정보 없이 미술관에서 이 그림을 봤으면, 그냥 지나쳤을 그림인데... 이 그림의 주인공들이 이렇다네요.
정말 미술, 음악, 문학 등 당시 각 분야 최고의 예술가들이 그 주인공이었어요. 옛날부터 역시 끼리끼리 모여 노나봐요.ㅎㅎ
설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니 이런 것도 알 수 있고..
그리고 파가니니의 초상을 통해 낭만주의와 고전주의의 차이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쇼팽과 상드의 로맨스도 예술계에선 상당히 유명하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 들었네요. ^^;;
그 둘의 로맨스가 낳은 작품이 바로 빗방울 전주곡이라고 합니다.
리스트는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미남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리스트의 연주회가 열릴 때에는 열광하는 아줌마팬들이 많았다죠. 아래 사진은 당시의 만평이었는데요. 빨간 동그라미 속의 아줌마는 아예 망원경을 갖고 리스트의 얼굴에만 집중하고 있어요.ㅋㅋ
리스트 이전에는 원래 피아노 연주회에서 연주자가 객석에 등을 돌리고 앉았다고 해요. 그런데 리스트 얼굴을 보고 싶다는 아줌마들의 요청에 지금처럼 옆모습이 보이도록 앉는 모양으로 바뀌었대요. 리스트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죠.
위 그림 <리스트 가의 저녁식사>에서 뒤마는 얼마 전에 제가 보았던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여서 더욱 반가웠어요. ^^
<리스트 가의 저녁식사>에 그려진 사람 중에 빠진 사람은????
바로 베토벤이에요. 리스트가 연주하고 있는 피아노 뒤쪽에 석고상이 바로 베토벤인데요.
당시 음악가들에게 베토벤이 너무 존경의 대상이어서 베토벤 흉상을 놓는 것이 유행이었대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베토벤과 나폴레옹의 일화로 넘어갑니다.
베토벤 생전에, 어느 기자(?)가 물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교향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무엇입니까?"
기자는 운명 교향곡이라는 대답을 기대했는데, 베토벤은 영웅 교향곡을 꼽았다고 합니다.
귀를 의심한 기자가 다시 한 번 물었지만, 베토벤은 정확히 영웅 교향곡을 꼽았다고 해요.
그 영웅 교향곡은 처음에 나폴레옹을 기리기 위해 작곡된 곡이었습니다. 아래 악보를 보시면 처음에 이 곡의 제목이 '보나파르트'였다고 해요.
하지만 나폴레옹이 횡제로 즉위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실망하여, '보나파르트'라는 제목을 지운 것이죠.
그리고 <나폴레옹의 대관식>에 담겨진 의미와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미술, 문학, 음악 그 어떤 예술 작품이라도 역시 반영론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영웅 교향곡은 아쉽게도(?) 영상을 보는 것으로 대신했어요.
아~~~~~ 그리고 눈앞에 크게 나타난 고흐의 작품.
고흐의 그림이 차례차례 등장하는 화면을 보며 루빈의 음성으로 돈 맥클레인의 '빈센트'를 들었어요. 루빈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12회 은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라고 해요. (출처는 사진 안에..)
그림도 좋고 노래도 좋고...
고흐의 그림을 보면서 빈센트를 들으니 더욱 감동적인 거 있죠. 좋지 않은 화질과 음질이지만 공연 현장 영상 함 올려봅니다.
그리고 여러 예술가들이 모였던 아를의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를! 하면 당연히 고흐!가 떠오르고 고흐! 하면 당연히 고갱!이 떠오르지요.
심지어 이 공연의 해설자 윤운중 씨는 예전에는 고흐와 고갱이 형제인 줄 아셨다고 해요.ㅋㅋㅋㅋ
같은 사람을 모델로 한 그림에서 둘이 어떤 차이를 보였는지, 그래서 그 둘의 사이가 어떠했는지를 들으면서 고흐와 고갱이 어떻게 '친구'였는지 의아했어요.
고갱은 고흐를 그린 그림에서도 고흐를 존중해주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리고 비제의 <아를의 여인>을 들었습니다.
'금기에의 도전 발칙한 도발'이라는 테마에는 마네의 <올랭피아>라는 그림이 등장했는데요.
이 그림의 등장은 프랑스 미술사상 최악의 스캔들이었다고 하네요. 아래 신문 기사처럼 거의 욕설에 가까운 혹평을 받았다고 해요.
그런데 설명 없이 그림만 보았다면, 그림에 문외한인 제가 무엇을 알았겠습니까?
마네는 티치아노가 그린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모티브로 당시 프랑스 상류 사회의 치부를 건드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의 제목인 '올랭피아'는 19세기 중반 프랑스 소설과 연극에 자주 등장하는, 여자 매춘부를 상징하는 하나의 고유명사였는데요.
1848년에 출간된 알렉산드로 뒤마의 소설 <춘희>의 주인공도 역시 이 여자라고 합니다.
그 뒤마의 소설 <춘희>는 베르디에 의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재탄생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오페라예요.
음악이 너무 좋아서요...^^
중학교 때 이 <라 트라비아타>의 음악을 처음 접하고 너무 좋아서 테이프를 사서 늘어날 때까지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오늘 들었던 음악은... 하필..... <라 트라비아타>에서 제가 가장 안 좋아하는 '축배의 노래'였지만요...ㅡㅡ;;
그런데, 노래를 위해 등장하신 소프라노를 보니 낯이 익은 거예요.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인 김소현 씨였어요.
제가 안경도 없이 너무 멀리 없어서 정확히 얼굴을 볼 순 없었지만, 긴가민가 하던 때에 웃으시는 모습을 보고 확실히 알았죠.ㅎㅎ
김소현 씨가 성악과 출신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늘 뮤지컬 무대에서만 보아와서... 이렇게 성악가로서의 무대를 보니 색다르더라고요.
'축배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공연이 끝났는데요. 너무 빨리 끝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공연이었어요.
어렵다고 느껴지기 쉬운 클래식과 미술의 만남. 둘이 만나니 더욱 흥미로워지네요.
시즌제 프로젝트라고 하니까, 앞으로 시즌마다 계속 되겠죠?
앞으로도 놓치지 말고 꼭 보고 싶어요.
국내 최초 시즌제 프로젝트 <아르츠 콘서트>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출처: 날자의 맛있고 즐거운 생활 원문보기 글쓴이: 날아보자
첫댓글 와우~~벌써 올린거야?? 동영상이 있어서 실감이 더 난다~~ 참 좋은 공연이었어^^*
ㅎㅎ 미뤄지면 계속 미뤄질 것 같아서 얼른 해버렸어요. 그리고 공연도 너무 좋았어서 빨리 올리고 싶더라고요.
이거 못본게 아쉽네요 정말 좋은 공연같은데요
이거 대신 갔던곳은 결과가 꽝이에요 -.-
정말 아쉽네요. 공연 넘 좋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