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3일 월요일
10시~11시 30분 비
참석자: 공옥희, 김흥제, 문은실, 양육희,
오수옥, 유영임, 이영숙, 이은희, 정영아,
정영임, 홍금순 (11명)
낭독자료: 이문구 <관촌수필>
86쪽~132쪽
지난주 월요일은 광복절 대체공휴일이어서 낭독모임을 쉰 사이 그렇게 기승을 부렸던 더위가 한풀 꺾여있네요.
마침 오늘이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온다는 처서인데다 태풍 모바이스의 북상 영향으로 비까지 내려 오랜만에 시원한 공기를 느끼며
낭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주는 관촌수필 3. 행운유수를 낭독했습니다.
행운유수란 떠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이란
뜻 외에도 마음씨가 시원하고 씩씩하다는
뜻도 있는데요,
화자보다 10년 위였지만 노상 동갑내기처럼 사이좋게 놀아주었으며 언제나 한결같이 감싸주고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한 옹점이의 이야기입니다.
관촌수필은 1992년 SBS에서 30부작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하고 2012년에는 명품극단에서 <관촌수필 옹점이>란 연극으로
대학로에서 공연되기도 했답니다.
연극 포스터에는
- 거친 언니가 온다
무한애정 펌프질 하며 당신을 보듬어줄
힐링녀 옹점이 -
로 옹점이를 홍보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자네 집 부엌 살림꾼이었던 옹점이는 덜렁거리며 조심성 없고 괄괄한 성격 탓에
제 동생 복점이와 비교당하곤 하지요.
그때마다 화자는 언제나 옹점이 역성을 들 정도로 옹점이를 애정합니다.
그녀는 오종종하거나 소갈머리 오죽잖은
짓을 가장 싫어했고, 남의 억울한 일에는 팔뚝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함께 덤벼들어 싸워주는 억척이지만, 화자에게는 한없이 여리고 가냘픈 마음을 보았던 것입니다.
시집가서 어느 집 규수 못잖게 잘 살리라고 믿었던 옹점이는 남편이 6ㆍ25 전쟁통에 전사한 후로 '서방 잡아먹은 지집'이란 누명을 쓴채 신세가 바뀌어 버립니다.
무슨 노래든지 푸짐하게 불러대었고 목청도 다시없이 좋았던 그녀는 결국 약장수
패거리를 따라다니며 장바닥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죽마다 눈물 고였다 ......
이부분을 낭독하던 회원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몇몇 회원이 따라불렀습니다.
문은실 대표님이 웃으며
"어! 왜들이러십니까?"
하는사이
선창가 고동 소리 옛님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
어느새 합창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낭독은 노래방 분위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옹점이!! 힐링녀 맞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