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지산 설경
민 )서를 처음 알게 된 건
휴가를 나온 친구가 스케이트장을 같이 가자고 해서
" 난 못 타는데..." 했드니 " 배우면 되지 잔말 말고 따라 와 봐"
동대문의 어느 스케이트장 막상 스케이트를 빌려 타긴 했지만
빙판위를 자유자재로 누비는 친구완 달리
난 뒤뚱뒤뚱 넘어지고 엎어지고를 반복한 끝에 겨우 몇발자국씩 가게 될 즈음
넘어지면서 그만 여자애를 부딪혀서 넘어 뜨리고 말았다.
난 어쩔 줄 몰라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괜찮다며 유연하게 미끄러져가는 모습이
마치 빙판위의 요정을 보는듯 넋을 잃고 쳐다 보는데
"얌마 정신차려 맘에 있으면 내가 말을 붙여 볼테니까 오뎅이라도 사 주등가?"
(중 략 )
(군발이+ 현우, 재수생(민서)+ 친구(방학끝나면 2학년)
주 )말인 일요일 다시 만난 우리는 반갑게 아는척하는 사이가 됐고
스케이트장을 벗어나서도 시간가는줄 모르고 빵집,떡볶이집,음악다방을 전전하다가 헤어졌다.
지 )나간 일을 되새긴다는것은 만감이 교차되는 일이지만
얼마후 휴가나온 친구는 귀대를 했고 민서친구는 방학중이지만 1번 더 나오고는
집안일 때문에 더 이상 나올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민서는 집에선 전처럼 그 친구를 만난다고 나와서는 나와 스케이트를 타고
늦게까지 쏘다니다가 헤어지곤 했다.
그때 나의 머리속엔 온통 민서생각 뿐이었고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그후 늦게 귀가하는날이 잦아지자 재수생인 그녀의 아버지는
통금령을 내려 우린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고
뒤늦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공부는 뒷전이고 먼 산만 바라보는시간이 많아지자
고심끝에 친척이 있는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 버렸단다.
산 )산이 부서져버린 꿈이여...내 청춘이여 !!!
현우는 이루 형용 할 수 없는 아픔으로 복학도 포기한 채 산으로 들로 바다로...
마치 넋잃은 사람처럼 밤늦도록 헤매이다 들어오기 일쑤였단다
( 중 략 )
세월은 유수 같아서 그도 이제 30대 후반이 되었고
지난일은 잊은채 결혼도 하고 딸아이의 아빠가 되어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다.
가끔
설 )원을 내달리는 스키장을 보면 될 수 있는한 그냥 지나치고 만다.
과거 젊은날 스케이트장의 추억이 되살아날까 봐서다.,,....잊고싶은....
경 )천동지(驚天動地).....세상일은 모를 일이다.
이제 나이 지긋한 중년이 되어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그러던 어느날
잊고 싶었던... 아니 잊으려고 했던 그녀가 지금 현우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이미 이국의남자와 결혼을 하여 장성한 두자녀를 두었단다.
예전에 여러번 오갔으나 연락 할 방법이 없었고
그 곳에 적응하며 살다보니 한 동안 올 수도 없었지만
지금은 통신수단의 발달로 수소문끝에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래서 찾게 되었단다.
다시가면 언제 올지 모르지만 노년은 꼭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신다.
어깨를 감싸안은 헌우의손이...허리를 감싸안은 민서의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 중 략 )
삶이라는것이 결코 만만치 않음은
나이가 들어 갈 수록 배움은 끝이 없고 늘 천태만상이기 때문이리라.
* 겨울의 민주지산
눈앞에 펼쳐지는 설경이 그리고 상고대가 변화무쌍하듯 우리네 인생도 그러할지니....The end...
첫댓글 한권의책을 읽어가는것 같아요~~
작가님 이시네요
대단하십니다~~~^^
토욜날 반갑게 만나요^^*
작가는 무신...풍월이라니깐.
오랜만의 산행.. 반겨주시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