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세기 29.15~35 : 야곱이 라반의 딸들과 혼인하다
15 하루는 라반이 야곱에게 물었다. “네가 내 혈육이기는 하지만, 내 일을 거저 해 줄 수야 없지 않으냐? 네 품값이 얼마면 되겠는지 나에게 말해 보아라.”
16 라반에게는 딸이 둘 있었는데, 큰딸의 이름은 레아였고 작은딸의 이름은 라헬이었다.
17 레아의 눈은 생기가 없었지만, 라헬은 몸매도 예쁘고 모습도 아름다웠다.
18 야곱은 라헬을 사랑하고 있었으므로, “외삼촌의 작은딸 라헬을 얻는 대신 칠 년 동안 외삼촌 일을 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19 라반이 말하였다. “그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보다 너에게 주는 것이 낫겠다. 그러면 내 집에 머물러라.”
20 야곱은 라헬을 얻으려고 칠 년 동안 일을 하였다. 이것이 그에게는 며칠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가 그만큼 라헬을 사랑하였던 것이다.
21 마침내 야곱이 라반에게 말하였다. “기한이 찼으니 제 아내를 주십시오. 같이 살겠습니다.”
22 그러자 라반은 그곳 사람들을 모두 청해 놓고 잔치를 베풀었다.
23 저녁이 되자 그는 딸 레아를 야곱에게 데려다 주었다. 그래서 야곱은 그와 한자리에 들었다.
24 라반은 자기의 여종 질파를 딸 레아에게 몸종으로 주었다.
25 그런데 아침에 보니, 레아가 아닌가! 야곱이 라반에게 말하였다. “저에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제가 라헬을 얻는 대신 외삼촌 일을 해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저를 속이셨습니까?”
26 라반이 대답하였다. “우리 고장에서는 작은딸을 맏딸보다 먼저 주는 법이 없다.
27 이 초례 주간을 채워라. 그리고 네가 다시 칠 년 동안 내 일을 해 준다면 작은애도 우리가 너에게 주겠다.”
28 야곱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초례 주간을 채웠다. 그러자 라반은 자기의 딸 라헬을 그에게 아내로 주었다.
29 라반은 자기의 여종 빌하를 딸 라헬에게 몸종으로 주었다.
30 야곱은 라헬과도 한자리에 들었다. 그는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하였다. 그는 다시 칠 년 동안 라반의 일을 하였다.
야곱의 아들들
31 주님께서는 레아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 그러나 라헬은 임신하지 못하는 몸이었다.
32 레아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고는 “주님께서 나의 괴로움을 보아주셨구나. 이제는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겠지.” 하면서 그 이름을 르우벤이라 하였다.
33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고는 “주님께서 내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들으시고, 나에게 이 아들도 주셨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시메온이라 하였다.
34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내가 이렇게 아들을 셋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남편이 나에게 매이겠지.”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그 이름을 레위라 하였다.
35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제야말로 내가 주님을 찬송하리라.”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아기의 이름을 유다라 하였다. 그러고서는 그의 출산이 멈추었다.
창세기 30.1~20 :
1 라헬은 자기가 야곱에게 아이를 낳아 주지 못하는 것 때문에, 언니를 시샘하며 야곱에게 말하였다. “나도 아이를 갖게 해 주셔요. 그러지 않으시면 죽어 버리겠어요.”
2 야곱은 라헬에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내가 당신에게 소생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하느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이오?”
3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보셔요, 내 몸종 빌하가 있잖아요. 그 아이와 한자리에 드셔요. 빌하가 아기를 낳아 내 무릎에 안겨 준다면, 그의 몸을 빌려서나마 나도 아들을 얻을 수 있겠지요.”
4 이렇게 해서 라헬이 야곱에게 자기의 몸종 빌하를 아내로 주자, 야곱이 그와 한자리에 들었다.
5 빌하가 임신하여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6 라헬은 “하느님께서 내 권리를 되찾아 주셨구나. 그분께서는 내 호소도 들으셔서 나에게 아들을 주셨다네.” 하면서 그 이름을 단이라 하였다.
7 라헬의 몸종 빌하가 다시 임신하여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8 라헬은 “내가 언니와 죽도록 싸워서 이겼다.” 하면서 그 이름을 납탈리라 하였다.
9 레아는 자기의 출산이 멈춘 것을 알고, 자기의 몸종 질파를 데려다 야곱에게 아내로 주었다.
10 그래서 레아의 몸종 질파도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11 레아는 “다행이로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가드라 하였다.
12 레아의 몸종 질파가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13 레아는 “여인들이 나를 행복하다고 할 것이니, 나는 행복하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아세르라 하였다.
14 밀을 거두어들일 때, 르우벤이 밖에 나갔다가 들에서 합환채를 발견하고, 자기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드렸다. 라헬이 레아에게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좀 나눠 줘요.” 하자,
15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내 남편을 가로챈 것으로는 모자라, 내 아들의 합환채까지 가로채려느냐?”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좋아요.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주면, 그 대신 오늘 밤에는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게 해 주지요.”
16 저녁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자, 레아가 나가 그를 맞으며 말하였다. “저에게 오셔야 해요. 내 아들의 합환채를 주고 당신을 빌렸어요.” 그리하여 야곱은 그날 밤에 레아와 함께 잤다.
17 하느님께서 레아의 소원을 들어 주셔서, 그가 임신하여 야곱에게 다섯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18 레아는 “내가 남편에게 내 몸종을 준 값을 하느님께서 나에게 갚아 주셨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이사카르라 하였다.
19 레아가 다시 임신하여 야곱에게 여섯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20 레아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셨구나. 내가 남편에게 아들을 여섯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나를 잘 대해 주겠지.” 하고는, 그 이름을 즈불룬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