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FL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 중 한 명인 톰 브래디가 세라믹 입자를 함입한 섬유로 만든 어느 잠옷 홍보 영상에서 "이 잠옷이 없었다면 내가 이룬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잠옷의 소재는 셀리언트Celliant라는 특허 섬유로, 체열을 붙잡아 그 중 원적외선성분을 다시 몸으로 반사한다고 한다. 그 결과 국소 혈액순환∙세포산소 공급이 증가하여 에너지, 지구력, 힘, 체력, 편안함, 빠른 회복, 더 나은 수면이 가능하다고 홍보한다.
이 섬유 제작사 홀로제닉스Hologenix는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되었다’고 주장한다. 임상시험으로 입증되었다는 말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그것이 실제로 효과를 '유의미하게' 입증했다는 뜻은 아니다.
홍보에 인용한 연구를 살펴보자. 한 연구의 제목은 "만성 손목 및 팔꿈치 통증 환자에서 셀리언트 팔밴드가 악력에 미치는 영향: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이다. 이 연구는, 세라믹을 함유한 팔밴드를 착용한 사람들이 플라시보 밴드를 착용한 사람들보다 약 9% 높은 악력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9%면 통계적으로 우연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통증 자체에 대한 측정은 전혀 하지 않았기에, 셀리언트 섬유의 효능을 강하게 뒷받침하지 못한다.
좀 더 관련이 있어 보이는 다른 연구의 제목은 "원적외선 방출 세라믹 섬유 셔츠와 일반 폴리에스터 셔츠가 피부 산소 압력에 미치는 영향 비교 무작위 대조시험"이다. 이 연구에서는 피부 바로 아래의 산소 농도를 측정했다. 혈류는 상처 치유에 중요하며, 피부 산소 측정은 조직 회복 능력을 평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세라믹 셔츠를 90분 착용한 후, 플라시보 셔츠보다 약 7% 높은 산소 압력이 측정되었다. 흥미로운 결과이긴 하지만, 차이가 작고, 근육 회복, 지구력, 수면 등에 대한 측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홀로제닉스 웹사이트의 '임상 근거' 목록에는 "운동 성능과 회복 최적화를 위한 원적외선 의류 사용: 실제 가능성인가, 새로운 유행인가? (체계적 문헌고찰)"이라는 제목의 2021년 연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연구에서는 잘 설계된 11개의 연구 시험을 분석했는데, 성능 향상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하나도 없었다. 두 연구는 약간의 근육통 감소가 있을 수 있다고 했고, 한 연구는 수면 시간에 작은 영향을 보였다. 설득력 있는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쥐도, 개구리도, 토끼도 아니다. 적외선 램프나 사우나 등에서 나오는 원적외선 연구가 더 설득력이 있다. 쥐에서는 상처 치유가 빨라지고, 혈관이 새로 생성되는 '혈관신생'이 촉진된다.
인간 연구도 일부 있다. 일본에서는 원적외선 사우나가 심혈관 질환 치료에 사용되며 심장 기능 개선 효과가 보고되었다. 하지만 '생체장의 양자적 일관성을 회복하면 치유력이 무한해진다' 같은 주장도 있다. 물론 그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제품은 자사의 적외선 사우나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또 적외선 사우나가 '해독'을 한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 해독은 간, 신장, 소화기관이 담당한다.
톰 브래디가 입는다는 잠옷의 가격은 ~200달러로 비싸다. 하지만 40세 넘어 까지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며, 이 잠옷 덕분이라고 말하니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게 놀랄 일은 아니다. 사용자 후기에서는 '착용감이 좋고 덥지 않다'는 평이 많지만, 회복 효과에 대해서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참고로 말하면, 톰 브래디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취침 전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밤 8시 30분에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잠을 잘 잘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