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건설사 도산 공포…자금 경색 우려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올해 들어 국내 부동산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건설사들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 경기 침체로 인해 미분양이 쌓이면서 자금줄이 막히자 도산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에 극심한 자금경색, 대출 이자 증가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 역시 현실화하고 있다.
13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12월 분양을 앞둔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늘어나고, 지방을 중심으로는 주인을 찾지 못한 미계약 주택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2월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135.8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수다.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곳을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 미만이면 반대라는 의미다.
미분양 물량 전망은 올해 10월 122.7에서 11월 131.4, 이달 135.8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135.8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실제 전국에서 미분양 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217호로 전월보다 13.5%(5613호) 증가했다. 지방 미분양 주택도 전월 대비 17.2%(5814호) 늘어난 3만9605호였다.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866호로 20.4%(147호) 늘었다. 지난해 말 54호와 비교하면 16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특히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북지역 미분양 주택은 1383호로 한 달 새 122.7%(762호) 늘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강원(1262호→2287호), 경남(2401호→4176호)도 한 달 새 각각 81.2%와 73.9% 늘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에 7077호로 전월보다 1.6%(112호) 줄었으나, 서울(210호)은 12.3%(23호) 늘었다.
지방 분양 시장은 입주 물량이 다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3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집값 하락으로 분양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올해 인허가 물량은 밀어내기로 작년과 비슷한 55만 가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착공과 분양물량은 20% 감소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고금리와 집값 급락, PF 중단으로 인해 건설업체 부도가 급증하고,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와 집값 급락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현재 부동산 PF가 거의 중단된 상태이며, 브릿지론과 ABCP(자산담보부 어음)로 지원된 자금 대환이 막히면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 중 보유 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돼서 우리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건설사들은 급증하는 미분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한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유동성 위기론까지 나오면서 자금이 경색되자 도산 공포까지 내몰리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PF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출이자가 불어나면서 악재가 겹쳤다"며 "금융시장 불안으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막지 못하면 도산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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