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꿀잠 방해 마”… 열대야가 부른 ‘저소음 가전’ 전쟁
소음 최소화 신제품 쏟아져
이해인 기자
입력 2023.07.06. 03:00
‘도서관 수준의 소음’ ‘속삭이는 소리보다 조용’….
이른 폭염과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전 업체들이 이 같은 문구를 내걸며 저소음을 강조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체별로 가전의 소음을 최소화하려는 기술과 아이디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어컨, 선풍기,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가전제품에 ‘저소음 모드’가 탑재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밥솥, 인덕션까지 저소음 제품이 출시됐다.
이 같은 저소음 전쟁은 열대야가 불을 당겼다. 한여름이 다가올수록 더위를 피해 자는 동안에도 냉방 기기를 켜놓는 경우가 많은데 숙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소음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원룸 같은 좁은 공간에서 제품을 작동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소음이 더 크게 들리는 것도 저소음 가전 수요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성능은 기본이고 얼마나 소음을 낮췄는지가 신제품 흥행의 관건이 되고 있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소음 낮추려 선풍기 날개 수 늘려
최근 소음 잡기에 나선 대표 제품은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창문형 에어컨이다. 바람이 나오는 실내기와 더운 바람을 내보내는 실외기가 일체형인 데다가 설치가 쉽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 호응을 얻었지만 소음이 크다는 게 단점이었다. 이 때문에 가전업계에선 여름을 앞두고 너도나도 소음을 줄인 기능성 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창문형 에어컨 최초로 무풍 냉방 기능을 적용했다. 이 밖에 냉매의 마찰음을 줄이고 진동을 낮춘 부품을 탑재해 소음을 한껏 낮췄다. 이 때문에 올해 신제품은 최저 소음이 32dB(데시벨) 수준에 불과하다. LG전자와 위닉스, 파세코 등도 소음을 32~34dB데시벨까지 줄인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도서관 소음(40dB)보다 낮은 수준이다.
에어컨과 함께 대표적 여름 가전인 선풍기, 제습기도 소음을 잡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일전자는 브러시가 없는 모터를 탑재해 브러시 마찰 소음을 대폭 개선한 ‘무선 BLDC 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일은 소음을 낮추기 위해 날개 수를 15개로 대폭 늘렸다. 신일 관계자는 “선풍기는 날개 수가 많을수록 바람이 잘게 쪼개져 소음이 작아진다”며 “옛날 선풍기는 날개 3~5개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선풍기는 날개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소음을 34dB 수준까지 낮춘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를 내놨다. 이 제습기는 바퀴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고무와 플라스틱 중간 정도의 소재인 TPE가 적용됐다. 바닥 진동을 적게 발생시켜 소음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LG전자 관계자는 “저소음에 대한 고객 요구가 많아지고 있어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This is a modal window.The media playback was aborted due to a corruption problem or because the media used features your browser did not support.
◇인덕션, 밥솥, 공기청정기도 ‘저소음’
저소음은 전 가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덕션을 출시하면서 화력보다 ‘더 조용해졌다’는 걸 강조했다. 팬 소음 최소화 설계와 고주파 소음을 줄이는 기술까지 적용해 전작(43dB) 대비 소음을 10dB 낮춰 33dB까지 줄였다. 업계 최저 수준이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압력 밥솥 소음을 36.9dB로 크게 낮춘 ‘트윈프레셔 사일런스’를 내놨다. 증기가 배출될 때 큰 소음이 나는 문제를 해결한 제품이다. 외부 돌출형 압력추를 없애는 대신 증기 배출 통로에 실린더 방식의 압력 조절 스프링을 장착해 증기 배출 소음을 줄였다. 기존 제품은 승용차가 움직이는 소음 정도인 61dB이었는데 아예 밥솥 구조 자체를 바꾼 것이다. 쿠쿠는 이 밖에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대부분의 가전에 저소음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해인 기자
이해인 기자
편집국 테크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앱설치
많이 본 뉴스
“해외선 과학을 정쟁 도구로 안 써… 전문가 인정하는 게 성숙한 사회”
“해외선 과학을 정쟁 도구로 안 써… 전문가 인정하는 게 성숙한 사회”
집에 배송온 렌터카, 운전자가 없다? 자율주행인줄 알았더니...
집에 배송온 렌터카, 운전자가 없다? 자율주행인줄 알았더니...
中 수출 급감에 ‘러 제재’ 악재까지… 정유·석유화학 휘청
中 수출 급감에 ‘러 제재’ 악재까지… 정유·석유화학 휘청
100자평1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야간비행사
2023.07.06 07:32:33
선풍기 설명할 때 브러시 소음이 난다고 했는데 기존의 경우 브러시를 사용하는 직류모터를 채용한 선풍기가 얼마나 될까? BLDC 모터 이전의 경우 대부분 교류모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경우는 아예 브러시가 없다. 기자가 공부를 더 하던지 아니면 다른 사람한데 물어 본 후 기사를 작성했으면 좋겠다.
답글작성
5
0
많이 본 뉴스
1
KBS 수신료, 8월부터 전기료와 따로 청구...안 내면 어떻게 될까
2
총선 뒤엔 野 누구도 안 꺼낼 것
9개월 남은 후쿠시마 괴담 수명
3
‘만리경’ 이름 붙인 北정찰위성, 뜯어보니 망원경 수준
4
文·이낙연 ‘박정희 막걸리’ 5병 마시며 “나라·민주당 걱정”
5
“저축銀 수사때 尹이 커피 타줬다 할테니 양해해줘” 김만배 말맞추기 정황
6
“대학 성적과 상관없는 수능, 자격 시험으로 바꿔야”
7
3년 만에 찾아온 여름 영화 大戰… 배우·장르가 승부 가른다
8
[경제포커스] 文 정부 적폐 청산이 관료 사회에 남긴 후유증
9
[단독] “정부案인 3자 변제는 위법하다”더니… 징용 판결금 11% 떼간 민변 변호사들
10
유인촌 前 문체부장관, 대통령 문화특보로 컴백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문화·
라이프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os)
사이트맵
Copyright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