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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계품(入法界品) 16
서문
그 때에 선재동자가 장차 법당에 오르려 하니
무우덕신(無憂德神)과 여러 신들이 모든 천상의 것보다
더 좋은 꽃다발과 바르는 향과 가루 향과
여러 가지 장엄거리로 선재동자에게 흩으며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그대는 지금 세간에 출현하여세상의 큰 등불이 되고
널리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가장 높은 깨달음을 부지런히 구합니다.
한량없는 억 천겁에그대를 만나보기 어려우니
공덕의 태양이 지금 나와서모든 세간의 어두움을 없애도다.
그대는 모든 중생들이전도(顚倒)와 미혹에 덮임을 보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스승 없는 도를 증득합니다.
그대는 청정한 마음으로부처님의 보리를 구하여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며몸과 목숨 아끼지 않습니다.
그대는 모든 세간에의지함도 없고 애착함도 없어서
그 마음 넓어 걸림이 없는 것이텅 빈 허공과 같습니다.
그대는 보리의 행을 닦아공덕이 모두 원만하고
큰 지혜의 광명을 놓아모든 세간을 널리 비추입니다.
그대는 세간을 떠나지 않고또한 세간에 집착하지도 않아
걸림 없이 세간에 다니기가바람이 허공에 다니는 듯합니다.
마치 화재가 일어날 적에무엇으로도 끌 수 없듯이
그대가 보리행을 닦음에정진의 불이 그와 같습니다.
용맹하여 크게 정진함이견고하여 움직일 수 없으며
금강 같은 지혜의 사자어디를 다녀도 두려움 없습니다.
그 때에 무우덕신(無憂德神)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법을 좋아하는 연고로 선재동자를 따라다니며 항상 떠나지 않았습니다.
41, 석녀구파(釋女瞿波)
- 제10 법운지(法雲地) 선지식 -
(1) 가르침에 의지하여 선지식을 찾다
<1> 무우덕신(無憂德神)이 찬탄하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가비라성을 향하면서 태어나는 해탈을 생각하고 닦아서 증장케 하고 광대하게 하여
기억하고 버리지 아니하며, 점점 행하여 보살들이 모여 있는 법계를 널리 나타내는 광명한 강당에 이르렀습니다.
그 가운데 신이 있으니 이름이 ‘무우덕(無憂德)’이라.
궁전을 맡은 일만(一萬) 신들과 함께 와서 선재동자를 맞으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장부여, 큰 지혜가 있고 큰 용맹이 있어 보살의 불가사의하고
자재한 해탈을 능히 닦으며, 마음에는 광대한 서원을 항상 버리지 않고,
모든 법의 경계를 잘 관찰하여 법의 성(城)에 편안히 있으면서,
한량없는 모든 방편문에 들어가 여래의 큰 공덕바다를 성취하였고,
묘한 변재를 얻어 중생들을 잘 조복시키며, 거룩한 지혜의 몸을 얻어 항상 따라 수행하고,
모든 중생들의 마음이 행(行)하는 차별을 알아 그들로 하여금 기뻐서 부처님 도(道)에 나아가게 하였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어느 사이에 가비라성의 보광명강당(普光明講堂)까지 이르렀다.
이곳에는 무우덕신(無憂德神)이 1만 명이나 되는 궁전을 맡은 신들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선재동자를 맞이하면서 “잘 오셨습니다. 장부여, 큰 지혜가 있고 큰 용맹이 있어
보살의 불가사의하고 자재한 해탈을 능히 닦습니다.”라고 찬탄하였다.
그리고 또 “거룩한 지혜의 몸을 얻어 항상 따라 수행하고, 모든 중생들의 마음이 행(行)하는
차별을 알아 그들로 하여금 기뻐서 부처님 도(道)에 나아가게 하였습니다.”라고 선재동자를 찬탄하였다.
실로 선재동자는 모든 불자들의 본보기며, 모범이며, 모델이다. 그래서 선재동자 이후의 모든 불자들은
자신의 공부와 수행에 있어서 얼마나 선재동자가 수행하는 자세와 가까운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선재동자가 수행하는 특징은
첫째, 선지식을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는 이라면 사람의신분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또 선지식을 찾고 자신의 수행을 쌓아가는 데 있어서 결코 지치거나 싫증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선지식을 만났을 때 질문하는 내용은 언제나 한결같이
중생을 위한 보살행에 대해서만 질문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만 마음에 지니면 무엇을 위한 수행이며,어떻게 수행하는가를 잘 알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셋째, 선지식을 만났을 때 질문하는 내용은
언제나 한결같이 중생을 위한 보살행에 대해서만 질문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화엄경 큰 취지[大旨]가 먼저 시성정각을 밝히고[先明始成正覺],
다음은 보현행원[後顯普賢行願]을 드러내는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엄경은 처음 세존께서 정각을 이루고 나서 깨달음의 내용과 깨달음의 견해와
깨달음의 실천을 펼쳐 보였다. 간략히 표현하면 “아름다워라 세상이여, 환희로워라 인생이여.
아, 이대로가 화장장엄세계요, 이대로가 청정법신비로자나불인 것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보살행, 즉 보현행원을 실천하여 아름다운
보현행원의 꽃을, 보살행의 꽃을 이 세상에 활짝 피게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화엄(華嚴)이다.
그래서 선재동자는 모든 선지식을 만날 때마다 보살행을 질문하게 된 것이다.
“저가 그대를 보건대 온갖 묘한 행을 닦아 마음이 잠깐도 게으르지 않으며,
동작하는 위의가 청정하니,
그대는 마땅히 오래지 않아서 모든 여래의 청정하게 장엄한 위없는 세 가지 업을 얻을 것이며,
여러 가지 잘생긴 모습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
열 가지 힘의 지혜로 그 마음을 훌륭하게 장식하여 모든 세간에 다니게 될 것입니다.”
강설 ; 가비라성에 있는 무우덕신(無憂德神)이 1만 명의 권속들과 함께
선재동자를 관찰하게 된 내용을 밝힌다. 한마디로 선재동자는 머지않아
여래의 지위에 이르리라는 점을 분병하게 설하고 있다.
“저가 그대를 보건대 용맹하게 정진함이 비길 데 없으니,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세 세상의 일체 모든 부처님을 널리 친견하고 그의 법을 들을 것이며,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모든 보살의 선정과 해탈과 삼매의 낙을 얻을 것이며,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모든 부처님 여래의 깊고 깊은 해탈에 들어갈 것입니다.”
강설 ; 또 선재동자는 용맹하게 정진하여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머지않아 반드시 여래의 깊고 깊은 해탈에 들어가리라는 것을 보증하였다.
“왜냐하면 선지식을 뵈옵고 친근하게 공양하며,
그의 가르침을 받고는 기억하고 닦아 행하며,
게으르지 않고 물러가지 않으며, 근심이 없고 후회함이 없으며,
장애가 없어서 마(魔)와 마의 백성들이 능히 방해하지 못하여
오래지 않아 마땅히 위없는 과(果)를 이루게 되기 때문입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머지않아 여래의 경지에 이르고, 여래의 깊고 깊은 해탈에 들어가리라는 것을
보증하는 까닭은 그가 선지식을 뵈옵고 친근하게 공양하며, 또 선지식의 가르침을 받고는 기억하고
닦아 행하며, 게으르지 않고 물러가지 않기 때문에 어떤 장애도 있을 수 없어서 머지않아 마땅히
위없는 불과(佛果)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2> 선재동자가 자신의 뜻을 스스로 서술하다
선재동자가 말하였습니다.“거룩하신 이여, 지금 말씀하신 것을 제가 모두 얻으려 원합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일체 중생들이 모든 번뇌를 쉬며,
모든 나쁜 업을 여의고, 모든 안락한 곳에 태어나서 모든 청정한 행 닦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무우덕신(無憂德神)으로부터 그동안 수행한 경지에 대해서 찬탄의 말을 듣고는 자신의 뜻을 스스로 서술하여 밝혔다. 오로지 일체 중생들이 모든 번뇌를 쉬었으면 하는 원과 일체 중생들이 모든 나쁜 업을 여의었으면 하는 원과 일체 중생들이 모든 안락한 곳에 태어나서 모든 청정한 행 닦았으면 하는 원뿐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진정한 대승보살불교의 마음이다.
“거룩하신 이여, 일체 중생이 모든 번뇌를 일으키고, 모든 나쁜 업을 지어,
모든 나쁜 길에 떨어져서 몸과 마음으로 항상 고통 받는 것을 보살이 보고는 걱정하고 괴로운 마음을 내는 것이옵니다.”
“거룩하신 이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외아들이 있는데 지극히 사랑하다가
문득 다른 사람이 아들의 몸을 할퀴고 찢는 것을 보게 되면 그 아픈 가슴을 참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들이 번뇌로 업을 짓고 세 가지 나쁜 길에 떨어져 가지가지 고통을 받는 것을 보면
마음은 크게 근심하고 걱정할 것이며, 만일 중생들이 몸과 말과 뜻으로 세 가지 착한 업을 짓고 천상에나 인간에 나서
몸과 마음으로 쾌락을 받는 것을 보면 보살은 그 때에 매우 즐거워할 것입니다.”
강설 ; 보살은 일체 중생들이 모든 번뇌를 일으키고, 모든 나쁜 업을 지어,모든 나쁜 길에 떨어져서 몸과 마음으로 항상 고통 받는 것을 보면 마치외동아들을 지극히 사랑하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들에게 아들의 몸을할퀴고 찢기는 것을 보아 그 아픈 가슴을 참을 수 없어 하는 것과 같다.보살은 모든 중생들을 사랑하기를 자기의 간난 아기를 아끼고 보호하듯이하는 것이 이와 같다.
누구를 분별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여긴다.이것이 진정한 불교의 마음이며 보살의 마음이다.
“그 까닭을 말하면, 보살은 자기를 위하여서 일체 지혜를 구하는 것이 아니니,
나고 죽는 일과 모든 욕망과 쾌락을 탐하지 않으며,
뒤바뀐 생각과 뒤바뀐 소견과 뒤바뀐 마음과 모든 얽매임과 따라 다니며 잠자게 하는[隨眠] 것과 애착[愛]과 억측[見]하는
힘을 따라 옮겨지지 않으며, 중생들의 가지가지 즐기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한 여러 선정의 즐거움에 맛들이지도 않고,
장애가 되거나 고달프거나 물러가서 생사에 머물지도 아니합니다.”
강설 ; 번뇌를 다른 이름으로 수면(隨眠)이라고 하는 것은번뇌는 늘 중생을 따라다녀 여의지 아니하므로 수(隨)라 하고,
그 작용이 아득하여 알기 어려움이 마치 잠자는 상태와 비슷하므로 면(眠)이라 한다.
또 중생을 쫓아다녀 마음을 혼미하게 하는 것이 잠자는 것과 같으므로 이렇게 이른다.또 수면은 번뇌의 종자다.
온갖 번뇌의 종자는 항상 중생을 따라다니며 제8 아뢰야식 중에 면복(眠伏)해 있으므로 수면이라 하며, 또 중생을 따라다니며
더욱 허물을 더하게 함이 마치 사람이 잠자기를 좋아하여 오래 자는 것과 같으므로이렇게 이른다. 아무튼 보살이 쌓은
일체 수행 능력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은아무 것도 없음을 밝힌 것이다.
“다만 중생들이 모든 존재[有]에서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는 것을 보고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큰 서원의 힘으로 두루 거두어 주며, 자비와 서원의 힘으로 보살의 행을 닦나니 일체 중생의 번뇌를 끊기 위한 것입니다.”
“또 여래의 일체 지혜의 지혜를 구하기 위하며,
일체 모든 부처님 여래에게 공양하기 위하며,
모든 넓고 큰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며,
일체 중생의 욕락과 그들의 몸과 마음으로 행하는 일을 깨끗이 다스리기 위하여,
나고 죽는 속에서 고달파 하거나 싫어할 줄을 모릅니다.”
강설 ; 모든 보살들이 자비와 서원의 힘으로 보살행을 닦는 것은
먼저 중생들이 한량없는 갖가지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다음은 여래의 높고 깊은 지혜를 구하고,
일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며 드넓은 세상을 정직하고
선량하게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몸과 마음이 생사 가운데 있으면서도 피곤해하지 않는다.
“거룩하신 이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에게 장엄이 되나니 인간과 천상에서 부귀의 낙을 내게 하는 연고며,
부모가 되나니 그를 위하여 보리심을 잘 정돈하는 연고며, 양육함이 되나니 그의 보살의 도를 성취케 하는 연고입니다.”
강설 ; 보살마하살은 언제나 위로는 부처님의 일체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는 일체 중생들을 구호하는 관계로 중생들에게 장엄이 되고, 부모가 되고, 양육함이 된다.
“또한 호위함이 되나니 세 가지 나쁜 길을 멀리 여의케 하는 연고며,
뱃사공이 되나니
생사의 바다를 건너게 하는 연고며,
의지할 데가 되나니
마군의 공포와 번뇌를 버리게 하는 연고며,
구경처가 되나니
청량한 낙을 영원히 얻게 하는 연고며,
나루터가 되나니
일체 모든 부처님 바다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입니다.”
강설 ; 또 보살은 일체 중생들에게 호위함이 되고,
뱃사공이 되고, 의지할 데가 되고, 구경처가 되고, 나루터가 된다.
“또한 길잡이가 되나니
온갖 법의 보배가 있는 섬에 이르게 하는 연고며,
묘한 꽃이 되나니
모든 부처님의 공덕의 마음을 피게 하는 연고며,
장엄거리가 되나니
복덕과 지혜의 빛을 항상 놓는 연고며,
좋아할 것이 되나니
무릇 하는 일이 모두 단정한 연고입니다.”
강설 ; 또 보살은 일체 중생들에게 길잡이가 되고,묘한 꽃이 되고, 장엄거리가 되고, 좋아할 것이 된다.
“존경할 만함이 되나니
일체 모든 나쁜 업을 멀리 여의는 연고며,
보현보살이 되나니
모든 단정하고 엄숙한 몸을 갖춘 연고며,
크게 밝음이 되나니
항상 지혜의 청정한 광명을 놓는 연고며,
큰 구름이 되나니
모든 감로의 법을 항상 비 내리는 연고입니다.”
“거룩하신 이여, 보살이 이와 같이 여러 행을 닦을 때에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사랑하고 좋아함을 내게 하여 법의 즐거움을 구족케 합니다.”
강설 ; 또 보살은 일체 중생들에게 존경할 만함이 되고,보현보살이 되고, 크게 밝음이 되고, 큰 구름이 되어
모든 감로의 법을 항상 비처럼 내린다. 보살이 이와 같이여러 행을 닦을 때에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사랑하고
좋아함을 내게 하여 법의 즐거움을 구족케 한다.선재동자는 이처럼 스스로 일체 중생의 보살임을 자처하여
보살로서 중생에게 해야 할 소임을 여러 가지로 밝혔다.
<3> 무우덕신이 선재동자를 게송으로 찬탄하다
그 때에 선재동자가 장차 법당에 오르려 하니 무우덕신과 여러 신들이 모든 천상의 것보다
더 좋은 화만과 바르는 향과 가루 향과 여러 가지 장엄거리로 선재동자에게 흩으며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그대는 지금 세간에 출현하여세상의 큰 등불이 되고
널리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가장 높은 깨달음을 부지런히 구합니다.
한량없는 억 천겁에그대를 뵈옵기 어려우니
공덕의 태양이 지금 나와서모든 세간의 어두움을 없애도다.
강설 ; 무우덕신이 선재동자를 찬탄하는 노래다.
선재동자는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큰 등불이며,
또 모든 중생들을 위해서 가장 높은 깨달음을
부지런히 구하는 사람이다. 그대와 같은 이는
무량 억 천겁에도 만나기 어렵다. 공덕의 태양으로
세상의 어둠을 모두 소멸하는 사람이다.
그대는 모든 중생들이전도와 미혹에 덮임을 보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스승 없는 도를 증득합니다.
강설 ; 또 선재동자는 모든 중생들이 전도와 미혹에 뒤덮여 있음을 보고
큰 자비의 마음을 일으켜서 자신의 내면에 본래 갖추고 있는스승 없는 도를 증득하는 사람이다.
그대는 청정한 마음으로부처님의 보리를 구하여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며몸과 목숨 아끼지 않습니다.
그대는 모든 세간에의지함도 없고 애착함도 없어서
그 마음 넓어 걸림이 없는 것이텅 빈 허공과 같습니다.
강설 ; 무엇보다 선재동자는 부처님이 깨달으신 그 깨달음을구하기 위하여 선지식을 찾아 받들어 섬기는데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또한 세상사에는 의지하지도 않고 애착하지도 않아 마음이걸림이 없는 것이
마치 저 드넓은 허공과 같다.
그대는 보리의 행을 닦아공덕이 모두 원만하고
큰 지혜의 광명을 놓아모든 세간을 널리 비추입니다.
강설 ; 또 선재동자는 보리행을 닦아서 공덕이
모두 원만하고 큰 지혜의 광명을 놓아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
그대는 세간을 떠나지 않고또한 세간에 집착하지도 않아
걸림 없이 세간에 다니기가바람이 허공에 다니는 듯합니다.
강설 ; 또 선재동자는 세간을 아주 떠난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세간에 집착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세간에 가고 오는 것이 마치 바람이 허공을 스치고 지나가듯 한다.
마치 화재가 일어날 적에무엇으로도 끌 수 없듯이
그대가 보리행을 닦음에정진의 불이 그와 같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보리의 행을 닦는 정진의 모습이란
마치 맹렬한 불길이 일어나서 온 세상을 다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
용맹하여 크게 정진함이견고하여 움직일 수 없으며
금강 같은 지혜의 사자어디 다녀도 두려움 없습니다.
일체 법계에 있는모든 세계바다에
그대가 모두 나아가선지식을 친근합니다.
강설 ; 또 용맹하게 정진하는데 금강 같은 지혜의 사자가 되어세계가아무리 드넓다한들 선재동자는 이웃처럼 생각하고
모든 세계를 다 돌아다니면서 선지식을 친견한다.이것이 무우덕신이 본 선재동자의 모습이다.
그 때에 무우덕신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법을 좋아하는 연고로 선재동자를 따라다니며 항상 떠나지 않았습니다.
(2) 공경을 나타내고 법을 묻다
<1> 석녀구파(釋女瞿波)의 의보(依報)와 정보(正報)
그 때에 선재동자는 법계를 널리 나타내는 광명한 강당에 들어가 석씨(釋氏)
여인을 두루 찾다가 강당 안에서 보배연꽃사자좌에 앉은 것을 보았습니다.
팔만사천 채녀들이 둘러 모시었는데
그 모든 채녀들도 모두 왕의 종족에서 태어났으며,
지난 세상에 보살의 행을 닦았으며,
착한 뿌리를 함께 심었고,
보시와 좋은 말로 중생들을 널리 거두어 주며,
이미 일체 지혜의 경계를 분명히 보았습니다.
부처님의 보리의 행을 이미 함께 닦았으며,
바른 선정에 항상 머물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데 항상 노닐며,
중생들을 널리 거두어 주기를 외아들같이 하고,
인자한 마음을 갖추고 권속들이 청정하였습니다.
이미 지난 세상에 보살의 헤아릴 수 없는 교묘한
방편을 성취하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아니하며, 보살의 모든 바라밀다를 구족하고,
모든 집착을 여의어 생사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번뇌와 업이 있는 데 다니어도 마음은 항상 청정하며,
일체 지혜의 도를 항상 부지런히 관찰하여 장애의 그물을 떠나 모든 집착하는 데서 뛰어났으며,
법의 몸으로부터 나타낸 몸[化形]을 보이며, 보현의 행을 내고 보리의 힘을 자라게 하며,
지혜의 태양과 지혜의 등불이 이미 원만하였습니다.
강설 ; 이번 선지식인 석녀구파(釋女瞿波)의 의보(依報)와 정보(正報)를 밝혔다.의보(依報)란 석녀구파의 몸과 마음에 따라 존재하는 국토와 가옥과 의복과식물 등을 말하는데 그 모든 것은 그 사람의 공덕과 업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정보(正報)란 의보의
반대로서 과거에 지은 업인(業因)으로 받게 되는 과보(果報)를말하는데 석녀구파의 몸과 상호의 잘나고 못난 것과 복덕과 지혜와
자비 등을 밝힌 것이다. 위에서 설한 것은 모두 석녀구파의 의보와 정보를 설한 내용이다.
<2> 예를 베풀고 법을 묻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석녀구파(釋女瞿波)에게 나아가서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나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해야 생사 중에서 생사의 걱정에 물들지 않으며,
법의 자체 성품을 깨달아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머물지 않으며,
강설 ; 그동안에는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친견할 때마다보살행에 대해서 질문하였는데
이번에는 이미 보리심을 발하였으나어떻게 하면 보살이 생사 중에서 생사의 걱정에 물들지 않으며,
법의 자체 성품을 깨달아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머물지 않을 수있겠는가를 먼저 질문하였다.
부처님의 법을 구족하고도 보살의 행을 닦으며,
보살의 지위에 있으면서 부처님 경계에 들어가며,
세간을 초월하고도 세간에 태어나며,
법의 몸을 성취하고도 그지없는 여러 가지 육신을 나타내며,
강설 ; 또 보살이 어떻게 하면 보살의 지위에 있으면서부처님 경계에 들어가며, 세간을 초월하고도 세간에 태어나며,
법의 몸을 성취하고도 그지없는 여러 가지 육신을 나타낼 수 있겠는가를 질문하였다.즉 어떻게 하면 보살의 지위와
부처님의 경계에서 중도적 입장을 지키며, 세간과 출세간에서중도적 입장을 지키며, 법신과 육신에서 중도적 입장을
지킬 수 있겠는가를 질문하였다.그동안의 질문과는 많이 다르며 매우 구체적이다.
형상 없는 법을 증득하고도 중생을 위하여 모든 형상을 나타내며,
법은 설할 것이 없음을 알고도 널리 중생을 위하여 모든 법을 연설하며,
중생이 공한 줄 알면서도 중생을 교화하는 일을 항상 버리지 않으며,
강설 ; 이 역시 형상 없음과 형상 있음의 관계와 법을 설할 것이 없음과법을 설할 것이 있음의 관계와 중생은 본래 공하지만
그 공한 중생을 항상교화하는 일을 버리지 않는 중도적 입장에 대해서 질문하였다.실로 중생은 본래 공한 것이며,
중생은 본래 부처님이다.그 공한 중생과 부처님인 중생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 알면서 다시 부지런히
공한 중생을 교화하고 부처님인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 형상의 문제와 설법의 문제도 또한 그와 같다.
비록 모든 부처님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부지런히 공양하여 물러가지 않으며,
비록 모든 법이 업도 없고 과보도 없음을 알면서도 여러 가지 착한 행을 닦아 항상 쉬지 않는지를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
강설 ; 또한 비록 모든 부처님은 본래로 불생불멸이어서 오신적도 없고 가신적도 없는 중을 잘 알지만그 불생불멸의 부처님께
부지런히 공양하여 쉬지 않는 이치를 아직은 모른다. 또 비록 모든 법은 업도 없고과보도 없는 줄을 잘 알지만 그러나 모든 선한 업을 쉬지 않고 열심히 닦아야 하는 이치에 대해서는 아직은잘 모르겠으니 선지식께서 설명하여 주십사 라고 질문한 것이다.
보살의 가장 바람직한 행이란 일체가 중도적 행이 되어야 한다.
첫째 보살은 보살의 경지와 부처님의 경지에 제한이 없고
경계가 없이때로는 보살로 때로는 부처님으로 자유롭게 나타나는 것이다.그것이 보살마하살이다.
또 보살은 세간과 출세간에 걸림이 없어야 하고법신과 육신에도 걸림이 없어야 한다.
그것이 보살마하살의 중도행이다.어느 쪽이든지 치우치면 진정한 보살행이 아니다.
(3) 석녀구파(釋女瞿波)가 법을 설하다
<1> 법의(法義)를 나타내 보이다
그 때에 구파녀가 선재동자에게 말하였습니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제 보살마하살의 이와 같이 행하는 법을 물었습니다.
보현의 모든 행과 원을 닦는 이라야 능히 이와 같이 묻습니다. 자세히 듣고, 또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십시오.
저가 마땅히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들어 그대에게 말하겠습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이 법의(法義)를 설하기 전에 선재동자에게
“보현의 모든 행과 원을 닦는 이라야 능히 이와 같이 묻습니다.”고 크게 칭찬하였다.
보살행의 기준이 되고
본보기가 되는 것은 보현행이다.
그와 같은 보현의 행원을 닦는이만이 위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찬탄한 것이다.
“선남자여, 만일 모든 보살들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인드라그물 같은 넓은 지혜광명인
보살의 행을 능히 원만케 할 것입니다.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선지식을 의지하는 연고며,
광대하고 훌륭한 이해를 얻는 연고며,
청정한 욕망을 얻는 연고며,
온갖 복과 지혜를 모으는 연고며,
여러 부처님에게서 법을 듣는 연고며,
마음에 항상 세 세상 부처님을 버리지 않는 연고며,
모든 보살의 행과 같은 연고입니다.”
“모든 여래가 보호하고 염려하는 연고며,
큰 자비와 묘한 서원이 다 청정한 연고며,
능히 지혜의 힘으로 일체 모든 생사를 널리 끊는 연고니 이것이 열입니다.
만일 모든 보살들이 이 법을 성취하면
인드라그물 같은 넓은 지혜의 광명인 보살의 행이 능히 원만케 될 것입니다.”
강설 ; 모든 보살들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인드라그물 같은넓은 지혜광명인 보살의 행을 능히 원만히 한다고 하면서
먼저 열 가지를 밝혔다. 실로 하나하나가 요긴하고 중요하고또 가장 중요한 내용들이다. 선지식을 의지하고,
광대하고 훌륭한 이해를 얻고, 청정한 욕망을 얻고,
온갖 복과 지혜를 모으고, 여러 부처님에게서 법을 듣는 등이다.
“불자여, 만일 보살이 선지식을 친근하면 정진하고 물러가지 아니하여
다함이 없는 부처님의 법을 닦아서 출생합니다.
불자여, 보살은 열 가지 법으로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나니 무엇이 열인가.”
강설 ; 선지식을 의지하고 선지식을 친근하기를 쉬지 않고 정진하여 물러서지 아니하면다함이 없는 부처님의 법을 닦아서 출생하게 된다. 이 시대에 있어서 선지식이란곧 화엄경의 가르침이다. 화엄경을 버리고 달리 어디서 선지식을 찾을 것인가.열 가지 법으로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것을 밝혔다.
“이른바 자기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세상의 즐거워하는 도구를 탐내어 구하지 않으며,
모든 법의 성품이 평등한 줄을 알며,
일체 지혜와 서원에서 물러나 버리지 않으며,
모든 법계의 진실한 모양을 관찰하며,
마음에는 모든 존재의 바다를 항상 떠나며,
강설 ;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에 즉, 화엄경을 공부하여 깊이 사유하고,실천에 옮기는 일에 자신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해야 한다.그리고 세속적인 즐거움에 대해서 탐하거나 구하지 않아야 한다.몸과 목숨을 아끼거나 세속적인 재물이나 이성이나 음식이나 명예나수면 등을 탐하면 그것이 업이 되어 부처님의 높고 깊고 수승한 법을 깨달을 때가 없다.
또 눈이 좋아하는 것과
귀가 좋아하는 것과
코가 좋아하는 것과
혀가 좋아하는 것과
몸이 좋아하는 것 등에 애착하고
마음을 빼앗기면 역시 부처님의 수승한 진리의 가르침을 깨달을 때가 없다.
경계하고 또 경계하며,
살피고 또 살펴야 하리라.
법이 공함을 알고 마음에 의지함이 없으며,
모든 보살의 큰 원을 성취하며,
모든 세계바다를 항상 나타내며,
보살의 걸림 없는 지혜바퀴를 청정하게 닦는 것입니다.
불자여, 마땅히 이 법으로 일체 모든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고 어기지 마십시오.”
강설 ; 또 모든 보살의 큰 원을 성취해야 하며, 보살의 걸림 없는 지혜를 청정하게 닦아야 한다.
이것이 화엄경 선지식을 잘 받들어 섬기는 일이다.
<2> 법의(法義)를 게송으로 거듭 밝히다
그 때에 석가구파녀(釋迦瞿波女)가 이 뜻을 거듭 밝히려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들어 시방을 관찰하고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보살이 모든 중생 이익케 하려고
올바른 생각으로 선지식을 친히 섬기며
부처님 같이 공경하고 게으름 없어
이 행은 세상에서 인드라그물 행(行)이로다.
강설 ; 산문에서 미처 밝히지 못한 내용을 게송에서 더욱 확실하게 밝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완벽한 경전은 언제나 산문으로 설하고 다시 게송으로 거듭 밝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보살이 중생들을 이익하게 하기 위해서 올바른 생각으로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기를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는 것과 같이 한다. 이와 같은 행은 모든 사람, 모든 중생, 모든 생명, 모든 세계가
마치 제석천의 그물에 달려있는 구슬방울이 서로서로 비추어 중중무진으로 나타내는 것과 같이 어느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다 함께 하고 있다. 보살이 중생들을 이익하게 하는 일은 이와 같다.
좋은 이해[勝解] 넓고 크기 허공 같아서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들어가고
국토와 중생과 부처님도 다 그러하나니이것은 넓은 지혜 광명한 행이로다.
강설 ; 보살이 가진 수승한 이해는 넓고 넓은 지혜의 광명이다.이와 같은 보살의 지혜광명에는 과거 현재 미래와 국토와 중생과
부처님이 다 들어 있다.즉 모든 시간과 모든 공간과 중생세계와 불보살의 세계가 다 들어 있다.보살의 지혜광명이 무엇인들 빠트리겠는가.이것이 보살이 중생을 이익하게 하기위하여올바른 생각으로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이다.
즐거운 뜻 허공 같아 끝단 데 없고번뇌는 아주 끊고 모든 때를 여의고
모든 부처님 계신 데서 공덕 닦으니이 행은 세상에서 몸 구름행[身雲行]이로다.
강설 ; 보살이 중생을 이익하게 하기위하여 올바른 생각으로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은 달리 몸 구름행[身雲行]이라고 할 수
있다.즐거운 뜻은 허공과 같아서 끝단 데 없고, 영원히 번뇌를 끊고 모든 때를 여이었다.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 계신 데서
공덕을 닦는 몸이다.
보살이 일체 지혜와불가사의 공덕바다 닦아 익혀서
모든 복덕과 지혜의 몸 깨끗이 하니이 행은 세상에 물들지 않는 행이로다.
강설 ; 또 보살이 중생을 이익하게 하기위하여 올바른 생각으로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은
일체 지혜와 불가사의한 공덕의바다를 닦아 익혀서 모든 복덕과 지혜의 몸 깨끗이 하니,
이 행은 세상에 물들지 않는 청정한 행이다.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은 이와 같다.
일체 모든 부처님 여래에게서그 법문 들어 받기 싫은 줄 몰라
실상의 지혜 등불 능히 내나니이 행은 세상을 두루 비추는 행이로다.
강설 ; 보살이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면 모든 부처님에게서법문을 듣고 받아 드려서 싫어할 줄 모르는 것이 된다.
또한 일체 존재의 실상을 환하게 비추는 지혜의 등불이저절로 나와서 세상을 두루 비추는 것이 된다.
시방의 부처님들 한량이 없어한 생각에 모든 분께 다 들어가서
마음에 언제나 모든 여래 버리지 않나니이 행은 보리를 향해 가는 큰 서원의 행이로다.
강설 ; 보살이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것은 보리를 향해 나아가는 큰 서원의 행이 된다.
그래서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께 한 생각에 다 들어가서 함께하는 일이 된다.
모든 부처님의 여러 대중 모인 회상과일체 보살들의 삼매바다와
서원바다와 방편바다에 다 들어가니이 행은 세상에서 인드라그물행이로다.
강설 ; 보살이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은 모든 부처님의 여러 대중 모인 회상과일체 보살들의 삼매바다와 서원바다와 방편바다에 다 들어가서 서로서로 비추며 서로서로나타내 보이는 행이 된다. 즉 화엄경을 깊이 공부하게 되면 본래로 이와 같이 존재하고있다는 사실을 환하게 깨달아 아는 것이다.
일체 모든 부처님들의 가피를 입어오는 세월의 그지없는 겁이 다할 때까지
곳곳마다 보현의 도 닦아 행하니이것은 보살들의 분신의 행이로다.
강설 ; 보살이 중생들의 이익을 위하여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면모든 부처님의 가피를 입게 되어
무한한 겁이 다할 때까지 곳곳에서 보현보살의 도를 닦아 행하게 된다.
모든 중생 많은 고통 받음을 보고대자대비 일으켜서 세간에 나타나서
법의 광명 연설하여 어둠 없애니이것은 보살의 지혜태양 행이로다.
강설 ; 또 보살이 중생들의 이익을 위하여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면모든 중생들의 많고 많은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대자대비의 마음을 일으켜서세간에 나타나 법의 광명을 연설하여 어리석음의 어둠 없애게 된다. 이것은 보살의 지혜태양 행이다.
모든 중생 여러 길에 있음을 보고그들 위해 그지없는 미묘 법륜 모아서
그들의 생사 흐름 아주 끊게 하나니이것은 보현행을 수행하는 것이로다.
강설 ; 보살이 중생들을 이익하게 하려고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면
모든 중생들이 육도에서 헤매는 것을 보고 미묘한 진리의 법륜을 굴리어
그들로 하여금 생사의 물결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것은 곧 보현보살의 행을 닦는 일이다.
보살이 이 방편을 닦아 행하고중생의 마음 따라 몸을 나타내어
널리 일체 모든 길에서한량없는 모든 중생 제도합니다.
강설 ; 보살이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행하는이와 같은 방편을 행하는 것은 중생의 마음을 따라
갖가지 몸을 나타내어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하는 일이다.
대자대비 여러 가지 방편력으로세간에 두루 하게 몸을 나투고
중생들의 욕망 따라 법을 설하여모두들 보리도에 향하게 하도다.
강설 ; 보살이 중생을 이익하게 하기 위하여 화엄경 선지식을받들어 섬기는 일은 곧 대자대비의 여러 가지 방편력으로
몸을 세간에 두루 나타내어 중생들의 욕망을 따라 법을 설하여그들을 모두 깨달음의 길에 향하게 하는 것이다.
<3> 법문의 업용(業用)을 나타내 보이다
1) 사바세계의 세간인과(世間因果)
이 때에 석가구파가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선재동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저는 이미 일체 보살의 삼매바다를 관찰하는 해탈문을 성취하였습니다.”
선재동자가 말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경계가 어떠합니까?”
구파가 대답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저가 이 해탈문에 들어가서 이 사바세계에서 세계의 미진수 겁 동안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여러 길에서 헤매면서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일과 선을 짓고 악을 지어 모든 과보를 받는 일과 벗어나기를 구하는 이와 벗어나기를 구하지 않는 이와,
강설 ; 사바세계의 세간인과(世間因果)란 세상사에 본래 펼쳐져 있는 인과관계들을 말한다.
온갖 중생들이 세상에 살아가는 여러 가지 일들이다. 이 선지식은 이들 세간인과를 다 안다는 것이다.
바로 결정된 것과
잘못 결정된 것과
결정되지 못한 것과
번뇌 있는 착한 뿌리와
번뇌 없는 착한 뿌리와
구족한 착한 뿌리와
구족하지 못한 착한 뿌리와
착하지 못한 뿌리에 포섭된 착한 뿌리와
착한 뿌리에 포섭된 착하지 못한 뿌리와
이와 같이 모은 선한 법과 선하지 못한 법을 저가 다 알고 봅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선재동자에게 자신은
“일체 보살의 삼매바다를 관찰하는 해탈문을 성취하였다.”고 하니 다시 선재동자는
그 해탈의 경계에 대해서 물었다. 석녀구파 선지식은 이 해탈의 경계인 사바세계의
세간인과와 출세간인과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먼저 세간인과란 모든 중생들이
여러 길에서 헤매면서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일과 선을 짓고 악을 지어 모든 과보를
받는 일을 다 아는 것에 대해서 설하였다.
“바로 결정된 것과 잘못 결정된 것과 결정되지 못한 것”이란 삼취(三聚)를 말하는데
이것을 또는 삼정취(三定聚)라고 한다. 사람의 성질을 셋으로 나눈 것이다.
(1) 정정취(正定聚)란 향상 진전하여 결정코 성불할 종류이다.
(2) 사정취(邪定聚)란 성불할만한 소질이 없어 더욱 타락하여 가는 종류이다.
(3) 부정취(不定聚)란 연(緣)이 있으면 성불할 수 있고,
연이 없으면 미(迷)할 한 종류로서 향상과 타락에 결정이 없는 기류이다. 이 셋은 어느 경론에서도
인정하지만,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또는 필연이냐, 우연이냐에 대해서는 각기 견해가 다르다.
이와 같은 것과 그 외에도 중생들의 여러 가지의 경우를 다 보고 다 안다.
2) 사바세계의 출세간인과(出世間因果)
“또한 저 겁 동안에 계시던
모든 부처님의 이름과 차례를 저가 다 알고,
그 부처님 세존께서 처음 발심하던 것과
방편으로 온갖 지혜를 구하던 것과
일체 모든 큰 서원바다를 내고,
부처님들께 공양하여 보살의 행을 닦으며,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며,
큰 신통을 나타내어 중생들을 제도하던 것을 저가 다 압니다.”
강설 ; 사바세계의 출세간인과(出世間因果)란 출세간사에 대한 인과들을 말하는데먼저 부처님에 대한 갖가지 일들인
발심과 수행과 정각과 전법륜과 중생을 제도하는 일들이다.이 선지식은 이러한 일들을 다 안다는 것이다.
“또한 저 부처님들의 대중이 제각기 차별함을 알며,
그 모임 가운데 모든 중생들이 성문승을 의지하여 벗어나던 일과
그 성문대중이 과거에 모든 착한 뿌리를 닦던 일과 그들이 얻은 여러 가지 지혜를 저가 다 압니다.”
강설 ; 출세간에 대한 인과이므로 역시 부처님 대중들이 제각각 차별하고, 모든 중생들이 성문승을 의지하여
번뇌에서 벗어나던 일과 그 성문대중이 과거에 모든 착한 뿌리를 닦던 일들을 이 선지식은 다 안다.
“어떤 여러 중생들은 독각승을 의지하여 벗어나던 일과 그 독각들의 가진 착한 뿌리와 얻은 보리와 고요하게 해탈하고,
신통변화로 중생을 성숙시키며, 열반에 드는 것을 내가 다 압니다.”
강설 ; 석녀구파는 위대한 보살선지식이다. 보살선지식이 성문들의 불교에서 일어나는 일과 독각들의 불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낱낱이 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을 교화하려면 그들이 불교를 잘 알아야 한다. 그것은 오늘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저 부처님의 보살대중과 그 보살들이 처음 발심하여 착한 뿌리를 닦아 익히고,
한량없는 원과 행을 내고, 모든 바라밀다를 만족하게 성취하고,
갖가지로 보살의 도를 장엄하는 것을 압니다.”
“자유자재한 힘으로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서
보살의 지위에 머물고,
보살의 지위를 관찰하고,
보살의 지위를 깨끗이 함과 보살 지위의 모양과
보살 지위의 지혜와 보살에 소속한 지혜와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지혜와 보살이 세워 놓은
지혜와 보살의 광대한 행의 경계와 보살의 신통과
보살의 삼매바다와 보살의 방편과,
보살이 잠깐잠깐 동안에 들어가는 삼매바다와
얻은바 일체 지혜의 광명과 얻은바 일체 지혜의 번개 빛 구름과
얻은바 실상의 지혜와 통달한바 일체 지혜와 머무는바 세계바다와
들어간바 법의 바다와 아는바 중생바다와 머무는바 방편과 내는바
서원과 나타내는바 신통을 저가 다 압니다.”
강설 ; 석녀구파는 보살선지식으로서 사바세계의 세상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출세간사에 대해서도 잘 안다. 출세간사란 성문의
불교와 독각의 불교와 보살의 불교들이다. 보살의 불교는 화엄경이 지향하는 바의 불교이므로 보살세계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그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하였다. 이 모든 것이 석녀구파선지식이 얻은 해탈의 경계다.
“선남자여, 이 사바세계에서 오는 세월이 끝날 때까지의
겁의 바다가 서로 계속하여 끊어지지 아니함을 저가 다 압니다.”
3) 세계바다를 비교해서 알다
“이 사바세계를 아는 것처럼 또한 사바세계 안에 있는 미진수 세계도 알고,
또 사바세계 안에 있는 일체 세계도 알고,
또 사바세계의 티끌 속에 있는 세계도 압니다.”
“또 사바세계의 밖으로 시방에 사이가 없이 머무는 바의 세계도 알고,
또 사바세계의 세계종(種)에 소속한 세계도 알고,
또 비로자나 세존의 이 화장세계해(海) 가운데 있는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세계종에 소속한 세계들도 압니다.”
“이른바 세계의 넓기와 세계의 정돈됨과 세계의 바퀴와 세계의 도량과 세계의 차별과 세계의 옮김
4) 비로자나(毘盧遮那)의 인과(因果)
“또한 여래께서 옛날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인연의 바다도 기억하노니,
이른바 일체 모든 승(乘)의 방편을 닦으며, 한량없는 겁 동안에 보살의 행(行)에 머물렀으며,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교화하며,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있을 곳을 마련했으며, 법문 말씀함을 듣고,
모든 삼매를 얻어 자재하여지며, 보시바라밀다를 닦고 부처님의 공덕바다에 들어가며,
계율을 지니고 고행하며, 여러 가지 참음을 갖추고 용맹하게 정진하며,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를 원만케 하며, 여러 곳에 일부러 태어남을 나타내 보이며,
보현의 행과 원을 모두 청정히 하며, 여러 세계에 두루 들어가서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며, 모든 여래의 지혜바다에 널리 들어가며,
일체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두루 거두어 가지며,
또 여래의 큰 지혜의 광명을 얻고, 부처님의 일체 지혜의 성품을 증득하며,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며,
부처님의 도량에 모인 대중과 그 대중 가운데 일체 중생들이
옛적부터 심은 착한 뿌리와 처음 발심할 적부터 중생을 성숙시키며,
방편을 수행함이 잠깐 잠깐마다 증장하여 여러 삼매와
신통과 해탈을 얻은 이와 같은 모든 일을 저가 다 분명히 압니다.”
강설 ; 석녀구파는 해탈의 힘으로 사바세계의 세간의 인과와 출세간의 인과를 잘 알뿐만 아니라 비로자나의
과거의 수행과 등정각을 이루고 법륜을 굴려서 중생들을 성숙시키는 등등의 모든 일들까지 다 잘 알게 된 것을 밝혔다.
“왜냐하면 저의 이 해탈은
모든 중생의 마음과
행동과
모든 중생의 닦아 행한 착한 뿌리와
모든 중생의 물들고 청정함과 모든 중생의 갖가지 차별을 능히 알며,
모든 성문의 여러 삼매문과 모든 연각의 고요한 삼매와 신통과 해탈과 모든 보살,
모든 여래의 해탈과 광명을 모두 분명히 아는 연고입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이 해탈의 힘으로 비로자나 여래의 과거를 잘 아는 것은 모든 중생의 마음과 행동과 모든 중생의 닦아
행한 착한 뿌리와 모든 중생의 물들고 청정함과 모든 중생의 갖가지 차별을 능히 알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혔다.
<4> 법문의 근원을 밝히다
1) 승행겁(勝行劫) 때의 위덕주(威德主)라는 태자
그 때에 선재동자는 구파에게 물었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을 얻은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구파가 답하여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저는 지난 옛적 세계의 미진수 겁 전에 한 겁이 있었으니, 이름은 승행(勝行)이었습니다.”
“세계의 이름은 무외(無畏)이며, 그 세계에 사천하가 있으니 이름이 안은(安隱)이요,
그 사천하의 염부제 가운데 왕성(王城)이 있으니 이름이 고승수(高勝樹)이니 팔십 개의 왕성 가운데 가장 상수였습니다.”
“그 때에 왕이 있으니 이름이 재주(財主)이었습니다.
그 왕에게 육만 채녀와 오백 대신과 오백 왕자가 이었는데,
그 왕자들이 모두 용맹하고 건장하여 능히 원적들을 항복받았습니다.”
“그 왕의 태자는 이름이 위덕주(威德主)이니
단정하고 특출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며,
발바닥은 평탄하며 수레바퀴 모양이 구족하고,
발등은 불룩하고 손과 발바닥 사이에는 모두 그물 같은 막이 있고,
발꿈치는 가지런하고 손발이 보드랍고
이니야(伊尼耶) 사슴왕의 장딴지 같이 일곱 군데가 원만하고,
남근(男根)은 으슥하게 숨어 있고,
몸의 윗부분은 사자왕 같고,
두 어깨는 평평하고,
두 팔은 통통하며 길고,
몸이 곧고 목에 세 줄무늬가 있고,
두 뺨은 사자와 같고 치아는 40인데
모두 가지런하며 빽빽하고,
어금니 네 개가 유난히 희고,
혀가 길고 넓으며 범천의 음성을 내고,
눈이 검푸르고 속눈썹이 소와 같고,
미간에는 흰 털이 있고,
정수리에는 육계가 있고,
살결은 보드랍고 연하여 진금 빛이요,
몸에는 솜털이 위로 쏠리고,
머리카락이 제청(帝靑)구슬 빛 같고,
몸이 원만하기가 니구타(尼拘陀)나무와 같았습니다.”
강설 ; 이 분이 뒷날 누구시기에 이처럼 잘 생겼을까.사람의 생김생김을 아무리 미화하여 찬탄한다하더라도
이보다는더 찬탄하지 못할 것이며 이보다는 더 아름답게 묘사하지 못할 것이다.부처님의 32상을 거의 다 설명하고 있다.
석녀구파의 법문의 근원을 밝히는가운데 승행겁(勝行劫) 때의 위덕주(威德主)라는 태자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 태자는 뒷날 누구일까.
“그 때에 태자는 부왕의 명령을 받고 십 천 채녀와 함께 향아원(香牙園)에 가서 구경하며 즐기었습니다.
태자는 이때 보배수레를 탔는데 그 수레에는 여러 가지 장엄을 갖추었습니다.”
“큰 마니사자좌를 놓고 그 위에 앉았으며,
오백 채녀는 보배 줄을 잡고 수레를 끌고 가는데
나아가고 멈춤이 법도가 있어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았습니다.”
“백 천만 사람은 보배일산을 받고,
백 천만 사람은 보배당기를 들고,
백 천만 사람은 보배 번기를 들고,
백 천만 사람은 풍악을 연주하고,
백 천만 사람은 유명한 향을 사르고,
백 천만 사람은 아름다운 꽃을 흩으며 앞뒤로 호위하고 따라갔습니다.”
“길은 평탄하여 높고 낮은 데가 없고,
여러 가지 보배 꽃을 그 위에 깔았으며,
보배나무는 줄을 짓고,
보배그물이 가득히 덮이었으며,
여러 가지 누각이 그 사이에 뻗었는데 그 누각에는
혹 갖가지 보물을 쌓아두기도 하고,
혹 모든 장엄거리를 벌려 놓기도 하고,
혹 갖가지 음식을 베풀기도 하고,
혹 갖가지 의복을 걸어 놓기도 하였으며,
혹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품을 쌓아두고,
혹 단정한 여인들과 많은 하인들을 있게 하고서
요구하는 대로 다 모두 보시하였습니다.”
강설 ; 법문의 근원을 밝히는데 승행겁(勝行劫) 때의 위덕주(威德主)라는 태자는 앞에서는
그의 생김새를 밝히고 여기에서는 그가 수용하는 온갖 복덕과 덕화와 보시행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2) 구족묘덕(具足妙德)이라는 동녀(童女)
“그때 선현(善現)이라는 여인에게 한 동녀가 있으니 이름이 구족묘덕(具足妙德)이었습니다.
얼굴이 단정하고 모습이 점잖으며, 몸과 키가 알맞고, 눈과 머리카락이 검푸르며, 소리는 범천의 음성 같았습니다.”
“모든 기술을 통달하고 변론에 능하며,
공손하고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않고,
인자하고 사랑하여 남을 해롭게 하지 않으며,
부끄러움을 갖추어서 온화하고 질직하며,
어리석지 않고 탐욕이 없으며,
아첨하거나 속이는 일이 없었습니다.”
“보배수레를 타고 채녀들께 호위되어 그의 어머니와 더불어
왕성으로부터 나와 태자보다 앞서서 가다가 그 태자의 음성과
노래를 듣고 사랑하는 생각이 나서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하기를,
‘저는 저 사람을 섬기고자 하옵니다. 만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살이라도 하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어머니가 말하기를,
‘너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왜냐하면 이 일은 될 수 없는 일이니라.
저 태자는 전륜왕의 거룩한 모습을 구족하였으나
후일에 왕의 대를 이어 전륜왕이 되면 보녀(寶女)가
생겨서 허공으로 자재하게 다니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천하여 그의 배필이 될 수 없으므로
이 일은 가망이 없으니 너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라고 하였습니다.”
강설 ; 위덕주(威德主)라는 태자의 상대로서 구족묘덕(具足妙德)이라는 아름다운 동녀(童女)가그의 어머니와 함께 등장하였다.
그는 태자의 음성과 노래를 듣고 사랑하는 생각이 나서 어머니에게이렇게 말하기를, ‘저는 저 사람을 섬기고자 하옵니다.
만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살이라도 하겠습니다.’라고하는가. 그는 뒷날 누구며 어떤 이야기를 전개할 것인가.
3) 동녀(童女)가 꿈에 부처님을 뵙다
“저 향아원(香牙園) 옆에 도량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법운광명(法雲光明)이요, 그 때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승일신(勝日身)이시라. 열 가지 명호가 구족하였으며, 세상에 나신 지 이레가 되었습니다.”
“그때 그 동녀가 잠깐 졸다가 꿈에 그 부처님을 뵈옵고 깨어나니, 공중에서 천신이 말하였습니다.
‘승일신 여래께서 법운광명도량에서 등정각을 이루신 지 이레가 되었는데,
여러 보살대중이 앞뒤에 둘러 모시었고 하신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와 범천과
내지 색구경천과 지신과 풍신과 불 맡은 신(神)과 물 맡은 신과 강 맡은 신과 바다 맡은 신과 산 맡은 신과 나무 맡은 신과
동산 맡은 신과 약 맡은 신과 성(城) 맡은 신들이 부처님을 뵙고자 모두 모여 왔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4) 동녀가 태자 앞에서 게송을 설하다
이 때에 묘덕동녀가 꿈에 여래를 뵙기도 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들었던 연고로 마음이 편안하고
두려움이 없어서 태자의 앞에서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저의 몸은 가장 단정해소문이 시방에 퍼지고
지혜는 짝할 이 없으며모든 기술을 모두 잘 통달했습니다.
한량없는 백 천 대중들은저를 보고 다들 욕심내지만
저의 마음은 그들에게조금도 애욕이 없어
성내지도 원망하지도 않으며싫어하지도 기뻐하지도 않고
다만 광대한 마음을 내어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 합니다.
강설 ; 위의 세 게송은 묘덕동녀가 꿈에 여래를 뵙기도 하고,부처님의 공덕을 들었던 까닭에
마음이 편안하고 두려움이 없어서태자 앞에서 스스로 자신의 덕이 훌륭하다는 것을 설하였다.
저가 지금 태자를 보니모든 공덕의 모습 갖추고
마음은 기쁘고 즐거워하며여러 감관이 모두 화평합니다.
살갗은 빛난 보배 같고고운 머리카락 오른쪽으로 돌고
넓은 이마에 눈썹은 가늘어저의 마음은 당신을 섬기려 합니다.
저가 태자의 몸을 보니마치 순금으로 만든 등상 같고
또한 큰 보배산과 같아서거룩한 모습 맑고 빛나며
눈은 길고 검푸른 빛얼굴은 보름달, 사자의 뺨
화평한 면모, 아름다운 음성저의 소원 받아주소서.
넓고 길고 아름다운 혀마치 붉은 구리 빛 같고
범천의 음성, 긴나라 목소리듣는 이마다 모두 즐거워합니다.
입은 방정해 뒤집히거나 오므라들지 않고치아는 희고 가지런하고
말하거나 웃을 적에는보는 이가 즐거워합니다.
때 없고 청정한 몸은서른두 가지의 거룩한 모습이라
당신은 반드시 이 세계에서전륜왕이 되실 것입니다.
강설 ; 열 게송 중에 다음의 일곱 게송은 위덕주(威德主) 태자의 모습과덕을 찬탄하고 자신을 받아드려 주기를 간청하는 내용이다. 마지막에는“때 없고 청정한 몸은 서른두 가지의 거룩한 모습이라. 당신은 반드시이 세계에서 전륜왕이 되실 것입니다.”라고 까지 다시 찬탄하였다.
5) 태자가 동녀에게 게송으로 묻다
그 때에 태자는 그 동녀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는 누구의 딸이며 누구의 보호를 받는가?
만약 먼저 허락한 데가 있다면 나는 사랑하는 마음을 낼 수가 없습니다.”
그 때에 태자는 게송으로 물었습니다.
그대의 몸 매우 청정하고공덕의 모습 갖추었으니
내 지금 그대에게 묻노니그대는 어디 사십니까?
부모는 누구고
그대는 지금 누구에게 매여 있습니까?
만약 이미 어떤 사람에게 매여 있다면
그 사람이 그대를 섭수할 것입니다.
그대는 남의 것을 훔치지 않았으며
그대는 남을 헤치는 마음이 없는가?
그대는 삿된 음행을 하지 않았는가?
그대는 어떤 말을 의지해 머무는가?
남의 나쁜 일을 말하지 않으며
남의 친한 이를 헐뜯지 않으며
다른 이의 경계를 침노하지 않으며
남에게 성내지 않는가?
잘못된 소견을 내지 않는가?
서로 어그러지는 업을 짓지 않는가?
아첨하거나 잘못된 힘과
방편으로 세상을 속이지는 않는가?
부모를 존중하는가?
선지식을 공경하는가?
가난하고 곤궁한 이에게
거두어 줄 생각을 내는가?
만일 선지식이그대에게 법을 말하여 주면
견고한 마음을 내어끝까지 존중하겠는가?
부처님을 사랑하는가?
보살을 잘 아는가?
여러 스님들의 공덕바다를
그대는 능히 공경하는가?
그대는 법을 능히 아는가?
중생을 청정케 하는가?
불법 가운데서 사는가?
불법이 아닌 데서 사는가?
모든 외로운 이들을 보면
인자한 마음을 내는가?
나쁜 길에 있는 중생을 보고
가엾은 마음을 내는가?
다른 이의 잘 되는 것을 보고
환희한 마음을 내는가?
누가 그대를 핍박하여도
그대는 성을 내지 않는가?
그대는 보리심을 내어
중생을 깨우쳐 주는가?
끝없는 세월에 수행하여도
게으른 생각이 없는가?
강설 ; 위덕주(威德主) 태자가 묘덕동녀(妙德童女)에게
게송으로 물은 내용 중에서 처음 두 게송은 소속된 인연이
있는가를 물었고, 다음 세 게송은 안으로의 허물이 있는가를 물었고,
뒤의 일곱 게송은 선한 일을 구하는가를 물었다.
6) 동녀의 어머니가 대신해서 게송으로 답하다
그 때에 동녀의 어머니가 그 태자에게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태자여, 그대는 응당 들으소서.내가 지금 이 딸이
처음 태어나던 일과 성장하던일체 모든 인연들을 말하리다.
태자께서 처음 나시던 날이 아이가 연꽃에서 태어났는데
그 눈은 깨끗하고 길고 넓어사지가 모두 구족하였습니다.
나는 일찍 어느 봄철에사라나무동산에 구경 가서
여러 가지 약초를 두루 보니가지가지로 무성하였고
이상한 나무에 핀 미묘한 꽃바라보매 좋은 구름과 같고
아름다운 새 화답하는 노래숲속에서 함께 즐거워했었습니다.
함께 나갔던 팔백 채녀들단정하여 사람 마음 빼앗으며
입은 옷은 모두 화려하고노래도 아름다웠습니다.
그 동산에 연못이 있었는데이름은 연꽃당기[蓮華幢]라
나는 채녀들에게 둘러싸여연못가에 앉았었습니다.
그 연못 속에는천 잎 연꽃이 피어났는데
보배 잎과 유리로 된 줄기염부단금 꽃받침 되고
그날 밤 지새고햇볕이 처음 올라와
그 연꽃이 활짝 피어청정한 광명 놓으니
그 광명 매우 찬란해마치 해가 처음 떠오르는 듯
염부제 두루 비추니모두들 미증유하다고 찬탄하더라.
이 때 옥 같은 딸이그 연꽃 속에서 태어나는데
그 몸은 한없이 청정하고팔다리 모두 원만하더라.
이것은 인간의 보배라청정한 업으로 태어나서
숙세의 인연 무너지지 않고지금 이 과보를 받았도다.
검은 머리칼, 푸른 연꽃 같은 눈범천의 음성, 금빛 광명
화만과 여러 가지 보배 상투는청정하여 때가 없더라.
팔다리 모두 완전하고몸은 아무 흠도 없어
마치 순금으로 된 불상이보배 꽃 속에 앉은 듯하였네라.
모공(毛孔)에서 나오는 전단향기널리 온갖 곳으로 풍기고
입에서 푸른 연꽃향기 나며항상 범천의 음성을 내더라.
이 동녀 있는 곳에는항상 하늘음악을 연주하니
하열한 인간으로는이런 이를 짝할 수 없어라.
이 세상에 어느 사람도능히 남편 될 이 없고
오직 그대만이 훌륭하오니바라건대 받아 지이다.
키는 크지도 짧지도 않고뚱뚱하지도 홀쭉하지도 않고
가지가지가 모두 단정하오니바라건대 받아 지이다.
글이나 글씨나 셈하는 법이나여러 가지 기술과 예능을
통달하지 못한 것 없나니바라건대 받아 지이다.
여러 가지 무예도 잘 알고여러 가지 소송도 판결 잘하고
화해하기 어려운 일을 잘 화해하나니바라건대 받아 지이다.
그 몸이 매우 청정하여보는 이 싫어할 줄 모르며
공덕으로 저절로 꾸미었으니그대는 응당 받아주소서.
중생들에게 있는 병환을그 원인 잘 알고
병에 알맞게 약을 주어모든 병 능히 없애도다.
염부제의 여러 가지 말차별도 한량없으며
음악의 소리까지통달하지 못한 것 없고
여자들이 하는 일이 동녀가 모두 다 알아
여자로서 허물이 없으니원컨대 빨리 받아주소서.
질투도 모르고 간탐도 없고욕심도 없고 성내지도 않아
성품이 곧고 부드러워거칠고 나쁜 짓 모두 여의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받들어 섬기고 거역하지 않으며
온갖 착한 행실 잘 닦나니그대의 뜻을 순종하리다.
만약 늙고 병든 이와가난한 이와 곤란에 빠져서
구원할 이 없고 의지할 데 없는 이를 보면항상 크게 가엾은 마음을 내느니라.
제일가는 이치 늘 관찰하고자기의 이익은 구하지 않으며
중생만 이익 되게 하려고마음을 장엄했느니라.
가고 서고 앉고 눕고모든 일에 방일치 않아
말하거나 잠잠하거나보는 이들 다 기뻐합니다.
비록 어떠한 곳이나물들고 집착한 마음 없지만
공덕이 있는 사람을 보면반가워서 싫어할 줄 모릅니다.
선지식을 존경하고악을 여읜 이 좋아하며
그 마음 조급하지 않아먼저 생각한 뒤에 일을 처리합니다.
복과 지혜로 장엄하였고모든 것에 원한이 없어
여인 중에는 최상이오니태자님 섬기기에 마땅합니다.
강설 ; 동녀의 어머니가 대신해서 대답하는 내용은 덕은 있으나 허물이 없으며,또한 누구에게도 인연이 소속되어 있지 않으므로 응당 받아주기를 바란 것이다.처음 열 한 게송은 그의 과보가 수승함을 나타내었고, 다음의 세 게송은 단정하고아름다운 모습을 특별히 찬탄하였고, 다음의 세 게송은 어느 누구도 짝할 이가 없음을 밝혔고,
다음의 다섯 게송은 재주와 기능이 뛰어남을 밝혔고,
다음의 여덟 게송은 덕을 갖추지 아니함이 없음을 밝혔고,
마지막 한 게송은 태자를 섬기기에 마땅함을 찬탄하였다.
동녀의 어머니가 자신의 딸을 이와 같이 아름다운 게송으로 찬탄하였으니 그 어머니에 그 딸이리라.
7) 태자가 자신의 수행을 밝히다
그 때에 태자는 향아원(香牙園)에 들어가서 묘덕동녀와 선현(善現)여인에게 말하였습니다.
“착한 여인들이여,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는 터이므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한량없는 겁 동안에 일체 지혜를 돕는 법을 모으며,
그지없는 보살의 행을 닦으며, 모든 바라밀다를 청정히 하며, 일체 모든 여래를 공양하며,
일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호해 가지며,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며,
마땅히 모든 여래의 종성을 끊어지지 않게 하며,
마땅히 일체 중생의 종성을 따라 널리 성숙케 하며,
마땅히 모든 중생의 나고 죽는 고통을 없애어 끝까지 안락한 곳에 두며,
마땅히 모든 중생의 지혜의 눈을 깨끗이 다스리며,
마땅히 모든 보살의 닦는 행을 익힐 것이며,
마땅히 모든 보살의 평등한 마음에 머무르며,
마땅히 모든 보살의 행할 지위를 성취하며,
마땅히 모든 중생을 두루 기쁘게 하며,
마땅히 모든 것을 다 버려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시바라밀다를 행하여
모든 중생들을 널리 만족케 하여 의복과 음식과 처와 첩과 아들과 딸과 머리와
눈과 손과 발 따위의 이와 같은 일체 안과 밖에 있는 것을 모두 보시하고 아끼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때를 당하여 그대는 혹 나의 일을 장애하고 재물을 보시할 때 그대의 마음이 아까워하고,
아들과 딸을 보시할 때에 그대의 가슴이 아파하고, 온몸을 찢을 때에 그대의 마음으로 걱정하고,
그대를 버리고 출가할 때에 그대의 마음은 후회할 것입니다.”
강설 ; 태자가 자신의 수행을 동녀에게 밝히는 내용이다.여러 가지 수행 중에서 특히 보시행하는 것을 들었다.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시바라밀다를 행하여 모든 중생들을널리 만족케 하여 의복과 음식과 처와 첩과 아들과 딸과 머리와눈과 손과 발
따위를 보시할 것이다. 재물을 보시할 때 그대의마음이 아까워하고, 아들과 딸을 보시할 때에 그대의 가슴이 아파하고,
온몸을 찢을 때에 그대의 마음으로 걱정하고, 그대를 버리고 출가할 때에그대의 마음은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모든 것을 차별하지 않고보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사전에 이와 같이 설하는 것이다.
8) 태자가 묘덕동녀를 위하여 게송을 설하다
그 때에 태자는 곧 묘덕동녀를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중생을 가엾이 여김으로써나는 보리심을 내었으니
마땅히 한량없는 겁 동안에일체 지혜를 닦아 익히리다.
한량없는 많은 겁 동안모든 원력바다 깨끗이 닦고
지위에 들고 장애 다스림을모두 한량없는 겁을 지낼 것입니다.
세 세상 모든 부처님들에게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배우고
방편의 행 구족하여보리의 도를 성취 하리라.
시방의 더러운 세계내가 마땅히 다 깨끗이 장엄하며
모든 나쁜 길의 환난에서내 마땅히 영원히 뛰어나게 하리라.
나는 마땅히 방편으로많은 중생을 다 제도하여
어리석은 어두움 없애게 하고부처님의 지혜의 도에 머물게 할 것입니다.
마땅히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여러 지위를 깨끗이 하며
큰 자비심 일으키어안팎의 물건 모두 버리리라.
그대는 와서 달라는 이를 보거든인색한 마음 행여 내리라.
나는 항상 보시하기 좋아하니그대 내 뜻을 어기지 말라.
만약 내 머리를 보시하는 것 보고삼가 걱정하지 말 것이며
내 지금 그대에게 먼저 말하여그대의 마음 견고하게 하며,
내가 손과 발을 끊어 주더라도그대는 구걸하는 이 미워하지 말라.
그대여 지금 내 말을 듣고마땅히 잘 생각하라.
아들과 딸과 사랑하는 물건모든 것 내가 다 버릴 터이니
그대 능히 내 마음을 따른다면나도 마땅히 그대의 뜻 이루어 주리라.
강설 ; 태자는 자신의 어려운 수행에 대해서 앞에서 산문으로 밝히고다시 게송으로 거듭 밝혔다. 마지막으로 굳게 다짐하기를, “아들과 딸과 사랑하는 물건 등 모든 것을 내가 다 버릴 터이니그대가 능히 내 마음을 따른다면 나도 마땅히 그대의 뜻을 이루어 주리라.”라고 하였다.
9) 동녀가 태자의 뜻을 따를 것을 말하다
그 때에 동녀는 태자에게 말하되,
“말씀하신 대로 받들겠습니다.”하고 곧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한량없는 겁 바다에서지옥의 불이 몸을 태우더라도
만약 저를 사랑하여 받아주시면그런 고통을 달게 받겠습니다.
한량없이 태어나는 곳작은 먼지같이 몸을 부숴도
만약 나를 사랑하여 받아주시면그런 고통 달게 받겠습니다.
한량없는 겁 동안크나큰 금강산 이고 다녀도
만약 나를 사랑하여 받아주시면그런 고통 달게 받겠습니다.
한량없는 생사(生死) 바다에서나의 몸과 살을 보시하여도
당신이 법의 왕 되시는 곳원컨대 나도 그렇게 하여 주소서.
만약 나를 받아들여나의 님 되어주신다면
세세생생 보시하실 때원컨대 언제나 이 몸도 보시하리라.
중생의 괴로움 불쌍히 여겨보리심 내었을진대
이미 중생을 거두어 주시니또한 이 몸도 응당 거두어 주소서.
저는 부귀도 바라지 않고다섯 가지 욕락도 탐내지 않고
다만 바른 법 함께 행하며당신으로 나의 님 삼기 원합니다.
검푸르고 길고 넓은 눈인자하게 세간 살피고
물드는 마음 내지 않으니반드시 보살도를 이루리로다.
태자의 가시는 곳엔땅에서 연꽃이 솟아
반드시 전륜왕 되시리니원컨대 나를 사랑하여 받아주소서.
저가 언젠가 꿈을 꾸는데이 묘한 법 보리도량의
나무 아래 앉으신 여래를한량없는 대중이 둘러 모셨습디다.
저는 또 금산과 같으신부처님께서 나의 머리를
만져주시는 꿈을 꾸다가깨어나니 마음이 기뻤습니다.
지난 옛적 권속 하늘에희광명(喜光明)이라는 신이 있는데
그 하늘이 내게 말하되도량에 부처님 나셨다 했습니다.
저가 일찍이 이런 생각하여태자의 몸 보기를 원하였는데
저 하늘이 나에게 말하기를그대는 지금 가서 보라 하였습니다.
저의 지난 옛적에 가졌던 소원을지금 모두 이루었으니
바라건대 함께 가서저 부처님께 공양하십시다.
강설 ; 동녀가 태자의 뜻을 따를 것을 밝히는 게송이다. 고백하는 내용이 “한량없는 겁의 바다에서 지옥의 불이 몸을 태우는 한이 있더라도 만약 저를 사랑하여 받아주신다면 그런 고통을 달게 받겠습니다.” 또 “저는 부귀도 바라지 않고, 다섯 가지 욕락도 탐내지 않고, 다만 바른 법을 함께 행하며 당신으로 나의 님 삼기 원합니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말을 듣고 태자는 동녀의 뜻을 받아드리게 된다.
10) 태자가 동녀의 뜻을 받아들이다
“그 때에 태자는 승일신(勝日身)여래의 이름을 듣고 매우 기뻐서 그 부처님을 뵈려고,
오백 마니보배로써 그 동녀에게 흩고, 묘하게 갈무리한 광명 관을 씌우고 불꽃 마니보배 옷을 입히었습니다.”
“그 동녀는 그 때 마음이 흔들리지도 않고 또한 기쁜 내색도 없이
다만 합장하고 공경하여 태자를 우러러보면서도 잠깐도 한눈팔지 않았습니다.”
강설 ; 태자가 동녀의 뜻을 받아드리는데 승일신(勝日身)여래께 가서공양을 올리자는 말을 듣고는 매우 기뻐서 오백 마니보배로써 그 동녀를 꾸미고,또 묘하게 갈무리한 광명 관을 씌우고 불꽃 마니보배 옷을 입히는 등 동녀를 아름답게 장엄시키었다.
11) 동녀의 어머니가 게송으로 찬탄하다
그의 어머니 선현(善現)은 태자 앞에서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이 동녀는 매우 단정해공덕으로 몸을 장엄하고서
예전부터 태자를 섬기기 원하더니이제 소원을 이루었도다.
계행을 지니고 지혜 있어모든 공덕 갖추었으며
넓고 넓은 이 세상에가장 훌륭해 짝할 이 없습니다.
이 동녀는 연꽃에서 나가문이 나무랄 것도 없고
태자와 행(行)과 업(業)이 같아모든 허물 멀리 여의었습니다.
이 동녀는 살갗 보드랍기마치 하늘의 비단 솜 같으니
손으로 한 번 만지면모든 병이 소멸됩니다.
모공(毛孔)에서 나오는 향기아름답기 비길 데 없어
중생이 맡기만 하면청정한 계율에 머물게 됩니다.
몸은 금빛과 같아연꽃 좌대에 앉은 모양
중생이 보기만 하여도해칠 뜻 없고 인자하여집니다.
음성은 지극히 부드러워듣는 이 모두 기뻐하나니
중생들이 만약 듣기만 하면여러 가지 나쁜 업 여의게 됩니다.
마음은 깨끗하여 티가 없으며아첨과 굽은 일 멀리 여의었고
마음에 맞추어 말을 하나니듣는 이 모두 즐거워합니다.
화평하고 부드럽고 부끄러움을 갖춰높은 어른 공경하고
탐욕도 없고 속이지 않으며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깁니다.
이 동녀는 얼굴이나권속을 의지하지 않고
다만 청정한 마음으로모든 부처님을 공경합니다.
강설 ; 선현(善現)이라는 동녀의 어머니가 게송으로 자신의 동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찬탄하는 게송이다.
12) 다 같이 청정한 업을 닦다
“그 때에 태자는 묘덕(妙德) 동녀와 십 천 채녀와 그 권속들과 함께
향아원(香牙園)에서 나와 법운광명도량(法雲光明道場)으로 나아갔습니다.”
“도량에 이르러서는 수레에서 내려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부처님을 친견하니 몸의 모습은 단정하고 고요하며,
여러 기관이 화순하고 안과 밖이 청정하며,
큰 용의 못과 같아서 흐린 때가 없으셨으니,
깨끗한 신심을 내어 기뻐 뛰놀며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여러 바퀴를 돌았습니다.”
그 때에 태자와 묘덕동녀는 각각 오백의 보배연꽃을 가지고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였고,
태자는 부처님을 위하여 오백 정사(精舍)를 지었으니 낱낱이 모두 향나무로 지었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오백의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꾸미었습니다.”
강설 ; 태자와 묘덕동녀가 다 같이 청정한 업을 닦는 내용에 열 개의 단락을 나누어 살펴본다.첫째는 같이 부처님께 나아가서
공양을 올리는 내용이다.두 사람이 오백의 보배연꽃을 가지고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였고,태자는 부처님을 위하여 향나무로 된
오백의 정사(精舍)를 지어드렸다.
“이 때에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보안등문(普眼燈門)이라는 경을 말씀하셨고,
이 경을 듣고는 모든 법 가운데서 삼매바다를 얻었습니다.”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서원바다를 두루 비추는 삼매와 세 세상 갈무리를 두루 비추는 삼매와
모든 부처님 도량을 보는 삼매와 모든 중생을 두루 비추는 삼매와 모든 세간을 두루 비추는 지혜등불삼매와
모든 중생의 근성을 두루 비추는 지혜등불삼매와 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광명구름삼매와
모든 중생을 두루 비추는 크게 밝은 등 삼매와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연설하는 삼매와
보현의 청정한 행을 구족한 삼매이었습니다.”
“이 때에 묘덕동녀도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난승해장(難勝海藏)이었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영원히 물러가지 않았습니다.”
강설 ; 태자와 묘덕동녀가 다 같이 청정한 업을 닦는 내용 중에 두 번째는 부처님이 보안등문(普眼燈門)이라는 경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열 가지 삼매를 얻었다. 특별히 묘덕동녀는 난승해장(難勝海藏)이라는 삼매를 얻었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영원히 물러가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 때에 그 태자는 묘덕동녀와 그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궁중으로 돌아가서 부왕께 나아가 절하고 여쭙기를,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십시오. 승일신(勝日身) 여래께서 세상에 나셨는데,
이 나라 법 구름 광명보리도량에서 등정각을 이루신지 오래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강설 ; 세 번째는 태자가 묘덕동녀와 그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을 떠나 부왕에게 가서 얼마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정각을 이루었음을 알리는 내용이다.
“그 때에 대왕은 태자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런 일은 누가 너에게 말하더냐? 하늘인가? 사람인가?’
태자는 여쭈었습니다. ‘그것은 구족묘덕동녀가 말하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때에 왕은 이 말을 듣고 기쁨이 한량없기가 마치 가난한 사람이 큰 묻힌 보배를 얻은 듯하여 이와 같은 생각을 하였으니,
‘부처님은 위없는 보배여서 만나기 어려우니 만일 부처님을 친견하면 모든 나쁜 길의 공포를 영원히 끊을 것이다.
부처님은 의사와 같아서 일체 모든 번뇌의 병을 다스리고, 모든 생사의 큰 고통을 구원할 것이다.
부처님은 길잡이와 같아서 능히 중생들을 끝까지 편안한 곳에 이르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강설 ; 태자와 묘덕동녀가 다 같이 청정한 업을 닦는 내용 중에 네 번째는 대왕이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생각으로 부처님은 위없는 보배요, 부처님은 의사의 왕이요, 부처님은 길잡이라고 찬탄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작은 왕과 대신들과 권속들과 찰제리와 바라문들 모든 대중을 모아 놓고,
문득 왕의 지위를 선위하여 태자에게 주면서 정수리에 물 붓는 예식을 마치었습니다.”
“그리고 일만 사람과 함께 부처님 계신데 가서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권속들과 함께 물러가서 앉았습니다.”
강설 ; 다섯째는 대왕은 생각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서 왕위를 태자에게 물려주고
1만 명의 사람들과 같이 부처님께 나아가서 예배하고 앉은 것을 밝혔다.
“그 때에 여래는 그 왕과 모든 대중들을 살펴보고, 미간의 백호상(白毫相)에서 큰 광명을 놓으니
이름이 일체세간심등(一切世間心燈)이라.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두루 비추며 모든 세간의 주인들 앞에 머물러 여래의 불가사의한
큰 신통을 나타내어 일체 교화 받을 이들의 마음을 청정케 하였습니다.”
“그 때에 여래께서 부사의하고 자재한 신통의 힘으로 몸을 나타내어 모든 세간에서 뛰어나고 원만한 음성으로 널리 대중들을
위하여 다라니를 설하시니 이름이 일체법의이암등(一切法義離暗燈)이며, 세계의 미진수 다라니로 권속을 삼았습니다.
그 왕은 이것을 듣고 즉시에 큰 지혜광명을 얻었습니다.”
강설 ; 여섯 번째는 여래께서 미간의 백호상으로부터 광명을 놓으니 교화를 받을 만 한 중생들은 마음이 청정하여 졌으며,
다시 다라니를 설하시니 즉시에 대왕이 그 다라니를 듣고는 큰 지혜 광명을 얻었다.
“모인 가운데 있는 염부제 티끌수의 보살들은 동시에 이 다라니를 함께 증득하고, 육십만 나유타 사람은 모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고, 일만 중생은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으며, 한량없는 중생은 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강설 ; 일곱 번째는 앞에서 다라니를 듣고 법을 얻은 사람들 외에 무수한 보살들은 다라니를 얻고,
60만 나유타 사람들은 번뇌가 다하고 마음이 청정하여졌으며, 한량없는 중생은 보리심을 내었음을 밝혔다.
“그 때에 부처님이 또 부사의한 힘으로 신통변화를 널리 나타내고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서 삼승(三乘)의 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하시었습니다.”
강설 ; 여덟 번째는 부처님이 거듭 신통을 나타내어 한량없는 세계의 중생들에게 삼승법을 설하였음을 밝혔다.
“이 때에 그 부왕은 이렇게 생각하였으니, ‘내가 만약 집에 있으면 이와 같은 미묘한 법을 증득하지 못하려니와 만약
부처님께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곧바로 성취하게 되리라.’하고, 이렇게 생각하고는 부처님께 말하기를,
‘원컨대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저 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뜻대로 하되 마땅히 스스로 시기를 잘 알아야 하느니라.’라고 하였습니다.
이때 재물주인왕[財主王]은 십 천 사람과 함께 그 부처님에게 한꺼번에 출가하였고, 오래지 않아서
모든 법과 뜻이 어둠을 여읜 등불다라니를 성취하였습니다.”
“또 위에 말한 모든 삼매문들을 얻고,
또 보살의 열 가지 신통문을 얻고,
또 보살의 그지없는 변재를 얻고,
또 보살의 걸림 없이 깨끗한 몸을 얻었으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 계신 데 가서 법문을 듣고
큰 법사가 되어 미묘한 법을 연설하였습니다.”
“또 신통한 힘으로 시방세계에 두루 하여 중생의 마음을 따라 몸을 나타내고 부처님의 출현하심을 찬탄하며,
부처님의 본래 행하시던 일을 말하며, 부처님의 본래 인연을 보이며, 여래의 자재하신 신통의 힘을 칭찬하며,
부처님의 말씀하신 교법을 보호하여 유지하였습니다.”
강설 ; 아홉 번째는 부왕이 십 천 사람과 함께 그 부처님에게 한꺼번에출가하여 여러 가지 법문을 증득하였으며,
큰 법사가 되어 미묘한 법을연설하여 중생들을 제도함을 밝혔다. 이 내용은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과도크게 비슷하다.
불교의 경전에서 왕들이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례들이 많이등장하는데 그 모든 내용은 모두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을
그 본보기로 삼은 것이다.
“그 때에 태자는 보름 동안 궁전에 있는데 채녀들이 둘러 호위하고 일곱 가지 보배가 저절로 이르니,
하나는 바퀴보배니
이름이 ‘걸림 없는 행’이요,
둘은 코끼리보배니
이름이 ‘금강 몸’이요,
셋은 말 보배니
이름이 ‘빠른 바람’이요,
넷은 구슬보배니
이름이 ‘햇빛 창고’요,
다섯은 여자보배니
이름이 ‘묘한 덕 갖춘 이’요,
여섯은 재정 맡은 대신보배니
이름이 ‘큰 재물’이요,
일곱은 병사를 맡은 대신보배니
이름이 ‘때 여읜 눈’이라.
일곱 보배가 구족하고 전륜왕이 되어
염부제의 왕으로서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니 백성이 쾌락하였습니다.”
“왕은 천 명의 아들이 있어 단정하고 용맹하여 능히 원수를 항복받았으며,
염부제에 팔십 왕성이 있고 낱낱 왕성마다 오백 절이 있으며,
낱낱 절마다 탑[佛支提]을 세웠는데 모두 높고 크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하였고,
낱낱 왕성마다 모두 여래를 청하여 부사의한 여러 가지 미묘한 공양거리로 공양하였습니다.”
“부처님이 왕성에 들어갈 적에 신통한 힘을 나타내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착한 뿌리를 심게 하였습니다.
한량없는 중생들이 마음이 청정하여서 부처님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보리심을 내었습니다.”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이익 되게 하여 부처님 법을 부지런히 닦아 진실한 이치에 들어갔으며,
법의 성품에 머물러 법의 평등함을 알고 세 세상 지혜를 얻어서 세 세상을 평등하게 관찰하였습니다.”
“모든 부처님의 출현하시는 차례를 알고, 여러 가지 법을 설하여 중생을 거두어 주며,
보살의 서원을 내어 보살의 도에 들어가며, 여래의 법을 알아 법의 바다를 성취하였습니다.”
“능히 몸을 널리 나타내어 모든 세계에 두루 하며,
중생들의 근성과 욕망을 알고,
그들로 하여금 일체 지혜와 원을 내게 하였습니다.”
강설 ; 태자와 묘덕동녀가 다 같이 청정한 업을 닦는 내용 중에 끝으로열 번째는 부왕의 태자가 왕의 지위를 잇고
일곱 가지보배가 저절로 나타나는 내용과 크게 교화를 일13) 옛 일과 지금의 일을 모두 밝히다
“불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때 태자로서 전륜왕이 되어
부처님께 공양한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지금의 석가모니 부처님이요,
재물주인 왕은 보화불(寶華佛)인데,
그 보화불은 지금 동방에 계십니다.”
강설 ; 그때의 태자가 석가모니부처님이라면 재물주인 왕은 석가모니의 부왕인 정반왕(淨飯王)이시다.
정반왕은 보화불이 되어 동방에 계시는데 그 내력은 아래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동방으로 세계해의 미진수 세계를 지나가서 한 세계해가 있으니
이름이 ‘법계 허공의 그림자를 나타내는 구름’이요,
그 가운데 세계종(世界種)이 있으니 이름이 ‘세 세상 그림자를 널리 나타내는 마니왕’이요,
그 세계종 가운데 한 세계가 있으니이름이 ‘원만광명’이요,
그 가운데 한 도량이 있으니 이름이 ‘모든 세간 임금의 몸을 나타냄’입니다.”
“보화여래가 거기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으며,
말할 수 없는 미진수 모든 보살대중들이 앞뒤에 둘러 있으며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십니다.”
“보화여래가 옛적에 보살의 도를 닦을 때에 이 세계해를 청정하게 하였으니,
이 세계해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는 이는 다 보화여래께서 보살이 되었을 적에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 이들입니다.”
“그때 동녀의 어머니 선현(善現)은 지금 저의 어머니 선목(善目)이시고,
그 왕의 권속들은 지금 여래에게 모인 대중들이니 모두 보현의 모든 행을 닦아 큰 원을 성취하였습니다.”
강설 ; 구족묘덕동녀의 어머니 선현(善現)은 지금 석녀구파 선지식의 어머니 선목(善目)이시인데
그 어머니들은 모두 보현보살의 행을 닦아서 큰 서원이 만족하게 되었다.
“비록 항상 이 대중들이 모인 도량에 있으나 모든 세간에 능히 두루 나타나서
모든 보살의 평등한 삼매에 머물러 있어 항상 일체 모든 부처님을 친견합니다.”
“모든 여래께서 허공과 평등한 미묘한 음성구름으로 정법을 말씀하는 것을 다 들으며,
모든 법에 자재함을 얻어 소문이 여러 부처님 국토에 널리 퍼졌습니다.”
“모든 도량에 널리 나아가고 여러 중생의 앞에 널리 나타나서 그 마땅한 바를 따라 교화하고 조복시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 도를 닦아 항상 사이가 끊어지지 아니하고 보현의 광대한 서원을 성취합니다.”
강설 ; 구족묘덕동녀의 어머니 선현(善現)과 지금 석녀구파 선지식의 어머니 선목(善目)은
모두 보현보살의 행을 닦아서 큰 서원이 만족하게 되어 이와 같이 보살행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불자여, 묘덕동녀가 위덕주전륜성왕(威德主轉輪聖王)으로
더불어 네 가지 일로 승일신 여래께 공양한 이는 곧 나의 몸이었습니다.”
강설 ; 이 장의 주인공인 구족묘덕동녀(具足妙德童女)는 곧 지금의 석녀구파(釋女瞿波) 선지식이었다.
네 가지로 여래께 공양했다는 것은 의복과 음식과 와구(臥具)와 탕약(湯藥)을 말한다.
그래서 대왕은 80개 왕성의 낱낱 왕성에 5백 개의 승방(僧坊)을 지었으며 각 승방마다 높은 탑[佛支提]을 세워서 공양했던 것이다.
14) 60억 백 천 나유타 부처님을 섬기다
“또한 그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 그 세계에 육십억 백 천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신 것을
저가 왕과 더불어 다 섬기고 공양하였습니다.”
“그 첫 부처님은 이름이 청정신(靑淨身)이요,
다음은 일체지월광명신(一切智月光明身)이요,
다음은 염부단금광명왕(閻浮檀金光明王)이요,
다음은 제상장엄신(諸相莊嚴身)이요,
다음은 묘월광(妙月光)이었습니다.”
“다음은 지관당(智觀幢)이요,
다음은 대지광(大智光)이요,
다음은 금강나라연정진(金剛那羅延精進)이요,
다음은 지력무능승(智力無能勝)이요,
다음은 보안상지(普安詳智)였습니다.”
“다음은 이구승지운(離垢勝智雲)이요,
다음은 사자지광명(獅子智光明)이요,
다음은 광명계(光明髻)요,
다음은 공덕광명당(功德光明幢)이요,
다음은 지일당(智日幢)이었습니다.”
“다음은 보련화개부신(寶蓮華開敷身)이요,
다음은 복덕엄정광(福德嚴淨光)이요,
다음은 지염운(智焰雲)이요,
다음은 보조월(普照月)이요,
다음은 장엄개묘음성(莊嚴蓋妙音聲)이었습니다.”
“다음은 이름이 사자용맹지광명(獅子勇猛智光明)이요,
다음은 법계월(法界月)이요,
다음은 현허공영상개오중생심(現虛空影像開悟衆生心)이요,
다음은 항후적멸향(恒齅寂滅香)이요,
다음은 보진적정음(普震寂靜音)이었습니다.”
“다음은 감로산(甘露山)이요,
다음은 법해음(法海音)이요,
다음은 견고망(堅固網)이요,
다음은 불영계(佛影髻)요,
다음은 월광호(月光毫)였습니다.”
“다음은 변재구(辯才口)요,
다음은 각화지(覺華智)요,
다음은 보염산(寶焰山)이요,
다음은 공덕성(功德星)이요,
다음은 보월당(寶月幢)이었습니다.”
“다음은 삼매신(三昧身)이요,
다음은 보광왕(寶光王)이요,
다음은 보지행(普智行)이요,
다음은 염해등(焰海燈)이요,
다음은 이구법음왕(離垢法音王)이었습니다.”
“다음은 무비덕명칭당(無比德名稱幢)이요,
다음은 수비(修臂)요,
다음은 본원청정월(本願淸淨月)이요,
다음은 조의등(照義燈)이요,
다음은 심원음(深遠音)이었습니다.”
“다음은 비로자나승장왕(毘盧遮那勝藏王)이요,
다음은 제승당(諸乘幢)이요,
다음은 법해묘련화(法海妙蓮華)이었습니다.”
“불자여, 저 겁 동안 이와 같은 육십억 백 천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는 이를
저가 다 친근하여 섬기고 공양하였습니다.”
강설 ; 석녀구파의 전신인 구족묘덕동녀는 또 육십억 백 천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신 것을
왕과 더불어 다 섬기고 공양하였다. 낱낱이 다 열거하지는 못하고 몇몇 분만을 위에서 소개하였다.
15) 법을 얻은 시절을 밝히다
“그 마지막 부처님은 이름이 광대해(廣大解)니, 그 부처님께서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었으니,
그때 그 부처님이 왕성에 들어와서 교화하시는데 저는 왕비가 되어 왕과 더불어
절하여 뵈옵고 여러 가지 미묘한 물건으로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모든 여래의 등불을 내는 법문을 말씀하심을 듣고,
즉시에 모든 보살의 삼매바다의 경계를 관찰하는 해탈을 얻었습니다.”
강설 ; 육십억 백 천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고, 그 최후에 출현하신 부처님에게서
‘모든 여래의 등불을 내는 법문’을 말씀하심을 듣고, 즉시에 ‘모든 보살의 삼매바다의 경계를
관찰하는 해탈’을 얻었다. 이것이 석녀구파 선지식이 특별히 밝히고자 하는 법을 얻은 시절이다.
16) 많은 겁의 수행을 밝히다
“불자여, 저는 이 해탈을 얻고 보살과 더불어 세계의 미진수 겁 동안에 부지런히
더욱 수행하여 세계의 미진수 겁에 한량없는 부처님을 섬기고 공양하는데,
혹 한 겁에 한 부처님을 섬기기도 하고,
혹은 두 부처님, 세 부처님,
혹은 가히 말할 수 없는 부처님과
혹 세계의 미진수 부처님을 만나서 다 친근하여 섬기고 공양하였으나,
아직은 보살의 몸과 형상의 크기와 모양과 그의 몸으로 짓는 업과
마음으로 행함과 지혜와 삼매의 경계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이 자신이 법을 얻은 시절을 밝히는 중에 육십억 백 천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신 일과 다시 그 최후의 부처님에게서 얻은 법을 밝히고, 또다시 수많은 겁 동안 부처님을 친견하여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였으나 아직은 보살의 몸과 형상의 크기와 모양과 그의 몸으로 짓는 업과 마음으로 행함과 지혜와 삼매의 경계를 알지 못한다는 점을 밝혔다.
“불자여, 만약 중생이 보살을 친견하고 보리의 행을 닦되 의심하거나 믿거나 간에 보살이 세간과 출세간의 갖가지
방편으로 거두어 주고 권속을 삼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였습니다.”
강설 ; 보살은 중생들이 만약 조금이라도 자신과 인연이 되면 보리의 행을 믿든 믿지 않든지 갖가지 방편을 다 동원하여 그들을 모두 거두어 드려서 깨달음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게 한다. 많은 겁의 수행을 밝히는 가운데 여기까지는 한 세계의 미진수 겁 동안에 수행한 내용이고, 아래로는 1백 세계 미진수 겁 동안에 수행한 내용을 밝힌다.
“불자여, 저가 저 부처님을 친견하여 이 해탈을 얻고는 보살과 더불어 백 세계의 미진수 겁에 함께 닦아 익히면서 그 겁 동안에
세상에 나시는 부처님을 저가 다 친근하여 섬기며 공양하고 말씀하시는 법을 듣고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니었습니다.”
“또 그 모든 여래에게서 이 해탈과 갖가지 법문을 얻고 갖가지 세 세상을 알고,
갖가지 세계바다에 들어가서 갖가지로 정각을
이룸을 보았습니다.”
“또 갖가지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데 들어가서 보살의 여러 가지 큰 서원을 내고,
보살의 여러 가지 묘한 행을 닦아서 보살의 여러 가지 해탈을 얻었으나
그러나 아직 보살이 얻는 보현의 해탈문을 능히 알지 못하였습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이 과거 1백 세계 미진수 겁 동안에 수행한 내용을 밝히는데 그토록 많은 수행을 쌓았으나
그러나 아직 보살이 얻는 보현의 해탈문을 능히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보현보살의 해탈문은 모든 보살행의 궁극이며,
불법 실천의 궁극이며, 삶의 궁극이기 때문에 그 끝이 없다.
“왜냐하면 보살의 보현 해탈문은 큰 허공과 같고,
중생의 이름과 같고,
세 세상 바다와 같고,
시방바다와 같고,
법계바다와 같아서 한량없고 그지없나니
불자여, 보살의 보현 해탈문은 여래의 경계와 같기 때문입니다.”
강설 ; 보살이 세세생생 실천하는 보현의 해탈문은 다시 말하면 큰 허공과 같고, 중생의 이름과 같고,
세 세상 바다와 같고, 시방바다와 같고, 법계바다와 같아서 한량없고 그지없다. 곧 여래의 경계이기 때문이다.
“불자여, 저는 세계의 미진수 겁 동안에 보살의 몸을 보아도 만족함이 없었으니,
마치 탐욕이 많은 남녀가 한데 모이면 서로 사랑하느라고 한량없는 허망한 생각과 감각을 일으키는 것과 같습니다.”
“저도 또한 그와 같아서 보살의 몸을 살펴보니
낱낱 모공(毛孔)에서 잠깐 잠깐마다 한량없고
그지없는 광대한 세계가
갖가지로 머물고 갖가지
장엄과 갖가지 형상을 보며,
갖가지 산과
갖가지 땅과
갖가지 구름과
갖가지 이름과
갖가지 부처님이 출현함과
갖가지 도량과
갖가지 대중의 모임과
갖가지 경(經)을 연설함과
갖가지 정수리에 물 붓는 일을 말함과
갖가지 승(乘)과
갖가지 방편과 갖가지 청정함을 보았습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은 미진수 겁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보살의 몸을 보아도 만족함이 없는 것이
마치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만나서 떨어질 줄 모르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외냐하면 보살의 몸에는 낱낱 모공마다에서 순간순간마다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의 모든
현상들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모공에서도 그와 같은데 낱낱 모공이겠는가. 마치
사람들의 발밑으로 무심히 스치고 지나는 풀 한포기와 모레 알 하나에도 드넓은 지구의
모든 정보와 수 십 억년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음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한 보살의 낱낱 모공(毛孔)에서
잠깐 잠깐마다 그지없는 부처님들이 여러 가지 도량에 앉아서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고, 여러 가지 법륜을 굴리고,
여러 가지 경을 설하여 항상 끊이지 않음을 항상 보았습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은 보살의 낱낱 모공 중에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의 온갖 모습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지없는 부처님바다의 가지가지 도량과 신통변화와 법륜과 경전들까지 다 본다.
“또한 보살의 낱낱 모공(毛孔)에서 그지없는 중생들의 여러 가지 머무는 곳과
여러 가지 형상과 여러 가지 짓는 업과 여러 가지 근성을 보았습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은 보살의 낱낱 모공 중에서 그지없는 세계와 부처님바다를 볼 뿐만 아니라
그지없는 중생바다의 가지가지 머무는 곳과 형상과 업을 짓은 것과 근성까지 다 본다.
“또한 보살의 낱낱 모공(毛孔)에서
세 세상 모든 보살의
그지없이 수행하는 문을 보았으니,
이른바 그지없이 광대한 서원과
그지없이 차별한 지위와
그지없는 바라밀다와
그지없는 옛날 일과
그지없이 크게 인자한 문과
그지없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구름과
그지없이 크게 기뻐하는 마음과
그지없이 중생을 거두어 주는 방편들입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은 보살의 낱낱 모공 중에서 삼세 모든 보살들의
그지없이 광대한 서원과 그지없이 차별한 지위와 그지없는 바라밀다와 그지없는 옛날 일들까지 다 본다.
“불자여, 저는 세계의 티끌수 겁에서 잠깐 잠깐마다 이렇게 보살의 낱낱 모공(毛孔)을 보는데,
한 번 간 데는 다시 가지 않고 한 번 본 데는 다시 보지 않지마는 그 끝닿은 데를 마침내 얻을 수 없습니다.”
“내지 실달태자(悉達太子)가 궁중에 계실 적에 채녀들이 둘러 호위고 있음을 보나니,
저는 해탈의 힘으로 보살의 낱낱 모공(毛孔)을 관찰하여 세 세상 법계 가운데의 일을 모두 다 봅니다.”
강설 ; 석녀구파 선지식은 보살의 낱낱 모공 중에서 심지어 실달태자가 궁중에 계실 적에
채녀들이 둘러 호위고 있던 일까지 다 본다. 이것이 석녀구파 선지식이 얻은 해탈이다.
(3) 자기는 겸손하고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다
“불자여, 저는 다만 이 보살의 삼매바다를 관찰하는 해탈만을 얻었거니와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필경에 한량이 없는 모든 방편바다로
모든 중생을 위하여 종류를 따르는 몸을 나타내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좋아함을 따르는 행을 말하며,
낱낱 모공(毛孔)에 그지없는 형상바다를 나타내며,
모든 법의 성품이 성품이 없음으로 성품을 삼을 줄을 알며,
중생의 성품이 허공과 같아서 분별이 없음을 알며,
부처님의 신통한 힘이 진여[如如]와 같음을 알며,
모든 곳에 두루 하여 그지없는 해탈의 경계를 나타내며,
잠깐 동안에 능히 자재하게 광대한 법계에 들어가서
일체 모든 지위의 법문에 유희하는 일이야
저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알며 능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이 세계 안에 부처님의 어머니이신 마야부인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모든 세간에 물들지 아니하며,
모든 부처님들께 공양하기를 쉬지 아니하며,
보살의 업을 짓고 영원히 물러가지 않으며,
일체 장애를 떠나서 보살의 해탈에 들어가되
다른 이를 말미암지 않으며,
모든 보살의 도에 머무르고,
모든 여래의 계신 데 나아가서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 행을 닦으며,
대승의 원을 내어 모든 중생의 착한 뿌리를
증장케 하기를 항상 쉬지 아니합니까?’라고 물으십시오.”
(5) 석녀구파가 게송으로 그 뜻을 거듭 밝히다
그 때에 석가구파녀가 이 해탈의 뜻을 거듭 밝히려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들어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보살의여러 가지 행 닦음을 보고
착한 마음이나 착하지 못한 마음을 내면보살이 다 거두어 줍니다.
멀고 먼 옛적백 세계 티끌수 겁 전에
겁이 있으니 이름이 청정이며세계의 이름은 광명이었네.
그 겁에 출현하신 부처님육십 천만 억인데
마지막에 나신 부처님이이름이 법당등(法幢燈)이었고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지산(智山)이라는 임금이 있어
남염부제를 통솔했는데원수나 대적할 이가 일체 없었습니다.
왕의 아들 오백 명은 모두단정하고 날쌔고 건장하며
그 몸매가 매우 청정해보는 이마다 기뻐하였네.
그 왕과 왕의 아들들신심 있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 법장(法藏)을 보호해 가지며불법(佛法) 닦기에 부지런했도다.
태자의 이름은 선광(善光)이니때가 없고 방편 많으며
거룩한 모습 원만하여보는 이 싫은 줄 모르도다.
오백억 사람 한꺼번에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용맹하고 견고하게 정진하여부처님 법 보호해 가지고
왕도의 이름은 지수(智樹)라천억 도시가 둘러 있었고
정덕(靜德)이라는 숲이 있는데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했도다.
선광(善光)태자 그 숲속에 있어부처님 바른 법 널리 펴시며
변재와 지혜의 힘으로대중들을 모두 청정케 하였도다.
어느 때 밥을 빌려고그 왕성에 들어가는데
행하고 머무름이 지극히 점잖고바른 지혜로 그 마음 산란치 않아
그 성중에 거사 있으니그의 이름이 선명칭(善名稱)이요
저는 그때 그 거사의 딸로서이름이 정일광(淨日光)이라.
그때 저는 성중에 있어서선광명(善光明)태자 만나니
그 모습 매우 아름다워애착하는 마음을 내었으며
다음 저의 집에서 걸식할 적엔저의 마음 애정을 참을 수 없어서
몸에 차고 있던 영락과진주를 바릿대 속에 넣어 드렸네.
비록 사랑하는 물든 마음으로그 불자에게 공양했지만
이백 오십 겁 동안세 가지 나쁜 길에 안 떨어지고
혹은 천왕의 집이나혹은 인간왕의 딸로 태어나
항상 선광명 태자의거룩하게 장엄한 모습 보았네라.
강설 ; 앞의 글에서 밝힌 산문에서는 이와 같은 게송의 내용이 없었다.게송이란 반드시 산문에 나온 내용만을 거듭 설하는
것이 아니라 간혹산문에 없었던 내용도 보완해서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위의 게송의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석녀구파의
오랜 인연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다.아래는 산문에 소개된 이야기를 거듭 설하였다.
그 뒤부터 지내오면서이백 오십 겁 동안
선현(善現) 어머니 집에 태어나니이름은 구족묘덕(具足妙德)이었네라.
그때부터 저는 태자를 보고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그를 우러러 모시려 하는데다행히 저를 받아주었도다.
저는 그때 태자와 함께승일신 부처님을 뵈옵고
공양하고 공경하며곧바로 보리심을 발하였습니다.
그 한 겁 동안에육십억 여래 출현하시었는데
최후의 부처님 세존은이름이 광대해(廣大解)였습니다.
그 부처님께 청정한 눈을 얻어모든 법의 모양을 분명히 알고
태어날 곳을 모두 알면서전도된 마음 아주 없어졌습니다.
저는 보살의 삼매와해탈한 경계 관찰하고
잠깐 동안에 시방에 있는부사의한 세계바다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모든 세계의깨끗하고 더러운 것을 보았으나
깨끗한 것도 탐내지 않고더러운 것도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널리 모든 세계에도량마다 여래가 앉으신 것을 뵈오니
모두 잠깐 동안에한량없는 광명 놓았습니다.
한 생각 동안에말할 수 없는 대중에 널리 들어가고
또한 그들이 얻은삼매문 얻음도 압니다.
저 모든 광대한 행과한량없는 지위와 방편과
모든 서원의 바다를잠깐 동안에 모두 다 알았습니다.
저가 보니 보살의 몸은그지없는 겁 동안 수행하사
낱낱 모공(毛孔)의 수효를찾아보아도 알 수 없었습니다.
낱낱 모공(毛孔)마다에 있는 세계들수가 없고 말할 수 없어
땅과 물과 불과 바람의 바퀴그 가운데는 없는 것 없어
가지가지 세워진 것과가지가지의 모든 형상과
가지가지 자체와 이름과그지없는 갖가지 장엄들이라.
저가 모든 세계바다에 있는말할 수 없는 세계와
그 안에 계신 부처님이설법하여 중생 교화함을 보지만
보살의 몸과몸으로 지은 업 알지 못하며
또한 그의 마음도 지혜도모든 겁에 행한 도도 알지 못합니다.
강설 ; 앞의 산문에서 먼저 소개된 내용과 산문에서 소개되지 않은 내용들까지 합하여 게송으로 다시 설하였다.
경문의 내용이 자기는 겸손하고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고, 다시 또 다음의 선지식 찾기를 권유한 뒤에
게송으로그 뜻을 거듭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