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회]평정산 연화동의 요괴
"우리가 운수 사나워 낮 도깨비를 만난 모양입니다."
숲속으로 나무하려 들어간 모양이다.
어디로 갔는지 볼까?"
오공이 빨간눈을 부릅뜨고 산을 둘러봤지만
나뭇꾼은 어디에도 없다.
눈을 돌려 구름사이로 보니 당직 공조가 보였다.
오공은 구름타고 그를 뒤쫒아가며 꾸짓었다.
"이 되잖은 놈 좀봐 !
할 얘기가 있으면 정면에서 당당하게 말을 하지
나뭇꾼으로 둔갑해서 내 눈을 속여 못된놈."
오공의 꾸짖음에 공조는 절을 하고 말했다.
"대성! 뒤늦게 알려드려서 죄송합니다.
그 괴물은 신통력이 대단하고 변화무쌍한 놈입니다.
당신이 빈틈없이 지혜를 쓰고 신기를 피우시면 스승님을 보호해
지나 갈수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을 늦춘다면 서천엔
갈 수 없을 줄 아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오공은 이소리를 듣고 공조를 꾸짖어 보냈으나
그 말만은 가슴에 새겨 두었다.
오공이 산으로 돌아오니 팔계와 오공이 삼장을 모시고 가고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공조의 말을 생각해 보았다.
"공조의 말을 스승님께 그대로 전한다면
스승님은 겁을 먹고 울것이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가 위험에 봉착해서 갈팡질팡 할 것이고
혹시 요마에게 채 가게 된다면 내가 고생이 심할게다.
그렇다면 팔계를 내세워 요마와 싸우게 하고 이기면 팔계가
공을 세우는 것이고 솜씨가 모자라 요마에게 잡히더라도
내가 구해주면 되지. 그러면 또 내솜씨도 보여주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걱정스러운 점이 있었다.
"팔계란 놈이 게을러서 선뜻 나서지 않을지도 모르고
스승님은 곧잘 팔계의 허물을 덮어주니 탈이란 말이야.
그리! 일단 팔계란 놈을 골려서 제멋대로 하지 못하게 하자."
이렇게 생각한 오공은 일부러 눈을 비벼서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삼장에게 다가갔다.
팔계가 오공의 모습을 보더니 오정에게 말했다.
"야! 오정아 짐을 내려서 우리둘이 나눠지자."
"엥? 작은형! 왜 짐은 나눠지자는 건데?"
오정이 물었다.
"짐을 나눠져서 넌 유사하로 돌아가서 다시 요괴가 되고 나는
고로장으로 여편네를 찾아가고 백마는 팔아서 스승님 관을 사서
장사지내면 되지. 우린 여기서 그만 헤어지는거야."
삼장이 말위헤서 이 말을 듣고 역정을 냈다.
"이 바보녀석 왜 그런 바보같은 소리를 하느냐?"
"바보소리를 하는 게 아니에요. 저걸 보십시오.
오공이 저기서 울고 있지않아요?
형은 하늘에도 오르고 땅속으로도 기어들수있고
도끼로 찍고 기름 가마에 넣는다 해도
겁내지 않는 대장부입니다.
그런데 지금 풀이 주겅 울고오지를 않습니까?
틀림없이 산은 험하고 요마가 흉악하기 때문일거예요.
형도 저러는데 우리간이 약한자가 이 산을 어찌 지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삼장은 팔계를 나무랐다.
"그런 바보같은 소리를 하지도 말아!
왜 그러는지 내가 오공에게 물어보지."
"오공아! 할말이 있으면 툭 떨어놓고 말을 할 것이지
왜! 혼자 속을 태우느냐?
"스승님 아까 알려준 그 나뭇꾼은 당직을 서고있던 공조였습니다.
그 사람의 말로는 이곳 산도 험하고 요마가 아주 흉악해서
이곳은 못지나 간답니다.
아무래도 다시 날을 받아서 갈 수밖에 없겠어요."
삼장은 그 소리에 겁이나서 오공의 옷자락을 거머잡았다.
"오공아! 이제 우린 반쯤왔다.
어째서 그렇게 나약한 소리를 하느냐?"
"제가 알수있는데 까진 하겠습니다.
그러나 중과부족으로 꼼짝 못할 곤경에
빠질까 걱정입니다.
아무리 작은 쇳조각도 용광로에 넣어서
못 몇개는 만들수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네말에 일리가 있다,혼자서는 어렵겠지.
병서에도 적은 군사로 많은 군사를 대적할 수없다고 했느니라.
하지만 팔계화 오정도 있지 않느냐?
이들도 다같은 내 제자이니 네 생각대로 그들을 부려라!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서 이 산을 넘는다면
모두 옳바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공은 삼장의 말을 듣고 눈물을 거두었다.
"스승님 이산을 넘으려면 팔계가 두가지 일을 해주어야 합니다.
팔계가 그렇게 해준다면 아마 열에 셋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팔계가 내말대로 하지를 않으면,
이산을 넘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이번엔 팔계가 심통이 난 표정으로 나섰다.
"형이 않된다면 나는 끌어넣진 말어."
삼장이 팔계에게 말했다.
"팔계야! 형에게 무슨 일을 시킬것인지 물어보아라."
"형 나에게 무슨일을 시킬거야?"
"첫째 스승님을 시중드는 일이고,
둘째로 산을 돌아보는 일이야."
"어유! 그 두 가지 일을 어떻게 혼자 할 수있어?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하라는 게 아니야.
한번에 한 가지씩 하면 돼."
"허허허 잘 의논해서 하면 되겠지.
그런데 스승님은 어떻게 돌보고
산은 어떻게 돌아보라는 건지 형이 시키는 대로 하겠어."
"스승님의 시중이란 스승님이 어디를 가시던 모시고 가라는 말이다.
스승님이 측간에 가시면 따라가고 걸으실 때는 곁에서 부축해드리고
끼니 때가 되면 밥을 구해 드리는거지 스승님이 수척해지시거나
시장해 하시면 나한테 맞을 것을 각오해."
"아니구! 그걸 어떻게해?
시중을 들고 부축해 드리는 건 그리 힘들지않아.
옆에서 떨어지지않고 하면 되니까, 수월해
그러나 밥을 구해오는건 난 못해
이 서방에서 내가 경 가지러 가는 중이란 걸 모르고
그저 산에서 내려온 살찐 돼지로만 여길꺼 아냐?
사람들이 갈퀴나 작살, 몽둥이 같은 것을 들고
한꺼번에 달려들어 나를 죽이려고 들텐데
그러면 목숨도 부지하기 힘들어."
"그러면 산이라도 살펴보러 가거라."
"산은 어떻게 살펴봐야 하는 건데?"
"산속을 들어가서 산세가 어떠하면 어떤 동굴이 있는지
또 요마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두루 염탐해서
우리가 무사하게 지나갈 수 있게 하는거야."
"그건 힘들것도 없겠다.
그럼 난 산을 돌라보러 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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