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2권 1-191 영사詠史 19 정중승적거동래대월무금鄭中丞謫居東萊對月撫琴
정중승鄭中丞이 동래에 귀양가 있으며 달을 대해 거문고를 어루만지다
려혼기사정감련旅魂羈思正堪憐 길손의 생각, 객지의 마음 참으로 가련한 것
신락남황장해변身落南荒瘴海邊 몸은 남쪽 땅 토질土疾 심한 해변에 떨어져 있네.
락백차생수긍언落魄此生誰肯唁 몰락한 이 인생 누가 즐겨 위로하나?
다정명월조번현多情明月照繁絃 다정한 명월만이 거문고 줄을 비추네.
►정중승鄭中丞 정지상鄭之常. 고려 문신.
누이동생의 인연으로 원나라에 자주 왕래하다가 강릉대군江陵大君 기旗를
시종侍從하였고 1354년(공민왕3)에 감찰지평監察持平에 등용되었다.
전라도全羅道 안렴사安廉使·순군제공巡軍提控ㆍ호부시랑戶部侍郞을 역임한 후
어사중승御史中丞을 지내고 判事에 이르렀다.
성격이 엄혹하여 중한 형벌을 다스리는 일은 반드시 맡아서 처리했다.
►적거謫居 귀양살이
►기사羈思 속념 ‘굴레 기/나그네 기羈’
►감련堪憐 가엾다
►긍언肯唁 조의를 표하다 ‘위문할 언唁’
►번현繁絃(繁弦) 현악기絃樂器의 곡조曲調가 격렬激烈함. 또는 그 곡조曲調.
●정중승적거동래대월무금鄭中丞謫居東萊對月撫琴
정중승이 동래에서 귀양살이 하면서 달보고 거문고를 어루만졌다 하기에
/유항柳巷 한수韓脩(1333-1384)
반륜강월상요금半輪江月上瑤琴 강가에 뜬 달이 거문고에 오르고
일곡신성고의심一曲新聲古意深 한 곡조 새 소리에 옛 뜻이 깊은데
기위여금유종자豈謂如今有鍾子 어찌 지금도 종자기가 있으랴마는
지응탄진백아심只應彈盡伯牙心 금에 마땅히 다만 백아의 마음이다.
정 중승 귀양처 동래를 생각하며 달을 보고 거문고를 타다
강 위의 반달이 옥 거문고 위로 떠올라 타더니
달이 연주하는 한 곡조 소리는 옛 뜻이 깊어라
어찌 지금 세상 마음 알아줄 종자기 같은 사람 있으랴만
다만 나는야 마땅히 백아의 마음만을 탈 뿐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