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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鞍山)에 올라
2013.2.2
연일 맹추위에 꽁꽁 얼었던 몸과 마음이 최근 며칠간은 마치 봄이 온 것으로 착각을 할 정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어제 하루종일 내린 비가 오늘도 은근히 걱정을 하게 했는데 다 행히 오늘 날씨는 쾌청하다. 몇달만에 산을 간다는 들뜬 기분이다. 무릎이 안좋아서 병원에 다니며 무리를 안했더니 오늘 가는 안산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 자신감에 선뜻 나선 것이다. 물론 무릎보호대를 꽁꽁 동여매 고--만나는 장소인 독립문역에 가니 친구 근효가 혼자 와 있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어쩌나 했는데 심심치 않게 되었다. 10시반 시간이 되니 겨우 5명(이근효,박정륭,김문헌,이이춘,김수철) 이다. "10명도 안되니 해산하자"~
우스개소리를 했지만 왜 이렇게 호응이 적을까? 대책이 시급하다. 아마도 두번째 주에서 이번은 구정관계로 한주 당긴 원인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 나이가 들수록 겨울등산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누구보다 마나님들이 겨울산은 위험하다며 못가게 하니-- 5명이 오붓한 출발을 한다. 등산이라기보다 동네 뒷산에 산보하는 느낌이다. 안산(鞍山)은 지난달 오른 인왕산 맞은편에 있는 산이다. 높이가 296m로 인왕산(338m)보다 낮 다. 그러나 안산에 오르면 맞은편 인왕산 뿐만 아니라 그 너머로 북악산 그리고 북한산이 병풍 처럼 펼쳐져 있어 웅장한 산세를 구경할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이다.
예전 서대문 형무소 옆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했다. 서대문 형무소는 지금은 서대문 독립문공원 을 조성하고 그 안에 역사관으로 관람을 공개하고 있다. 일제하에 독립투사들이 고통을 받던 암울했던 역사의 현장이다. 조금 가파른 계단길도 있지만 길지 않아 금새 능선길에 오른다. 높은 봉우리엔 돌탑이 보인다. 봉수대이다. 봉수대가 두개가 있는데 보이는 것이 동봉수대이다. 봉수대에는 제법 등산객들이 모여 있었다. 바로 아래 아파트군과 맞은편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을 조망하며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을 하고 있다. 등산을 시작한지 한시간도 채 안되어 하산이다.
10분 정도 조금 둘러서 가잔다. 보통 때면 산행대장 불사춘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늘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모두 고분고분하다. 힘이 안들기 때문일게다. 정상에서 가까운 무악정(毋岳亭)에 도착했다. 무(毋)자를 어미모(母)로 읽고 왜 모악정을 무악 정이냐는 질문을 하기 십상이다. 毋는 말무,없을무로 말다. 없다는 뜻으로 안쪽 점획이 하나로, 점획이 둘인 모母자와는 다르다. 옛 고어에는 많이 쓰는 자이다. 안산을 무악산이라고도 한다. 홍제동으로 넘어가는 도로를 우리는 무악재로 부른다. 바로 이 무악산 그 이름이다. 산보나온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띈다. 연희동,봉원동 사람들은 매일 아침 산보하는 코스이다. 도중에 체력단련장도 있어서 이 코스가 사랑을 받는 모양이다. 특히 신년 새해아침 일출광경을 보는 최고의 명당코스로 알려져 있다. 안산자락길로 접어든다.
안산자락길은 일부 마사토길과 나무데크길로 이어져 있다. 처음 와본 우리들은 쓸데없는 데 돈 을 펑펑 부어넣었다고 욕을 하면서 걸었다. 물론 편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서울의 명물이 되어 있었다. 장애인도 휠체어를 타고 안산자연공원을 마음대로 와서 볼 수 있도록 큰 예산을 부어넣은 것이다. 금년도까지 마무리공사가 끝나면 7.7km의 무장애숲길이 된다고 한다. 현재 5.2km가 완성되었다 한다. 하산해보니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이다. 사진으로만 몇장 남기 고 지나간다. 독립문도 지난다. 예전 있던 독립문을 지금 위치로 옮겨 세웠다. 역사를 제대로 보 존하려면 원래 자리에 두어야 하는게 맞지않나 싶다. 물론 교통문제 때문에 옮긴 것이겠지만--
우리가 점심을 먹기 위해 제법 긴 거리를 걷는 것은 예전부터 유명했던 도가니탕집을 가기 위해 서다."대성집"이다. 예전 서울역앞에서 근무했던 시절 많이 찾았던 곳이다. 지금도 골목길 안에 그대로의 위치이지만 규모가 커졌다. 역시 손님이 와글거린다. 겨우 자리를 잡았다. 모두 예전 추억을 더듬는다. 수육 한접시를 시켜놓고 안주삼아 소주를 마신다. 못마시는 술을 석잔이나 마시니 취기가 오른다. 자진해서 술을 청하고 권하니 신기한듯 칭찬(?)일색이다. 다섯명이 세병이다. 수육 한접시가 게눈 감추듯 금방이다. 이어 나온 도가니탕이 바로 술안주다.
산악회장이 시산제니 봄 진달래산행과 5월 지리산 1박2일코스 계획까지 청사진을 펼친다. 이런 훌륭한 지도자가 있으니 우리는 행복하다. 박당선인이 주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예산을 어디서 만드느냐가 걱정이듯이 우리 산악회도 너무 가난하다. 다른 산악회 경험이 많은 필자도 이점이 늘 안타깝다. 예를 들면 베낭도, 물컵도--여러 산행 도구들이 산악회에서 받은 것 들이고,예산이 풍족하기 때문에 멀리 장거리산행도 가능하고 개근자나 스폰서들에게 선물도 한 다. 예산을 만드는 방법은 식사는 거의 스폰서를 구하고, 시산제 때 기부도 많이 받고-- 무엇보다는 회원수가 많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회장님은 있는 거 그냥 알뜰히 쓰겠단다.
이런 저런 얘기가 길다보니 시간이 많이 갔다. 늦은 식사시간이라 손님도 적어져 오래 앉아 있을 수 있었다. 몇십년만에 왔다고 하니 그런 손님이 제법 많단다. 60년 전통을 자랑 하는 집이니 나처럼 옛 향수를 못잊어 찾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불사춘 대장과 박교수는 당구장으로-- 둘은 무던히도 붉고 흰 알에 미쳐 있는 것 같다. 근효와 헤어져 김교수와 나는 서울 역으로 가서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무릎이 별 탈일 없으니 무엇보다 좋다. 여러 산들이 봄이 오면 어서 오라고 부르는 것 같다. 차에서 깜빡 졸았더니 벌써 집앞이다. 기분 최고의 날이다. 그래서 말이 많아졌나 보다 용서를-- 안산에 올라 사진전시 안산 맞은 편에 보이는 북악산성 성곽길 안산의 능선에 오르면 평탄한 돌바위길이 나오고 앙상한 가지 사이로 정상 봉수대가 보인다. 좀 쉬고 가지-- 김문헌이 진사어른으로 등장했다. 진사를 새 진사가 훔치다. 언제 찍었는지? 발아래 아파트 숲이 있고 그 너머로 북한산이 뾰죽뾰죽 솟아 있다. 봉수대로 오르는 길이 좀 험준하다. 여기 와서 경치 좀 보고 가야지-- 사진 한장씩 박자 ! 산행대장부터~ 김교수 손에는 언제나 카메라가- 오늘은 산이 아니라고 베낭도 없다. 대구친구들 오면 가르친다고 산이름 열심히 공부했는데~ 역시 딱부리이다. 청년같은 꼿꼿한 자세, 러시아 군인 같기도 하고 미 정보요원?-그래서인지 대장이 늘 겁낸다. 필자도 한컷 올려주네/김문헌이 찍었다. 기암들이 많다. 하얀 아파트군, 그 뒤로 진한 색감의 가까운 인왕산과 북악산,그리고 그 너머로 연한 색감의 북악산이 펼쳐지고---- 겨울 나목과 서울 풍경 봉수대가 보인다. 봉수대에 오르면 사방이 훤히 보인다.
정상에서 사진 한장 부탁해요-- 아이구 감사합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기암들 - 바로 발아래 거북바위가 시선을 끈다.
무악정을 배경으로 하산길에 만나는 너와집 지붕
안산 자락길을 걷다. 전망대 앞에서 대장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모습 서대문형무소 역사전시관 건물 독립문 60년 전통의 도가니탕 전문집 대성집 입구
즐거운 휴일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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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찍기와 쓰기는 역시 미전 할배를 당할 사람이 없지...계속 고고싱이다.
대장이 대구촌놈이라고 산이름 열심히 가르쳐 주었는데 내려와서 도가니탕 먹고나니 다 잊어버렸다
김문헌 진사께서 찍은 사진 추가로 넣었음을 알립니다. 청출어람을 실감합니다. 김교수 부라보 !
날씨가 좋아 다행이네요. 갈라 켔는대 자꾸 바쁜일이 생기네요.
천마인! 회장님이 되셨군요. 경하드립니다. 대구에는 여전히 천마인이 지켜오던 그 옛날의 아름다움은 오지 않는군요. 봄은 봄이라도......더욱 건안하시기를 앙축드립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