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만에 돌아온 연습시간! 설날도 무탈히 잘 보내고, MT도 재밌게 잘 갔다왔으니 다시 나아가야 할 때가 왔다.
일단 배우로써 일어나선 안될 크나큰 일이 생겼다. 살이...쪘다. 잦은 음주와 명절때문에 터져버린 입이 문제였다. 가뜩이나 살이 잘 붙는 체형이라 연극이 한달 남짓 남은 지금부터는 관리에 많이 신경써야한다. 그러나 목요일에 관극이 있다. 뒷풀이...가야하는데...결국 많이 먹고 더 많이 뛰는 쪽이 나을 듯 하다 허허.
1. 오전 체력단련
: 전체적으로 극을 위한 시간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체력훈련이 월요일 1회로 바뀌었다. 정말 아쉬웠다. 아직 체력 개조시킬 인원이 몇명 남아있는데 말이다. 아무튼 주 1회지만 운동량을 알차게 채우기 위해 2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2km를 먼저 뛰었다. 그래서인지 몸이 더 가뿐하고 개운해진 느낌으로 체력단련을 시작했다. 달리기가 끝나고 고관절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을 진행했다. 다같이 으쌰으쌰 해주면서 운동하는 시간이 참 재밌는데 주 1회라 하니 참...너무 아쉽다. 그치만 극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겠지? 안타깝지만 앞으론 배우팀 집중 케어를 해줘야할 듯 하다. 기대하시라.
1-1. 근황토크
: 점심을 먹고 근황토크 시간이 왔다. 근데 진짜...MT끝나고 알바가신 분들 너무나 존경합니다. 아님 그정돈 해줘야 극회 활동 할 수 있는건가? 아무튼 진짜 멋있습니다. 덕분에 먹고 마셨던 지난 주말을 반성하고 뉘우칠 수 있었다. 이제 진짜 빡세게 관리해야지.
2. 배우훈련
: 오늘의 훈련은 마임이었다. 단순히 마임만 하는게 아닌, 상대방의 마임을 보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사물을 다루는지와 같은 것들을 맞춰보는 시간이었다. 나는 설날에 드라이빙 할 때 있었던 일을 묘사했다. 윤재는 밥 차리는 과정을 묘사했는데, 사실 다른 것도 많았지만 무뼈 임연수 고기 세팅했다는 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걸 어떻게 맞추냐고 이자식아. 서현이는 모종 옮겨심기?를 표현했는데, 땅을 파고 바닥을 닦고 하는 모습이...그...엄마 역할의...그것이 떠올라 살짝 소름끼쳤달까. 경빈이는 강아지 산책 중 일어났던 장면을 표현했다. 가장 간단명료하고 심플했다. 다들 워낙 몸을 잘 쓰는 사람들인지라 금방금방 맞출 수 있었다. 아, 임연수 빼고.
3. 대본 리딩
: 연출님의 대본 수정이 완료되었다. 처음 수정된 초안을 읽었을 때부터 기존 대본보다 훨씬 재미를 많이 느꼈다. 서사가 다채로워지고, 무대도 풍성해지고, 좀 더 이야기같은 이야기가 나왔구나 싶었다.
1막부터 쭈욱 리딩을 진행했다. 관객석 위치를 정해두고 임의로 동선과 액팅을 맞춰보았다. 바뀐 대본 탓인지 몰라도 처음 자유리딩을 했을 때보다 감정선도 잘 보였고 몰입이 훨씬 잘 되었다. 다만, 대본을 따로 외우는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는 우려 또한 생겼다. 암전이 거의 전무하다 싶은 제한된 무대에서 극을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얼른 대사를 외우고 극의 템포를 끌어올려야 극의 장점이 명확히 살 것 같아서이다. 그런 걱정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점점 많은 것을 맞춰나갈 순간들이 하나같이 흥미롭고 많이 기대된다.
4. 대본 분석 및 대본 확정
: 마지막으로 대본 분석에 들어갔다. 사실 전체적인 틀에서 서사의 디테일과 소품이 추가된 정도라 대본 자체보단 캐릭터나 장면 구상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나눴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의 인간미가 많이 살아났다. 교주는 좀 더 다혈질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되었고, 교수는 틀은 비슷하지만 대사가 좀 더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엄마는 서현이의 말을 빌리자면 고딩엄빠...?의 출연진 비슷한 느낌이었고, 변호사는 극의 전개가 이어지게끔 자연스럽게 초를 쳐주는, 이전의 극적이었던 분위기에서 좀 더 현실적인 인물로 바뀌었다. 따라서 감정 몰입이 한 층 유해지고 배역들 사이의 케미나 티키타카도 많아졌다. 대본이 전체적으로 풍부해진 것 같아 느낌이 좋았다.
이윽고 대본을 확정짓고자 투표를 진행했는데, 나만 좋았다고 생각한게 아닌지 과반수 이상으로 수정된 대본이 확정되었다. 물론 창작극이니만큼 앞으로 어떤 변화가 들이닥칠진 모르겠지만...그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다. 어쨌든 휴가기간 내내 수정하느라 머리를 계속 싸매었을 연출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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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내일 있을 조연출님의 숙제를 남은 인원끼리 깊게 탐구하다가 집에 갔다. 귀가길에 문득 연극 자체에 대한 깊은 얘기를 나누었다. '우린 왜 연극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에 대한 얘기였다. 사실 깊게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의문이었다. 연극을 하는 그 순간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 이 두 가지에 매료되고 심취할 수 있기 때문이고, 또 극이 완성되어 갈 때의 카타르시스를 끊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그래서 연극은 참으로 강렬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번 공연도 나중에 오래도록 두고두고 찾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과 추억들로 남겠지? 내일 연습도 기대된다.
첫댓글 마지막 문단이 정말 좋네요 근데 집중케어는 좀 무섭습니다.
내일 플랭크 2분.
@59기 박정원 어어...1분씩 끊어서 가시져..제발...
좋은 이야기
짞짞짞짞
연극이 좋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