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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Train을 타고 단풍여행 2014.10.28
10월은 여행의 계절이다. 당일 또는 1박2일로 여기저기 많이도 다녔다. 그런데 정작 집사람과는 같이 다닌 일이 없지 않은가? 얼마전 O-Train과 V-Train을 타고여행을 하고싶다는 집사람의 얘기를 듣고 인터넷으로 28일(화)자로 예약을 하였다. 코레일투어에 적합한 상품이 있었다. 날자가 임박하여 친구에게 얘기할 시간도 없어 우리부부만 가기로 하고 준비를 하는데 연락이 왔다. 인원이 부족하여 다른날자로 연기하든지 아니면 O-train은 일반 기차로 대신하고 V-train은 그대로 살리는 대안이다. 대신 무궁화 특실로 하고 계획에 없던 저녁식사까지 제공한단다.
28일 새벽같이 일어나 먹을 것 한베낭 준비하여 청량리역으로 갔다. 아침식사로 샌드위치 그리고 기차칸에서 먹을 간식거리가 무척 많다. 삶은 계란이며 빵,커피,과일,떡-- 남자들이 술을 준비하듯 여자는 역시 먹을거리를 많이도 준비한다. 8시25분 제천행이다. 8시에 집합하여 미팅. 그런데 깜짝 놀랐다. 15명이 모이니 70대는 커녕 60대이상도 우리부부 뿐이고 남자라고는 나 혼자다. 당황스럽다. 가이드에게 말했다. "여보, 남자는 다 어디 갔소?" 대답이 걸작이다. "꽃밭에서 놀게 되 었으니 좋겠습니다" 우리부부만 완전 어르신 대접이다. 전부가 40-50대 여자들 친구끼리 의 소풍이다.
모처럼 기차여행은 낭만이 있다. 철로주변의 논과 들에는 가을걷이는 끝나고 주변 산하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 추수가 끝난 논에는 하얀 원형짚단이 여기저기 딩군다. 참으로 신기하다. 자연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들고 계절마다 색갈을 달리한다. 지난 중순경 중부지방을 갈때만해도 붉은 색은 보기가 힘들었는데--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제천역에 도착하니 고급 대형 리무진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15명 타기에는 너무 크다. 지정좌석제인데 어르신 대접한다고 맨 앞자리인 1,2번이다. 앞이 시원히 잘 보이니 최고의 자리이다. 제천에서 출발한 버스는 1시간 좀 넘어서 영주 소수서원에 도착했다.
열차 안에서 본 산하
소수서원과 선비촌 소수서원에 관한 예비지식- 우리나라 최초로 임금이 이름을 지어 내린 사액서원이자 사학(私學)기관이다. 조선 중종 37년(1542)에 풍기군수 주세붕이 안향을 제사하기 위해 사당을 세웠다가, 중종 38년(1543)에 유생들을 교육하면서 백운동서원이라 하였다. 명종 5년(1550)에는 풍기군수 이황의 요청에 의해 ‘소수서원’이라 사액을 받고 나라의 공인과 지원을 받게 되었다. 중종 39년(1544)에 안축(安軸)과 안보(安輔)를 제사지냈고, 인조 11년(1633)에는 주세붕을 더하여 제사지냈다. 서원의 건물은 비교적 자유롭게 배치되었는데, 정문으로 들어서면 강당인 명륜당이 있고, 학생들이 머물며 공부하는 일신재와 직방재가 연속으로 있다. 서원의 일반 배치가 강당 좌우에 대칭으로 동·서재를 두는 것인데 비해, 소수서원은 현판의 이름으로서 구분하였다. 사당은 명륜당의 서북쪽에 따로 쌓은 담장 안에 있다. 서원이 있던 자리에는 원래 통일신라시대의 절인 숙수사가 있었는데, 그 유적으로 당간지주와 초석 등이 남아있다. 소수서원은 조선시대 후기에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며, 지금도 매년 봄·가을에 제사를 지낸다.
소수서원 입구에 들면서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은행알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진풍경에 모두들 입을 벌린다. 쭉쭉 뻗은 노송들이 서로 잘 났다며 자랑질이다. 경염정,직방제, 일신제,지락제,학구제를 주마간산격으로 둘러보고 영정각도 살펴본다. 소수서원의 紹修를 의미하는 "기폐지학 소이수지(旣廢之學 紹而修之)"가 돌에 새겨져 있어 담아본다. 해석인즉 "이미 무너져가는 교학을 다시 계승해서 닦는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박물관에는 한국 도학의 계보와 소수서원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명기되어 있었다. 퇴계 이황선생의 제자와 학맥을 이은 자들이다. 400여명의 인재를 양성하한 성리학 발전의 요람인 곳이다. 많은 참고가 된다. 명종의 어필인 紹修書院과 白雲洞의 현판글씨는 붓글씨 공부하는 필자에게는 뺄수없는 사진기록이다. 영귀천에서 약수 한사발을 마셔본다. 고려조 안축선생의 시 竹溪別曲이 돌에 새겨져 있고 문학박사 정우상씨가 번역해 놓았다.
소수서원에서 선비촌으로 넘어왔다. 선비의 고장이라는 글씨가 큼직한 돌에 새겨져 있고 옆에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청정소백지킴이,청정영주지킴이 등 장승들이 나란히 도열 해서 일행에게 반가이 인사한다. 열녀각,충복각이 이고장의이 양반고을임을 나타내고 있다. 종갓집과 가게에는 토산품을 판매하고 있어 여자들이 몰려든다. 선비촌 마을 안 집들을 구경하고 싶었으나 둘러가야되고 시간관계로 생략했다. 주차장 마당에는 영주선비상이라는 크다란 조각상이 하늘 높이 서 있고 옆에는 키다리 소나무가 한팔을 앞으로 내밀어 걸작의 명품 소나무가 되어 사진사들이 앞다투어 카메라에 담는다.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 은행알 쭉쭉뻗은 노송
경염정
백운동과 소수서원 현판
직방제와 일신제
지락제와 학구제 영정각 해시계-일영대 기폐지학 소이수지 한국도학의 계보 소수서원에서 공부한 사람들 숙수사 절터 유물들 영귀천
솔방울이 많은 걸 보니 수명이 다해가는듯-소나무/빨갛게 옷을 갈아입은 단풍나무 안축선생의 시 죽계별곡 영주선비촌
열부각/충복각 선비의 고장 장승들의 환영인사
선비촌 종가집/죽계루 선비촌 영주 선비상 지방토산품 가게 팔을 뻗어 환영인사
영주 부석사 버스는 부석사로 향한다. 부석사 입구의 자미가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하였다. 가이드 말로는 많은 식당이 있지만 이곳만이 늘 붐빈다고 하면서 비빔밥의 맛을 자랑한다. 과연 손님이 많았다. 맛도 괜찮다. 다음을 위해 명함을 챙기고--
2시간반이라는 긴 자유시간을 주었다. 부석사 관람을 자유롭게 하게 되었다. 들어가는 입구는 노란 은행나무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가지에도 바닥에도 온통 황금물결이다. 사진 찍느라 길이 막힌다. 유명한 부석사 가는 길옆 사과밭에는 이미 수확이 끝나서 상자에 담긴 먹음직한 사과만 보이고--아쉽다. 그러나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직도 빨간 탐스런 사과가 달려 있다. 카메라에 담아본다.
열번도 넘게 온 곳이지만 다시금 차근차근 둘러 보았다. 부석사는 언제 와도 마음이 드는 곳이다. 국보가 5점 보물이 6점 유형문화재가 2점 등 어느 사찰보다도 보물들을 많이 보유한 절이다. 무량수전은 워낙 유명한 전각이다. 배흘림기둥이 유명하다. 무량수전 앞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서편쪽 산은 겹겹이 싸여 있는데 특히 해질무렵의 풍경은 잊지못할 명경이다.
우리부부는 오른쪽으로 서서히 걸어 오르면서 찬찬히 둘러 보았다. 입구의 당간지주가 유별나게 눈에 띈다. 역시 보물이다.무량수전 동쪽에 자리한 3층석탑(보물) 역시 여늬 석탑과는 다르다. 이중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세운 모습이다. 무량수전(국보18호)에 들어 3배 인사를 하고 무량수전앞 석등(국보17호)을 본후 조사당 (국보19호)에 들러 조사당벽화(국보46호),소조여래좌상(국보 45호)을 감상 하였다. 조사당은 무량수전 뒷산에 있는데 의상대사의 영정을 모셔놓은 곳이다.또 그 옆에는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꽃으로 변했다는 선비화가 있다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선묘당에 올랐다. 전설의 얘기처럼 선묘각 벽에는 선묘낭자가 용이 되어 의상대사가 탄 배를 인도하고 있는 그림과 열심히 공부하는 의상대사를 숨어서 보는 정겨운 그림도 벽화로 남아있다. 여러번 왔어도 관심이 없었던지 처음보는 취현암(醉玄菴)- 무엇하는 곳인가 보았더니 스님들이 참선수행하는 곳이란다. 무량수전 뒤편에 용이 된 선묘가 돌을 날라다니게 하여 도둑들을 달아나게 한 그 부석이 있다.
사찰내 곳곳에 있는 나무들도 전부 붉거나 노란 색옷으로 갈아 입고 있었다. 고색창연한 사찰건축물과 오색영롱한 단풍이 너무나 조화가 잘 되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내려오는 길에 빨갛게 주렁주렁 달린 사과밭을 찾았다. 이미 수확이 끝난 과수원이지만 아직 늦사과 가 달린 곳이 여기저기 보인다. 어린 묘목에는 가지가 쳐지라고 시멘돌을 달아놓은 것이 잔인해 보이기도 하고 현명해 보이기도 하니--
예정시간보다 견학을 일찍 마친지라 바로 다음 버스를 타고 봉화로 이동했다. 봉화의 닭실마을을 지난다. 닭실마을에 관해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봉화에도 탄산약수터가 있었다. 시간이 남아 이곳에 잠시 멈추어 섰다. 페트병에 탄산수를 한병 가득 넣었다.
산채정식 식당 호박인가? 부석사 가는길의 단풍 바닥이 온통 노랗게 물들었다 은행단풍이 한창
사과밭 묘목/빨간사과 과수원 탐스럽게 달린 사과 일주문 절구경보다 단풍놀이 핏빛의 단풍 당간지주-보물 천왕문
삼층석탑
가람 앞 정원 부석사 계단 안양루 봉황산 부석사 현판 유명한 부석사 자목련과 백목련 장경각 배흘림기둥의 무량수전(국보18) 석등(국보17) 부처님께 3배 안양루 현판 안양루에서 보는 소백산 보물 삼층석탑 참선수행도량 취현암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나무로-선비화 퇴계선생의 시 선묘각
선묘각 벽화
부석(浮石)
삼성각과 범종각 부석사의 가을
곳곳이 단풍으로 버스안에서 본 단풍구경 닭실마을
봉화 분천역-V-Train출발 한시간 남짓 걸려 봉화의 분천역에 도착했다. 5시15분발 협곡열차를 타러 온 것이다. V-Train은 무엇이며 O-Train은 어떤 열차를 말하는지 궁금했다. 먼저 O-Train은 중부내륙순환열차를 의미하는데 관광열차이다. 원형의 테두리처럼 역이 분포되어 있어 O-Train이라 한다. V-Train은 계곡(Velley)열차로 낙동강 상류 협곡을 달리는 신개념 테마열차를 말한다.
시간이 되자 V-Train이 들어왔다. 손님이 내리고 운전석을 맨 끝으로 돌려 머리쪽이 되게 하여 방향을 바꾸어 달리게 된다. 철암에서 온 열차는 다시 이곳 분천에서 철암으로 달린다. 분천을 떠난 열차는 다음역인 양원역에서 5분간 쉰다고 한다. 잠시 내려서 난전에서 팥이 들어간 쑥떡을 샀다. 이곳 양원역은 우리나라 역 중에서 가장 작은 역이고 이곳 주민들이 민자로 역사를 만들고 열차를 서게 한 것이란다. 그래서 관광객에게 먹거리나 토산품을 잠시동안에 파는 것이다. 지방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무엇이든 사주는 게 좋을 듯 하다.
옥색의 계곡물과 붉은 계곡단풍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경치를 만든다. 멋진 풍경이 이어진다. 저절로 와!! 하는 탄성이 나온다.계곡에는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길이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구간을 정해 트레킹을 해도 좋겠다. 다음 역은 하늘도 세평,땅도 세평으로 알려진 오지역인 승부역이다. 몇년전 눈꽃열차를 타고 왔을 때 이 승부역에 내려놓아 30여분간 간이식사도 하고 썰매를 타게한 기억이 난다. 마지막 역은 철암역이다. 날은 점점 어두워진다. 3량의 객차에 손님이 적다 아마도 늦은 시간이라 그런가 보다. 날이 어두워지니 어떤 객차에는 밤하늘 별이 뜬 것처럼 불빛을 만들고 야간열차 분위기를 만든다. 아무래도 계곡 풍경은 어두워 볼 수가 없다. 탑승시간을 잘 보아야겠구나싶다. 여름철에는 이시간대가 좋을 듯도 하지만-
철암역 종점에 도착했다. 한시간이 채 못되는 시간에 협곡열차 탑승시간이 다 흘렀다. 철암역에 버스가 대기중이었다. 버스는 제천으로 달린다. 제천에서 청량리행 무궁화호를 타게 된다.2시간이 걸려 제천에 도착,버스와는 작별하고 제천의 시락국 잘한다는 식당에 안내되었다. O-Train을 못타는 대신 상경 무궁화 특실에 태우고 자유식이었던 저녁을 여행사에서 부담해준단다. 시래기로 만든 국을 경상도에서는 시락국이라 부른다.
분천 협곡열차 시발점
분천역 V-TRAIN 안내
분천에서 열차방향/분천 부락 분천역 도서관에서 캡쳐한 사진풍경 호랑이상과 기념촬영 O-TRAIN V-TRAIN이 들어온다
V-TRAIN/난로도 선풍기도 정겹다
철안행 열차/거리표시판 무엇일까? 통시이다 분천에서 철암까지 4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다. 열차칸에서 보는 풍경 국내최초의 민자역/가장 작은 대합실
5분간 정차하면서 먹거리 천막에서- 다시 차안에서 경치구경
8시50분 열차를 탔다. 특실은 자리가 넓고 입석이 없으니 조용하고 편했다. 하루의 스케쥴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인지라 조용히 하루를 되돌아보는 사람도 있고 피곤해서인지 정신 못차리고 자는 분도 있다. 너무 늦게 도착하는 시간표라 연착할까봐 걱정이다. 다행히 예정시간내에 도착했다. 귀가를 못할까 싶어 빠른 걸음으로 환승하여 양재역으로 갔다. 집까지 가는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다행히 12시20분경 집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에 나가서 밤 늦게 귀가하는 너무 타이트한 여행이라 좀 무리인것 같지만 여행시간만 골라서 잘 택하면 가을 최고의 단풍열차 여행이 되겠다. 이제 10월이 저물고 있다. 한달간 여러 행사가 있었지만 아내와 마지막으로 여행을 장식한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인 것 같다. 패키지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고 O-Train과 V-Train시간을 잘 파악해서 일반 열차로 연결해 이용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기차여행시 흔들리고 창문을 통해 찍은 사진이라 흐릿하고 제대로 절경을 찍지도 표현도 못해 아쉽다.그러나 이런 여행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언젠가 다시 가는 기회에 참고하고자상세한 여행기를 남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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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사와 전통, 선비의 고장에 풍광까지 아우르네요. 분천, 승부 석탄 실은 차만 오가던 곳이었는데.
몇년전 눈꽃열차를 타본 경험이 있는데 승부역에 썰매장을 만들어 30분이나 쉬게한 기억이 납니다.부석사 단풍도 끝내주고~
꽃밭에서 여행한 소감은 어떠신지?
눈 부릅뜬 사람 옆에 있지--목소리 다르고 머리도 긴 여자들 앞에 주눅이 들어 얌전히.남자 가이드 하고만 놀았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