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
(용의 전설과 절경을 품은 강)
자연경관이 빼어난 황룡강은 광주광역시 광산구를 남북으로 관통해 흐르며 삶의 터전과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황룡강(黃龍江)은 영산강의 제1지류로 내장산국립공원내에 있는 전남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입암산성 골짜기에서 발원한다. 황룡강의 물길을 따라 남창계곡과 장성호, 황룡전적지, 요월정(遙月亭)을 지나 퇴계와 고봉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월봉서원에 다다르며, 광산구 송산동에 있는 송산유원지 앞에서 평림천과 합류하면서 지방하천에서 국가하천으로 바뀐다. 황룡강은 세 개의 큰 산을 거치는데 용진산을 거쳐 어등산에서 감돌아 흐르며 복룡산을 지나게 된다. 광산구 유계동에서 영산강과 합류한다.
용진산, 어등산, 복룡산을 휘감아 도는 강
용진산에는 두 봉우리가 있는데, 큰 바위로 이루어진 석봉과 미끈한 흙과 우거진 숲으로 된 토봉이다. 두 봉우리 사이에 있는 고개는 배가 넘어갈 정도로 낮은 고개라는 뜻으로 '배넘이재'라고 부른다. 용진산이라는 이름 역시 우뚝 솟은 산이라는 뜻을 지닌 솟돌뫼의 한자식 표기이다. 조선시대 삼봉 정도전 선생이 전국을 두루 돌아다닐 때 이 산의 빼어난 경치에 감탄해 산사에서 며칠 묵었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전국에서 이름난 금광이었다고 전해진다.
<송산유원지>
장성에서 임곡을 거쳐 어등산, 송정을 지나 나주로 흐르는 강이다.
송산유원지는 황룡강의 섬을 유원지로 조성한 것이다.
어등산은 호남 의병활동의 본거지였으며 전적지였다. 어등산 주변 마을들과 사찰은 의명들의 활동무대였으며 은신처였다. 때로는 부식을 조달받는 공급처이기도 하였으며 아군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였다. 일제가 호남 의병을 말살하기 위해 남한 폭도라는 누명을 씌우며 토벌할 때 이 지역에 감옥소를 지어 의병들을 가두고 고통을 주기도 했다. '물고기가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른다'는 뜻을 가진 어등산에는 용과 관련된 전설이 많이 남아 있다. 어등산 아래 박산마을 박판관이 황룡강가 연못가에서 기른 잉어가 용이 되어 승천했다는 어등산의 유래전설이나 박산마을 앞 황룡강 깊은 소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했다는 용기재(龍起峙) 전설이 생겼다.
복룡산은 용이 엎드렸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곳으로 황룡강과 평림천이 합류하는 남쪽으로 솟은 산이다. 정상에는 봉화대를 겸한 성터가 있으며, 기우제를 올려 '무제봉'이라고도 한다. 견훤이 왕건에게 쫓기다가 함적굴 아래에서 대패한 뒤 나주로 갔다고도 한다. 또한 오자치 장군이 복룡산에서 무술을 연마하다가 자신의 용마의 목을 베어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선조의 흔적에서 철학과 혼을 만나다
'황룡강 누리길'은 '선조의 흔적에서 철학과 혼을 만나다'를 주제로 인근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재와 전설들을 연계하여 이야기가 있는 누리길로 조성되어 있다. 광산구 박호동, 임곡동 일대 20.4㎞에 걸쳐 황룡강과 평림천, 어등산, 용진산, 송산유원지를 아우르고 있다. 제1구간 '바람길'(송산유원지-자연생태해설구간-밀밭 사잇길-입석마을-산막습지- 생태하천구간-용진교)은 8.6㎞로 황룡강과 들판을 바라보며, 백로를 벗삼아 바람을 따라 가는 길이다. 제2구간 '선비마실길'(용진교-사호마을-용진산 숲길-너부실마을-월봉서원-백우산 숲길-임곡마을)은 13.5㎞로 용진산을 넘고 넓은 강을 건너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고봉 기대승의 선비정신을 찾아 월봉서원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제3구간 '마을안길'(임곡마을-이팝나무길-윤상원생가-산막습지 제방길-황룡강 벽림-노동, 호산마을-박산마을)은 8.9㎞로 시간이 멈춘 임곡의 거리를 보고 황룡강 마을안길에서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가 있다.
빛고을 산들길과 삼남길이 교차하는 송산유원지
황룡강 누리길의 시작과 끝지점이기도 한 송산산유원지 일대는 광주외곽을 한 바퀴 도는 총 81.5㎞의 '빛고을 산들길' 의 제 5구간이기도 하면서 삼남길(13구간-2)이 교차하는 곳이다.
이곳은 조선후기 실학자 신경준이 선정한 조선 6대 대로 중 하나인 '제주로'이다. 제주로는 한양에서 삼례, 정읍, 장성으로 이어지고 황룡강을 따라 선암동 탑골마을의 선암역을 거쳐 나주와 해남 우수영으로 가서 제주에 이르는 길이다. 다른 길과 달리 유일하게 육로와 해로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특징인데 충청, 전라, 경상지역을 총칭하는 길로 '삼남길'이라고도 한다.
광산구 임곡동 용진교 주변의 '황룡강 물안개'와 월봉서원의 '빙월당'은 광주8경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광산 8경 가운데 4곳이 황룡강이 흐르면서 만들어내는 절경이다. '용진층만聳珍層巒'(용진산 겹겹이 솟은 뾰족한 산봉우리), '어등낙조魚登落照'(어등산 너머로 지는 해), '복룡귀운伏龍歸雲'(복룡산 산허리를 감도는 흰구름), 용강어화龍江魚火 (황룡강에서 고기잡이 하는 불빛)가 그것이다.
황룡강에서 고기잡이 하는 불빛 (龍江魚火)
수점 배롱 등불이 밤하늘에 비치니,
다래끼로 고기잡은 불빛이 분명하구나
강 맑고 달빛 밝고 시라소니 시끄러우니,
갈매기 꿈에 깨어 잠들기가 편안하지 못 하구나
광주의 명물이었던 용봉탕과 잉어회의 명성은 황룡강에 자라와 잉어가 많았음을 증명하고, 잉어회는 사라지고 없지만 용봉탕만은 현재에도 송산교 일대에 유명한 해물탕 음식점들에서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